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6 21:10:34 기준
  • #GE
  • 글로벌
  • 진단
  • 인력
  • 처분
  • 제약
  • #복지
  • CT
  • #염
  • 급여
네이처위드

울산대병원 늘어나는 약국…처방감소 '도미노'

  • 정흥준
  • 2019-02-22 21:45:04
  • [약국밀집지역]1월말 약국 또 개업...신축아파트·호텔 등 입점 예의주시

약국 밀집지역 탐방-울산대병원 문전약국 편

"문전약국이 하나 더 늘어나면서 인근 약국들은 처방전이 10%에서 절반까지 줄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는 거예요. 병원 앞에 짓고있는 아파트 상가에 약국이 입점할 가능성도 있고, 현대호텔 상가 건물의 약국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울산대병원 문전약국가는 지리적 여건상 일정 간격을 두고 약국이 넓게 분포해있는 모습이다. 병원에서 가장 가까운 약국도 약 300m 떨어져있기 때문에 전체 외래 처방전 중 약 60~70%만 문전약국들로 흡수되고 나머지는 울산 전 지역으로 흩어진다.

병원 및 약국가에 따르면 울산대병원에는 하루 약 3000명의 환자들이 방문하고, 이중 처방전을 받아가는 환자수는 약 1600명에 달한다. 1600건 중 약 60~70%를 문전약국에서 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병원처방전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문전약국은 총 6곳이다. 이외에 추가로 2곳의 인근 약국으로도 처방전이 분산된다.

하지만 데일리팜이 최근 울산대병원을 찾아가 본 결과, 지난 1월말 신설된 약국으로 인해 처방 분산이 심화되며 약국가에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새롭게 오픈한 약국 건물은 과거 현대중공업 간부 숙소였으나 현재는 오피스텔로 탈바꿈했다. 오피스텔 1층 7개의 상가는 모두 임대 예정이며, 지하 1층인 약국만 문을 열었다.

지하 1층이지만 언덕에 위치한 덕분에 다른 건물의 1층 건물 높이였다. 또한 약국 옆에 차량 50여대가 수용 가능한 주차장이 마련돼있었다.

이에 인근 A 약국장은 "문전약국 중에서 주차장을 따로 가지고 있는 곳은 새로 생긴 약국이 유일하다. 그걸 알기 때문에 주차장이 있다는 걸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면서 "차량을 가지고 오는 환자들이 상당수이기 때문에 점차 환자가 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병원 신관을 차량으로 빠져나와 약국가로 접어들면, 신설 약국에 붙은 '약국무료주차', '불법주차금지'등의 문구는 단연 눈길을 끌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약국 간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었다. 또다른 B 약국장은 "새로운 약국이 개업을 하자마자 주차단속이 급증했다. 처음 일주일은 거의 시간마다 한번씩 단속을 나왔고, 주차금지방송을 틀어놓고 단속차가 돌아다니기 때문에 동네 전체가 시끄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B 약국장은 "심증은 있지만 개업한 약국에서는 결사코 아니라고 한다. 구청에선 민원이 접수된 이상 나와보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불안한 환자들은 처방전 맡겨두고 한바퀴 돌고오겠다고 나간다. 병원 환자들이 아예 문전약국을 이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생각해야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인근 C 약국장은 "약국이 새로 생겨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건 자본주의 논리로 어쩔 수 없지만, 다소 시끄러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약국이 늘었으니 처방이 줄어드는건 당연하고 개업한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아직 체감이 덜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줄어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약사들은 늘어난 경쟁약국보다 앞으로 더 약국이 들어올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감을 나타냈다.

6곳의 약국 중 제일 동떨어진 위치에서 운영을 하고 있는 한 약국장은 같은 건물에 있는 빈 상가를 임대해 창고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 약국장은 "원래 약국 자리를 옮기려고 구상했었는데 지금은 그냥 창고로 쓰고있다. 임대료는 나가지만 혹시 이 자리에 약국이 들어오면 우리 약국도 피해가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2020년 완공 예정인 신축 아파트 공사모습.
가장 우려가 되는 위치는 신축아파트와 호텔 부지 내 상가였다. 먼저 2020년 완공 예정으로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아파트 KCC스위첸은 기존 약국들보다 병원에 좀 더 가까운 곳에 위치했다.

약국들은 210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오면서 일반약 매출이 일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만약 아파트상가에 약국이 들어온다면 전혀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지역의 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있는 약국들은 나가는 곳이 없다. 찾는다면 약국들이 줄지어 있는 거리에서 빈 상가자리를 찾아봐야 한다"면서 "물론 당장 들어갈 순 없지만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 상가가 아무래도 병원에 더 가깝기 때문에 위치상으로 좋다"고 설명했다.

병원에서 횡단보도만 건너면 호텔 상가 건물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치명적인 약국 개설 위치는 호텔부지 내 상가였다. 병원과 맞붙어있는 현대호텔 부지에는 2층으로 상가건물이 세워져있으며, 해당 건물에선 편의점이 운영중이다.

상가건물은 병원 신관과 마주보고 있으며, 좁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기 때문에 환자들의 접근성이 높다. 현재 편의점 옆에는 유사한 크기의 사무실이 비어있는 상황이다. 만약 이 자리에 약국이 들어올 경우 독점에 가까운 처방 흡수율을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울산시약사회는 그동안 호텔 부지 내 약국 개설 움직임이 보일 때마다, 처방 독점성 등을 내세워 저지해왔다.

시약사회는 ▲호텔 소유 상가 구내약국 설치는 실정법 위반 ▲지역약국에 심각한 타격을 초래 ▲구내약국설치를 희망하는 수많은 대형병원 세미급병원이 잇따라 약국 설치 ▲2012년 정몽준 명예회장과 당시 약속을 저버리는 일 ▲현대중공업그룹과 약사회의 우의를 저버리는 일 등을 근거로 개설불가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파트상가 약국이 들어서고, 이후 점차 병원과 가까운 위치에 약국이 들어선다면 호텔부지 약국의 독점성은 점차 흐려질 것이라고 봤다. 그틈을 타 호텔 부지내 상가에 약국이 비집고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앤컴퍼니가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2017년 울산과 경주, 목포에 있는 호텔현대를 2000억원에 인수한 것도 우려를 확산하는 데 한몫했다. 이에 지역의 한 약사는 "호텔 약국 입점은 꺼지지 않은 불씨다. 항상 상황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