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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퀴스' 특허분쟁 대반전…국내사들 '발등에 불'
김진구 기자 2021-04-09 06:00:55
'엘리퀴스' 특허분쟁 대반전…국내사들 '발등에 불'
김진구 기자 2021-04-09 06:00:55

대법원, 1·2심 뒤집고 BMS 승소 취지 파기환송 판결

제네릭 판매중단+전방위 손해배상청구 소송 불가피

엘리퀴스 약가인하도 없던 일로…현행 상한가 유지 전망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엘리퀴스(성분명 아픽사반) 특허분쟁에서 승자와 패자가 바뀌었다. BMS는 1·2심에서 연달아 패했으나, 대법원에서 승리하며 제네릭사들과의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반면, 제네릭사들의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당장 제네릭 제품의 판매를 중단할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오리지널사로부터 대규모 손해배상청구도 예상된다.

이번 판결은 엘리퀴스 약가인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환송심에서 판결이 확정될 경우 엘리퀴스 약가인하 처분은 특허만료 시점까지 연기된다는 설명이다.

◆사건은 다시 특허법원으로…대법원 판단 따를까

대법원 특별3부는 지난 8일 한국BMS제약이 네비팜·휴온스·인트로바이오파마·알보젠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무효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뒤집고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이 소송은 엘리퀴스 제네릭 제품을 상대로 한 BMS의 특허침해 소송, 엘리퀴스 보험상한가 인하 처분에 불복하는 BMS의 행정소송 등 여러 소송과 연관돼 있었다. 대법원 역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전원합의체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이 원심을 파기함에 따라 사건은 특허법원에서 다시 다뤄질 예정이다. 다만 대다수 파기환송심은 상급심(대법원)의 판단을 따른다는 점에서 이번 분쟁과 관련한 승부의 추는 BMS 쪽으로 기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허침해 소송 속도 붙을 듯…제네릭 판매중단 유력

BMS는 이번 승리로 세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첫째는 제네릭 판매 중단이다. 엘리퀴스는 제네릭 출시를 전후로 처방액 상승세가 꺾인 상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엘리퀴스의 원외처방액은 2016년 195억원에서 2019년 490억원으로 매년 꾸준히 늘었으나, 지난해엔 477억원으로 3% 하락했다.

반면, 엘리퀴스 제네릭의 합계 처방액은 2019년 7~12월 12억원, 지난해 83억원 등으로 빠르게 늘었다. 제네릭 출시가 엘리퀴스 처방액 감소에 일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BMS는 각 제네릭사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 속도를 붙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관련 소송은 10여개가 동시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소송들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법원 판결에 맞춰 특허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였다.

만약 BMS가 이어진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제네릭 판매 중단에 따른 반사이익을 가져갈 수 있으리란 전망이다.

◆전방위 손해배상청구 소송 불가피…배상액 산정이 관건

BMS의 두 번째 목적은 제네릭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엘리퀴스 물질특허의 진보성이 인정됐다. 이어질 특허침해 소송에서 제네릭사들의 특허침해 사실까지 인정되면 BMS는 손해배상청구 요건을 갖추게 된다.

엘리퀴스 제네릭은 2019년 6월 이후 ▲종근당 '리퀴시아' ▲유한양행 '유한아픽사반' ▲삼진제약 '엘사반' ▲한미약품 '아픽스반' ▲아주약품 '엘리반' ▲유영제약 '유픽스' 등이 발매됐다. 지난해 처방액은 리퀴시아 26억원, 엘사반 17억원, 유한아픽사반 11억원 등이다.

관건은 지난해 12월부터 강화된 손해배상액 산정 기준이다. 지난해 국회는 특허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산정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특허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기존에는 특허권자의 '생산능력범위'에 '단위당 이익액'을 곱하는 방식으로 손해배상을 산정했다. 작년 12월부터 시행된 새 법에선 여기에 특허권자 '생산능력범위 초과분'과 '합리적 실시료율'을 곱한 금액을 더한다.

일례로, 특허권자의 제품 생산능력이 100개인 경우, 기존 특허법에선 침해자가 1000개의 침해제품을 시장에 판매해도 특허권자는 생산능력범위 밖의 900개 제품에 대해선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개정법에선 이 900개에 대해서도 추가로 배상받을 수 있다.

단편적으로는 엘리퀴스 오리지널의 처방량이 제네릭 처방량을 압도하는 상황이지만, 생산능력범위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온다.

당장 제네릭사들은 BMS의 전방위적인 손해배상청구 소송 가능성 때문에 자체적으로 판매를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엘리퀴스 제네릭을 판매 중인 한 국내사 관계자는 "판결 이후 자체 판매중단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약가인하 처분, 2024년 9월까지 미뤄질 듯

세 번째 목적은 약가인하 처분의 무력화다. 앞서 정부는 제네릭 출시를 근거로 2019년 7월 엘리퀴스의 보험상한가를 30% 인하한다고 고시한 바 있다.

그러나 BMS는 물질특허 소송의 최종적인 승패가 갈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정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약가인하 처분을 미뤄달라는 요청이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고, 결국 엘리퀴스 약가는 1년 반 가까이 종전과 동일하게 정당 1185원으로 유지되는 중이다. 여기에 이번 대법원 판결이 더해졌다. 제네릭 출시를 기반으로 한 정부의 약가인하 명분이 사라졌다.

엘리퀴스의 물질특허는 2024년 9월 9일 만료된다. 만약 파기환송심에서 이번 대법원 판결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제네릭 출시는 2024년 9월 이후로 미뤄진다. 엘리퀴스의 약가 또한 2024년 10월에 인하될 가능성이 크다.
김진구 기자 (kjg@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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