[칼럼] 주연 배우로 단상에 선 '미스터 성실' 김승호
- 조광연
- 2016-10-04 06: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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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아담한 체구의 이 원로 배우는 국내 의료계 명사, 외국 파트너사 대표 등 300명 가까운 내빈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올랐다. 우리 나이로 여든 여섯인 그는 꼿꼿한 자세로 A4 용지 한장 분량의 원고를 또박또박, 호흡 한번 흔들리지 않고 읽어 나갔다.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완벽하게 환영 인사를 끝 마쳤다. '미스터 성실'이라는 별칭에 어울리게 그의 모습에서는 반복된 연습의 흔적이 엿보였고, 얼굴 표정에는 글로벌 경영에 대한 근원적 그리움과 강렬한 열정이 묻어나는 듯 했다. 보령제약그룹 김승호 회장 이야기다.
김 회장이 9월27일 저녁 7시 라움 마제스티 볼룸의 단상에 선 것은 보령제약이 24일부터 29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26차 세계고혈압학회 학술대회'의 주 후원사(이 세계에선 메인 스폰서라 통용)였기 때문이다. 보령은 학술대회 조직위원회와 함께 성공적인 학술대회를 축하하고, 보령의 글로벌 신약 '카나브'의 성과와 비전을 공유하려 '카나브 나이트'를 열었다. 후원사의 특권인데, 지금껏 이 역할은 빅파마 독차지였다. 능력이 된다해서 아무나 메인 스폰서가 될 수는 없다. 글로벌신약이 있고, 학회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가능하다. 서울대회여서 국내 의료계의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국산신약에 관한 이해와 소통이라는 점에서 이 또한 진전이다.
국내 제약산업 연구개발사에서 카나브의 위상은 독특한 측면이 있다. CCB계 고혈압치료제가 득세하던 시절 다국적사의 관심사였던 ARB계 고혈압치료제 개발에 동참해 18년간 연구한 끝에 2011년 발매에 성공했다. 국산 신약 가운데 드물게 시장성이 제일 큰 만성질환치료제라는 점에서 잠재력을 갖췄지만, 이 계열 약물 중 9번째로 제일 늦게 나왔다는 약점도 안고 있었다. 해서 경기장 안에 뛰어들어 피흘리며 싸우는 보령제약과 달리 경기장 밖 관객들은 '너무 늦었다'며 비관적으로 평가했다. 다른 경쟁자들이 숟가락을 들고 이미 식사를 하고 있는데, 새 숟가락을 쥐었다지만 끼어들 틈새가 있겠냐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1957년 서울 종로의 5평 남짓한 공간에 약국을 차려 오늘의 보령제약그룹까지 키워낸 창업주 김승호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제3지대를 주목했다. 어려운 길이었다. 그는 멕시코 등 중남미국가로 직접 날아가 비즈니스 활동을 펼쳤다. 젊은이조차 버거운 먼 길을 실크로드를 개척하는 심경으로 달려갔다. 그 결과, 발매 5년차인 현재 41개 국가에 총3억7530만 달러 규모의 라이센스 아웃 계약을 체결하며 경영의 무대를 세계로 넓혀나가고 있다. 평생 성실을 트레이드마크로 살아온 그는 늦게 나온 약점을 바로 그 성실과 뚝심으로 극복하며 승부를 걸고 있다.
'성공한 기업가보다 성실한 기업가'로 불리기를 좋아하는 그는 끊임없이 성실과 노력으로 '글로벌 대문의 빗장'을 풀며 한걸음씩 세계로 행진하고 있다. 카나브와 이뇨제 복합제를 비롯해 '카나브와 로수바스타틴(고지혈증약) 복합제' '카나브와 CCB계 고혈압 복합제' 등 빅파마 들의 궤적을 좇아 빠르게 그들을 추격하고 있다. 임상에 참여한 시험대상자만도 3만5000여명에 이른다. 이를 근간으로 보란듯 세계 최고학술대회의 메인 스폰서가 됐고, 88개국 심혈관 임상전문의 3500여명 앞에서 국산 신약의 우수성을 알렸다.
평생 성실했지만, 평생 외국 제약회사들이 만든 신약을 '을의 입장'에서 들여왔던 김승호 회장은 카나브 나이트에 카나브를 들여다 판매하는 외국 제약회사 대표단 수십명을 초청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보령제약은 앞으로도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혁신적인 제품으로 심혈관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환자들의 건강증진과 의료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약속했다. 당당한 갑의 탄생이었다. 주어진 환경에서 그 만의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서 승부를 걸고 있는 원로의 모습, 바로 작은 거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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