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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분업은 옛말"…일본 약국은 달라지고 있었다

  • 정혜진
  • 2017-03-27 12:15:00
  • 일 분업률 70% 넘어...정부, 대체조제·셀프메디케이션 유도

인구 1억2000만명, 인구 규모는 세계 11위지만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나라.

#일본은 우리나라와 법적·제도적으로 가장 유사한 나라지만 보건의료 제도만큼은 다른 길을 걸어왔다. 2000년 급속한 의약분업을 겪은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꽤 오랫동안 선택분업 구조를 이어왔다.

그런 일본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 몇년 새 처방전 발행 건수가 급속도로 늘고, 그에 따라 약국도, 관련업계와 보건의료 박람회도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日, 의약분업 70% 진행...드럭스토어가 조제실을 갖추는 이유

일본은 1961년 '누구나, 언제나, 어디서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모토로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했다.

2000년 전까지 일본 약국은 조제전문과 드럭스토어로 완전히 이원화됐었으나, 의약분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원외 처방전 수가 늘어났고, 많은 #드럭스토어들이 조제실을 설치해 조제 환경을 갖추고 있다.

드럭스토어형 약국과 조제전문 약국 사이 벽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오오쿠라약국체인의 손 나오타카(孫 尙孝) 약사는 "1972년 의약분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나 의원의 처방전 발행이 활발하지 않았다"며 "정부 정책으로 꾸준히 분업률이 증가해 현재 70%를 넘어섰다. 국민 의료비는 40조엔이 넘어가고, 보험 세수로 50조엔 정도가 걷힌다"고 설명했다.

일본보험약국협회 나카무라 마사루(中村 勝) 회장은 "과거 20년에 걸쳐 약국분업이 진행되면서 의료비 중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28.5%에서 21.9%로 낮아졌다"며 "여러 정책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의약분업이 성공적이라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알려졌듯 법인약국이 가능하다. 드럭스토어 체인을 보유한 기업들이 늘어나는 처방전 수용을 위해 최근 조제실과 상담 시설을 설치해 홍보에 나서고 있다.

웰시아 드럭스토어
도쿄에 위치한 웰시아 약국체인 고우쯔노모리점도 그중 하나다.

최근 약국(드럭스토어) 시장은 경쟁이 과열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데, 웰시아는 부분적으로 24시간 운영 점포, 술 판매 점포 등을 선보이며 다양한 콘셉트를 시도하고 있다.

먼저 '웰시아'에 대해 알아보자. 많은 체인이 M&A를 통해 탄생한 최대 유통 기업 이온 산하 약국체인다. 이온사의 자본으로 2015년 또다른 드럭스토어 체인 CFS를 인수한 점은 빅뉴스 중 빅뉴스였다.

일본 교포 3세이면서 약국체인 '메디컬파마시' 대표로 있는 백성택 약사는 "CFS인수로 기존 1위 기업 마츠모토키요시를 앞질러 업계 매출 1위를 탈환한 점은 충격에 가까웠다"고 설명했다.

고우쯔노모리점은 우리나라 이마트를 방불케하는 대형 매장으로, 등록판매사가 판매하는 2·3류 의약품 외에도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생활용품, 식품, 의약외품, 기능성 식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색을 갖췄다.

2,3류 일반약과 식품, 화장품 등을 진열한 공간(사진 위)과 약사 상담 하에 살 수 있는 1류 일반약과 조제실이 위치한 공간(사진 아래)
입구 오른쪽에 조제실을 볼 수 있는데, 일반 진열공간과는 확실히 구분이 돼있다. 약사 1명이 조제실 관리하며 1류 의약품 상담과 판매를 맡고 있다. 혈압계 등 건강체크 기계들도 갖추고 있다.

등록판매사이기도 한 고우쯔노모리점장은 "의약품 수 비율로 보자면 1류 일반약은 전체 시장(매출)의 10%도 채 되지 않는다"며 "오로지 약사만 판매할 수 있어 1류 일반약을 사려면 조제실에 있는 약사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늘어나는 의료비 줄여라"...새로운 정책들 계속 시도

오오쿠라약국 손 나오타카 약사는 "일본은 1956년 분업법을 공포했음에도 8개 예외조항을 두어 처방전이 거의 발행되지 않았다. 1972년 일본의사회가 '5년 후부터 처방전을 발행하겠다'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았고, 90년대까지도 분업율은 10%에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분업이 완전하지 않다 보니, 약국들이 잡화점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정부가 처방전 발행에 인센티브를 주고 독려하니 대형 드럭스토어들이 조제 시설을 갖추고 처방전을 받고 있다"고 보충 설명했다.

일본 드럭스토어쇼에서 건강 정보를 살펴보는 노인 관람객
일본 정부가 서둘러 분업률을 높이고 제네릭 조제와 셀프메디케이션 활성화, 단골약국 활성화에 나선 것은 인구 고령화와 의료비 때문이다.

손 약사는 "고령자수 최고조 시대를 맞아 의료비가 54조엔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일본 보험제도가 직면한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의료비 증가 원인으로 ▲간단한 진단 절차; 1인당 1년 13.9회 진료 받음. 주요 선진국 6.6회 비교해 높은 수치 ▲입원 의료비 문제; 굳이 치료가 필요 없음에도 집이 없어 병원에 입원하거나 병원이 '치료'가 아닌 '간병'의 공간이 됨 ▲다제 투약 문제; 고령자 40%가 6종류 이상의 의약품 복용 중 ▲고가 의약품 문제 등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단골약국을 제도화한 '건강서포터약국'을 시행하고 있는 오오쿠라약국
손 나오타카 약사는 "정부는 입원에서 재택 의료로 전환, 셀프메디케이션 활성화, 팀 의료 등을 추진하는데, 이중 셀프 메디케이션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며 "셀프 메디케이션을 위해 전문의약품의 일반의약품 스위치, 약국서 환자 (자가)채혈 가능, 약사가 환자 구강을 체크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의료비 증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약국을 적극 활용하려 한다. 단골 약국·약사 제도 추진, 다제투약 개선, 치매·말기암 환자 중심의 재택의료 추진, 제네릭 활성화 등이 그렇다"고 말했다.

또 "작년부터 실행한 '건강서포트약국'과 대체조제 활성화, 셀프 메디케이션 등이 같은 맥락에 있다"며 "단골약국을 제도화해 개인 건강을 지역사회 안에서 예방하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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