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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난 신약만큼 쌓여가는 비급여 항암제, 해법은 있나?[데일리팜=손형민·어윤호 기자] 그렇다면, 해법은 있을까? 첨단 신약이 늘어 갈수록 비급여 항암제도 쌓여가고 있는 현실은 환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혁신 항암신약 개발 속도가 빨라질수록 건강보험 급여체계가 감당해야 할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면역항암제와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특이항체, 방사성의약품, 유전자치료제 등 신규 기전 항암신약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암 환자의 생존율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일부 암종에서는 장기 생존을 넘어 완치 가능성까지 논의되는 시대가 열렸지만 건강보험 입장에서는 수억원에 달하는 고가 치료제에 대한 재정 부담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신약 개발과 허가 속도를 현재 급여체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표준치료로 자리잡은 치료제조차 급여 진입까지 수년이 걸리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으며 허가 이후 실제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체감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실제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건강보험에 등재된 항암제 32개의 허가 후 등재까지 소요 기간은 평균 659일로 집계됐다. 약 1년 10개월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제도 개편이 새로운 해법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제네릭 약가 구조 개편을 통한 재정 효율화와 희귀·중증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약가 유연계약제 도입, 위험분담제 확대 등을 통해 혁신신약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돈이 아니라 가치의 문제"…급여 평가체계 변화 요구 공감대 의료계는 항암신약 급여 논의를 단순한 재정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급여 논의 과정에서는 여전히 재정 영향이 가장 강력한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인식이다. 한 종양내과 전문의는 "최근 급여 평가를 보면 치료 효과보다 예상 청구액 규모가 더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특히 환자 수가 많은 암종은 약효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재정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급여 논의가 길어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환자 수가 많을수록 오히려 급여 진입이 어려워지는 역설적인 상황도 나타난다"며 "생존 혜택이 입증된 치료제조차 재정 문제 때문에 접근성이 제한되는 구조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암질심 참여 전문가는 항암신약 급여 평가를 두고 "돈을 따지는 과정이 아니라 가치에 가격표를 붙이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비용효과성은 단순히 약값이 높다, 낮다를 따지는 개념이 아니다. 생존 연장과 삶의 질 개선, 완치 가능성에 대해 얼마만큼의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를 결정하는 과정"이라며 "우리나라 1인당 GDP 수준인 약 3만6000달러 정도를 기준으로 논의하는 경우가 많지만 중증질환 영역에서는 그 두 배 수준인 7만달러 이상도 수용 가능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3만6000달러 이하라면 비교적 수용 가능성이 높고, 7만달러를 넘어가면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그 사이 영역은 결국 어떤 가치를 우선할 것인지의 문제"라며 "이는 과학적 판단이라기보다 사회적 선택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현재 급여 평가 체계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적잖다. 현재 암질심 결과는 급여기준 설정, 급여기준 미설정, 재논의 등의 형태로 공개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가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급여기준 미설정이라는 결과만 공개될 뿐 임상적 근거 부족 때문인지, 비용효과성 문제인지, 재정 영향 때문인지 구체적인 판단 근거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다음 심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피력했다. 이어 "급여 평가가 재정과 환자 접근성 사이 균형을 찾는 과정이라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할 경우 결과에 대한 수용성도 낮아질 수 있다"며 "평가 기준과 판단 근거를 보다 투명하게 공유하는 방향의 논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네릭 약가 개편…재정 절감 넘어 혁신신약 재투자 관건 정부가 추진하는 약가제도 개편 역시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제네릭 약가 인하를 통해 확보한 재정이 혁신신약 접근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급여 체계가 치료 가치를 보다 유연하게 반영할 수 있게 된다면 이번 개편은 단순한 재정 절감 정책을 넘어 환자 중심 제도 개편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제네릭 및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을 기존 53.55%에서 45%로 낮추는 방안을 확정했다. 동시에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높은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에 대해서는 약가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제네릭 중심 시장 구조를 개선하고 연구개발 중심 산업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편안은 단순 약가 인하 정책이라기보다 산업 구조 재편의 성격이 강하다"며 "연구개발 투자가 부족한 기업은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신약 개발 역량을 갖춘 기업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약가인하로 확보한 재정을 다시 혁신신약과 연구개발 투자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가 중요하다"며 "절감 효과만 강조되고 실제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제도 개편의 명분도 약해질 수 있다"고 피력했다. 약가인하로 확보한 재정이 단순 산업 지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혁신신약 접근성과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성 강화 등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영역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RSA 확대·약가 유연계약제…환자 접근성 높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위험분담제(RSA)와 약가 유연계약제 확대다. 위험분담제는 고가 신약의 재정 부담을 정부와 제약사가 분담하는 제도로 국내에서는 이미 다수의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가 이를 통해 급여권에 진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환급형 중심 RSA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급여 진입 이전 단계에서 거의 모든 판단을 끝내려는 구조"라며 "결과적으로 환자는 더 오래 기다리고 제도는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정 수준의 불확실성을 수용하고 먼저 환자 접근성을 확보한 뒤 실제 사용 데이터를 통해 효과를 평가하고 약가를 조정하는 방식이 보다 현실적일 수 있다"며 "앞으로는 급여 전 심사보다 급여 후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임상적 유용성 측면에서는 평가 기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전체생존기간(OS)이 가장 중요한 임상적 근거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장기 생존과 재발 방지, 삶의 질 개선 등 다양한 가치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주요 혁신신약들은 OS 데이터가 성숙하지 않은 단계에서도 무진행생존기간(PFS) 개선, PFS2의 긍정적인 경향, 무질병생존기간(iDFS) 개선 등 장기 생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 종양내과 전문의는 "고형암에서 OS는 여전히 중요한 지표지만 최근 항암 치료 환경에서는 그것만으로 모든 가치를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장기 생존 환자가 늘어나고 후속 치료 옵션도 다양해지면서 과거보다 OS 해석 자체가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난치암이나 희귀암의 경우 환자 수가 적고 예후가 좋지 않아 OS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질환 특성과 미충족 의료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채 OS만 절대적인 기준으로 적용할 경우 환자들이 새로운 치료 기회를 얻기까지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적응증 확대가 빠른 면역항암제와 ADC를 중심으로 기존 급여 체계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키트루다는 국내 허가 적응증만 35개에 달한다. 하나의 품목이 사실상 수십 개 치료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적응증이 늘어날수록 급여 심의 역시 반복된다는 점이다. 하나의 적응증이 암질심이나 약평위 단계에서 장기간 논의될 경우 후속 적응증 역시 순차적으로 심의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혁신신약의 개발 속도와 급여 심의 속도 사이 간극이 커질수록 환자 접근성 문제도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적응증별 약가제도(Indication-Based Pricing) 도입을 주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는 하나의 약물이 여러 적응증을 보유하더라도 동일한 약가 체계가 적용되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적응증에 따라 치료 효과와 환자 규모, 비용효과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단순 환급형을 넘어 성과 기반 위험분담계약 확대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국내 RSA는 예상 청구액 환급이나 총액제한 방식이 중심이지만 해외에서는 실제 치료 성과에 따라 제약사가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성과 기반 계약 모델도 확대되는 추세다. 결국 항암신약 급여 논의는 단순히 약값을 조정하는 문제가 아니다. 생존 연장과 완치 가능성, 환자 접근성 등 새롭게 등장한 치료 가치를 제도가 얼마나 담아낼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신약의 허가 여부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환자가 실제 치료 혜택을 얼마나 빠르게 받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급여 체계 역시 치료 환경 변화에 맞춰 유연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2026-06-17 06:00:59손형민 기자, 어윤호 기자 -
유한양행 100년의 버팀목…'소유-경영' 분리가 이끈 혁신[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유한양행에는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1936년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종업원 지주제를 도입했고 1962년 제약 업계 최초로 주식을 상장했다. 1969년에는 창업주 일가가 아닌 내부 출신 인사에게 경영을 맡기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열었다. 이후 국내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항암신약까지 탄생시켰다. 그야말로 한국 제약산업의 변화를 앞장서 이끈 기업이다. 이 같은 성과의 비결은 소유와 경영을 철저히 분리한 지배구조에 있다. 유한양행 최대주주는 창업주가 보유 주식과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 만든 공익법인 유한재단이다. 재단은 회사 지분을 장기 보유하되 일상 경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 원칙을 고수한다. 이로써 안정적인 지배구조 아래 장기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가는 동시에, 기업의 성장 과실을 다시 사회공헌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 기업은 사회의 것…주식과 경영권 내려놓은 유일한 박사 유한재단의 뿌리는 유한양행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가 1965년 출연해 조성한 유한교육신탁기금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 박사는 평생을 바쳐온 교육·장학사업과 사회원조사업을 영속적인 제도로 정착하기 위해 1970년 개인 주식 8만3000여주를 기탁해 '한국사회 및 교육원조신탁기금'을 공식 발족했다. 이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창업주가 회사 지분과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유 박사는 기업을 가족의 재산이 아닌 사회의 자산으로 봤다. 회사에서 얻은 부와 성과 역시 후손에게 남기기보다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유 박사의 이런 철학은 1971년 별세 후 공개된 유언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유 박사는 장남에게 "대학까지 공부시켰으니 앞으로는 스스로 살아가라"는 뜻을 남겼다. 어린 손녀에게는 대학 졸업 때까지 필요한 학자금 1만 달러만을 지원하도록 했다. 외동딸 유재라 여사에게 맡긴 유한공고 주변 토지 5000평 역시 개인 재산으로 사용하지 않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유한동산'으로 조성하도록 했다. 가족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기반만 남기고 나머지 재산을 사회에 귀속한 것이다. 유 박사가 생전 공익기관에 출연한 개인 주식은 당시 유한양행 발행주식의 40%에 달한다. 기업 이익 일부를 기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의 소유권 자체를 공익 영역으로 옮겼다는 데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창업주의 뜻이 후대에도 흔들리지 않고 이어질 수 있는 재단의 지속 가능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크다. 한국사회 및 교육원조신탁기금은 1977년 공익법인 관련 법률에 따라 재단법인 유한재단으로 전환됐다. 보유 주식 일부는 교육사업을 담당하는 유한학원과 나눴다. 기업은 유한양행이, 공익사업은 유한재단이, 교육사업은 유한학원이 담당하는 사회환원 체계가 갖춰졌다. 이후 유 박사의 뜻은 외동딸 유 여사에게로 이어졌다. 유 여사는 1977년부터 유한재단 이사장을 맡아 장학·복지사업을 이끌었고 1991년 별세를 앞두고 당시 시가 200억원 상당 전 재산을 재단에 기증했다. 이후 유 박사 여동생이자 간호계 원로인 유순한 여사와 유한양행도 주식과 재산을 추가로 출연했다. 창업주 한 사람의 결단에서 시작된 사회환원 정신이 가족과 회사로 이어진 셈이다. 국민 건강이 먼저…'건강입국'에 바친 독립운동가의 뚝심 유 박사는 1895년 평양에서 6남 3녀 가운데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부친 유기연의 영향으로 일찍이 개화사상과 나라 없는 민족의 현실을 접했다. 아홉 살이던 1904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네브래스카주에서 생활했고 1909년 독립운동가 박용만이 세운 한인소년병학교에 입학해 군사훈련과 민족교육을 받았다. 이후 미시간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며 신문 배달과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마련했다. 낯선 땅에서 학업과 생계를 스스로 책임졌지만 조국 독립에 대한 관심은 계속됐다. 유 박사는 1919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한인자유대회에 참여해 한국의 독립 의지를 알리는 결의문 작성과 낭독에 나섰다. 대학 졸업 후에는 식품회사 라초이를 세워 사업가로 성공을 거뒀지만 고국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1926년 유 박사가 귀국했을 당시 식민지 조선은 가난과 질병에 시달렸고 의약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유 박사는 '건강한 국민만이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주권도 되찾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제약업을 선택했다. 같은 해 12월 서울 종로에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 박사는 초기 미국 의약품 공급을 시작으로 자체 생산과 제품 개발로 사업을 넓히며 기업을 통해 국민 건강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철학을 본격적으로 실천하기 시작했다. 유 박사가 세운 경영 원칙은 분명했다. 기업은 개인과 철저히 분리돼야 하며 투명경영과 성실납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것. 그는 정실인사를 배격하기 위해 가족과 관계마저 엄격하게 구분했고 경영은 혈연이 아닌 능력과 책임에 따라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철학은 1936년 종업원 지주제 도입으로 구체화됐다. 유 박사는 개인기업이던 유한양행을 주식회사로 전환하면서 임직원에게 회사 주식을 나눴다. 창업주와 가족이 회사 주식을 독점하던 당시 관행과 달리 종업원을 피고용인이 아닌 기업의 공동 소유자로 참여시킨 것이다. 기업 성장의 과실을 구성원과 공유하는 동시에 창업주 개인에게 집중된 소유권을 분산한 조치였다. 종업원 지주제는 일회성 조치에 머물지 않았다. 유한양행은 1973년 이를 사원지주제로 공식화하고 직급과 근무연한을 기준으로 직원들에게 주식을 배분했다. 이듬해에는 6만7500주를 추가 배정하며 직원의 경영 참여 기반을 넓혔다. 이에 따라 직원의 경영 참여와 성과 공유를 뒷받침하는 틀이 갖춰졌다. 인사에서도 혈연과 연고보다 능력과 전문성을 우선했다. 유한양행은 1957년 제약업계 최초로 사원을 공개 모집하고 의사·약사에게 의약품 정보를 전문적으로 전달하는 '디테일맨' 제도를 도입했다. 공개채용으로 선발한 9명에게 한 달간 제품과 약리 지식, 영업윤리 등을 교육한 뒤 현장에 배치했다. 연고가 아닌 능력을 기준으로 인재를 선발하고 육성하는 원칙이 이때부터 자리 잡았다. 소유 분산은 1962년 기업공개로 이어졌다. 유한양행은 자금 조달이 시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주식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주주가 늘어나면 경영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내부 반대가 있었지만 유 박사는 기업이 한두 사람의 손에 머물러서는 장기적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종업원에게 나눈 소유권을 일반 투자자에게까지 확대하면서 자본과 경영의 분리를 한층 강화했다. 1969년에는 경영권도 혈연에서 떼어냈다. 유 박사는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장남 유일선 씨를 비롯한 친인척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게 하고 평사원으로 입사해 내부에서 성장한 조권순 전무에게 사장직을 맡겼다. 창업주가 생전에 가족 승계를 포기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공식화했다는 얘기다. 전문경영인 체제는 이후 유한양행 경영 원칙으로 자리 잡았다. 유한양행 역대 대표이사 대부분이 공채로 입사해 회사 내부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들이다. 사장 임기는 3년이며 한 차례 연임을 포함해 최대 6년으로 제한된다. 내부 승진을 통해 경영의 연속성을 유지하되 특정 경영인에게 권한이 장기간 집중되는 것을 막는 구조다. 종업원 지주제와 기업공개로 소유를 분산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경영권을 분리한 뒤, 재단에 지분을 귀속하며 현재의 지배구조가 안착한 것이다. 최대주주는 재단, 경영은 전문경영인…유한양행 100년 지킨 분리 원칙 유한재단은 3월 말 기준 유한양행 지분 15.9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유한재단의 성격은 일반 기업의 최대주주와 다르다. 재단법인은 주식회사가 아니어서 재단 자체를 소유하는 개인 주주가 없다. 특정 개인이나 가족이 재단 지분을 보유하거나 재단 재산을 상속받을 수도 없다. 유한재단이 보유한 유한양행 주식과 여기서 발생하는 배당수익의 최종 수혜자가 특정 개인이 아니라는 의미다. 유한양행의 경우 유한재단이 창업주 일가의 지배력 유지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제약사 공익법인과 차별화된다.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주요 상장 제약사 16곳 산하 공익법인 21곳 가운데 20곳이 제약사나 지주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 15곳 제약사에서 창업주나 오너 2·3세, 배우자 등 오너일가가 이사장 또는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대웅재단과 JW이종호재단, 가송재단 등은 오너 2·3세가 직접 이사장을 맡고 있다. 녹십자그룹과 광동제약, 동아쏘시오그룹 산하 재단에도 오너 후계자가 이사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재단 보유 지분이 오너일가 개인 지분과 결합해 그룹 지배력을 보완하는 구조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우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특정 주주 측 우호지분 역할을 하면서 공익법인 의결권 행사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반면 유한재단 이사회에 창업주 후손이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재단 보유 지분이 창업주 일가의 개인 지분과 결합돼 경영권을 뒷받침하는 방식과도 거리가 멀다. 현재 유한재단은 원희목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 10명과 감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유한양행 전·현직 경영인은 이정희 이사와 조욱제 이사 2명이다.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전문경영인이 재단과의 연결 역할을 맡되 외부 인사가 이사회의 다수를 구성하는 형태다. 재단 수장도 유한양행 퇴임 경영진이 관행적으로 이어받지 않는다. 유한재단은 2004년 제5대 한배호 이사장 이후 정원식 전 국무총리와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 한승수 전 국무총리, 김중수 전 한국은행 총재를 거쳐 원희목 이사장까지 6대 연속 외부 인사에게 운영을 맡겼다. 회사와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이사장직을 창업주 일가나 특정 경영인의 영향력 아래 두지 않는 운영 원칙을 이어온 것이다. 이 같은 지배구조는 '사람 중심 경영'이 뿌리내리는 토양이 됐다. 유한양행은 창업 이후 100년 동안 한 차례의 노사분규도 겪은 적이 없다. 전국적으로 노동 운동과 노사분규가 폭발했던 1987년 단 한 건의 탄압이나 갈등이 없었으며 IMF 외환위기(1998년)와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같은 거대 경제 위기 속에서도 고용 조정 없이 노사 대타협으로 위기를 극복해 냈다. 직원을 기업의 공동 주체로 보는 경영 기조 아래, 회사 내부에서 경영진과 직원을 사용자와 노동자로 구분하는 '노사'(勞使) 대신 모두가 함께 일하는 구성원이라는 의미의 '노노'(勞勞) 정신을 강조해온 영향이다. 2025년 기준 임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12년8개월에 달한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경영 안정뿐 아니라 구성원의 장기근속과 조직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공익법인이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전문경영진이 독립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지배구조는 혁신 신약개발의 기반으로도 작용했다. 구성원의 장기근속이 연구 경험과 전문성의 단절을 막고 조직 내에 축적되면서 유한양행은 긴 시간이 필요한 신약개발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었다. 경영진도 특정 개인의 이해나 단기 실적 압박보다 회사의 장기 전략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내렸다. 유한양행의 지배구조는 공익재단이 기업의 장기 주주로 자리하는 덴마크 산업재단 모델과 닮았다. 전 세계를 뒤흔든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개발한 덴마크 노보노디스크는 노보노디스크재단이 지주회사 노보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노보홀딩스가 노보노디스크와 노보네시스의 지배주주로 참여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노보홀딩스는 두 회사의 의결권 70% 이상을 확보해 안정적인 지배력을 유지하는 한편 배당과 투자수익을 생명과학 연구와 대학·병원 지원, 바이오기업 투자에 다시 투입한다. 노보노디스크가 창업주 일가의 세대 승계나 지분 매각 부담 없이 장기 연구개발과 산업 생태계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배경이다. 유한양행 역시 덴마크 못지않게 일찍이 소유와 경영을 철저히 분리하는 거버넌스 기틀을 완성한 셈이다. 재단은 안정적인 최대주주 역할에 집중하고 경영진은 정해진 임기 안에서 사업 성과를 책임지는 체제 덕분에 유한양행은 창업주 일가 상속이나 경영권 분쟁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 성장에 집중할 수 있었다. 창업주가 남긴 청지기 정신과 유한재단은 유한양행이 '오너 없는 회사'로 한 세기를 버티고 혁신 신약 성과까지 일군 핵심 동력이 됐다.2026-06-17 06:00:58차지현 기자 -
공익감사 암초 만난 약가개편...신속등재·ICER 상향 등 겨냥[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복지부의 약가제도 개편안이 공익 감사 청구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감사원의 청구 인용 여부와 별개로 제도 개편 과정에서 잡음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오늘(17일) 감사원에 약가제도 개편안에 대한 공익 감사를 청구한다. 건약은 지난 2019년에도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이슈로 복지부와 심평원을 상대로 공익 감사 청구를 한 바 있다. 공익 감사는 구성원이 300명이 넘는 시민단체라면 청구할 수 있다. 공공기관의 행정 처리가 공익을 해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가능하다. 건약은 약가제도 개편안이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증가시키지만, 국가재정법에 따른 예비타당성조사 등 검증 절차가 생략됐다는 점을 근거로 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제네릭 약가 우대 ▲신속등재 ▲ICER 임계값 상향 ▲약가유연계약제 등이 주요 청구사항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개편안 중에서도 보험 재정 부담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항목들을 위주로 청구사항을 정했다. 이동근 건약 부대표는 “제네릭 약가인하가 이뤄지지만 우리가 추산하기에는 수천억 수준이다. 그에 반해 신속등재나 ICER값 상향으로 재정 부담은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면 정책 효과가 어떨 것인지 분석한 뒤 판단했어야 한다”며 타당성 분석의 부재를 지적했다. 이와 관련 지속적으로 문제 지적을 했지만 복지부가 별다른 답변 없이 제도 개편을 강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약가제도 개편안을 단계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혁신형, 준혁신형 약가우대 방안이 담긴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고시 개정안은 행정예고를 통해 7월 13일까지 의견수렴을 받고 있다. 또 3월 건정심에서 ICER 임계값 상향은 2027년, 신속등재는 2028년에 순차적으로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희귀질환약 신속등재는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향후 대상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동근 부대표는 “복지부의 정책 결정과 추진 과정이 견제를 받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는 방법이 감사청구뿐이었다. 행정예고를 한 내용 중에서도 문제가 있다면 수정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약의 공익 감사 청구 인용 가능성이 높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재정 증가 문제를 공론화하며 개편안을 추진 중인 복지부를 지속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2026-06-17 06:00:56정흥준 기자 -
거래절벽에 수 억원 오가는 권리금, 약국 분쟁 시한폭탄[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소아과 하나인 약국 권리금이 3억6천만원이라니, 대체 약국 권리금은 어떤 시장인가요?" 약사는 물론 일반인들까지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영끌을 해 약국을 인수한 지 두 달 만에 하나 뿐인 윗층 의원이 이전하면서 약국이 망하게 됐다'는 제주 약사 부부의 얘기가 유튜브에서 조회수 59만회를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은 건데요, 양도·양수 약사간 입장 다툼 만큼이나 뜨거운 주제가 바로 '약국 권리금'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쓰레드에는 메디컬빌딩 1층 약국을 지칭하며 '이 정도 규모면 권리금이 얼마나 되느냐'는 단순 질문부터, 약사들만 아는 다소 지엽적인 얘기들까지도 일반인들 사이에서 공공연해졌다는 게 약사들의 얘기입니다. 권리금이란 영업시설,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위치(바닥)에 따른 이점 등을 기준으로 비롯된 금전적 가치를 뜻하는데요, 약국 권리금의 경우 동일한 면적이라고 할지라도 입지조건과 처방건수, 일반약 매출액 등에 따라서도 천차만별입니다. 인근 병의원 원장의 나이, 진료과목 같은 조건들의 권리금 배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약국 권리금 2년새 껑충…"해 거듭할수록 평균 배율 증가" 전문가들에 따르면 약국 권리금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수요는 넘쳐 나는데 공급이 제한돼 있다 보니, 월평균 조제료의 40배까지도 권리금 호가가 제시되고 있다는 겁니다. 여전히 거래는 30배 선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일부 지역에서는 36배까지도 실제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1번의 신규 개국과 3번의 인수 경험을 토대로, 개국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이열 약사에 따르면 올해 거래된 21개 약국의 평균 권리금 배율은 30.1배로, '24년 25.3배, '25년 28.2배 대비 증가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특히 창고형 약국이 전국적으로 확산세를 보이면서 일매약국 보다는 '안정적인 조제중심 약국'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약국이 전체 평균을 상향 견인하고 있다는 거죠. 이열 약사는 "조제료 대비 월세 비중, 대표 원장님의 나이, 진료과목·근무시간, 일매약국 여부 등에 따라 권리금 차이가 발생했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권리금 역시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불과 15년 전 조제료 대비 12~13배 정도에 거래될 당시, 18배 짜리를 잡으려 하자 주변 선배들이 하나같이 만류를 했었다는 게 이 약사의 얘기입니다. 불과 십년새 권리금 배율이 2~3배 가량 증가했다는 거죠. 권리금 배율 자체가 증가하면서 일부 괜찮은 자리를 먼저 선점해 바닥권리금을 받고 넘기거나, 신규 약국을 인큐베이팅해 판매하는 일종의 권리금 장사까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권리금 반환 특약' 양도·양수 약사 법정다툼 핵심 요지 앞서 약국을 양수한 제주 약사부부의 민사소송 핵심은 '약국을 양도한 약사가 병원의 이전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가 될 전망입니다. 양도 약사 측은 양도 당시 병원의 이전·폐업 계획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양도 약사가 약사 커뮤니티에 작성한 글을 보면, 그는 양도 전 병원의 이전·폐업 계획을 직접 확인했으며 계약 전 조제료와 운영 상황을 투명하게 공유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문제는 권리금 반환 특약이 작성되지 않았다는 건데, 양도 약사는 "특약 조항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남편이 '해당 조항이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의 상황에 대해서까지 매도인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담시킬 여지가 있다'고 보고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해당 내용에 동의하기 어렵다면 계약을 진행하지 않아도 되고, 계약금도 반환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해 최종 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양도 약사가 과거 해당 약국을 인수할 당시에도 그러한 특약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결국 이 부분이 법원에서 다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모르면 무조건 손해" 3대 특약은? 실제 약국 권리금 등을 둘러싼 약사간 분쟁 역시 증가하는 추세라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공통된 얘기입니다. 제주 약사 부부 같은 권리 분쟁이 비단 한, 두 약국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상민 센추리21삼성법인 대표는 '약국에 있는 약 가운데 가장 비싼 약이 '계약''이라고 할 만큼, 임대차 계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매도자 우위 포화 시장에서 매수자의 역할은 제한되지만 단 한번의 계약이 평생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건축물대장, 등기부등본 등을 꼼꼼히 살피고 병원 이전이나 임대차 계약 미체결, 개설등록 불허 등에 대한 특약을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한 대표가 제시하는 모르면 손해보는 대표적인 특약은 ▲병원 이전 보장 특약 ▲임대차 미체결 무효 특약 ▲개설등록 불허 무효 특약 3가지입니다. 병원 이전 보장 특약의 경우 통상 1년을 특약 기간으로 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2년까지도 계약을 체결하기도 하며, 임대차 미체결 무효 특약과 보건소 등에 따른 개설등록 불허 무효 특약도 최근에는 양도·양수 약사간 계약에 등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또 다른 이슈는 '권리금 회수 가능 여부'입니다. 권리금 자체가 천정부지로 치솟다 보니, 수년 내 약국이 이를 회수할 수 있는지 등을 따져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병·의원 이탈, 메디컬 빌딩 내 독점권 분쟁, 신규 약국 입점, 건물주의 과도한 임대료 인상, 재계약 거부, 처방 패턴 변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들이죠. 층이나 옆 건물에 새로운 약국이 생기는 경우, 진료 과목이 변경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들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3대 특약에 더해 인근 의료기관의 임대차 기간과 성향, 주변 상권의 신축 점포 가능성 등까지 입체적으로 분석할 때 실패하지 않는 거래가 완성된다는 겁니다.2026-06-17 06:00:54강혜경 기자 -
전문약 비중 96%→86%…알리코제약의 포트폴리오 변화[데일리팜=최다은 기자] 전문의약품 비중이 3년 만에 96%에서 86%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건강기능식품 매출은 2억원에서 130억원으로 늘었다. 알리코제약의 사업 구조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의약품 중심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의료기기 등 비의약품 사업 비중을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알리코제약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2012억원으로 전년 1904억원 대비 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52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이중 전문의약품 매출은 1720억원으로 전년 1686억원 대비 증가하며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 전체 매출에서 전문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85.5%로 집계된다. 다만 매출 구조에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의약품 비중은 2023년 96.4%에서 2024년 88.5%, 지난해 85.5%로 낮아졌다. 반면 건강기능식품 사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매출은 2023년 2억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2024년 79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30억원까지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0.1%에서 4.1%, 6.5%로 확대됐다. 기타 사업 부문 역시 2023년 65억원에서 2024년 140억원, 지난해 162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문의약품 외 사업 비중은 2023년 3.6%에서 지난해 14.5%까지 확대됐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알리코제약의 1분기 매출은 483억원으로 집계된다. 건강기능식품 매출은 지난해 연간 13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만 39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체 매출 중 차지하는 비중도 8.1%로 커졌다. 알리코제약은 단순히 매출 확대에 그치지 않고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건기식 사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05억원 규모의 4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도 했다. 당시 알리코제약은 조달 자금 가운데 85억원은 채무 상환에 활용하고, 나머지 20억원은 건강기능식품 사업 관련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알리코제약 관계자는 "4회차 CB 자금은 건강기능식품 관련 매입비와 연구개발비 등에 사용하기 위해 추진된 자금 조달"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 들어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사업 확대에 보폭을 높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이나벨로'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 공식 입점시키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건강기능식품 유통 채널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시니어 케어 플랫폼 기업 시니어브릿지와 건강기능식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프리미엄 후코이단'과 '테코자임 징크비타' 공급을 시작했다. 알리코제약은 향후 약가 산정기준 인하와 품질·허가 규제 강화, CSO 시장 재편, 환율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부담 확대를 주요 경영 리스크로 지목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기반으로 성장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한편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동물의약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대표적으로 여성 헬스케어 브랜드 '위민업'과 의료기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알리코제약의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가 국내 제네릭 시장 환경 변화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약가 정책 강화와 제네릭 경쟁 심화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다수의 중소제약사들이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의약품, 소비자 헬스케어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코제약은 지난해 전문의약품 사업을 중심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자체적으로 약가 인하와 제네릭 경쟁 심화를 주요 리스크로 보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의료기기, 화장품, 동물의약품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것은 새로운 캐시카우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고 말했다. 이어 "전문의약품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하면서 비의약품 사업을 얼마나 확실한 수익원으로 키울 수 있을지가 변수"라고 덧붙였다.2026-06-17 06:00:52최다은 기자 -
사무장병원 넘어 '약국 특사경' 입법…불법 개설·운영 정조준[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약국의 불법 개설·운영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단속 공무원에게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그동안 사무장병원 등 불법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논의되던 특사경 제도가 약국만을 타깃으로 발의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같은 내용의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은 보건복지부와 그 소속 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중 '의료법'에 규정된 의료 단속 사무를 수행하는 이들에게는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중이다. 반면, 의약품 조제·판매 등 국민 보건과 직결되는 시설인 약국은 약사법 상 개설·운영을 단속할 명시적인 특사경 권한의 근거가 미흡한 실정이라는 게 서미화 의원 지적이다. 이번 개정안은 의료기관 단속 사무와 형평성을 맞추고, 법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마련됐다. 약국의 불법 개설·운영 행위(일명 ‘사무장 약국’ 등)는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를 훼손하고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우려가 큰 만큼 특사경 관련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게 서 의원이 법안을 발의한 배경이다. 특히 이러한 위반 행위는 실질적인 운영 구조가 교묘하게 은폐되어 있어 일반적인 행정조사만으로는 적발과 처벌에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서 의원 발의안은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전담 공무원에게 직접 불법 개설 약국 수사 권한을 부여해, 숨겨진 불법 구조를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파헤칠 수 있도록 했다. 핵심 내용은 사법경찰관리 직무 수행 근거를 마련했다. 약사법에 따른 약국의 개설·운영에 관한 단속 사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안 제5조제21호마목 신설) 나아가 직무 범위와 수사 관할도 한정했다.(안 제6조제18호마목 신설) 사법경찰관리의 직무 범위와 수사 관할을 약사법에 따른 ‘약국의 개설·운영에 관한 범죄’로 명확히 규정해 권한의 남용을 방지하고 수사의 전문성을 높인 셈이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수면 아래로 숨어있던 불법 약국 적발에 가속도가 붙어 국민 보건 향상과 건전한 의약품 유통 질서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원실 관계자는 "실무적으로 불법 사무장병원 적발 업무와 약사면허 불법 대여약국 적발 업무는 한 묶음인데 면대약국 부분이 일부 제외된 문제를 해결하는 입법"이라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의료법 상 의료에 관한 단속 사무와 형평성을 고려해 약사법에 규정된 약국의 개설과 운영에 관한 단속 사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 사법경찰관리로서 해당 사무를 수행하게 해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2026-06-17 06:00:50이정환 기자 -
"B형간염 진료지침 개정…조기 개입 통한 간암 예방 강화"[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대한간학회가 최근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국내 만성 B형간염 치료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ALT) 수치 중심 기준에서 벗어나 HBV DNA 역가 기반 질환 위험도 평가 후 치료 대상 확대 방향으로 진료체계를 재정비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그동안 치료가 필요한 환자임에도 현행 기준상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했던 이른바 '회색지대' 환자들에 대한 치료 권고가 강화되면서 간암 예방을 위한 조기 개입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는 '2026 간염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대한간학회의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 의미와 임상적 근거를 공유했다. 이번 개정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변화는 만성 B형간염 자연경과 분류 체계를 B형간염바이러스(HBV) DNA 역가 중심으로 재정립했다는 점이다. 기존 국내 가이드라인은 ALT 수치가 정상 상한치의 2배 이상 지속되거나 간섬유화가 확인된 경우 등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권고했다. 하지만 HBV DNA 수치가 높더라도 ALT 수치가 정상 범위에 머무르는 환자들은 치료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임상 현장에서 미충족 수요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실제 국내 연구에 따르면 전체 간암의 64%가 현행 건강보험 급여 기준 밖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HBV DNA 역가가 4~8 log10 IU/mL 수준인 중등도 바이러스혈증 환자군에서 간암 위험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대한간학회는 이러한 한계를 반영해 자연경과를 ▲고바이러스혈증(HBV DNA >8 log10 IU/mL) ▲HBeAg 양성 중등도 바이러스혈증 ▲저바이러스혈증(HBV DNA2026-06-17 06:00:48손형민 기자 -
창고형약국에 달라진 약심…"일반약 가격질서제도 필요"[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창고형 약국과 일명 '성지약국'을 중심으로 일반의약품 가격 경쟁이 확산되는 가운데 약사사회 내부에서 가격질서 제도 도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거 약사사회 내부에서도 찬반이 첨예하게 갈렸던 정찰제 또는 가격통제 방식에 대해 상당수 약사들이 긍정적인 인식을 보인 것으로 조사돼 주목된다. 인천시약사회 정책·약국위원회가 최근 회원 약사 48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반의약품 가격질서제도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가격질서 제도 도입 필요성 인식은 5점 만점에 4.54점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창고형 약국 확산과 일반약 가격 경쟁 심화에 대한 현장 인식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됐다. 조사 대상은 인천시약사회 회원 1310명이며 최종 응답자는 487명이다. 응답자의 89.1%는 개설약사였다. 조사 결과는 시약사회가 16일 저녁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 ‘창고형약국 대응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 현장에서 공개됐다. "가격 경쟁이 동네약국 줄일 것"…정찰제 논의 힘 실릴까 이번 조사 결과 약사들은 현재 일반약 시장의 가격 경쟁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일반의약품 가격 경쟁이 심하다는 인식은 4.24점, 가격 경쟁이 약국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4.46점, 가격 경쟁이 동네약국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은 4.41점으로 조사됐다. 실제 응답자의 35.3%는 인근 창고형 약국 또는 대형 할인 약국으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응답은 42.1%였지만, 존재 자체를 인지하고 있다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절반 가까운 약사들이 창고형 약국 문제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응답자의 36.4%는 일부 또는 대부분 품목을 권장가격보다 낮게 판매하고 있다고 답해 이미 상당수 약국이 가격 경쟁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띄는 부분은 가격질서 제도의 구체적인 형태에 대한 응답이다. 가격 고정 방식 가운데 가장 선호도가 높았던 것은 '단일가 고정'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0.7%가 하나의 기준 가격을 적용하는 단일가 방식을 선택했으며, 최저가 하한제는 24.6%, 상·하한 범위 설정은 18.5%였다. 반면 완전한 시장 자율 방식은 7.6%에 불과했다. 가격 결정 주체와 관련해서도 시장 자율 방식 선호도는 평균 2.01점으로 가장 낮았으며, 업계 협의제(36.6%)와 제조사 정가제(34.3%)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는 최근 약사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일반약 정찰제 또는 가격질서 제도에 대한 현장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과거 약사사회에서는 표준소매가 부활이나 정찰제 도입에 대해 시장경제 원칙 훼손, 약국 자율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창고형 약국과 초저가 판매 약국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일반약 가격 경쟁이 약국 경영과 지역약국 생존을 위협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응답자의 65.9%는 과거 표준소매가 제도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20~30년 이상 경력 약사층에서는 인지도가 80~90%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약사들은 가격질서 제도의 효과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가격질서 제도가 소비자 혼란과 컴플레인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4.35점, 동네약국 유지에는 4.34점, 과도한 가격 경쟁 완화에는 4.30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약국 수익 감소(2.29점), 소비자 반발 증가(2.36점), 경쟁 약화에 따른 경영 태만(1.93점) 등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다만 제도의 실효성과 관련해서는 "제약사·도매상 단계의 협조 없이 약국만 규제해서는 효과가 없다"는 응답이 3.87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나 가격질서 제도 논의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공급 단계 전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기됐다. 조성훈 인천시약사회 정책이사는 “가격질서제도에 대한 지지는 단순한 경제적 이익보다 가격경쟁 완화, 지역약국의 지속가능성 확보, 약사 전문직 가치 보호에 대한 기대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응답자들은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높은 지지를 보였지만 제약사·도매상 등 공급망 전반의 참여와 실효성 확보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조 이사는 “이번 조사는 일반약 가격질서 확립에 대한 현장의 요구가 높음을 보여준다”면서 “향후 가격질서제도 논의 과정에서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2026-06-17 06:00:46김지은 기자 -
폼페병 치료제 '넥스비아자임' 공급 부족…행정지원 검토[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의 희귀질환 치료제 '넥스비아자임주(성분명 아발글루코시다제알파)'의 공급 부족 우려에 보건당국이 현황 파악과 동시에 지원 검토에 나섰다. 대체 의약품이 없는 필수의약품인 만큼, 환자들이 치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 사노피-아벤티스 코리아는 지난 12일 식약처에 '넥스비아자임주'의 공급 부족을 공식 보고했다. 회사 측은 공급 부족의 원인으로 "글로벌 수요 대비 생산량 부족과 중동 경유 지역 분쟁에 따른 물류 및 운송 지연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넥스비아자임주는 희귀 유전성 대사질환인 '폼페병(Pompe disease)' 환자에게 투여하는 효소대체요법(ERT) 치료제다. 폼페병은 글리코겐을 분해하는 효소가 결핍돼 근육 세포 내에 글리코겐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전신 골격근 위축, 보행 능력 상실, 호흡 부전 등이 진행되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른다. 특히 넥스비아자임주는 기존 치료제 대비 세포 내 약물 침투율을 높여 환자의 호흡 및 보행 기능을 유의미하게 개선한 최신 치료제로, 현재 국내에서 대체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대체 불가능한 필수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사노피 측은 공급부족 보고서를 통해 "이 제품은 매월 정기적인 공급과 투여가 필수적"이라며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환자들은 주요 예후 지표인 보행 기능(6MWT)의 급격한 정량적 저하를 겪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활동성 근육 세포 내 효소 결핍으로 비가역적인 골격근 손상 및 위축이 유발되어, 독립적인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상실하는 등 임상적 상태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현재 사노피 코리아는 물량 확보를 위해 비상 수입 계획을 가동 중이다. 지난 12일 1200개를 우선 수입했으나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조기 품절(OOS, Out of Stock)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오는 7월 20일 1700개를 추가로 수입하는 한편, 일시적인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해외 유통용 패키지(해외팩) 제품을 그대로 국내에 들여오는 방안을 타진 중이다. 식약처도 환자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 신속하게 현황 파악 및 행정지원 조치에 착수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중동 전쟁 영향이 직접적인 원인은 아닌 것으로 보이나, 환자 치료에 공백이 생기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회사 측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필요 시 타 국가 수입 제품의 표시기재(국문 라벨링)를 면제해주는 등 신속한 통관을 위한 행정지원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넥스비아자임은 지난 2023년 9월 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환자의 체중 kg당 20mg을 2주에 1회씩 정맥 내 투여하는데, 60kg일 경우 1200mg이 필요하며 100mg 1바이알 당 보험약가는 143만6600원이므로 2주마다 1716만원이 든다. 하지만 환자들은 희귀질환 보험특례산정 대상이어서 여기에 10%만 본인 부담하면 된다.2026-06-17 06:00:44이탁순 기자 -
"퇴행성은 관리 중심, 류마티스는 조기 치료 핵심"[데일리팜=황병우 기자]골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은 모두 관절 통증과 뻣뻣함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환자들이 혼동하기 쉬운 질환이다. 특히 손가락 관절이 붓거나 변형이 동반되면 단순 퇴행성 변화인지, 면역 염증성 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인지 환자 스스로 구분하기 어렵다. 문제는 두 질환의 치료 방향이 다르다는 점이다. 골관절염은 손상된 연골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치료보다는 통증 조절과 기능 유지, 생활습관 관리가 중심이다. 반면 류마티스관절염은 조기에 진단해 항류마티스제 등으로 염증 진행을 억제해야 관절 손상과 변형을 줄일 수 있다. 데일리팜은 유인설 세종 류마플러스내과 원장을 만나 골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와 치료 전략을 들어봤다. 활막 염증과 연골 손상...시작점 다른 두 질환 유 원장은 골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의 가장 큰 차이로 병태생리와 발생 부위를 꼽았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면역 이상으로 활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관절을 침범하는 질환이다. 반면 골관절염은 연골이 닳거나 손상된 뒤 2차적인 염증 반응과 통증이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에 가깝다. 유 원장은 "류마티스관절염은 활막에서 염증이 시작되고,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 손상 이후 생기는 변화라는 점에서 병태생리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호발 부위도 감별의 단서가 된다. 손을 기준으로 류마티스관절염은 중수지관절, 손목관절 등에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반면 퇴행성 관절염은 손가락 끝마디 관절에서 흔하게 관찰된다. 아침에 관절이 뻣뻣한 조조강직도 중요한 단서다. 일반적으로 짧게 지나가면 퇴행성 변화 가능성을, 30분 이상 길게 지속되면 염증성 관절염 가능성을 고려한다. 다만 유 원장은 이러한 기준만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도 아침 뻣뻣함을 길게 호소하는 경우가 있고, 손 사용량이나 직업, 생활습관에 따라 변형 양상이 복잡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퇴행성은 관리 중심, 류마티스는 조기 치료 핵심 치료 접근도 다르다. 류마티스관절염은 항류마티스제, 생물학적제제 등 치료 선택지가 단계적으로 마련돼 있다. 조기에 발견하면 염증을 낮추고 관절 손상과 변형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반면 골관절염은 아직 손상된 연골을 회복시키는 약물치료가 확립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통증과 기능 개선, 관절 사용량 조절, 생활습관 관리가 치료의 중심이 된다. 유 원장은 "류마티스관절염은 질병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약들이 단계별로 나와 있어 조기에 발견하면 뼈 손상과 변형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하지만 퇴행성 관절염은 한 번 망가지면 원래대로 되돌리기 어려워 증상 개선과 기능 유지가 중심이 된다"고 설명했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에서는 최근 경구용 JAK 억제제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기존 생물학적제제가 주사 치료 중심이었다면, JAK 억제제는 경구제로 복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 편의성이 높다. 유 원장은 "주사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환자들이 있고, 주사를 맞는다는 것 자체를 질환이 심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며 "그런 환자들에게는 JAK 억제제가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JAK 억제제는 환자 특성에 따라 세밀하게 선택해야 한다. 연령, 심혈관계 위험, 종양 관련 위험, 대상포진 병력, 동반질환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유 원장은 지셀레카를 예로 들었다. 지셀레카는 JAK1 선택성을 가진 경구용 JAK 억제제로, 용량 선택지가 있다는 점에서 환자별 치료 전략을 세울 때 고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 원장은 "지셀레카는 제형이 두 개가 있고, JAK1 선택성이 강하다는 점을 감안할 수 있다"며 "고령에서 시작하거나 안전성 이슈를 함께 봐야 하는 환자에서는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혈액검사 양성만으로 판단 말아야" 특히 유 원장이 강조한 부분은 진단과 복약 순응도다. 류마티스 인자가 양성이라고 해서 곧바로 류마티스관절염으로 판단할 수 없고, 반대로 혈액검사만으로 질환을 배제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환자들이 인터넷 검색이나 인공지능 챗봇을 통해 자신의 증상을 먼저 확인하고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에는 관절이 실제로 붓는지, 어느 부위가 침범됐는지 등을 확인하는 신체 진찰이 중요하다. 유 원장은 "혈액에서 류마티스 인자가 나온다고 모두 류마티스관절염은 아니다"라며 "인터넷이나 인공지능으로 찾아보고 지레짐작하기보다, 류마티스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단 이후에는 약을 임의로 중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좋아지면 환자 스스로 약을 줄이거나 끊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염증이 다시 악화될 수 있다. 그는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진단받고 약을 먹기 시작했다면 좋아졌다고 임의로 끊지 말아야 한다"며 "부작용이 있거나 약을 줄이고 싶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 적절한 일정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 원장은 "손가락이 붓고 아프다고 모두 같은 관절염은 아니다"라며 "골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은 치료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증상을 오래 참거나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류마티스내과 전문 진료를 통해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치료의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2026-06-17 06:00:42황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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