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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호평 'K-진단키트', 긴급승인 있기에 가능"
이탁순 기자 2020-05-14 06:20:38



"전세계 호평 'K-진단키트', 긴급승인 있기에 가능"
이탁순 기자 2020-05-14 06:20:38

[DP인터뷰] 오현주 식약처 의료기기심사부장

"메르스 때 제도도입, 적극행정 주효"

 ▲ 오현주 식약처 의료기기심사부장.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전세계가 한국산 진단키트에 열광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진단키트 수출국가는 103개에 달하며, 수출금액은 2466억원에 이른다. 1월만 해도 수출국가는 1개에 불과했지만, 우리나라 조기 진단 능력이 호평을 받으면서 전세계의 'K-진단키트'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는 코로나19 감염병 유행 초기 진단키트를 신속하게 승인한 덕분이기도 하다. 만약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2015년에 유행했다면 이렇게 빨리 진단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에는 긴급 승인 절차도 없었기 때문이다.

오현주(59) 식약처 의료기기심사부장은 진단키트의 긴급 사용 승인 제도를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진단키트를 관리하는 체외진단기기과의 초창기 멤버 수장이기도 하다.

"2009년 신종플루가 발생하면서 공산품으로 있던 진단시약이 비로소 의료기기로서 관리가 시작됐어요. 식약처에서는 이런 진단시약을 관리하는 체외진단기기TF 부서를 2014년 처음 만들었고, 2015년 1월 정식으로 체외진단기기과가 신설됐어요."

이때부터 체외진단시약이 적절한 관리를 받으면서 품질이 향상됐고, 시장 저변도 확대됐다. 과거에는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진단키트의 신뢰가 떨어진 때였다.

2015년 체외진단기기 업체는 222개(제조 126개, 수입 96개)였지만, 2020년 현재는 456개(제조 262, 수입 194개)로 증가했다. 오 부장은 "마침 의료시장이 치료 중심에서 예방 진단 쪽으로 옮겨졌고, 체외진단기기에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면서 우리나라 제조업체 중심으로 산업이 활성화됐다"면서 "이번 코로나19 위기도 체외진단기기 제조업체가 기반이 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체외진단기기과가 신설되고 이듬해 메르스(지카바이러스) 사태가 터졌다. 메르스 사태로 신종 감염병에 대비해 신속하게 진단키트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졌다. 이에 당시 미국FDA에 있었던 EUA(긴급승인제도) 제도를 도입했고, 의료기기 시행규칙에 해당 내용을 신설해 법적근거도 마련됐다.

긴급승인제도가 생기면서 제품 승인에 80일 이상 걸리던 것이 단 일주일로 당겨졌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키트가 재빨리 탄생하게 된 배경에 이런 긴급승인제도가 있었던 것이다.

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지난 2월 4일 처음 긴급 승인됐다. 식약처는 이 소식을 우리나라가 속한 IMDRF(국제의료기기규제당국자포럼) 9개국 및 세계보건기구(WHO)에 이메일을 통해 전달했다.

이에 WHO는 허가시 주요 검토자료를 물어봤고, IMDRF 유럽연합 대표도 국내 제품에 대한 긴급사용 심사 시 검토자료를 문의해 회신하기도 했다. 이것이 기초자료로 활용되면서 전세계의 'K-진단키트'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긴급사용 승인은 식약처와 질병관리본부의 긴밀한 협조 하에 진행된다. 질본은 시험법을 마련해 제조업체에 공개했고, 이를 토대로 시약이 만들어졌다. 이런 진단시약들이 질본을 통해 긴급승인 요청이 오면 의료기관과 질본에서 동시에 임상평가가 진행되고, 전문가회의를 거쳐 최종 승인하게 된다. 이 과정까지 대부분 일주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현재 식약처가 긴급 사용 승인한 진단키트는 총 6개. 하지만 신청제품은 64개나 됐다. 식약처 체외진단기기과는 임상적 성능을 심사하느라 밤낮이 모자랐다. 이에 식약처 모든 부서들이 마스크 수급에 매달릴 때 체외진단기기만은 예외였다.

"처음 체외진단기기TF 부서 만들 때 인원이 7명으로 출발했는데, 지금도 7명이 심사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방역 선진국으로 칭찬을 받는 것은 이 7명 인원이 7일만에 승인을 하는 적극적 행정이 있었기 때문이죠."

오 부장은 1985년 국립보건원에 입사해 혈청진단과에서 연구직으로 일했다.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미생물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유전학으로 박사학위도 취득했다. 바이러스 진단 업무를 하면서 산업에 대해 애착도 생겼고, 이에 체외진단기기TF 초대팀장을 맡을 수 있었다.

"전세계가 펜더믹 쇼크 상태로 빠져들수록 한국산 진단키트의 몸값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출이 급증하고 있죠. 신종 감염병에 대한 수준높은 한국산 진단키트의 양적 질적 향상은 우리 정부와 산업계의 체계적 준비와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탁순 기자 (hooggasi2@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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