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약대 6년제 17년, 졸업생은 여전히 약국으로
- 김지은 기자
- 2026-05-13 06: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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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대한약사회가 공개한 2025년도 회원 통계자료를 보다 보면 흥미로운 대목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약사 숫자는 여전히 늘고 있는데, 정작 약사들이 향하는 방향은 오히려 더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개설약사는 2만2778명으로 전년도보다 증가했다. 근무약사 역시 6348명으로 소폭 늘었다. 반면 병원·의원·보건소 등 의료기관 종사 약사는 6209명에서 6173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 흐름을 들여다보면 지금 약사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구조적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어 주목된다.
약학대학 6년제 도입 당시만 해도 기대는 컸다. 기존의 조제 중심 약사 역할을 넘어 병원약사, 산업약사, 연구약사, 공직약사 등 다양한 전문 직역으로 약사의 진출 영역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단순 약사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닌 약사 직능 다변화 역시 약대 6년제 전환 취지에 포함됐다.
실제 정부 역시 약대 정원 확대와 학제 개편의 명분으로 전문성 강화와 다양한 진로 확대를 강조해 왔다. 제약·바이오 산업 성장과 맞물려 산업약사 수요 증가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약대 6년제 도입 17년, 첫 6년제 졸업생 배출 10년이 지난 지금 현실은 다소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통계상 가장 뚜렷하게 증가하는 영역은 결국 지역 약국이다. 개설약사와 근무약사를 합치면 전체 회원의 73.0%인 2만9126명에 달한다. 사실상 약사 10명 중 7명 이상이 지역 약국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약대 6년제 도입 당시 기대했던 다양한 전문 직역 진출은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의약품 제조 분야 종사 약사는 1416명으로 전체의 3.5%에 그쳤고, 의약품 도매는 1041명(2.6%), 의약품 수출입은 113명(0.3%), 정부·공공기관은 80명(0.2%), 의약품 산업 외 기업체 종사 약사는 43명(0.1%)에 불과했다. 학교 종사 약사 역시 36명(0.1%) 수준이었다.
결국 산업계와 공공 분야까지 상당수 직역이 여전히 ‘0%대 비중’에 머물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은 결국 지역 약국의 경쟁 심화와 더불어 양극화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마트형, 창고형약국 등 대형 약국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출혈 경쟁은 더 심화되는 양상이다.
최근 만난 한 약학 교육자의 말은 이런 현실을 더욱 직설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약대 6년제를 평가하며 “진로 다양성의 축소는 아쉬운 대목”이라며 “6년제가 본래 지향했던 지역약사·병원약사·산업약사·연구자의 균형 잡힌 양성 구조가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면서 졸업생 진로가 다시 특정 영역(지역 약국)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산업계는 물론이고 행정 분야에서 약사 인력난을 호소한 지 오래다. 연구개발(R&D), 임상, 제조관리자, 품질관리(QC) 분야를 중심으로 약사 수요는 꾸준하지만 현장에서는 “지원자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반복된다.
병원 역시 마찬가지다. 상급종합병원은 수도권 쏠림이 심화되고 지방 병원은 인력 확보 경쟁에서 밀리는 구조가 고착화되는 분위기다.
물론 약국이 약사의 핵심 직역이라는 사실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실제 지역 약국은 초고령사회와 돌봄통합 시대를 맞아 방문약료와 다제약물관리, 공공심야약국 등 새로운 역할까지 요구받고 있다. 지역 약사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문제는 ‘균형’이다. 약사 직능의 미래가 특정 직역에만 지나치게 집중될 경우 결국 다른 영역의 공백이나 대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일부 지방 병원과 산업계, 공직 분야에서는 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약대 6년제 도입의 목적은 단순히 공부를 2년 더 하는 데 있었던 것이 아니다.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는 약사를 키워내겠다는 사회적 약속에 가까웠다. 그 약속이 지금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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