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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자동주문시스템…유통구조 변화 이끌어 낼까

  • 정혜진
  • 2017-02-23 12:14:59
  • 요약
  • 베스트시스템·크레소티 시장 진출로 약국 관심 '쑥'

'밝은매장' POS를 기반으로 자동주문시스템까지 갖춘 베스트시스템, PM2000 연동으로 도매업체를 모으고 있는 크레소티.

두 업체를 주축으로 약국에 자동주문시스템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하루 업무 중 무시할 수 없는 시간을 들여야 했던 '재고 주문'을 자동 처리해준다는 서비스에 약국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약국 자동주문시스템은 약국을 넘어 관련 도매업체와 제약사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도매와 제약사 등 공급업체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루 2~3시간 씩 걸리는 주문시간 단축"

자동주문시스템이 정착되면 약국의 재고 주문 업무량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역의 한 약사는 "약사들이 그날그날 재고를 파악하고 주문 수량을 정해 주문을 넣는 데 소비하는 시간이 하루 2시간에서 3시간까지 된다"며 "주문의 문제가 아니라 재고 관리가 핵심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약사는 재고파악과 주문에 걸리는 시간을 근무 약사 급여로 환산했을 때 월 몇 십만원에서 100여만원에 이르는 돈이 투자되고 있는 것이며, 이 시간을 아낄 수 있다면 약국가가 크게 환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필요한 시스템인데도 지금까지 정착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낮은 POS 보급률, 의약품 재고 관리의 복잡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 시스템업체 관계자는 "자동발주시스템은 약국 전산시스템의 최고봉이자 가장 완성된 시스템"이라며 "청구 프로그램, POS, 결제 시스템 등 모든 서비스가 종합적으로 집약돼야 가능하다. 기술력만 있다고 당장 만들어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고 관리 프로그램과 자동주문시스템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 탓도 있다. 주문은 물론 결제까지 자동으로 이어지기 위해 업체 간 업무협약에 이르는 과정이 쉽지 않았던 것도 원인이다.

한 약사는 "지금은 약국들이 '팜오더'가 또 다른 주문몰에 불과하기 때문에 번거롭다는 인식이 많다"며 "그 같은 인식을 없애려면 입점 도매상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베스트시스템(위쪽) 자동주문 페이지와 팜오더(아래쪽)의 론칭이벤트
자동주문시스템에 나선 업체들은 그래서 도매나 제약과 탄탄한 연결고리를 확보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팜오더는 입점 도매업체 늘리기에 나섰으며, 베스트시스템도 약국 주문을 제약·도매 담당 직원에게 문자와 팩스로 전달하는 시스템을 활성화하기 위한 장치와 사용료 부과 여부를 고민중이다.

결과적으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제약과 도매는 추가 비용을 더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활성화되면 또 하나의 전자상거래 될 것"

도매업체들은 좀 더 지켜보자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당장 시장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며, 경쟁 업체들이 더 가세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팜오더'에는 지오영, 백제, 태전, 티제이 등 상위 업체 4곳이 입점했고, 베스트시스템 프로그램은 약국이 거래하는 모든 담당자들이 어플리케이션만 설치하면 주문을 받을 수 있다.

팜오더는 입점 도매와 수수료율을 조율하고 있으며, 결정에 따라 다른 도매업체들도 입점을 고려할 전망이다. 온라인몰들과 비교해 수수료가 저렴하다면 도매는 온라인몰보다 자동주문시스템에 기댈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자동주문시스템이 결국 약국과 의약품 유통 전반을 뒤집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자동주문의 편리함에 도매업체 선택권까지 겸비하면 무섭게 커지고 있는 온라인몰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약국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완벽한 재고 관리와 자동주문이 가능하려면 전산 시스템은 물론 제약, 도매, 약국이 쓰는 제품 코드가 통일돼야 한다"며 "띄어쓰기 하나로도 제품 파악이 달라지는데, 이 코드를 통일하지 않고는 결국 약사가 하나하나 주문 목록을 대조, 비교해야 재고파악과 주문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약국이 원하는 도매업체를 선별해 자동주문을 넣는다는 것은 지금의 온라인몰 역할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약국의 도매 선택권을 얼마나 보장하면서 자동발주가 가능토록 시스템을 보완할 지가 현재 나와있는 자동시스템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역 약사는 "앞으로 데이터가 유통을 지배할 것"이라며 "도매업체들이 팜오더에 주문을 기대면 유통 고유의 권한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도매업체들이 긴장을 늦춰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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