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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많은 난소암, 부작용 관리가 관건"
안경진 기자 2016-08-17 06:14:52



"재발 많은 난소암, 부작용 관리가 관건"
안경진 기자 2016-08-17 06:14:52
[DP인터뷰]김재원 부인종양학회 부인암진료권고안소위원장



좋다는 항암제가 많이 나왔다. 연구개발이 가장 활발하다는 폐암의 경우 유전자형에 따라 생존기간을 1년 이상 연장할 수 있는 표적항암제가 다수 도입됐고, 일부 환자에서는 완치 가능성을 넘볼 정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난소암 환자들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난소암은 과반수 환자가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받는 데다 최근 추가된 아바스틴(베바시주맙) 외엔 표적항암제라 부를 만한 치료옵션조차 없다. 그나마 절반은 1차치료 후 2~5년 이내 재발해 반복적인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실정이라, 누적독성에 의한 신경병성 증상과 탈모, 호중구감소증 같은 부작용에 여과없이 노출되는 것.

올해 초 개정된 대한부인종양학회의 난소암 진료가이드라인에 새삼 케릭스가 신규 약물로 등재된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리포좀화된 독소루비신 성분의 케릭스는 무진행생존기간(PFS) 등 유효성 면에서는 기존 치료제와 차이가 없지만 누적독성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누적독성으로 인해 항암치료를 중단해야 했던 일부 환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최근에는 치료과정에서 부작용 발생을 낮춘 덕분에 난소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근거연구도 확보됐다. 이를 통해 학회가 강조하고자 하는 난소암 치료의 핵심은 '지속가능성'이다.

대한부인종양학회 부인암진료권고안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재원 교수(서울대병원 산부인과)와 만나 난소암 치료 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봤다.

- 부인암 중 유독 난소암 사망률이 높고 치료가 어려운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진단이 늦어지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난소암의 병기는 크게 네 단계로 분류되는데, 암이 난소에 한정된 경우를 1기, 암이 난소를 벗어나 자궁, 나팔관 등 골반 내 장기로 전이된 경우를 2기, 간, 대장, 소장, 복강 내 림프절 등 복강 내 기관에 전이된 상태를 3기, 뇌, 폐, 목 주위 림프절 등까지 전이된 경우를 4기라고 한다. 이 중 3~4기에 진단되는 환자가 거의 3/4을 차지하는 실정이다. 조기진단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보니 진단시기가 늦어지고, 수술과 치료가 어려워져 예후조차 좋지 못한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초음파나 혈액검사를 이용해 발견시기를 앞당기더라도 생존율 개선까지는 연결되지 않고 있다.

- 난소암은 전이나 재발도 빈번하다고 들었다.

난소암은 골반 깊은 곳에 위치하며 암이 상당히 진행하기까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난소가 비대해진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난소 표면에서 암이 발생하는 상피성 난소암에 해당하며, 난소기능부전과 무관하게 폐경 이후에 생기는 경우도 많다. 생김새 자체가 외피 없이 복강 내에 노출되어 있는 구조라 진단이 늦어지지만, 복강 내 액체의 흐름을 따라 움직이는 과정에서 전이가 쉽게 일어나는 경향도 있다. 대개 복강 위나 간, 비장 뒷부분까지 전이가 많이 된 상태에서 발견된다.

- 최근 항암제 분야 연구개발이 활발한 데 비해 난소암에서는 신약개발 소식이 뜸한 것 같다.

연구개발이 활발한 암종으로 폐암이나 대장암, 유방암 등을 꼽을 수 있지 않나. 유병률 순으로 연구가 이뤄지다보니 증례수가 많은 일부 암종에 연구가 쏠리는 경향도 있는 듯하다. 난소암은 미국에서도 신환이 1500례 정도로 많지 않은 편에 속하는데, 이제 겨우 임상에 몇가지 약제가 들어와서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파클리탁셀과 카보플라틴을 사용하다가 1~2년 전 혈관생성억제제 아바스틴이 허가됐고, 최근 개발된 PARP 저해제 린파자(올라파립)가 기대해 볼만하다.

- 올해 초 부인종양학회에서 부인암 진료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으로 안다. 개정판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다면?

크게 3가지인데 모두 약물치료와 관련된 내용이다. 혈관생성억제제 계열 아바스틴과 BRCA 유전자 관련 난소암에서 PARP 저해제 린파자가 새롭게 권고됐고, 기존에 쓰이던 항암제이긴 하지만 국내에 도입이 늦어진 케릭스를 권고한 것이 포인트다. 기존에 발표된 논문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권고수준을 정하다보니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 혈관생성억제제의 경우 근거가 확실한 만큼 '사용해야 한다'로 강하게 권고됐고, PARP 저해제는 근거가 2상 임상이라 권고수준이 조금 낮다. 2상 임상만으로도 워낙 생존기간 차이가 10~11개월 정도로 크게 나타나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는데, 3상 임상 결과는 올해 말~내년 초쯤 발표될 예정이다.

케릭스의 경우 기존에 사용하던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과 비교했을 때 생존율이 열등하지 않으면서 독성 프로파일에 차이가 있다는 3상임상을 근거로 추가됐다. 난소암 재발 환자에게는 부작용 차이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상당한 의미다. 완치가 불가능한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삶의 질적인 측면을 고려해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종합해 볼 때 개별 환자 상황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본다.

- 환자들이 힘들어하는 항암누적독성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이 있는지 궁금하다.

구역, 구토 증상은 대부분의 항암제에서는 유발되는 부작용이지만, 예방방법이 있어 사실상 큰 문제는 아니다. 진료경험에 비춰볼 때 말초신경병증이라고 불리는 손발 저림 증상 때문에 항암치료를 하다가 목표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단하거나 줄여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말초신경병증을 직접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설명이 불가능한 괴로운 느낌으로, 물건을 잡았을 때 손이 너무 화끈거려서 떨어뜨린다든지 심할 때는 수저 사용이 곤란해 식사하기 힘들어하는 환자도 있다. 3등급 정도가 되면 걸어다니기 힘들어 일상생활이 불가한 정도다. 불 위를 맨발로 걷는 것 같은 고통이라고 표현하는 환자도 있었다. 통상 6사이클을 투여해야 하는데 2~3사이클 정도 지나면 대부분 어느 정도 증상을 호소하고, 진행될수록 독소가 쌓여 그 정도가 심해진다.

항암치료를 받은 10명 중 절반가량이 독성반응을 보이고, 2~3명 정도는 약을 중단해야 할 정도로 심한 증상을 호소한다. 여성 환자들이라 탈모로 인해 괴로워하는 분들도 꽤 된다.

- 이 같은 누적독성을 완화하기 위해 용량을 줄이거나 약물치료를 중단하는 것 외에 대안이 있나?

첫 사이클 때는 파클리탁셀 + 카보플라틴 병용을 표준요법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재발할 경우 일차치료 때 환자가 부작용으로 힘들어했던 경력이 있다면 케릭스 같이 독성반응이 적은 약제를 선택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허가된 신경정신과 약제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실제 경험에 비춰보면 모든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고 1/3정도에게만 효과가 있는듯 하다. 첫 병력이 중요하고, 초기 부작용에 따라 치료제 선택을 고려해야 한다.

- 난소암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환자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치료과정에서 겪는 어려움들을 기록해 오는 등 적극적으로 상의하는 분들도 있지만, 묻기 전에는 이야기하지 않는 환자분들이 많다. 그래서 양성 종양이나 가벼운 부인질환이 아닌 암환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시간을 오래 할애해 환자와 소통에 힘쓰는 편이다. 난소암 치료과정에서는 환자와 의료진간 의사소통이 중요하다보니 보다 적극적으로 본인의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임상시험과 관련된 내용이다. 임상시험에 관해 오해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임상시험은 현재 실행되는 표준요법보다 뛰어날 수도 있고 최소한 표준보다 못하진 않다. 임상시험에 대한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고 본다.
안경진 기자 (kjan@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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