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개원'에 속은 약사, 소송 끝 분양대금 돌려 받는다
- 김지은 기자
- 2026-07-29 06:00:52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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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 운영 전제로 약국 분양받은 약사 일부 승소…2억8000여만원 등 반환 명령
- 법원 "약국 운영 가능한 수준의 실제 진료 있어야 계약상 정상 개원"
- 법률 전문가 "병원 규모·개원 능력 관련 증거 남겨야 계약 분쟁 대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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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병원 입점을 전제로 약국 상가를 분양받았지만 약정된 수준의 병원 운영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약국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병원이 형식적으로 개설 신고와 사업자등록을 마쳤더라도 실제 진료가 이뤄져 약국 운영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면 '병원의 정상 개원'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최근 약국 상가를 분양받은 약사가 시행사와 분양권 양도인을 상대로 제기한 매매대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시행사에 분양대금 2억8729만원, 분양권 양도인에게 프리미엄 1억613만원 등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특약 쟁점으로…법원 "사업자등록만으로 정상 개원으로 볼 수 없어"
사건은 약사가 메디컬빌딩 내 약국 개설을 위해 상가 분양권을 양수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계약서에는 '병원이 정상적으로 오픈하지 못할 경우 본 계약을 해제한다'는 특약이 포함됐다. 또한 시행사는 별도 계약을 통해 해당 건물 내 약국을 1곳으로 제한하는 내용도 약정했다.
약사는 계약금과 프리미엄, 잔금까지 모두 지급하고 약국을 개설했지만 병원은 당초 설명과 달리 2층 전체가 아닌 일부 호실만 사용했고, 이후 약 9개월 만에 폐업했다.
이에 약사는 병원 입점 보장 약정이 이행되지 않았다며 계약 해제와 함께 분양대금 반환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병원 입점 여부가 약국 분양계약 체결의 핵심 요소였다고 판단했다. 특히 약국은 병원의 규모와 운영 여부에 따라 수익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고, 약사는 병원 개원을 전제로 1억원이 넘는 프리미엄까지 지급한 만큼 병원의 실질적 운영은 계약의 중요한 내용이었다고 봤다.
재판부는 병원이 일부 호실만 사용한 채 개설됐고, 얼마 지나지 않아 폐업한 점 등을 고려하면 당초 계약에서 예정했던 규모의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병원이 의료기관 개설 신고와 사업자등록을 마쳤더라도 이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진료가 이뤄지고 처방전이 발행돼 약국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수준이어야 계약상 '정상 개원'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원고가 주장한 '소아전문병원 입점' 자체는 계약의 핵심 내용으로 보기 어렵다며 착오를 이유로 한 계약 취소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약국 분양권 전매계약과 시행사의 분양계약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병원 입점과 약국 독점 운영을 전제로 체결된 계약인 만큼 전매계약이 해제되면 시행사와의 분양계약도 함께 종료된다“면서 ”이에 따라 시행사는 분양대금을, 분양권 양도인은 프리미엄을 각각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약사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규원 우종식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전매 계약과 분양계약의 불가분성을 주장하고 법원의 판단을 이끌어내는 것은 매우 난도가 높은 일이었다”며 “관련 법리와 당사자 간 복잡한 사정, 계약 체결의 절차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었다. 병원의 실제 운영 능력과 재정 상태를 입증하는 과정 역시 마찬가지였다 ”고 설명했다.
우 변호사는 “약국 계약 시 병원 입점 특약을 넣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단순히 문구를 넣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약 전후로 병원의 규모, 의사의 실제 개원 능력 등에 대한 구체적 정황 증거를 남겨두는 것이 소송에서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무기가 됨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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