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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사노피 프랄런트에 주어진 새 숙제는

  • 안경진
  • 2017-03-15 06:14:55
  • 적정가격·FH 진단기준 마련 등 과제 산적…내년 급여출시 목표

미국에서 시판중인 PCSK9 억제제 '레파타'와 '프랄런트'
#사노피 아벤티스가 중증 고지혈증 환자를 위한 획기적인 신약을 국내 시장에 들여왔다. 사노피와 리제네론사가 공동개발한 #PCSK9 억제제 '프랄런트(알리로쿠맙)'다.

이 약은 LDL 수용체를 분해시키는 PCSK9 단백질의 활성을 차단함으로써 간세포 표면의 LDL 수용체 수를 증가시켜 혈중 LDL-콜레스테롤(LDL-C) 수치를 떨어뜨린다.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차단하는 스타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기전의 약물인 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또는 혼합형 이상지질혈증을 가진 성인 환자의 보조요법으로 프랄런트의 적응증을 허가했다. 스타틴 최대 내약용량을 복용하면서도 LDL-C 수치가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스타틴 또는 비스타틴계 치료제와 병용요법으로 사용 가능하다. 또한 스타틴 불내성(statin intolerance) 환자에게도 단독이나 다른 지질저하치료제와 병용요법으로 처방될 수 있다.

허가 근거가 된 ODYSSEY 임상연구에 따르면 최대 내약용량의 스타틴을 복용하면서 LDL-C 수치가 100mg/dL 이상인 환자에게 프랄런트를 추가했을 때 LDL-C 수치를 기저값 대비 약 62% 감소시키고, 79.3%의 환자가 LDL-C 70mg/dL 미만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NEJM 2015;372:1489-1499). 심혈관질환 병력을 가진 고위험군의 경우 LDL-C 수치가 70mg/dL 이상이라도 투여기준에 해당하는데, 이러한 감소효과가 52주간 지속됐다는 보고다. 한달에 2번 피하주사하는 제형으로 치료 편의성도 갖췄다.

그러나 명백한 한계점도 가지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천문학적으로 비싼 가격이다. 현재 일본에서 시판 중인 프랄런트 75mg 펜의 가격은 2만 2948엔이다. 2주 1회 간격으로 투여한다는 용법을 고려할 볼 때 표준요법인 경구용 제제와 대략적인 비교가 가능할텐데, 한화로 환산해보면 2주치료 비용이 약 22만 8580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1년이면 55만 752엔, 즉 연간 550만원 가량이 소요되는 셈이다. 환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약제비용이 만만치 않다.

물론 고비용 문제는 경쟁상대인 암젠의 '#레파타(에볼로쿠맙)'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PCSK9 억제제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는 얘기다.

이들 회사는 심혈관계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PCSK9 억제제를 투여할 경우, 죽상동맥경화성 합병증 예방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가 뛰어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스타틴이나 에제미티브로 대표되는 비스타틴계 약물이 저렴한 비용으로 상당한 처방량을 확보하고 있기에 공감대를 얻기란 쉽지 않다. 지난해 미국의사협회는 연간 1만 4000달러(한화 약 1600만원)가 넘는 이들 약제의 가격을 3분의 2 수준으로 낮춰야만 비용효과적이란 연구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JAMA 2016;316:743-753).

장기적으론 아직까지 뚜렷한 컨센서스가 마련되지 않은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FH)이나 스타틴 불내성 환자에 대한 진단기준을 확립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국내에선 아직까지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집계한 사례가 없어 해외 유병률을 바탕으로 한 추정치만 존재하는 데다, LDL-C 기준값을 얼마로 잡는지에 따라 규모차이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기존 연구들이 대부분 백인 환자 대상으로 이뤄진 만큼 아시아권 환자에 대한 데이터나 심혈관계 아웃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장기연구도 마련돼야 한다.

암젠의 레파타는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을 동반한 이상지질혈증환자 2만 7500명을 대상으로 심혈관계 영향을 평가한 FOURIER 연구가 완료돼 다가오는 미국심장학회(ACC 2017)에서 소개된다고 알려졌지만, 프랄런트는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 대상의 ODYSSEY OUTCOME 연구 결과가 2018년 초에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이번 ACC 2016 대회에선 한국, 대만 환자 대상의 ODYSSEY KT 연구가 대기하고 있다. PCSK9 억제제 계열 중 유일하게 동양인 대상으로만 진행됐고, 그 중 한국인 환자가 절반가량 포함돼 임상적 의미가 높다는 게 회사 측의 귀띔이다. 사노피 관계자는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는 국내 데이터가 제한적이어서 외국 데이터로 추정만 가능한 단계다. 이종접합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환자의 글로벌 유병률은 250~500명 중 1명꼴로 비교적 흔한데, LDL-C 기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추산이 어렵다"며, "지난해부터 유관학회에서 레지스트리 연구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돼 조만간 한국에 맞는 진단기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계 의견을 취합해 볼 때 심혈관계 위험이 상당히 높은 이상지질혈증 환자군에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고위험군부터 차근차근 접근성을 넓혀가는 방향으로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구체적인 시기를 밝힐 순 없지만 내년도 급여출시를 목표로 상반기 중 급여신청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며, "적정약가가 책정되어 기존 약제들로 충분한 치료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는 "스타틴을 이용한 천편일률적 치료가 아니라 심혈관계 위험도에 따른 맞춤형 지질치료가 가능해졌다는 게 PCSK9 억제제 등장의 의미라고 본다. 적정한 가격이 책정된다면 한국인에게 맞는 약물을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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