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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AI·빅데이터 시대 걸맞는 전략 수립해야"제약바이오산업 100년 대계를 위한 핵심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상호 인프라 융합·혁신과 신속하면서도 합리적 의사결정 시스템 구축에 있다." 데일리팜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5월 21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연구소장 4명을 초청, '대한민국 헬스케어산업 R&D 전략과 방향성'을 주제로 특별좌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좌담회는 박두홍(63)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 본부장, 오세웅(49)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부소장, 유현아(45) GC녹십자 종합연구소장, 이승주(55) 알테오젠 연구소장 등이 패널로 참석해 심도있는 토론의 장을 펼쳤다. 글로벌 빅파마의 경우 한해 연구개발 비용으로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을 투자하며 퍼스트 인 클래스와 베스트 인 클래스 전략을 동시다발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이이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며, 글로벌 총생산량의 1%를 차지하는 등 아직은 태동기인점을 감안할 때 우량 다국적제약사의 전략을 무조건 벤치마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좌담회에 참석한 4명의 연구소장들은 신약개발에 있어 ▲파이프라인 역량을 정확히 진단 ▲수요 충족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 확보 ▲리스크 분산과 시대적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 구성 등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두홍 항암신약개발사업단 본부장은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퍼스트 인 클래스가 당연히 유리하지만 약제의 종류, 질환의 특성, 개발사의 역량, 시장의 환경 등 다양한 다양한 컨텍스트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충족 수요를 파악함과 동시에 어느 정도의 외형 확장을 통한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설정"이라고 말했다. 오세웅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부소장도 "신약개발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자되는 분야다. 아울러 회사의 수준을 고려한 정확한 개발 타깃 설정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임상3상까지의 개발 목표보다는 중간단계에서의 라이선스 전략이 현실적인 방안일 것"이라고 밝혔다. 유현아 GC녹십자 종합연구소장은 "모든 종류의 역량과 리소스를 내부에서 확립해 외부와 경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외부 과제 영입을 통해 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모델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나아가 다른 산업의 새로운 기술(A.I)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확장성도 검토될 시기"라고 피력했다. 이승주 알테오젠 연구소장도 "다국적 제약기업의 경우, 내부에서 유사한 과제가 수행되고 있더라도 개발 일정이나 경쟁력이 높은 프로젝트가 있을 경우 과감하게 외부 과제를 도입해 결과 도출 속도를 높이는 경향이 뚜렷하다. 오픈이노베이션은 연구개발 역량의 강화와 확장의 새로운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특성 중 하나인 오너십에 대한 바람직한 방향성 제시도 눈길을 끌었다. 4명의 패널 모두는 "신약은 기다림의 미학으로 독단적 리더십은 자칫 개발 프로세스와 목표 달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시 말해 신약개발에 있어 합리적 리더십은 리스크에 대한 정확한 이해, 과감하면서도 신중한 의사결정, 전략적인 사고와 투자, 연구개발자에 대한 존중 등이 지속적이면서도 일관되게 유지돼야 한다는 말이다. 유현아 연구소장은 "신약 개발을 인생 역전의 로또로 기대하는 순간, 그 과정이 매우 고통스러울 정도의 인내심이 요구될 수 있다. 이는 오너 스스로 하여금 '쓸데없이 긴 시간과 비용 투자'라는 오인과 착각으로의 인식전환을 부추기는 부정적 원인을 제공할 수 있어 가장 금기시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즉 목표가 수립된 경우 게이트 리뷰를 통해 명확한 실행과 중단에 대한 합리적 의사결정 구조와 내부 통제 시스템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A.I와 빅데이터 시대에 즈음한 스마트연구소에 대한 다양한 의견제시도 주목된다. 스마트연구소는 인공지능을 등 첨단기기를 도입·활용한 연구시스템 기반 마련을 뜻하기도 하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 개발자 간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프로세스가 유연한 조직으로 대별되기도 한다. 오세웅 부소장은 "병원을 중시으로 축적되고 있는 환자와 유전체에 대한 한국인의 빅데이터 정보로부터 새로운 약물 타깃이 발굴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신약과제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덧붙여 이승주 소장은 "전자 연구노트와 LIMS가 연동되어 필요한 정보나 기술 자산과 정보가 필요한 연구자들에게 적기에 공유될 수 있는 환경이 조만간 창출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약개발의 환경적 요인은 크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전문 인력)로 나뉠 수 있다. 특히 전문 연구 인력 확보는 사실상 R&D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 인력 풀은 적지 않지만 실전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한 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대학 및 대학원에서 산업계와 연계해 실무교육의 보강이 필요하고, 이를 양성할 수 있는 산업의 외형과 규모가 커져 고용이 증대돼야 함은 당연한 논리다. 이 같은 전반의 상황과 관련해 박두홍 본부장은 "글로벌 기업 경험이 있는 연구 인력들이 국내 기업으로 회귀하면서 경험과 노하우가 융합되고 있다. 아울러 대기업과 바이오텍의 인력 선순환 구조 현상과 창업 붐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지식과 노하우의 공유는 새로운 커뮤니티 교류 문화의 새로운 지평으로 자리매김해 단계적 융복합 혁신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4명의 패널들과 진행된 좌담회 내용이다. [가인호 취재보도본부장] 신약개발은 선택과 집중 그리고 트렌드를 읽는 안목이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됩니다. 매출이 수십조원에 이르는 글로벌 빅파마는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R&D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 제약기업은 1조원 매출을 넘는 곳이 5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외형적 측면에서는 아직도 태동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각 제약사별로 특화 연구분야는 다를 수 있겠지만 신약개발의 큰 방향성을 놓고 볼 때, ‘퍼스트 인 클래스’와 ‘베스트 인 클래스’ 중 어디에 우선순위를 놓아야 할까요? [박두홍 본부장] 시장에서의 경쟁력의 우위를 확보하는 데에 퍼스트 인 클래스가 유리한 것은 당연한 사실이지만, 유리한 정도가 어느 정도냐 하는 것은 약제의 종류, 질환의 특성, 개발사의 역량, 시장의 환경 등 다양한 컨텍스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퍼스트 인 클래스 제제를 개발하면서 갖게 되는 불확실성으로 인한 고위험성과 이러한 시장에서의 이익을 잘 평가하여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두 가지를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는 무엇이 unmet medical need냐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생각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퍼스트 인 클래스는 당연히 unmet need가 있는 분야겠지만, 베스트 인 클래스에도 unmet need가 있을 수 있습니다. Unmet need가 있고 따라서 시장의 수요가 있다면 퍼스트 인 클래스든 베스트 인 클래스든 회사의 상황에 맞는 전략을 선택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세웅 부소장] 국내제약사 신약개발의 1차적인 목표는 글로벌사에 기술수출을 통한 글로벌개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글로벌 제약사에서 관심을 끌어낼 수 있다면 퍼스트 인 클래스 물질(FIC), 베스트 베스트 인 클래스(BIC) 약물 모두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FIC는 아무래도 BIC에 비해 글로벌사에서 관심을 많이 가지고 기술수출에 유리하지만 in vivo, 초기 임상 PoC 증명이 어렵고 개발시간도 많이 소요됩니다. 반면 BIC 약물도 선행 경쟁물질 대비 차별성과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충분히 기술수출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유한의 레이저티닙은 BIC로서 경쟁력과 차별성을 충분히 확보하였기 때문에 기술수출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FIC, BIC를 막론하고 글로벌파마의 수요를 충족 시킬 수 있는 과학적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어디에 더 우선순위를 놓아야 하는가는 각 회사의 역량 등을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판단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유현아 소장] 우선 순위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에 따라 결정 되어야 할 것입니다. 플랫폼 기술, 후보 물질 개발 역량, 집중하고자 하는 질환/기술 분야에 대한 이해도, 글로벌 임상/허가 역량에 따라 달라 질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회사의 핵심 역량이, 플랫폼 기술이라면(예를 들어, 물질의 체내 안정성 개선) Best-in- class를 목표하는 것이 적합하고, 그와는 달리 특정 질환 분야에 대한 이해도와 더불어 신약 임상에 대한 개발 역량이라면 First-in-class를 추진하는 것이 맞을 수 있습니다. 트렌드를 읽는 안목이 매우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회사가 가지고 있지 않은 역량의 분야로 섣불리 뛰어드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이승주 소장] 개인적으로는 First-in class와 Best-in class를 구별하기 보다는 각 기업의 특성과 내재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접근에 더 집중하여 역량을 보다 강화하여 기업과 국가 차원에서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연구개발 체계를 갖추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Bio USA나 Bio Europe 등에 참가해 네트워크를 쌓다보면 우리가 개발할 것이 있나 싶을 정도로 해외 기업들의 연구 범위와 접근 방식의 다양성에 놀라게 되고, 이러한 혁신적 연구 성과의 상당수가 대학이나 제약기업 연구자들이 설립한 벤처기업들로부터 기술 이전된 것에 부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모든 것이 사람과 산업 전반의 시스템에 따른 것이라고 단순하게 정의한다면, 대학 및 벤처기업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역량을 키우고 새로운 탐색을 부단히 추구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연구 환경과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겠고 기초 연구와 사업화 연구/개발 간 원활한 결합을 촉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가 본부장] 방금 말씀하신 답변과 연동되는 질문일 수 있겠는데요. 아직까지 국내 제약산업은 케미칼 제네릭 위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제네릭을 기반으로 한 외형 확장 후 점진적 신약개발 방향성과 혁신적 신약 개발 방향성을 놓고 봤을 때,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요? [박 본부장] 최근 바이오시밀러, 면역항암제, 세포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의 출시가 잇따르면서 국내 제약산업의 시장도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 시장을 거쳐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겠다는 단계적 개발 전략이 이제는 진부하고 효율적이지도 않은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외형 성장을 위하여 국내시장용 품목을 개발할 수도 있겠지만, 점진적 신약개발과 혁신적 신약개발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두 개의 서로 다른 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국내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면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제약바이오기업이나 자사만의 신약을 개발하더라도 직접 시장에 진입할 수 없는 바이오벤처의 경우 당연히 혁신적 신약개발을 우선순위로 놓고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 부소장] 혁신신약 개발은 제약회사라면 포기 할 수 없는 미래 성장 동력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혁신 신약 개발을 하기 위해선 막대한 규모의 연구개발비가 소요되고 평균 10년 이상 걸리는 개발기간을 고려 할 때 연구개발비 조달 재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제약사 입장에서는 제네릭/개량신약과 혁신신약 개발을 병행하여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하고 신약 개발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신약의 기술 수출이 이뤄지면, 이러한 신약이 개발/허가되고 판매됨에 따라 마일스톤이나 경상기술료가 유입되고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 소장] 회사마다의 상황이 다르니, 너무 어려운 질문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현재의 신약 개발에서의 혁신(innovativeness)의 속도는 과거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입니다. 이는 제약 분야뿐 아니라 다른 산업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외부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좀더 과감한 결정과 추진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 소장] 우리나라 제약 산업이 눈부신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이미 발제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해외의 경우와 비교하면 아직도 우리나라 제약 기업은 연구와 매출 규모에서 외연적 확장 필요성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따라서 합성과 바이오, 제네릭, 바이오시밀러 그리고 신약 등의 구별 없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녹십자 등처럼 특정 사업 영역에서 강력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거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출현되고 육성되어 산업 생태계가 보다 확장적으로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 본부장] 앞서 말씀드렸던 듯이 신약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합니다. 현재 정부 주도하에 운영되고 있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 항암신약개발사업단 등을 제외하면 정부 출원 신약개발지원기관은 전무할 정도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 수준을 놓고 봤을 때, 어느 정도의 정부 출원 연구개발 자금이 확보/운영되면 좋을지 개인적 의견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울러 출원기관이 더 세분화되고 많아 져야 된다고 보시는지요? [박 본부장] 물론 어떤 형태의 연구개발 자금이든 많은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정부 예산을 사용하는 정부출원 연구개발 자금은 그 속성상 마냥 늘어날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상업화를 목표로 하는 연구개발의 특성,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 선도기업들의 역량을 보았을 때 너무 많은 부분을 정부 연구비에 기대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연구비의 역할은 후보물질 도출을 위한 기초 및 초기 응용 연구, 연구개발 역량이나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신생 바이오벤처기업이나 중소형 제약기업 위주로 지원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리스크가 큰 임상개발 단계에 대하여는 큰 규모의 지원이 가능한 펀드를 조성하는 데에 정부지원금을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 항암신약개발사업단은 같은 정부출원 신약개발지원기관이지만, 두 기관은 지원 형태상 큰 차이가 있습니다.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은 정부연구비 배분 및 자문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형태이고 항암신약개발사업단은 실제 정부연구비를 직접 사용하면서 물질제공기관과 공동개발을 수행하는 형태입니다.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기관의 역량과 경험을 고려하여 두 모델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외에 필요한 업무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오송 및 대구 첨복단지까지 고려하면 현재 운영하고 있는 출원기관의 종류 및 숫자는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부의 역할은 신약개발의 다양한 주체들이 충분히 역량을 쌓고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선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세분화된 출원기관은 자칫 필요 이상의 지나친 간섭을 초래할 수도 있고, 또 그 자체의 유지 관리를 위한 에너지와 비용 소요도 크기 때문에 효율적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 부소장] 혁신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감당하기에는 국내제약사의 자금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최근 유한이 기술수출한 3건 중 2건(레이저티닙, YH14618 퇴행성 디스크치료제)은 범부처 신약개발 사업단을 포함한 정부지원을 받았습니다. 2020년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규모는 1400조이상의 엄청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주요국들이 차세대 국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만큼, 선진국 수준의 투자와 더불어 세제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국가 전체 R&D 예산의 20% 이상이 보건의료 분야에 투자되고 있고 연구개발 투자액에 대한 100% 이상 세액공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신약연구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출원기관의 세분화 필요성도 있지만, 아직 국내 신약 개발 성공 경험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부처별 분산된 계획과 중복 지원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원으로 자금적 지원을 현실화하고, 기초연구부터 허가까지 글로벌 신약개발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하는 통합기관의 설립이 절실하고 협력부처의 동반자적인 역할 분담이 따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 소장] 생명/보건의료 산업과 관련된 연구개발 분야가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지원 필요 대상과 자금의 규모가 이에 합리적으로 조정되어야 하겠습니다만, 현재 정부 지원 예산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해 금액을 특정하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다만, 출원/운영기관의 경우 운용 전문성이나 기술 통제의 관점에서 기술 분야 또는 질환 분야로 분리 또는 통합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될 필요는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가 본부장] 최근 각 제약바이오기업별로 오픈이노베이션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왜 이 시점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이고, 실제로 오픈이노베이션이 연구개발 확장성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 본부장] 오픈이노베이션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지향하고 있는 전략이며 개발 주기가 길고 고비용이 소요되며 다양한 player의 참여가 요구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율이 높은 제약바이오산업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지 이미 오래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업 규모도 영세하고 많은 부분 가족기업 형태인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다소 폐쇄적인 기업문화로 인하여 생각하는 만큼 또 말하는 만큼 오픈이노베이션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한미,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한올, 에이비엘바이오 등 다양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성공 사례에서 자극받아 이제는 대부분의 기업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재정적 지원을 경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라이선스 아웃을 위한 전략적 접근에 대하여는 위에 열거된 성공사례를 통하여 많이 토의되고 공유된 바 있습니다. 국내에서 제약바이오 연구개발의 가치사슬에 참여하고 있는 다양한 플레이어 간 오픈이노베이션도 최근 아주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국내 기관간 오픈이노베이션이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당분간은 국내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즉, 협약 성사 시 주고 받는 업프론트 비용 비중은 좀 낮추고 대신 특정 마일스톤이 달성되었을 때 지급되는 비용의 비중을 높게 하는 것이 규모나 역량면에서 영세한 국내 기업들 간의 거래를 덜 부담스럽게 만드는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각자의 역할과 기술에 대한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성사를 위하여 필수적입니다. [오 부소장] 다국적 글로벌 제약사에 비해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작은 국내 제약산업의 현실과 신약 개발 기술이 전문화, 고도화,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회사가 신약개발의 모든 과정을 담당한다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제약회사들은 각자 역량분석을 통해 장단점을 파악하여, 부족한 부분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서 외부에서 들여오고 제약사는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봅니다. 유한양행도 신약개발 기반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내부역량의 보완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유한은 역량분석을 통해 신약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에 강점이 있는 반면 신약개발 초기 단계인 약물표적 및 과제발굴에 약점이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유망 초기 과제들을 도입하고 유한에서 전임상, 초기임상연구를 통해 약물의 가치를 증대시켜 기술수출함으로서 파트너사와 시너지를 창출 하는 모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레이저티닙, YH14618은 이러한 모델의 성공 케이스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 유한 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 중 절반 이상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술 도입한 과제들입니다. [유 소장] 제약산업 R&D의 생산성 측면에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과거 10년 동안의 글로벌 회사를 포함한 제약 산업의 R&D 생산성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10년 전의 허가와 상업화에 성공한 제품보다도 훨씬 시장 파급력이 큰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투자 회수율은 과거의 그것을 못 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개발 비용/시간 증가와 규제상의 제약으로 인해 기업들이 R&D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워진 것이 그 원인입니다. 이러한 결과 제약산업 R&D 역시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왔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모든 종류의 역량과 리소스(축적된 경험, 인력, 비용등)를 내부에서 확립해 외부 경쟁자와 속도를 맞추기란 불가능하고 비효율적이니, 적절한 시기의 적절한 리소스에 대한 외부 영입을 결정해 그 속도와 개발의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모델을 운영하는 것이 당연히 고려되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다른 산업 분야의 새로운 기술(AI, robotics등)을 받아들이는 정도의 확장성(Openness)에 대하여 훨씬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것 입니다. GC녹십자도 새로운 모델의 R&D 조직을 구성하기도 하고, 포트폴리오 구축에 있어 외부 파이프라인 도입에 대하여 그 어느때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소장] 다국적제약기업의 경우 내부에 유사한 과제가 수행되고 있어도 개발 일정이나 경쟁력이 높은 과제가 있는 경우, 과감하게 외부 과제를 도입하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빈약한 파이프라인을 보충하는 목적으로 생경한 과제나 연구분야에 대한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하는 경우, 해당 과제에 대한 내부 통제력이나 이해의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상보적인 협력관계 형성이 가능한 형태의 오픈이노베이션이 연구개발 역량의 강화 및 확장 관점에서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 본부장] 미국, 영국 등 글로벌 현지에서 만난 한인 출신 연구자들은 국내 제약기업의 오너십이 연구개발 성과를 가로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지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수면아래에서 연구자들을 만나보면 투자 대비 빠른 성과를 주문해 중간에 결실을 맺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신약개발은 기다림의 미학입니다. 올곧은 결과를 얻어 내기 위한 경영인의 자세는 무엇일가요? [박 본부장] 과거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산업의 규모나 환경에서는 그런 부분이 있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국내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시대가 이미 지나고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업만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기업의 오너십이 어떤 형태가 더 유리하냐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인 오너 체제의 한미약품과 대표적인 전문경영인 체제의 유한양행이 가장 성공적인 연구개발 성공사례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점에서도 이러한 사실은 입증되고 있습니다. 어떤 형태의 리더십이든, 중요한 것은 신약개발의 특성과 위험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 과감하면서도 신중한 판단에 따른 의사결정, 전략적인 사고 및 투자, 연구개발자에 대한 존중 등을 바탕으로 꾸준하면서도 일관된 연구개발의 리더십을 보여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 부소장] 신약연구는 오랜 기간 인내심을 요구하기 때문에 오너 체제가 유리한 측면도 있지만 오너 기업은 한 번 잘못 판단하면 끝까지 그대로 간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신약개발에서 ‘fast fail-fail cheap’ 이란 개념이 있듯이 빠르게 변화하는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의사결정은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 한 사람의 결정보다는 시스템적인 의사결정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신약개발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연구 실무진의 결정에 대한 전폭적으로 지지가 중요합니다. [유 소장] 신약 개발을 전통적인 제조업의 연속선상으로 보고 있는 현재의 관점에 큰 변화가 필요합니다. 제조업 기반으로 구축된 현재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상, 그 관점을 변화하는 것은 거의 새롭게 태어나는 수준의 의식 변화가 필요할 수도 있고, 회사마다의 뼈아픈 성장통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때문에 제약 분야의 경영인분들은 현재 회사의 정체성이나 가지고 있는 역량에 대하여 한번쯤은 심각하게 고민하고, 앞으로의 방향이나 비전에 대하여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약 개발을 인생 역전의 로또로 기대하는 순간, 그 과정이 매우 고통스러울 정도의 인내심이 필요한 ‘쓸데 없이 긴 시간과 비용 투자’로 여겨 질수 있습니다. 신약 개발 연구자들의 자세도 이야기 하고 싶은데, 일만분의 일이라는 확률과 10년 이상의 시간을 이야기하며, ‘뭐라도 하나만 걸려라’하는 마음으로 여기저기 활을 쏘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기 보다는 탄탄한 과학적 추론을 기반으로 기존의 제품과 차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목표물을 향하는 저격수(sniper)로서의 역량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소장] 국내 제약기업 중 오너의 의지로 특정 주제나 분야에 대해 오랜기간 투자가 유지되어 성과를 도출한 사례들도 다수 있기 때문에 이 질문은 회사나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기업 경영의 측면에서 투자대비 성과가 저조하다고 판단되면 turn around를 추진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의 가능성이 크다는 것에 대한 경영진의 이해와 동의로 생각되고, 엄정한 과정을 통해 목표가 수립된 경우 Gate review를 통해 명확하게 Go/No-go decision을 내리는 합리적 의사 결정 구조와 내부 통제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가 본부장] 최근 한미약품/보령제약이 A.I/빅데이터를 기반한 초기형 스마트 공장을 오픈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부장님/연구소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스마트 연구소’는 어떤 모습일까요? 해외 사례를 빗대어 설명해 주셔도 좋고, 평소 구상하셨던 모습을 자유롭게 소개해 주셔도 무방합니다. [박 본부장] AI나 빅데이터 기반의 스마트연구소는 아니지만, 데이터가 자유롭게 흐르는 연구소 또는 On-line, off-line 교류가 활발한 연구소, 하드웨어가 아니라 문화, 제도, 프로세스 등 소프트웨어가 유연한 연구소라고 봅니다. [오 부소장] 스마트 공장이 제품 생산, 설비, 시스템 측면 등 하드웨어가 강조된다고 보면 스마트 연구소는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가 중요합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AI나 빅데이터를 이용한 신약개발이 하나의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AI 의 경우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신약개발에의 접목 방향은 정보의 서치 및 종합분석 그리고 AI를 활용한 활성화합물의 구조 예측기술입니다. 더불어 병원을 중심으로 축적되고 있는 환자와 유전체에 대한 한국인의 빅데이터 정보로부터 새로운 약물 타깃이 발굴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신약과제가 시작되는 가능성도 기대됩니다. [유 소장] 저는 hardware 보다는 software 분야 즉 연구소의 구조적인 조직 문화, 업무 방식 등에 대한 개선으로 ‘스마트 연구소’를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스마트 연구소는, 개개인의 리더십이 꽃을 피워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주인 정신과 ‘자신만의 창업’ 정신이 충만한 연구소이며, 이러한 정신에 대한 의심이 전혀 없는 문화가 있는 연구소 입니다. 너무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적어도 본인의 전문성에 근거하여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의사 결정 할 수 있는 문화의 연구소를 만들고 싶습니다. 최근, 여러 분야에서 이야기 되고 있는 애자일 조직(Agile organization)이 그것인데, 아무래도 IT 분야에서 시작된 조직구조라 직접적으로 적용하기는 힘들 수 있지만, 여러 가지로 고민 중에 있습니다. 저희 회사의 R&D 조직은, 기능(function) 기반의 조직과 프로젝트 구조가 함께 운영되고 있는, 매트릭스 조직(matrix structure)인데 의사 결정의 속도나 효율성이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 R&D 구성원의 전문 역량을 근거로 한 Agile structure 구현이 생산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소장] 최근 Data integrity에 대한 규제기관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고 QbD 등 강화된 개발 방식이 강조되고 있어 생산과 개발의 연계성이 매우 중요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전자연구노트와 LIMS가 연동되어 필요한 정보나 기술 자산과 정보가 필요한 연구자들에게 적기에 공유될 수 있는 환경이 현재 생각할 수 있는 스마트연구소의 모습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가 본부장] 신약개발의 핵심은 경제적 투자여건 못지않게 전문인력 수급도 중요합니다. 일부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실전에 능통한 전문연구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전문연구인력 수급을 위한 올곧은 해법은 무엇일까요? [박 본부장] 한참 팽창하고 있는 제약바이오기업, 신생 바이오벤처의 상황을 볼 때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에 공감합니다.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데에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것 역시 사실이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처럼 또는 지금보다 좀 더 활발하게 글로벌 기업 경험이 있는 분들이 국내 기업으로 되돌아오고, 또 어느 정도 경험과 역량을 쌓은 국내 제약기업의 인력들이 바이오벤처로 이동하면서 여러 경험이 섞이고 전문성이 조합되면서 전문인력 문제를 다소나마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예전과 다르게 아주 활발해진 전문가 커뮤니티의 교류 문화를 통한 지식과 경험의 공유도 전문인력 육성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보다 실질적이고 즉각적인 해결 방안은 이미 전문인력의 확보가 수월한 미국, 유럽 등 선진 글로벌 국가에 직접 진출해 현지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것도 고려할만 합니다. 라이선스 아웃을 통한 글로벌 제약기업과의 경험 공유도 전문인력 양성의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시간과 끈기를 가지고 계속 경험 있는 전문인력을 육성해 나가는 것입니다. [오 부소장] 관련 인력 풀은 적지 않으나, 실전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인력은 정말 부족한 형편입니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관련 대학 및 대학원에서 산업계에 필요한 실무교육의 보강이 필요하며,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산업계의 규모가 커지고 고용이 증대되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수요자와 공급자간 간극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부분을 연결해 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KASBP(재미한인제약인협회) 같은 기구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정부에서도 범국가적인 일자리 창출 과제 일환으로 바이오제약 부분의 우수인력을 기업체들이 유치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면 좋겠습니다. 유한은 작년 설립된 유한 USA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 중 인 한인과학자들을 적극 영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 소장] R&D의 본질에 대하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실전에 능통한 전문 연구인력 수급에 대하여서는 오해의 소지가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의약품 개발 역량의 초기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제약 회사들은 그 속도와 성과를 중요시하다보니, 생산 공정 개발(Process Development) 역량에 집중해 온 측면이 강합니다. 이로부터 즉시 공정 개발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실전에 능통한 전문 연구 인력이라고 여겨 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어찌보면, R&D(research and development) 전문가라기 보다, 숙련된 공정 운영 전문가이지요. 하지만, 제아무리 생산성이 높고, 물리화학적인 품질의 측면으로 잘 만들어진 물질이라고 해도 신약으로서의 가치, 즉 새로운 치료 개념과 임상적 유용성 등이 증명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는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신약 개발의 핵심적인 전문 인력은 탄탄한 과학적 백그라운드를 가지면서 논리적이면서도 유연한 사고 방식으로 기존의 습관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두려워하지 않은 창의적 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인력들은 초기 해당 분야의 경험이 축적되는데 일정 시간이 필요할 수 있겠지만, 신약 개발의 어떤 단계(후보 물질 개발, 생산 공정 개발, 임상, 허가 단계 등)에 배치해 놓아도 훌륭한 역량과 성과를 보이고 있음이 제가 그 동안 제약 산업 경험에서 느낀 점입니다. [이 소장] 제약/바이오분야는 구인과 구직의 불균형이 매우 심각합니다. 연구 및 생산 전문인력의 경우 현장 업무 숙련도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크지만 현실은 신규 인력 대부분의 경우 상당 기간 동안의 직무 교육과 숙려 기간이 필요합니다. 바이오벤처의 경우는 이러한 불균형에 따른 어려움이 더 큼에도 어렵게 육성된 인재들이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빈번하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관련 기관에서 실무형 인재 육성과 유지를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이 실행 중에 있고 추가적인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건강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바이오벤처 및 중소제약기업에 재직하는 연구 및 생산인력에 대한 교육 지원이 보다 강화되야 합니다. 대기업 연구 인력의 유입과 육성된 내부 인력의 유지가 가능하도록 세제 지원 등 정책 지원이 가능하기를 희망합니다. [가 본부장] 끝으로 본부장님과/연구소장님들께서 생각하시는 대한민국 100년지대계를 위한 미래 연구개발 전략과 방향성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박 본부장] 신약개발에 왕도는 없습니다. 고비용, 장시간, 다기능이 필요하면서도 고위험의 특성이 있는 신약개발의 성공을 위해는 꾸준하면서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유기적인 역할 수행이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고 이들을 적절히 활용해 제대로 된 성공사례를 계속 만들어 나가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그동안 정부 및 민간의 꾸준한 투자를 통하여 어느 정도의 토양은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나타나고 있는 다양한 인적 혼합(제약기업 -> 바이오벤처, 글로벌 기업 -> 국내 제약기업, 대학/연구소 -> 바이오벤처 등), 지식 공유(각종 on-line, off-line community) 등의 새로운 문화가 접목되면서 성공적인 신약개발의 환경이 차근차근 만들어져 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대학/연구소 -> 바이오벤처 -> 제약바이오기업 -> 글로벌 제약기업의 가치 사슬이 원활하게 작동하며 선순환의 사이클로 들어가는 진입로에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의 현주소가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근래 부쩍 눈에 띄는 도전적인 바이오벤처 창업 분위기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지는 환경은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의 미래를 밝게 기대할 수 있게 해주는 시사점이 되고 있습니다. 미래 신약개발의 트렌드인 precision medicine 개발이라는 지향점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biomarker-driven 및 seamless adaptive design 에 근거한 임상개발의 패러다임의 변화가 우리나라에서도 잘 수용될 수 있도록 적절한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며 동시에 임상 규제 당국의 유연한 대응 및 투자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 부소장] 미래에는 AI출현과 함께 신약개발 속도나 제약바이오 내 융합현상은 휠씬 더 빠르고 복잡하게 변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연하고 통찰력 있는 과학자 인재양성과 차세대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민간, 정부의 실질적인 공동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유 소장] 변화의 속도가 과거의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가속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 속도를 따라가기도 너무 버거운데, 성과가 보여 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으니 쉽게 포기하기도 쉬운 시대인 것 같습니다. 신약이라는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가지를 뻗기를 요구 받고 있지만, 그 만큼의 풍부한 토양과 깊은 뿌리 내림이 필요한 것이 이치입니다. 현재의 개발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에게 맞지 않는 토양이나 환경에서는 뿌리를 내리기 힘듭니다. 기존의 것을 어설피 개선해 이 치열한 경쟁에 살아남기를 기대하기보다는, R&D의 본질을 잃지 말고, 새로운 혁신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방향성을 정하고 전략을 고민했으면 합니다. 경쟁자와 기존의 파이를 나누어 확보하려는 방향보다는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고 개척하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 과정에 있어, 완전히 다른 산업 분야와의 접점을 찾고 확장해야하는 연결이라는 화두를 잃지 말아야 합니다. [이 소장] 그동안 바이오/의료 분야에 기업과 정부가 오랫동안 막대한 투자를 해왔고 몇몇 기업들은 국제적인 성과를 도출한 만큼 앞으로 우리나라 바이오와 제약 산업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사회와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지금 국내에서 태동 단계에 있는 오픈이노베이션이 더욱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오픈이노베이션이 기술의 거래에 국한되지 않고 대학과 기업, 기업과 기업 간 인력의 교류로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합니다. [진행:가인호 취재보도본부장] [정리:노병철 제약산업 1팀장]2019-06-07 06:30:00노병철 -
규제에서 제약산업 육성으로...정책 패러다임 전환우리나라 제약산업의 운명을 가른 수많은 제도 가운데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 제도는 단연 전국민 건강보험제도다. 정부는 1999년 비로소 전국민 단일보험 재정 체계를 구축하면서, 전염병과 질병의 극복에서 건강한 삶으로 국민 의료의 개념을 바꿨고, 그 틀 안에서 제약산업 또한 일대 변화와 개혁을 맞았다. 이를 바탕으로 진행된 상당수의 규제, 개혁과 정책 개편의 20년은 시대 흐름에 맞춰 단순 규제에서 산업 육성, 그리고 환자와 현장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된 시간이기도 했다. 약가제도와 산업육성 ◆약가제도 = 우리나라 약가제도의 가장 큰 축은 지속가능한 건강보험 재정과 접근성 향상, 두개으로 구분된다. 여기다 산업역량 강화와 품질확보 등 사회적 이슈에 따라 최근 20년의 정책 무게추가 변화했다. 전국민 건강보험의 보장성강화는 의약분업이라는 접근성의 허들에도 불구하고 약품비 비중을 치솟게 했다. 약가 투명화와 건강보험 재정관리, 합리적인 지불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반복되는 약가제도 개편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전국민 단일보험체계와 의약분업을 전격 도입하기 직전 '실거래가 상환제도'를 도입해 요양기관의 보험약가 차액을 없앴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재정 파탄과 함께 정부는 2002년 ‘계단형 약가제도’라 불리는 약가재평가제도를 도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솟는 약품비 규모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지불이 대두된다. 2007년 이 같이 근거중심의 보험 적용 아젠다와 함께 도입된 제도는 이른바 '포지티브 리스트'로 불리는 선별등제제도다. 포지티브 리스트제는 2006년 말 정부가 약제비적정화방안을 통해 신약 가격에 경제성평가와 약가협상 기전을 도입해 비용효과성이 낮은 약제는 보험권에 진입 자체를 못하도록 제한하는 약제급여 시스템으로 현재까지 모든 약가제도의 근간이 돼 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심사평가원에 등재 전 약제적정성을 심의, 평가하도록 하고 이후 건보공단이 약가협상을 하도록 기관별 기능을 분배해 등재 문턱을 까다롭게 설정했다. 기존에 네거티브 리스트로 급여화를 촉진했던 약가 적용방식에 일대 개혁이 이뤄진 시점이다. 이후 우리나라 약가제도는 근거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에 가속도가 붙었다. 근거중심의 약가 시스템은 약제 심사·평가 발전에도 탄력을 주어 경제성평가의 고도화를 촉진했다. 제약 기술의 발달과 보장성강화의 대명제는 지속가능한 보험재정을 끊임없이 위협했다. 정부는 여느 보험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약품비를 관리, 통제하는 방식을 택했다. 결국 2012년 29% 후반까지 치솟은 약품비 비중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의약품 가격정책 및 약가제도 개편(약가 일괄인하제도)'을 단행하고 계단형 약가재평가 차등 산정방식을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이 제도는 동일성분은 동일가격이라는 대원칙을 두고 제네릭을 오리지널 (최고가) 가격의 53.55%로 깎는 기전으로 제약업계 일대 파란을 몰고 왔다. 근거중심과 함께 중증질환 보장성강화의 아젠다가 수년에 걸쳐 이어지면서 패러다임은 환자중심으로 변모했다. 약품비를 억제하는 정책 기조 상황에서 초고가 약제들의 접근성이 가로막히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2014년 위험분담제도(Risk Sharing Arrangements, RSA)를 도입해 현재까지 고가약제의 보험권 진입을 선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접근성 향상의 맥락에서 약제 품목허가와 급여적정성평가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연계해 일정 기준에 부합하는 약제들의 급여화 속도를 높였다. 이후 2018년 갑자기 불어닥친 '발사르탄 사태'는 또 다시 약가제도에 일대 변화를 몰고 왔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합동으로 의약품 안전성과 품질, 보험급여를 연계하는 '제네릭 약가개편'을 올해 초 발표한다. 일괄인하제도 도입과 동시에 폐지됐던 계단형 약가제도가 부활하는 것이다. 이 개편은 자체생동과 DMF 등 허가규제정책과 약가정책을 연계하는 제도로서, 정부가 곧이어 내놓은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반영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건강보험 종합계획'에는 이 밖에도 고가약 사후관리와 종합 약제 재평가제도도 담고 있다. 보험 등재 문턱을 낮춰 환자 접근성의 아젠다를 해결하되, RSA 등 여러 방식으로 보험권에 진입한 약제 특성에 맞춰 등재 유형별로 평가방식을 차등화 하는 방안이 그것이다. 이는 '현장 중심'의 근거로 지불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서, 향후 약가제도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산업 육성 = 우리나라 제약산업 육성 정책은 크게 산업육성 관련 법 기반 마련과 불법 리베이트 근절로 양분된다. 먼저 우수한 의약품을 국산화 하고 글로벌 제약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육성기반 강화책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으로 2011년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다. 'Pharma 2020 비전'이나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 등 현재까지 정부의 제약산업 육성 기반의 바탕은 대부분 이 특별법에 근거한다. 이 특별법은 제약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지원과 혁신성 증진, 국제협력 강화를 통해 제약산업 발전 기반을 마련하고 외국 제약기업의 국내 투자유치 환경을 조성해 우리나라 제약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법이다. 특히 이 법 하에 '혁신형제약기업'으로 인증받은 기업은 신약 R&D와 조세·연구시설 건축 등 특례뿐만 아니라 개발부담금와 약가우대 등 파격적인 가산이 부여된다. 특별법과 함께 2000년 제정된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법'은 제약산업 육성 기반을 위한 법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법은 국내 제약기업의 천연물신약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약산업 육성 시스템 하에서 R&D 지원과 인허가, 논의구조 등 일관성 있는 관리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이 밖에도 정부는 제약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상을 만들기 위해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을 2012년부터 전국에서 선정한 약학대학에 설치, 지원 중이다. 바이오시밀러와 줄기세포 치료제 등이 우리나라 제약의 유망 분야로 떠오르면서 정부는 4차산업혁명 지원책에 바이오 분야를 포함했다. 지난 달 정부는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하고 ▲제약·의료기기 세계시장 점유율 3배 확대 ▲바이오헬스 수출 500억 달러 달성 ▲일자리 30만개 창출 목표를 세우고, 연간 2조6000억원 수준인 바이오헬스 분야 정부 R&D 투자를 2025년까지 4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부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육성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는 동시에 고질적인 문제인 음성적 리베이트 제제에도 칼을 꺼내 들었다. 2010년 말 시행된 '리베이트 쌍벌제'와 리베이트 약가연동제 등이 가장 대표적이다. 리베이트를 주고 받은자 모두와 해당 약제의 약가에까지 페널티를 부여하는 강력한 제도지만 음성적 거래는 현재까지 다양한 루트와 방면으로 도사리고 있다. 이는 지출보고서 적용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정부는 지출보고서를 올해 첫 적용했다. 지출보고서는 음성적 리베이트를 양지로 끌어올린 것으로, 제약사 등 의약품 공급자가 의료인 등에게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 향후 정부는 이조차 이행하지 않는 업체에게는 리베이트 수사 연계 등 페널티 부과를 예고해 앞으로 제약 생태계에 어떻게 자리 잡을 지 주목할 부분이다. 허가와 임상, 그리고 규제 ◆허가와 임상 = 과거 가짜약과 부정·불량약 단속에 치중했던 규제약무는 선진적인 의약품 안전관리를 위해 1990년대 후반부터 대대적인 개편을 거듭했다. 1996년 보건복지부 소속기관으로 설치·운영해오던 식품의약품안전본부와 지방식품의약품청은 미국 FDA를 모델로 일대 변화를 꾀한다. 1998년 식품의약품안전청 탄생으로 약사 인력관리와 의약분업, 관련 산업육성과 유통질서 확립 등의 업무는 보건복지부가, 의약품 허가와 품질, 안전성·유효성 관리 등은 식약청이 맡아 이원화 되고 전문적인 약무관리가 실현된 것이다. 별도 외청으로 허가행정이 분리되면서 1999년 화장품법, 2003년 의료기기법이 차례로 제정됐다. 이들 법 제정은 의약품과 다른 특성에 맞춘 전문법으로, 관련산업 역량의 향상을 의미했다. 이 시점(2003년)에 도입된 의약품임상시험계획승인제도(IND)는 우리나라 임상제도 변화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당시 임상은 의약품 제조판매와 품목허가를 위한 조건부에 그쳤었다. 그러다 제조판매와 시판을 위한 임상이 아닌, 오로지 임상시험만을 위한 규제로 전환된 것이다. 그간 의료기기법과 IND 제도 도입으로 기기와 임상 허가까지 규제를 넓혀가는 흐름이었다면, 이제는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규제정책이 세분화하고 구체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생동조작 사건과 약제 파동 = 식약청이 외청으로 독립한 이후 국내 의약산업에 충격과 정책 파장을 일으킨 대표적 의약품 사건·사고는 단연 '생동조작' 파문과 '탈크 파동', '발사르탄 사태'다. 2006년 생동조작 사건은 국내 제약산업계 근간을 뒤흔들만큼 파장이 컸다. 1·2·3차에 걸친 조사에서 총 35개 생동시험기관이 약 290품목의 생동시험 자료조작 정황이 드러났다. 직접 생동 115품목과 위탁품목 169품목 등 총 284품목이 대상이 됐다. 이로 인해 직접 생동 품목 중 80품목의 허가가 취소됐고 위탁품목은 123품목이 허가취소 당했다. 내로라하는 전국의 국립·사립 약학대학과 의과대학들이 사건에 줄줄이 연루돼 곤혹을 치렀으며, 제약사도 무려 37개 업체가 관련됐다. 파장은 계속됐다. 건강보험공단과 '생동조작 소송' 등 후속 사태로 이어졌고, 재발방지 대책도 나왔다. 2007년 2월 생동 참여 업체수를 2개로 제한하는 규제책이 발표된 것이다. 다만, 이 규제책은 계단식 약가제도로 제네릭 진입이 제한되고 '동일성분, 별개 생동(공동생동 제한)'이 불합리하다는 제약계 현장 목소리에 따라, 2011년 말 규제개혁위원회의 조치로 폐지된다. 그러나 공동생동 규제·제한제도는 올해 다시 부활한다. 원인은 지난해 하반기 불거진 발사르탄 사태였다. 우리나라 의약품 안전성·유효성 품질 관련 이슈는 크게 세 가지로 꼽는다. 1992년 발생한 메탄올 사건과 함께 2009년 탈크 석면 파동, 2018년 발사르탄 사태다. 3건의 일련성을 꼽자면 모두 의약품 안전관리가 사회 문제로 비화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냉정한 시각으로 보자면 핵심은 안전성 문제가 아닌 '품질' 관리였다는 점에서 의약품 규제정책 역사에 중요한 사건들이라고 할 수 있다. 1992년 한 소비자단체에서 공개한 은행 추출물 약제 메탄올 검출 사건에서 ▲당시 보사부 공무원과 제약업계 유착 관계 ▲보사부 약정국의 구조적 부조리 ▲징코민의 제조공정·검사과정 문제점 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2009년 의약품 원료에도 탈크가 들어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당시 식약청은 120개 의약품 제조업체 1122개 품목의 유통과 판매를 중지하고 회수명령을 내렸다. 제약업계 사상 가장 많은 품목이 행정처분 대상이 된 사건이었고 2018년 터진 발사르탄 NDMA 검출 사태와 유사했다. 국민 불안 해소를 명분으로 회수·판매 조치를 취했지만 당시에는 이와 관련한 품질 관리 기준과 규격이 없었다. 불순물 혼입을 예상할 수 없었던 점을 고려할 때 정부로부터 인증받은 제품을 판매한 제약사들은 그 나름의 억울함이 잔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발사르탄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새로운 규제 정책을 내놨다. 해외제조소 약사감시 관련 법과 원료약 관리 의무규정이 만들어졌고, 공동생동 규제 부활과 약가를 연동하는 총체적 제네릭 관리대책을 준비 중이다. ◆국제통상과 허가특허 = 2007년 체결된 한·미 FTA는 허가와 특허를 별개로 보던 국내 제약산업의 개발 트렌드를 전면적으로 바꿔놓을 만큼 큰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허가와 특허가 연계되고 자료보호 제도가 도입됐다는 것은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다. 특히 허특연계제도 도입에 따라 PMS(시판 후 조사)가 오리지널 의약품 자료를 보호하는 장치로 작동했다. 정부는 제네릭 위주의 국내 제약산업 보호를 위해 '우선판매품목권'이라는 기전을 추가로 도입했다. 그러나 미국의 통상 압력으로 허특연계를 적용한 만큼 일종의 '제도적 종속'이 이뤄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허특연계제 도입 이후 정부가 PMS 등 자료보호 기간을 변경하기 위해선 사실상 미국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판권의 경우 현장에서 드러나는 제도 부작용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어, 향후 실정을 반영한 문제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선진국형 규제조화 = 의약품 규제정책이 ‘규제조화’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계기는 식약청의 처 승격이다. 2013년 초 식약처 승격 이후 의약품 규제당국은 이듬해인 2014년에 PIC/S(의약품실사상호협력기구), 2016년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에 차례로 가입했다. 올해는 EU 화이트리스트 등재에 성공해 선진국형 과학규제기관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PIC/S 42번째 가입국으로, 국내 GMP가 국제수준임을 인정받은 것이 큰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특히 GMP 상호실사 면제 등은 우리 제약기업의 해외 진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PIC/S가 GMP의 수준을 인정받은 것이라면 ICH 정회원 가입은 의약품 규제 수준이 미국과 EU, 일본 등 제약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는 의미가 된다. 이어 2018년에는 ICH 관리위원회로 선출되면서 적극적인 의약품 규제 수립과 예산 기획·집행권 등을 능동적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올해 EU 화이트리스트 7번째 등재국이 되면서 우리 제약기업은 유럽 진출에 필요한 GMP 서면 확인서 면제 등 혜택을 받게 됐다. 이 밖에도 의약품 규제 정책은 환자 부작용 보상에까지 이르렀다. 2014년 도입된 의약품 부작용피해구제제도는 이것이 의약품 관리 흐름의 한 축이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특히 의약품을 공공재로 바라봐야 한다는 관점에서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 같은 일련의 흐름은 그간 규제 일색이었던 허가당국의 정책 기조가 제약산업을 지원·진흥하는 방향으로 차츰 변화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어서, 향후 다양한 관리 정책의 탄생을 예고한다. [취재종합]=김정주·김민건 [그래픽]=김진구 NEWSAD2019-06-05 06:30:42김정주·김민건 -
"병원 망하면 약국도 폐업"…요원한 의약 견제기능1 "의약분업이라고 표현하지만, 실상 약에 대한 권한 중 상당 부분은 의사가 가지고 있습니다. 대체조제율이 1%도 되지 않잖아요. 의사와 약사가 상호견제하도록 만든 시스템인데 제 기능을 하지 못 한 채로 20년 가까이 흘렀어요." 2 "첫 개국을 준비하는 주변 약사들을 보면 가까이에 병원이 있는지, 처방전 규모가 어느정도인지 계산합니다. 시작부터 의존적 관계가 맺어지는 구조예요. 이 점을 이용해 브로커들이 비집고 들어오고요. 전부 분업의 폐해예요." 3 "첫단추를 잘못 채웠습니다. 좌우가 뒤틀린 상의를 입고있는 것처럼 의약분업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고있어요. 그런데 더 답답한 건 잘못 입은 걸 알면서도 고쳐입을 수 없다는 겁니다." 의약분업 19년. 병원과 약국의 갑을관계, 저조한 대체조제율, 불용재고약 등으로 나타나는 분업의 아픈 현실을 쿡쿡 찔러 재확인했다. 약에 대한 권한이 온전히 약사들에게 주어지지 않은채로 분업이 시작되면서, 그동안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는 것이 약사들의 중론이다. 의약분업은 의·약사가 처방과 조제 역할을 각각 맡아 서로를 점검하고, 이를 통해 환자 안전을 제고한다는 목적이었다. 19년이 지났다. 사회가 의약사에게 기대하는 환자안전의 수준은 분업 당시를 훌쩍 넘어선다. 오늘날 커뮤니티케어, 방문약료 등의 시대적 흐름은 약사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분업을 넘어 의약협업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냐고. 하지만 분업의 한계는 여전히 약사들의 발목을 붙잡고있었다. "품목도 수량도 의사가 결정"...대체조제율 0.2% 의사의 처방의약품에 대한 약국의 대체조제율은 1%가 되지 않는다. 지난 2013년 0.1%에서 2017년 0.22%, 2018년 상반기에는 0.23%에 머물렀다. 2017년 기준 전체 청구건수 5억 586만건 중 대체조제는 109만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약사들은 저조한 대체조제율이 의사와 약사의 관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지표라고 설명한다. 부천 A약사는 "약국은 병의원으로부터 약에 대한 권한을 독립적으로 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국가가 품질을 인정한 제네릭 제품으로 대체조제를 하는 것도 의원들과의 마찰 때문에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약사는 "정부는 약사가 병원과의 마찰에 대한 걱정없이 대체조제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면서 "대안으로 성분명처방을 얘기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대체조제율이 10% 이상은 늘어나야 논의가 진척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약의 종류와 수량에 대한 선택권이 약사에게 집중되면서, 약국은 불용재고 등 약품 관리측면에서도 부담을 떠안고 있었다. 인천 B약사는 "병원은 동일성분의 약을 여러개 사용하고, 또 자주 바꾼다. 결국 의사의 선택에 맞춰 약을 준비해야 하는 약국은 부담이고, 또 재고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간혹 멀리있는 병원 처방의 경우 대체조제를 하지만, 인근 병원의 처방을 대체조제하는 것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병원 처방전에 대한 약국의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특정 병의원을 전담하는 층약국의 형태는 전국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B약사는 "층약국의 형태가 바로 분업의 민낯이다. 병원이 망하면 약국도 망하는 구조다. 약국은 병원 처방전 조제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의약분업의 본래 의도는 보란듯이 엇나간 것"이라고 꼬집었다. 상품명처방 악용한 의약 담합...성분명처방은 안갯속 최근 경남의 모 병원은 약국과의 담합 행위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지역 약사의 고발 내용에 따르면, 병원은 약품목록을 특정 약국에만 제공하는 등의 담합행위을 했다. 또한 의정부 소재의 한 의원에서는 환자들에게 "처방과 다른 약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며, 약국을 지정 안내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실제 방문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약사들은 약국과 병원의 담합 역시 분업의 병폐라고 지적한다. 이를 해결하는 실마리는 성분명처방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의료계는 처방권을 침해하는 주장이라고 맞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경기 C약사는 "성남의료원에서 성분명처방을 시행해보려는 것 같은데, 의사들의 반발이 워낙 완강한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지원으로 성분명처방의 시범사업이 필요하다"면서 "성분명처방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먼저 환자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서울의 D약사도 "환자들 중에는 제네릭을 질이 떨어지는 약으로 인식하는 경우들이 많다. 게다가 제네릭이 가격적인 면에서도 큰 이점이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 등과 맞물려 국민 캠페인이 이뤄져야 할 부분이다. 저가 제네릭은 약제비 절감에도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상품명처방의 대안으로 국제일반명(INN)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성분명처방이 의사의 처방단계에서 성분명 표기를 하는 것이라면, INN의 경우 제품 허가단계에서 회사명+성분명으로 표기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그러나 성분명처방과 마찬가지로 INN은 의료계 반발과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첫발조차 내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협업의 불씨, 커뮤니티케어에 거는 기대 의약협업의 시대로 가기 위한 불씨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정부가 전국 단위 사업인 커뮤니티케어(지역사회통합돌봄선도사업)를 주도적으로 기획·추진하면서, 의약협업의 바람은 조금씩 불어오고 있다. 커뮤니티케어가 성공적인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약사, 간호사 등 직능간 협업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의사, 약사, 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대한방문케어 다학제학회'가 설립되는 등 협업에 대한 현장의 논의도 시작됐다. 이에 약사들은 우려와 기대가 반반씩 섞인 반응이다. 방문약료를 통한 약료서비스 경험은 충분히 쌓여있지만, 의약사 간 협업을 한 경험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의사들 사이에서도 커뮤니티케어 참여에 대한 의견이 나뉘고 있어, 경기도의사회 등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경기 C약사는 "아직은 협력 경험이 적다. 공공의료기반이 취약한 것도 배경적 이유가 된다"면서 "약사들도 노력을 해야한다. 의약분업 이후 오로지 약만 조제하는 약국들도 많다. 환경적 여건은 어렵지만, 변화를 대비해 전문성을 좀 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C약사는 "파트너로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잘못된 것을 지적할 뿐만 아니라, 더 나은 것을 제시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렇다면 (의약사 협력은)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또 의약협업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의지를 가진 정부의 핸들링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2019-06-04 10:31:30정흥준 -
제약산업 20년 히스토리…변화와 성장, 여전한 갈증1999년은 국내 제약산업에게 '변곡점'같은 한 해였다. 의약분업이 시행되기 직전이었고, 국내 1호 신약 선플라주가 탄생하기도 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제약산업은 처방의약품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됐고, 신약개발을 통한 해외진출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20년이 지난 현재의 국내 제약산업은 많이 달라졌다. 그리고 성장했다. 의약품 생산실적은 1999년 8조2300억원에서 20조3600억원으로, 세배 가까이 성장했다. 수출도 99년 6억400만달러 규모에서 2017년 40억7100만달러로 6배 이상 크게 늘었다. 물론 같은 시기 의약품 수입도 5배 이상 증가했다. 제약사별 의약품 생산실적 순위를 보면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진다. 99년에는 '박카스' 신화의 동아제약이 부동의 1위였지만, 2017년에는 전세계에 '바이오시밀러' 열기를 이식한 셀트리온이 선두에 올랐다. 99년 20위권 내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한미약품은 2017년 셀트리온에 이어 생산실적 규모 2위를 기록했다. 반대로 한국얀센, 한국화이자 등 다국적제약사와 조선무약 같은 일반의약품 위주 업체들은 20년이 지난 후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국화이자는 2006년 서울 공장을 철수했고, 한국얀센도 작년 향남공장 철수를 결정하는 등 생산공장 탈한국이 영향을 미쳤다. 또한 일반의약품 위주 조선무약과 달리 처방의약품 투자를 강화한 한미약품이 순위권에 오른 것은 '의약분업'의 영향을 대변하는 지표다. 특히 생산실적 품목순위를 보면 의약분업이 국내 제약산업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99년에는 생산실적 상위 20위 권 내에 박카스에프액, 솔표우황청심원, 까스활명수큐액, 원비디, 아로나민골드정, 케토톱플라스타, 솔표쌍감탕에프, 판피린에프액, 구론산바이몬드에스액, 겔포스 등 일반의약품이 무려 10품목이나 있었다. 하지만 2017년에는 20위권 내에 일반의약품은 아로나민골드정, 까스활명수큐 2품목 밖에 없다. 99년 1위였던 박카스는 2011년 의약외품으로 전환돼 이제는 의약품이 아니다. 대신 플라빅스75mg, 플래리스정 등 만성질환 의약품과 고령층에게 주로 처방되는 약품들이 상위권에 올라 있다. 상장기업 1위 동아제약에서 유한양행으로…변화속도가 순위 결정 상장기업의 순위표도 많이 바뀌었다. 99년 1위였던 동아제약은 2013년 지주사 전환 및 기업분할로 인해 2018년에는 전문약 전문 동아에스티가 8위에 랭크됐다. 대신 2018년 1위는 5년 연속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유한양행이었다. 1999년 제약기업의 매출 1조원은 꿈도 못 꿀 시기였지만, 2018년에는 유한양행을 비롯해 GC녹십자, 광동제약,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 무려 5개사가 달성했다. 1999년 7위였던 동화약품이 2018년에는 16위로 밀려난 것도 의약분업으로 일반의약품 시장이 침체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대변화에 맞게 체질개선에 성공한 제약사들은 상위권에 랭크된 반면 변화속도가 늦었던 제약사들은 순위가 뒤로 밀려났다고 볼 수 있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신약개발도 본격화됐다. 1999년 국산 1호 신약 선플라주(SK케미칼)가 허가를 받은 이후 작년 케이캡정(씨제이헬스케어)이 30번째 국산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엄두도 못 냈던 미국 시장 승인 제품도 2003년 팩티브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16개 제품이나 나왔다. 특히 올해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온트루잔트'와 '에티코보', 대웅제약 '나보타', SK바이오팜 '솔리암페톨', 셀트리온 '리네졸리드' 등 5개 제품이 미국FDA 승인을 받았다. 2015년에는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에 잇따라 신약을 기술수출하면서 국내 제약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찍었다. 이후 신약개발 기술수출은 한국 제약산업의 최우선 목표이자 투자자들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작년에도 총 기술수출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섰다. 일자리 숫자도 크게 늘었다. 1999년 제약기업 종업원수는 5만1016명에서 2017년 9만5524명으로 4만명 넘게 증가했다. 제조업체수도 516개에서 623개로 증가했다. 종업원 숫자 1000명 이상 제약기업도 1999년에는 3개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16개로 크게 늘었다. 성장은 했지만, 국민 체감 어려워…앞으로 20년이 중요 제약산업은 지난 20년간 크게 성장했지만, 국민 인식은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게 사실이다. 불공정 리베이트로 안 좋은 이미지를 키운데다 그동안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 중심 업체에 밀려 주변 산업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0 특히 국내 총생산과 제조업 GDP 대비에서도 1999년보다 2017년 비중이 더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분명 성장은 했지만, 국민이 체감할만한 성장은 아니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최근 대통령이 직접 제약 바이오 산업을 국가 신산업 성장 동력으로 천명하고, 2030년 5대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어느때보다 기대감이 커져있는 상황이다. 지난 20년 몰라보게 달라진 제약산업이 향후 20년 또 어떻게 변할 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2019-06-04 06:40:29이탁순 -
처방전 블랙홀된 문전·층약국…환자중심 약국 '꿈틀'"분업 이전에는 의원과 더 멀리 떨어져 개업을 하는 게 유리했지요. 동일환자를 놓고 경쟁을 했으니까요. 그러나 지금은 가깝게 더 가깝게 개업을 해야 승산이 있지요." "분업으로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게 더 많아요. 그리고 어차피 가야할 길이 었다고 봅니다. 그래도 우후죽순 생기는 층약국, 의약담합, 재고약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아요." 내년이면 의약분업 시행 20년이 된다. 분업은 약국의 내부 콘텐츠와 외부 환경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약사들에게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분업이전에는 약사 직접조제가 가능했다. 즉 카운터에서 환자 상담을 하고 조제실까지 가는 4~5발짝의 걸음걸이 속에서 조제약을 결정해야 했다. 분업 이전부터 현재까지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경기 안양의 P약사는 "약사 직접조제가 허용됐던 시절에는 작게는 30종, 많게는 50~60종의 의약품이면 조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니 분업 이전 약사들은 신약이나 신제품, 약의 작용기전 등에 대해 크게 공부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80년대만 해도 전체 유통약의 80% 이상을 약국이 취급했었다. 그러나 90년대 말 의대가 잇따라 신설되고 의사가 쏟아져 나오면서 전세가 역전되기 시작했다. 1984년 처음으로 의사 숫자가 약사 숫자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결국 90년대 들어서 환자들은 약국이 아닌 병원으로 가기 시작했다. 의료보험 혜택 때문이었다. 직접조제와 처방조제를 모두 경험한 서울 마포의 K약사는 "80년말에서 90년대 초에 병원과 약국이 엄청난 경쟁을 시작했다"면서 "그러나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약국은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 약사는 "이 때 그 유명한 난매약국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며 "약국은 늘어나고 환자를 병원에 빼앗기다보니 약국들이 가격 경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이후 94년 한약분쟁이 시작되면서 한약 취급권한도 축소돼 약국의 혼란은 지속된 것 같다"면서 "당시에도 부익부 빈익빈이 있었다. 잘 되는 약국은 여전히 잘됐다"고 전했다. 결국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단순한 명제를 실행하기 위한 의약분업 논의가 시작됐고, 2000년 7월 1일 운명의 분업이 시작됐다. 서울 강남의 K약사는 "의약분업 도입 첫해에는 정말 힘들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약을 구해야 했다"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예측 불가능한 경영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건강보험 제도권에 약국이 편입되면서 약국의 조제수입이 통계화되기 시작한 것도 의약분업 때문이다. 2001년 약국의 총 약제비(약값+조제수가)는 4조 5742억원에서 2018년 16조 4295억원으로 4배 증가했다. 2001년 1만 8354곳이던 약국도 2005년 2만곳으로 돌파하더니 2018년 2만 2022곳으로 18년새 약국 2492곳이 늘어났다. 약제비 증가에 비해 약국 증가수는 완만했다. 그러나 이같은 약제비의 증가가 약국 수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늘어난 고가약 처방과 처방일수 증가 등으로 인해 자연 증가분이 반영된 것. 약국은 매년 2~3% 씩 오르는 조제수가 인상이 전부였다. 결국 늘어난 약제비는 약국에 부메랑이 됐다. 마진이 없는 약값에 카드수수료가 붙고, 약값이 매출에 산정되면서 과징금 부과기준도 달라졌다. 약국이 매출을 10억으로 신고해도 실제 조제수입은 2억5000만원 정도였다. 약사들 입장에서는 억울한 대목이다. 특히 약국의 양극화는 미해결 과제다. 2017년 기준 상위 10% 약국이 가져가는 청구액 비중은 45% 달했다. 상위 10%에 포함된 약국의 일 평균 조제건수는 200.6건에 월 평균 청구액은 2억5700만원대였다. 반면 하위 10% 약국의 일 평균 조제건수는 5.2건에 월 평균 청구액도 238만원에 그쳤다. 전국 청구액 1위 약국은 매년 350억원이 넘는 약제비를 청구했고, 가장 많은 조제를 하는 약국은 하루 평균 900건을 소화했다. 특히 제약사들의 처방약 경쟁이 심화되면서 분업 19년간 약국은 불용재고약과의 전쟁이었다. 100정, 300정 덕용포장을 들여 놓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또 처방약이 변경되는 악순화이 계속된다. 소포장 제도 의무화가 도입되기는 했지만 약국이 재고약 문제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약국이 조제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되면서 일반약, 건기식, 약국화장품 등은 갈수록 위축됐다. 서울 송파의 P약사는 "처방전을 한 장 조제하면 대략 6000원 정도의 약국 수입이 발생하는데, 약사들이 조제수입의 효율성을 알아버렸다"며 "통약이나 건기식, 화장품을 상담해서 판매할 시간에 조제 4~5건을 하는게 더 효율적인 수익구조라는 점을 아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결국 대로변의 상담형 약국, 주민의 사랑방을 자처하던 동네약국은 사라져가고 약국은 의원과 병원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이같은 입지구조의 재편은 상비약 편의점 판매라는 역풍이 돼 돌아왔다. 2012년 11월 15일 시작된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는 약국 밖에서도 약이 판매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약사들에는 너무나 뼈아픈 순간이었다. 서울 영등포의 H약사는 "의약분업 이후 가장 큰 이슈가 안전상비약 편의점 판매 아니겠냐"며 "저녁 7시면 폐문하는 문전약국, 층약국에 조제 없이 일반약 매약만으로 저녁 늦은 시간까지 운영을 해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약국 구조적인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터진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조제 중심의 약국으로는 미래의 약사직능과 약국역할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약국 카운터 밖을 나와 환자와 만나야 한다는 의식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최근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올바른 약물 이용 지원사업, 지자체의 방문약료 사업, 서울시의 세이프약국 등이 주요 트렌드다. 여기에 분업 이후 약사들의 라이프스타일도 변화했다. 저녁 6시면 폐문을 하고 가정 생활이 가능한 층약국을 선호하는 약사들이 늘어났다. 특히 쏟아지는 신약과 상담기능 강화를 모토로 한 학술강좌가 붐을 이뤘다. 그러나 담합, 병원 부지내 약국 개설, 상가 독점권 분쟁 등은 속출했다. 이중 층약국 개설은 다양한 변종 바이러스를 유포시켰다. 1층에서 약국을 하던 약사들에 층약국 입점은 사형 선고와도 같았다. 대구 달서지역의 K약사는 "분업 이후 변호사들의 수입도 늘었을 것"이라며 "약국개설분쟁, 독점권 소송이 분업 이후 약 5~6년간 엄청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분업이 20년으로 가고 있는데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약국개설 규정은 아직도 그대로"라며 "정부나 약사회가 과거 20년 동안 과연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사들은 이구동성으로 현행 의약분업의 가장 큰 맹점으로 A지역에서 발행된 처방전이 B지역 약국으로 오면 조제를 하기 힘들다는 점을 꼽았다. 물론 대체조제라는 합법적인 제도가 있지만 환자동의, 의료기관 사후통보 등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아직 환자들은 대체조제라는 용어에도 익숙하지가 않다. 성분명처방, 사후통보 폐지에 최근에는 NII(국제일반명)이 대안으로 나오고 있지만 분업 19년 동안 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한 성역으로 남아 있다.2019-06-04 00:06:17강신국 -
INN, 의사·약사·환자 장벽 허물어...처방·조제오류 개선1수 년 전부터 골관절염으로 무릎이 불편한 60세 여성 A씨는 최근 계단을 오르다 참기 힘든 통증을 겪고 정형외과를 찾았다. 의사는 '아스트로'와 '울트라셋'이란 이름의 약을 처방했다. 통증이 잦아들지 않자 A씨는 통증의학과를 찾아 증상을 호소했다. A씨는 '아덴만'과 '아세트라셋'이란 이름이 적힌 통증과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갔다. 아스트로와 아덴만은 '아세클로페낙' 성분의 같은 약이다. 아세트라셋은 '트라마돌+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 울트라셋의 제네릭(복제약)이다. A씨는 오늘도 아침 식후 각기 의원이 처방한 약포지 두 개를 뜯어 아덴만·아세트라셋·아스트로·아덴만을 복용했다. 2 최근 사랑니를 발치한 30대 남성 B씨는 곰실린, 타이레놀, 아낙스가 적힌 처방전을 받아 복약했다. 발치와 함께 환절기 감기가 찾아온 B씨는 가정의학과를 찾았다. 의사는 오구멘틴, 써스펜, 록소펜을 처방했다. 곰실린과 오구멘틴은 주성분이 '아목시실린·클라불란산'으로 똑같다. 타이레놀과 써스펜 역시 모두 '아세트아미노펜'이 함유됐다. 치통과 감기로 인한 이중고 해결을 위해 약 포장을 뜯던 B씨는 복잡한 의약품 제품명으로 머리 마저 지끈거린다. 두통·치통·감기·고혈압·고지혈·당뇨·관절염 등, 우리는 일상 생활 속 다양한 질환과 직면한다. 수 많은 질환 치료를 위해 의사와 약사를 찾아 최종적으로 손에 쥐게 되는 것은 처방전이다. 처방전엔 일반인이라면 알기 힘든 복잡한 형태의 약 이름과 성분명이 깨알같이 기재됐다. 한 꺼번에 먹어야 할 약이 서너개가 될 때가 다반사다. 현재 의약품의 제품명(상품명) 시판허가 방식을 채택한 우리나라는 동일한 1개 성분의 의약품이 가질 수 있는 이름도 여러개다. 쉽게 말해, 특정 성분의 제네릭이 300개라면 똑같은 효능·효과 의약품의 이름도 300개인 셈이다. 오리지널 신약과 복제품인 제네릭 간 구분조차 하기 어려운 일반 소비자에게 처방전에 쓰인 제품명과 성분명은 사실상 외계어에 가깝다. 그나마 접할일이 많은 아세트아미노펜 수준 감기 치료 일반약 주성분 몇 개만이 머릿속을 멤돈다. 의약품 전문가들은 국제일반명(INN)이 이같은 소비자들의 일상을 뒤바꿀 효과적 해결사이자 통역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약효·부작용은 물론 똑같은 주성분의 약이 수 백, 수 천개 이름으로 허가되는 현실이 환자의 약물 이해도를 떨어뜨리고 중복 처방에 따른 '폴리파머시(다약제복용)' 문제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INN과 환자 알 권리 간 상관관계는=언뜻보면 INN과 알 권리라니 뚱딴지 같다. 하지만 INN이 국내 도입되면 약물 지식이 희박한 일반 소비자와 의사, 약사 간 지식장벽을 허물 도구가 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현재 환자 대다수는 자신이 어떤 성분의 약을 처방받았는지 알지 못한 채 복용하는 게 현실이다. 간혹 친절한 의사와 약사를 만나면 환자 본인이 먹게 될 약의 주성분과 작용기전, 부작용 등 정보를 전달받지만 그것도 잠시 뿐 약을 받아들고 뒤돌아 서면 상품명이 뚜렷이 표기된 약품 케이스만 눈에 띈다. 의약품정책연구소 김대원 전 소장은 INN이 국민과 환자의 알 권리 향상과 직결된다고 말한다. INN이 도입되면 성분 당 수 백여개 상품명이 단일 INN으로 통일되므로 의사와 약사, 환자가 성분명 중심의 INN으로 상호 소통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이런 환경이 구축되면 지금까지 의사와 약사만이 알고 있던 지식 장벽이 무너지면서 불필요한 소통 오류가 크게 줄 것이라고 했다. 김 소장은 "지금은 환자가 자신이 처방받아 먹는 고혈압약 성분이 발사르탄인지 모른다. 성분은 커녕 제품명도 알기 힘들다"며 "WHO의 INN 제정 목적이 의사소통이다. 의사 간, 약사 간, 의약사 간, 의약사와 환자 간 소통이 원활해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INN은 처방과 직접 관계가 없다. INN은 현재 심각한 수준의 의약사-환자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도구다. 의약분업으로 환자가 자신이 뭘 처방받는지 알게 됐다면 INN은 스스로 뭘 복용하는지 성분을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상품명 허가인 지금은 의약사 조차도 성분명을 따로 확인해야 같은 약인이 알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현직 박혜경 연구소장도 상품명 대신 INN 허가하는 게 환자 알 권리 신장에 실효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 소장은 "상품명 대신에 INN을 쓰게 되면 '성분명'으로 의사와 약사, 환자가 대화하는 시대가 앞당겨진다"며 "결국 환자가 의사 처방과 약사 조제에 의견을 제시할 확률도 높아진다. 환자의 성분명 인식률이 향상되면 대체조제 거부감도 줄어드는데 결국 약제비 절감이 실현된다"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지금까지 대한약사회와 연구소는 INN이 무엇인지, 세계가 어떻게 INN을 활용하고 어떤 효과를 얻었는지를 알리는데 힘썼다"며 "앞으로는 INN을 국내 도입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해야하는지를 고민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휴베이스 모연화 부사장은 대체조제 활성화라던지 국민 알 권리 신장과 같은 정치·정책적이나 거창한 담론을 빼놓고 오롯이 환자가 처한 현실을 깊이 들여다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수 백여개 의약품 성분이 시판되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처방전을 받아 든 환자들은 당혹스러운데, 수 백여개 성분 마다 또 수 백, 수 천개 상품명이 부여되고 있어 환자가 자신의 약을 판별할 능력 자체를 상실한 상황이란 지적이다. 모 부사장은 "INN 도입이 중요한 게 아니다. 나와 우리 가족이 당장 처한 처방·조제 현실만 봐도 왜 똑같은 약이 각기 다른 수 백개 이름으로 허가돼야 하는지 알기 어렵다"며 "INN은 이런 불합리한 현실을 개선할 하나의 도구에 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 부사장은 "INN을 가만히 보면, 성분명 외에도 약제별 계열을 알 수 있다. INN 명명법에 균질한 규칙이 있기 때문"이라며 "젊은이든 고령층이든 여러군데 의료기관이 발급한 처방전 별 약을 받기 바쁘다. 결국은 똑같은 약을 여러번 처방·조제받아 복약하는 비극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INN, 의사·약사·환자 약물오류 해결에도 긍정적=INN이 의약사와 환자 장벽을 허무는 동시에 의사 처방, 약사 조제 오류를 축소할 것이란 견해도 있다. 수 백여개 상품명이 단일 INN으로 통합·정리되면 의사나 약사가 자칫 질환과 전혀 상관없는 제품명으로 약을 처방·조제하는 케이스가 줄어들 것이란 논리다. 실제 의약품 상품명과 성분명 발음이 유사한 사례는 수 도 없이 많은 상황이다. 의사와 약사는 오리지널 의약품 상품명·성분명을 기초로 주성분 특허 만료 후 줄이어 허가되는 수 백여개 제네릭의 성분과 상품명까지 어느정도 파악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상품명·성분명 간 발음·철자를 혼동해 처방·조제 오류로 환자에게 잘못된 약을 먹이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이같은 우려를 직접 연구한 사례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약제부는 '의약품 사용의 안전관리-조제 및 투약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약화사고 보고·예방 국가조정위원회(NCC MERP)는 의약품 사용오류 원인으로 의사전달, 명칭혼돈, 라벨링, 의약사 등 인적 실수, 포장·디자인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의사가 잘못된 약물을 선택하거나 용량·제형·함량·투여경로·속도·읽기 어려운 처방 등 처방 단계에서 오류를 발생시키거나 약사가 의사 처방과 달리 의약품 혼동으로 조제 실수를 저지르는 케이스가 포함됐다. 특히 연구팀은 성분명과 상품명 간 발음이 유사하거나 상품명과 상품명 간 발음이 유사해 의약품 사용오류가 증가하는 케이스도 많다고 제시했다. 약사사회에서 이같은 불편을 호소하는 빈도 역시 높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C개국약사는 "약국은 같은 성분의 오리지널 약과 제네릭을 많게는 20개까지 재고로 보유해야 한다. 인근 의료기관이 처방을 내는 상품명 모두를 갖춰야 환자를 되돌려보내는 불편을 유발하지 않는다"며 "문제는 상품명 간, 성분명과 상품명 간 유사성이 짙어 때때로 혼란이 유발되는 점이다. 특히 의사 처방오류가 의심될 때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처방감사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C약사는 "결국 상품명 처방은 제약사와 연결된다. 회사 별 상품에 대한 과다 마케팅과 영업, 불법 리베이트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다"며 "결과적으로 이것이 모여 환자에게 약이 과다 처방될 확률이 높아진다. INN으로 환경을 재정비하고 투명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대한약사회도 INN으로 처방·조제 오류를 축소하고, 지나치게 많은 상품명과 제네릭 품목 수 문제도 제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약사회 김대진 정책이사는 "건강보험 등재된 약이 2만2000여개다. 사실상 상품명이 2만여개에 달하는 셈"이라며 "INN으로 이런 상품명 갯수를 줄이고, 지나치게 많이 허가된 제네릭들의 브랜드 가치를 줄일 수 있다. 결국 제네릭 품목 수 감소 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 이사는 "INN 도입은 경제적으로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환자가 입게 될 처방·조제오류 축소가 INN의 가장 큰 혜택"이라며 "지금도 처방·조제 현장은 지나친 의약품 상품명으로 앓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너무 많은 제네릭 갯수"라고 했다. ◆INN, 약제비 지출 억제 효과도=상품명이 INN으로 바뀌면 약제비 지출 억제 효과는 자연히 뒤따를 것이란 게 약사사회 중론이다. 이같은 효과는 이미 미국, 일본, 영국, 스페인 등 해외 국가에서 확인됐다. 물론 INN과 함께 INN 처방이 활성화 된 게 약제비 억제에 따른 건보재정 절감에 결정타였다. 우리나라는 INN 도입이 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대체조제도 소극적인 국가에 속한다. 약사가 의사 처방을 수정하는 처방감사 권한을 갖고 있지만, 의료기관 처방전 수가 약국 수익을 좌우하는 환경에서 약사가 처방감사나 대체조제 사후통보를 허들없이 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이런 환경이 건보재정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나오는데, INN이 도입되면 불필요한 낭비가 해결될 것이란 시선이다. 약사회 김대진 정책이사는 "이미 해외 다수 제약 선진국에서 INN의 건보재정 감축 효과는 입증된 사실이다. 의약품 허가명을 상품명에서 INN으로 바꾸는 것 만으로 의사와 약사, 환자 인식이 한꺼번에 바뀐데 따른 반사 효과"라며 "현행 상품명 허가는 브랜드 마케팅이 불가피하다. 결국 의약품 홍보에 불필요한 비용이 들고, 제약계 암적 존재인 리베이트 등 검은 돈 문제가 유발된다"고 했다. 김대원 전 연구소장도 "우리는 이미 지난해 발사르탄 제네릭 난립 사태를 통해 INN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했다. 현재 다수 제네릭 개발사들은 똑같은 성분 약을 만들어 출시하면서 마치 신약 처럼 홍보·마케팅한다"며 "INN은 불필요한 제네릭 홍보·마케팅을 축소한다. 약제비 과다 지출로 이어질 위험요소를 근원적으로 제거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2019-05-23 15:06:16이정환 -
온트루잔트 3년 추적 임상결과 소개...허셉틴 조준삼성바이오에피스가 국제학회에서 항암항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의 매력어필에 나선다.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19) 기간 중 온트루잔트의 새로운 데이터를 선보인다. 내달 허셉틴 특허만료에 앞서 유럽 지역에서 확보된 바이오시밀러 처방경험을 공유하고, 제품 신뢰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온트루잔트는 로슈의 블록버스터 항암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제형이다. 올해 초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시판허가를 받았지만, 특허문제로 발매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달 2일(현지시각) ASCO 2019 포스터 세션에서 온트루잔트의 3년 추적 임상결과를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HER2 과발현 조기 유방암 환자 대상으로 온트루잔트와 허셉틴의 동등성을 평가했던 글로벌 임상시험의 3년 추적 결과다. 지난 3월 세인트갈렌 국제 유방암 컨퍼런스(St. Gallen International Breast Cancer Conference) 발표 데이터에 항체의존적세포독성(ADCC) 상태에 따른 생존율 분석이 추가됐다. 온트루잔트의 허가임상은 전 세계 14개 국가에서 HER2 과발현 조기 유방암 환자 875명을 선정, 온트루잔트 또는 허셉틴을 도세탁셀과 병용투여한 뒤 수술 시점의 조직검사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중 추적관찰에 동의한 9개 국가 367명이 분석 대상이다. 3월 콘퍼런스에서는 5년의 목표기간 중 최초 3년동안 온트루잔트 또는 허셉틴을 투여받은 환자의 전체생존율(OS)과 무사건생존율(EFS)이 공개됐다. 당시 확인된 온트루잔트 투여군의 전체생존율(OS)은 97.0%, 허셉틴 투여군은 93.6%다. 사망, 재발, 임상시험 탈락 등을 제외한 무사건생존율(EFS)은 온트루잔트 투여군이 92.5%, 허셉틴 투여군이 86.3%로 집계됐다. ASCO 2019에서는 제품 생산배치(lots)에 따른 전체생존율과 무사건생존율 차이가 처음 소개된다. 초록에 따르면 연구진은 수술전보조요법 진행 중 ADCC 발생빈도와 온트루잔트 생산배치를 세분화했다. 분석 결과 온트루잔트 투여환자 중 ADCC가 낮은 그룹의 3년 무사건생존율은 94.5%로 ADCC가 높은 그룹(82.5%)과 차이가 컸다. 전체생존율도 생산배치의 ADCC에 따라 달라지는 양상이다. ADCC가 낮은 그룹의 전체생존율이 100%로, ADCC가 높은 그룹(90.6%)보다 높았다. ADCC가 높을수록 무사건생존율 감소와 연관성이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낸다는 분석이다(HR 0.14, 95% CI 0.04-0.51, p=0.003). 전체생존율도 비슷한 경향성을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HR 0.14, 95% CI 0.02-1.15, p=0.068). 연구진은 "항체의존적세포독성이 높을수록 무사건생존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항체의존석세포독성이 낮은 경우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며 "온트루잔트 투여군과 허셉틴 투여군은 무사건생존율 및 전체생존기간에 있어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유럽 지역 처방경험을 비롯한 세부 결과는 6월 2일 시카고 현지에서 소개될 전망이다. ASCO 홈페이지에는 HER2 양성 암세포에서 온트루잔트와 오리지널 허셉틴의 항암 활동성을 비교한 체외(in vitro) 실험 결과도 나왔다. HER2 과발현된 유방암 세포와 위암 세포에서 온트루잔트의 항암 활동이 오리지널과 유사함을 입증한 데이터다. 별도 발표 없이 온라인상에만 초록이 공개됐다. 온트루잔트는 지난 2017년 11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국내 상품명 삼페넷)와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고, 이듬해 3월 시장에 발매됐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중 3번째로 판매허가를 획득했지만 발매 전이다. 미국에서 오리지널 허셉틴의 물질특허는 오는 6월 만료되지만, 바이오시밀러를 허가받은 업체들이 로슈와 허셉틴 관련 라이선스 계약조건을 공개하지 않아 발매시기가 묘연하다. 바이오시밀러 경쟁사인 마일란·바이오콘(오기브리)과 셀트리온·테바(허쥬마)는 일찌감치 로슈와 특허 합의를 마쳤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제넨텍과 특허 소송을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승소할 경우 별도의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경쟁사들보다 발매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2019-05-22 06:15:41안경진 -
약 이름 작명법 INN…국내 도입땐 대체조제 활성화다수 제약 선진국이 채택하고 있는 '국제일반명(INN)'은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낯선 소재다. 쉽게 말해 INN은 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통일된 의약품 제품명'으로, 주성분명을 중심으로 공통 규칙을 거쳐 만들어지는 의약품 작명방법을 지칭한다. 국내에서는 한때 약품 작명법인 INN과 처방법인 '성분명 처방'이 혼용돼 잘못 쓰이면서 전문가인 의·약사 조차 INN의 본래 취지를 오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일반명, 너 이름이 뭐니?=INN(International Nonpropietary Names)의 정체는 심플하다. 한 마디로 화학합성의약품과 바이오생물의약품 등 약 이름을 짓는 '작명법'이다. 현존하는 약 이름을 주성분명을 근거로 한 '만국 공통어'로 짓자는 게 제도 취지다. 예를들어 발기부전약 성분인 실데나필을 예로 살펴보자. 2019년 5월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판허가한 실데나필 성분 전문약 갯수는 100여개에 달한다. 오리지널 비아그라(화이자) 외 팔팔, 프리야, 실비에, 아레나필, 비아맥스, 이그니스, 파텐션, 발탁스 등 저마다 브랜드명으로 허가됐다. 실데나필 한 개 성분 당 100여개 브랜드명을 허락하지 말고, 성분명을 중심으로 한 만국 공통어인 국제일반명을 정해 단일 제품명으로 시판허가 하자는 게 INN 제도의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각기 다른 브랜드명이 사라져 INN을 도입한 세계 의·약사와 환자가 한 개 성분에 대한 동일한 일반명을 공통으로 쓰게 되면서 불필요한 혼란이 사라지고 알 권리 신장과 조제오류 축소 효과까지 볼 수 있다는 게 약사회·약학계 등 INN 찬성론자의 시각이다. INN 도입 필요성은 지난해 고혈압제 발사르탄 내 발암의심물질 함유로 판매중지와 제품 회수 조치가 결정됐을 당시 문제 물질 함유 발사르탄이 500여개가 넘고, 각기 부여된 브랜드명이 수 백여개에 달해 회수에 애를 먹으면서 한 차례 조명되기도 했다. INN의 글로벌 관리주체는 세계보건기구(WHO)다. WHO는 1950년 세계보건회의결의안을 근거로 INN의 최초 확립 후, 같은해 의약 물질 일반명 리스트를 발표했다. 현재 약 9500개 INN이 리스트 등재됐다. WHO는 신청 가이드라인과 양식에 따라 INN을 확정한다. 세계 각국 역시 자체 의약품 규제주체가 단일 성분에 대한 단일 INN 확정 후 WHO 내 INN 전문가 그룹 심사를 거쳐 최종 승인을 얻는다. ◆INN 도입, 해외와 국내 현황은=미국과 영국 등 유럽 일부 국가, 일본 등 세계 제약강국으로 평가되는 나라들은 이미 INN 도입으로 의약품 작명 규칙 세계 통일화에 앞장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USAN(United States Accepted Names), 영국은 BAN(British Approved Names), 일본은 JAN(Japan Adopted Names)이 WHO에 제출할 INN을 정한다. 아울러 미국과 영국, 일본은 기본적으로 의약품 명명체계가 WHO INN과 유사한 상황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INN은 물론 국내 의약품명 규제 위원회조차 없는 실정이다. 의약품 규제기관인 식약처가 자체 허가심사가이드라인에 따라 특별한 문제가 없는한 개발사(제네릭사)의 브랜드명을 그대로 시판허가 한다. 결국 국내 INN이 도입되려면 식약처 주도의 국내 의약품 명명기구 'KAN(Korean Adopted Names)' 설립이 선행돼야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실제 덕성여대 약학대학 문애리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7년 '생명공학의약품의 INN 명명체계 조사' 연구에서 KAN 설립을 제안했었다. 해당 연구는 당시 식약청 용역연구 과제로 수행됐다. 당시 문애리 연구팀은 "INN 명명법 도입을 위해 KAN 구성이 필요하다. 명명기구 역할과 성격에 따라 어느 조직 산하에 둘지 결정돼야 한다"면서 "식약청, 제약협회, 대한약전위원회 등 협의를 거쳐 국내 실정에 맞는 명명기구 확립을 위한 세밀한 검토가 요구된다"고 밝혔었다. ◆해외 의약강국은 INN 왜 도입했나=INN을 도입한 해외 국가는 약제비 지출 억제를 위한 제네릭 처방 활성화가 INN 목적인 경우가 대다수다. INN을 가장 선제적으로 도입했다고 평가되는 스페인은 INN 도입 이전인 2001년 상품명 처방이 보편화 되고 제네릭 처방이 희박한데다 대체조제율 마저 떨어져 약제비가 상당했다. 특히 만성질환 환자들은 가격과 약효 간 상관관계를 잘못 이해해 제네릭을 꺼려하고 오리지널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았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과도한 약제비 지출 문제 타파를 위해 정책을 고심했지만, 규제방안 수립에 애를 먹었다. 이때 스페인 안달루시아 약사회와 지역 약사회, 현지 의사들이 모여 'INN 처방'을 논의한다. INN 처방과 조제의 가격상한선을 두 번째로 가장 저렴한 약가로 설정하고, 약사의 대체조제를 자유롭게 인정해 6개월 마다 의약사 간 상호점검하는 게 해당 논의 골자다. 결과적으로 안달루시아 지방은 INN 처방·조제를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개발돼 현지 의사들은 처방 시 의약품을 상품명이 아닌 INN으로 선택하는 환경이 구축됐다. 성과는 현저했다. 환경이 마련되자 안달루시아 INN 처방률은 2001년 0.35%에서 2011년 86.89%로 크게 증가했다. 2017년 12월엔 93.38%까지 늘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보건청(SAS)는 INN 처방으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약 11년 간 약제비가 5억1039만 유로(한화 약 6797억원) 절감됐다는 보고를 내놓기도 했다. 이웃나라 일본도 2006년부터 인구 노령화와 의료비·약제비 절감책 일환으로 INN을 도입하고 대체조제 활성화 정책을 폈다. 일본의 2004년 제네릭 시장 점유율은 7%에 불과했다. 당시 일본 의사의 상품명 처방 선호 현상과 약사 대체조제 허용 불가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일본은 의사의 INN 처방을 의무화하는 정부 규정은 없지만, INN 도입과 함께 약사 대체조제 활성화로 제네릭 사용량을 늘리는 정책을 채택했고, 십여년이 지난 2017년 일본 내 제네릭 점유율은 70%로 급증했다. ◆가깝고도 먼 사이 'INN'과 '성분명 처방'=이처럼 INN과 성분명 처방은 사이가 가깝고도 멀다. 정확히 말하면 INN은 의약품 명명법, 성분명 처방법은 의사의 약물 처방법으로 서로 구분된다. 통용돼서 쓸 수 없다는 말이다. 다만 의약품 명명법이 현재 상품명에서 INN으로 바뀌고, 시판허가 역시 INN으로 전환 될 경우 자연스럽게 의사가 처방을 상품명으로 하더라도 실제적으론 INN 처방되는 반사 효과가 기대된다. 더 깊숙히 들여다보면, INN의 도입 취지는 의약사와 환자 간 의약품명을 전세계 통일하자는 것으로, 처방법에 직접 영향을 주자는 제도는 아니다. 의약품 이름의 통역사 역할을 하는게 INN의 존재 이유다. 실제 INN이 국내 도입되더라도 의사는 상품명과 성분명 중 원하는 것으로 처방할 수 있어, 처방법에 직접적으로 간섭을 받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INN의 기본 골격이 의약품 주성분에 기인한다는 면에서 일부 의약사들이 INN을 성분명 처방과 혼동하는 경우가 나온다. INN 전문가인 중앙약대 서동철 교수는 INN과 INN 처방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INN은 중립적 명명법이고, INN 처방은 성분명 처방과 사실상 동음이의어로 쓸 수 있다는 게 서 교수 설명이다. 특히 서 교수는 INN을 도입하는 과정에서도 순수하게 WHO가 인정하는 국제일반명으로만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성분명에 개발 제약사를 붙이는 형태는 현재 상품명 허가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INN을 국내 도입하려면 WHO가 인정한 성분명만 인정해야 한다. 현재 일부에서 제약사 이름과 성분명을 결합한 형태로 도입을 주장하는데, 이는 현재 제품명과 똑같다"며 "INN 도입 후 INN 처방으로 넘어가면 국내 의약품 처방 패턴이 제네릭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약품 규제당국인 식약처도 INN 도입 필요성에 대한 판단을 사실상 유보한 상태다. INN이 단순 명명법 도입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고, INN 도입으로 국내 의약품 허가명 시판허가법도 영향을 받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 판단 유보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과거 바이오약 해외 수출을 위해 INN 등 의약품 명명법 정비 필요성이 제기됐었지만, 제약산업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신중 검토해야 할 의제"라며 "현재 INN 관련 내부 논의되는 사항은 사실상 없다"고 답했다. 결과적으로 INN의 국내 도입 필요성을 어필할 주체는 약사회와 약학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약사들이 얼마나 논리적이고 현실적으로 INN 명명법과 INN 처방 실효성을 대정부, 대국민 설득할 수 있을지 여부가 국내 도입 관건이 될 공산이 크다. 서 교수는 "약사회 전임 조찬휘 회장 집행부는 INN과 INN 처방 도입에 앞장섰다. 최근 바뀐 김대업 회장 집행부는 INN 의제를 어떻게 끌고갈지 더 살펴봐야 한다"며 "식약처 등 정부가 주도적으로 INN을 이끌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2019-05-21 15:22:01이정환 -
한미, 제넨텍 기술수출 항암제 개발 속도...'효능 확인'한미약품이 제넨텍에 기술수출한 표적항암제 '벨바라페닙'이 2상임상 진입을 위한 최적용량을 확인했다. RAS 또는 RAF 돌연변이를 동반한 고형암 환자 대상으로 진행 중인 1상임상을 통해 활발한 항암효과와 내약성을 입증했다. 벨베라페닙은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pan-RAF 저해제 계열 항암제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6년 9월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텍과 약 1조원 규모(계약금 1000억원)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약품은 ASCO 2019 연례학술대회 기간 중 벨바라페닙(Belvarafenib, HM95573) 관련 새로운 임상 데이터를 선보인다. BRAF, KRAS 또는 NRAS 돌연변이를 가진 고형암 환자 대상으로 벨바라페닙의 종양억제 활성도와 약물동태학적 작용을 확인하기 위한 1상임상이다. 제 1저자로 참여한 김태원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국내 환자에 대한 투여 결과를 직접 발표한다. 지난 15일 ASCO 홈페이지에 공개된 초록에 따르면 벨바라페닙 450mg을 1일 2회 복용한 고형암 환자에세 종양억제 효과와 내약성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용량증량 코호트로 분류된 피험자 72명을 벨바라페닙 50mg 1일 1회~ 800mg 1일 2회 등 9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20% 이상의 환자에서 발진, 피부염, 여드름, 발열 등 치료관련 이상반응이 관찰됐다. 벨바라페닙 800mg을 1일 2회 복용한 피험자 그룹에서 2가지 유형의 발진이 관찰됨에 따라 650mg 1일 2회 용법이 최대내약용량(MTD)으로, 450mg 1일 2회 용법이 권고용량(RD)으로 정해졌다. NRAS 또는 BRAF 변이를 동반한 흑색종 환자와 KRAS 변이를 동반한 육종 환자, BRAF 변이 위장관기질종양(GIST) 환자 중 벨바라페닙 200mg 1일 1회~800mg 1일 2회 복용한 7명이 종양반응을 나타냈다. 그 중 3명은 부분반응(PR) 확진 판정을 받았다. NRAS 변이 흑색종 환자 9명 중 4명이 부분반응(PR)을 보이면서 피험자들 중 가장 높은 객관적반응률(ORR 44%)을 나타냈다. 2018년 10월 6일 기준 용량확대 코호트에는 피험자 63명이 참여 중이다. 벨바라페닙 450mg 1일 2회 용법을 복용한 NRAS 변이 흑색종 환자 9명 중 2명과 BRAF 변이 흑색종 환자 6명 중 2명, BRAF 변이 대장암 환자 7명 중 2명이 각각 부분반응을 나타냈다. 현재까지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RAS 또는 RAF 변이를 동반한 진행성 고형암 환자 대상으로 벨바라페닙의 내약성과 종양억제효과를 확인했다"며 "현재 MEK 억제제 코비메티닙과 병용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추가 진행 중이다"라고 결론 내렸다. 자세한 결과는 내달 3일(현지시각) 시카고 현지에서 소개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3년 전 제넨텍과 기술이전 계약체결 직전에도 같은 학회(ASCO 2016)에서 벨바라페닙 1상임상 중간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NRAS와 BRAF 돌연변이를 보유한 환자들의 반응률이 높다는 결과를 확보했다. 올해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19)에서는 RAF 저해제 경쟁약물인 로슈의 '젤보라프', GSK의 '타핀라'와 비교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2019-05-20 12:15:36안경진 -
한미 '롤론티스' 임상경쟁력 강화...FDA 재도전 임박한미약품의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이 '롤론티스'의 시장발매에 대비해 임상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지난해에 이어 한번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19)에서 경쟁약물 '뉴라스타' 대비 비열등 데이터를 발표한다.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심사에 활용될 3상임상 2건을 통합한 새로운 분석 결과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LAPSCOVERY)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약효지속기간을 늘린 장기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다. 2012년 스펙트럼사에 기술이전됐다. 암젠 '뉴라스타(페그필그라스팀)'의 경쟁약물로 연내 FDA 허가가 유력시됐지만, 스펙트럼이 올해 초 생물의약품허가신청(BLA)을 자진 취하하면서 상업화 일정이 지연됐다. 스펙트럼은 내달 2일(현지시각) ASCO 2019 포스터 세션에서 롤론티스(에플라페그라스팀) 관련 3상임상 2건의 새로운 분석연구를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초기 유방암 환자 대상으로 롤론티스와 '뉴라스타(페그필그라스팀)'의 유효성, 안전성을 비교한 ADVANCE와 RECOVER 임상을 통합 분석한 결과다. 각각의 연구들은 지난해 ASCO와 미국샌안토니오유방암심포지엄(SABCS 2018)에서 소개된 바 있다. 지난 15일 공개된 초록에 따르면 롤론티스 13.2mg 고정용량제제는 3상임상 개별 데이터와 동일하게 뉴라스터 6mg과 유사한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했다. 도세탁셀, 사이클로포스파미드 등을 투여받은 이후 이후 호중구감소증이 발현된 유방암 환자 643명에게 롤론티스 또는 뉴라스타를 피하주사했을 때 피험자들의 중증호중구감소증 발현기간(DSN)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항암화학요법 1사이클 진행 후 일차평가변수로 측정한 중증호중구감소증 발현기간은 롤론티스 투여군이 평균 0.24일, 뉴라스트 투여군이 0.36일이었다. 항암화학요법을 2~4사이클 시행하는 동안 이러한 경향성이 동일하게 유지됐다. 새로운 분석은 노인이나 과체중 환자에서 롤론티스가 뉴라스타보다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하위군 분석에 따르면 65세 이상이거나 체중이 75kg 이상인 피험자에서 롤론티스의 중증호중구감소증발생률이 뉴라스타보다 6.5% 낮았고, 상대적 위험 감소율은 27.1% 차이로 벌어졌다. 입원, 항감염제 사용 등 호중구감소증과 관련된 합병증 발생률은 롤론티스(2.9%)와 뉴라스타(4.0%) 투여군이 유사했다. 발열성호중구감소증 발생률과 절대호중구수(ANC) 회복양상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임상기간 중 피험자들이 주로 경험한 이상반응은 뼈와 근골격계 통증으로 두 군간 유사했다. 연구진은 "확증적 임상을 2건을 통합 분석한 결과 롤론티스의 호중구감소증 감소효과가 뉴라스타 대비 비열등하고, 안전성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롤론티스의 효능 증가가 환자들의 임상적 혜택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업계에서는 임상 경쟁력을 갖춘 롤론티스의 미국 시장 진출시기에 관심이 높다. 미국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연간 4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롤론티스는 상업화 이후 1세대 약물인 '뉴포젠'과 2세대 '뉴라스타' 외에 산도스의 '작시오', 마일란·바이오콘의 '퓰필라', 코헤루스바이오사이언스의 '유데니카' 등 각각의 바이오시밀러 제형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 중 뉴라스타가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평가된다. 스펙트럼은 작년말 롤론티스의 FDA 바이오의약품허가신청서(BLA)를 제출했다. 올해 1월 28일 공식접수가 이뤄졌지만 완제의약품 생산관련 데이터 보완 사유로 지난 3월 허가신청을 자진취하했다. FDA의 허가요건 심사기간이 빠듯하다고 판단해 허가취하 이후 재신청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이달 초 콘퍼런스콜에 참석한 조 터전(Joseph W. Turgeon) 스펙트럼 최고경영자(CEO)는 "롤론티스 허가신청 서류를 철저하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조만간 FDA와 미팅을 가질 계획으로, 서류가 준비되는대로 허가신청을 재개하겠다"며 "포지오티닙과 롤론티스는 스펙트럼 연구개발(R&D) 포트폴리오의 초석이다"라고 강조했다.2019-05-20 06:20:06안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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