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7 17:56:41 기준
  • 의약품
  • #MA
  • 신약
  • #약사
  • 글로벌
  • 제약
  • #질 평가
  • CT
  • #제품
  • 대원제약
네이처위드

"갈수록 태산"…GSK 서바릭스에 닥쳐오는 위기감

  • 안경진
  • 2017-02-01 12:14:55
  • MSD '가다실9' 합류에 국내사들도 개발 경쟁가세

GSK의 '서바릭스'
한 때 시장을 주름잡았던 GSK의 #자궁경부암 백신 '#서바릭스'가 좀처럼 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바릭스는 지난해 국가필수예방접종(NIP)으로 포함되는 호재에도 불구, 경쟁품목(가다실)과 상당한 가격차로 입찰되는 쓰라린 경험을 해야만 했다. 접종건수도 격차가 어마어마하게 벌어진 상태다. 사실상 MSD의 독주체제나 다름 없다고 봐야 한다.

반면 MSD가 후속제품으로 출시한 '가다실9'은 5개월 여 만에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NIP 포함 가능성마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SK케미칼, 종근당 등을 필두로 국내 제약사들이 자궁경부암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올 한해 전망을 어둡게 하는 위기요인 중 하나다.

◆가다실과 악연…점유율 8:2 추락= 한발 늦게 국내 시장에 진출한 서바릭스가 시장 점유율 면에서 가다실보다 불리했던 건 사실이다. 그래도 이 정도까진 아니었다.

GSK가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의 혈청형 갯수는 2종류(16·18형)에 불과하더라도 자궁경부암에 대한 예방력 자체는 더 뛰어나다"는 메시지로 마켓팅 활동에 주력해 온 덕분이랄까. 업계 관련자들 사이에서는 '6대4' 또는 '7대3' 정도 비율일 거라는 시각이 주효했다.

그러던 중 2013년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의 안전성 논란이 벌어지며 일차위기를 맞는다.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한 여성들이 원인모를 통증과 보행장애 같은 중증 이상반응을 호소하면서 일본 후생성이 '적극적인 접종 권장'을 철회한 것이다.

당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유럽의약품청(EMA) 등이 자궁경부암 백신의 안전성을 공표하고, 일본 여성들이 호소한 증상들도 백신접종과 무관하다는 결론이 내려졌지만 이듬해인 2014년 우리나라의 자궁경부암 백신 시장은 반토막이 나고 말았다. 이 같은 안전성 논란은 12세 미만 여아를 대상으로 무료접종이 시행된 지금까지도 접종률을 끌어내리는 장애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GSK는 NIP 입찰이 진행됐된 지난해에도 기회를 살려내지 못했다. 가다실과 6689원이란 가격차로 이중입찰 되는 굴욕을 맛봤고, 그 결과가 실제 접종건수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난해 말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NIP 접종현황에 따르면, 가다실과 서바릭스의 접종건수는 11만 9949건(78%) 대 3만 4173건(22%)으로 8대2 수준이다.

2016년 3분기까지 집계된 GSK 백신사업부의 글로벌 매출
심지어는 가장 규모가 크다는 미국에서도 '가다실9' 여파로 저조한 실적을 내면서 자진철수라는 선택을 하고야 말았다. 2016년 3분기까지 집계된 서바릭스의 누적매출 역시 5800만 파운드까지 감소해 신플로릭스와 로타릭스 등이 키워놓은 백신사업부 실적을 잔뜩 깎아내린 것으로 확인된다.

다소 호들갑스럽지만 시장에 풀린지 4개월 남짓된 가다실9의 2회접종 승인 소식에 서바릭스의 위기를 거론하게 되는 이유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가다실9이 NIP에 포함된다면 상황은 돌이킬 수 없어진다.

GSK 관계자는 "서바릭스가 기존 연구를 통해 HPV16, 18 형에 의한 자궁경부 상피내종양 2기 이상의 전암병변에 대한 98.9%의 예방효과를 보이고 비용효과성을 입증받은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며, "올해도 정부기관을 도와 자궁경부암의 위험성과 백신접종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SD 관계자는 "아직 NIP 도입 여부는 구체적으로 논의된 사항이 전혀 없지만 정부 기관에서 제안해 온다면 적극 협조한다는 게 회사 입장"이라며 "2회 접종의 근거가 마련됐고, 미국이나 호주,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는 가다실9이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실시되고 있는 만큼 불가능한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산 백신 개발러쉬…'SK케미칼' 가장 빨라= GSK가 긴장해야 할 상대는 MSD만이 아니다. 몇년 전부턴 '외제' 일색이던 자궁경부암 시장에 국내 기업들도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국내 자궁경부암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650억원 대로 추정되는데, 지난해 만 12세 이하 여아 대상으로 필수예방접종 시장이 열리면서 확대 가능성이 커졌다.

인플루엔자와 자궁경부암, 폐렴구균, 대상포진, DT 백신을 포함한 글로벌 백신 시장이 연평균 5.1%의 성장세를 유지하며 2020년 170억 달러 규모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정부가 백신 개발 분야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인다.

현재 국내사들 중 개발 속도가 빠른 곳은 백신명가로 자리잡은 #SK케미칼.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9~26세 여성을 대상으로 1상임상을 허가받았던 '#NBP615'는 현재 임상2상단계로 파악된다.

때문에 업계 내부적으로는 MSD가 최근 가다실의 공동판매 파트너를 녹십자로 교체한 사실을 두고도 차기 경쟁자를 일찌감치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정도였다. SK케미칼이 자체 개발한 자궁경부암 백신 후보물질 'NBP615'는 가다실과 동일하게 HPV 6, 11, 16, 18형에 대한 예방효과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아직 임상2상 단계여서 상용화 시기를 예측하긴 어렵지만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자궁경부암 백신을 국산화 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주자로는 의·약학 연구개발업체 '#아이진'이 유력하다. 이 회사는 지난 12일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미국 특허를 취득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공시에 따르면 이번 특허는 HPV와 유사한 '바이러스-유사입자(VLP)에 관한 것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의 약제학적 조성물 및 제조방법과 인간에게 투여하는 단계까지 포함하는 자궁경부암 예방 방법에 관한 발명에 해당한다.

회사 측은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1상을 완료하고 현재 임상2상 진입을 위한 허가신청서(IND)를 준비 중이다. 여성 인구가 많고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비교적 높은 제3세계 국가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사가 개발한 자궁경부암 백신이 상용화 될 경우, 수입 물량을 대체할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가 열린다는 점에서 부가가치가 높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면 시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