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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제약산업 '개혁' vs 환자 위협·제약 특혜 '개악'[데일리팜=이정환 기자] 공중보건위기대응 의료제품·혁신신약 특별법은 코로나19 위기 속 국내 제약산업을 선진화 할 '반전 카드'란 기대와 자칫 부실심사를 촉진하고 각종 산업 특혜를 주는 '안전성 위해 제도'란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허가심사 특례로 인한 투약환자 부작용 우려를 끝내 해소하지 못해 최종 입법에 실패했었다. 실제 식약처는 지난 2016년 '획기적 의약품·공중보건위기대응 의약품 개발촉진법안' 정부입법 당시 입법 예고안과 달리 국무회의 의결안은 안전관리 규정을 신설·보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에도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식약처 입법이 환자 중심이 아닌 신약 출시 속도를 앞당겨 제약산업에 특혜를 주는데 무게가 쏠렸다는 비판이 컸다. 이에 식약처는 정부입법안에서 획기신약 '재정지원' 조항과 '획기신약 지원센터' 별도 설립 조항을 삭제하고, 신속허가 특례를 적용할 수 있는 질병·의약품 지정 조건 구체화, 안전관리 규제 강화 등 내용을 신설한 규제심사안으로 교체했었다. 4년여가 흐른 지금도 공중보건 의료제품 특별법을 둘러싼 기대와 비판은 공존하고 있다. 특히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이하 첨바법)'이 지난해 제정에 성공, 올해 8월부터 발효하면서 이 법이 제공하는 신속 허가심사 트랙과 공중보건약 특별법 특례가 중복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현실이다. 하지만 다수 전문가들은 첨바법이 줄기세포를 활용한 재생의료 등 최신 의료행위에 방점이 찍힌 대비 공중보건약법은 첨단 항암신약이나 감염병약 등 최신 의약품에 무게중심을 뒀다는 시각이다. ◆제약산업·식약처, 법안 '찬성' 공감대=의약품·바이오의약품·의료기기 전문가들은 공중보건약 특별법의 신속 제정이 필요하다는데 이견이 없다. 코로나19 팬더믹과 국내 3차 대유행이 논란중인 지금이 특별법 제정 적기라는 공감대다. 무엇보다 첨바법과 공중보건약 특별법은 규제 뿌리와 적용 타깃이 완연히 다르고, 기존 약사법으로는 신약과 공중보건위기대응약 인허가를 지원하기 역부족이란 인식이 산업과 식약처 내 지배적이다. 실제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KRPIA, 바이오의약품협회는 법안 적용범위를 더 넓히고 구체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중이다. 제약바이오협회는 "공중보건약을 넘어 혁신신약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KRPIA는 "안전성·유효성 개선 여부를 기준으로 혁신신약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식약처도 공중보건약 신속 도입을 위해 법 통과가 시급하고 제도가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추가 규제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현행 약사법으로 공중보건 의료제품을 신속허가하기 역부족으로, 특별법으로 일관적인 대응 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식약처는 "우리나라는 총리령이나 고시로 신속심사 등 허가지원을 단편적으로 지원한다. 공중보건 의료제품을 개발지원 할 법적 근거 마련이 절실하다"며 "코로나 초기 한정된 자원으로 위기 대응에 필요한 물품 생산과 공급을 조정할 콘트롤타워가 없었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의약외품 밀려드는 허가를 관장할 단일 법 체계로 신속 대응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시민단체·의약계, 허가특례 안전 우려=제약산업·식약처와 달리 시민단체나 의약계 일부에서는 안전성을 우려하며 법안 제정에 신중론을 펴고 있다.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특별법 제정을 중단하거나 안전망을 더 강화하라는 요구인데, 임상3상 조건부 신속허가 제도의 불안전성이 법안 신중론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실제 인보사, 리아벡스 등 임상3상 조건부 허가약이 자료제출 미흡이나 허위자료 제출, 심사 부실 등 논란으로 허가취소되면서 신속 시판허가제는 매년 국정감사에서 비판거리로 지적된 상태다. 지금도 신속 허가 역기능이 꾸준히 논란거리가 되는데 규제 장벽을 더 낮추면 환자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제약사만 특혜를 주는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논리다. 아울러 현행 약사법에서도 특별법이 제공하는 우선심사, 전담심사, 조건부 신속허가 등 특례를 이미 충분히 제공하고 있고 첨바법 제정으로 같은 취지의 법이 작동하고 있는데 추가 법안을 입법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뒤따랐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대한의사협회' 등 시민단체와 의약단체가 법안에 부정적인 견해를 어필중이다. 특히 건약은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의약품 허가는 절대 산업적 목적으로 특혜를 줘선 안 되며, 이는 곧 기업 이익과 국민 안전을 맞바꾸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우선심사 등 특례는 심각한 부작용 발생률을 18%, 환자 사망 노출률을 7.2% 높일수 있는데도 제정을 추진하는 것은 결국 법안 무게중심이 질환 중대성·시급성이 아닌 기업 이익에 실렸다는 인식이다. 건약은 "제약산업법은 이미 정부가 혁신형 제약기업에게 국가연구개발사업이나 조세지원, 건축물지원, 부담금 면제, 약가우대를 약속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봐도 특별법으로 허가된 약은 세계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다. 되레 식약처 국제 신뢰와 국내 제약기업의 세계 경쟁력을 떨어뜨려 산업·국민 건강을 망치는 악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의협도 "공중보건 위기상황이라도 미허가 의료제품 허가는 생명에 위해를 끼칠 수 있다. 긴급사용 트랙은 약사법 등 기존법이 모두 갖추고 있다"며 "의약품 등 효과·안전성이 입증가능한 자료에 대한 사전심의 절차가 필요하다. 특별법을 추가 입법할 필요성은 없다"고 반대했다. 결국 공중보건 의료제품 특별법은 찬성과 반대 입장이 평행선을 그리는 속에서 나머지 국회 입법 심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국가·사회를 공중보건 위기에서 구해낼 신속 시판허가 법안 타당성과 자칫 부작용·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안전성 우려 간 어떤 시각이 더 힘을 얻을지가 특별법 최종 입법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특별법은 국회 복지위 법안소위 계속심사가 결정된 상태다.2020-12-01 17:48:10이정환 -
급증하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조제약 배송은 수순?[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으로 확산된 비대면 문화는 병원 진료실, 약국 환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로 한시적인 전화 상담, 처방을 허용한 이후 대형 병원의 비대면 진료와 처방은 이제 당연한 서비스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상황에 발맞춰 그간 원격진료 허용을 조건으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관련 산업들이 이번 정부 방침에 발맞춰 우후죽순으로 비대면 의료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이 같은 서비스는 단순 비대면 진료와 처방에 그치지 않는다. 편리성을 목적으로 내세운 비대면 진료, 처방은 곧 비대면 조제와 의약품 배송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대학병원부터 의원까지…진화하는 비대면 플랫폼 정부는 지난 2월 24일부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화상담, 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정부에 따르면 허용 이후 80일간 3853개 기관이 26만 2,121건의 전화 진료를 실시했으며, 이중 42.3%(11만995건)는 1차 진료기관인 의원급(동네 병원)에서 이뤄졌다. 또 전체 건수 중 상급종합병원(3차 진료기관) 이용률은 15.6%, 종합병원(2차 진료기관)은 29%로 대형 병원에서의 비대면 진료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전화상담을 통한 진찰료 청구 건수도 26만건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수요를 반영해 온라인 플랫폼 기반 사업도 가속화되고 있다. 그간 정부의 원격진료 허용만을 호시탐탐 노리던 업체들이 정부의 한시적 전화 상담, 처방 허용에 힘입어 비대면 진료, 처방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초를 표방하는 메디히어의 경우 지난 4월 원격화상진료 어플을 출시했다. 앱을 통해 영상 통화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처방전 발급과 진료비 결제까지 앱 상에서 모두 가능하도록 돼 있다. 업체는 출시 20일 만에 누적 진료 환자가 2000명을 넘어섰고, 참여 의사도 처음 10명에서 50명 이상을 늘었다며 홍보하기도 했다. 디지털헬스 전문기업 라이프시멘틱스의 전화 진료 지원 앱 ‘에필케어M'도 정부의 한시적 처방 상담, 처방 허용 정책 이후 기존 서비스에 전화 진료 모바일 결제, 처방전 전달 기능을 추가한 상태다. 또 최근 출시된 비대면 진료 종합 플랫폼 최강닥터는 화상, 전화 진료 서비스와 병의원 검색, 공휴일 약국찾기 기능 등을 포함했다. 이 업체는 현재 내과, 정신건강, 피부과와 같은 비응급 상황에 관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비대면 진료 이외 향후 만성질환 의료 플랫폼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엠디톡(MDtalk) 역시 최근 비대면 진료, 처방 서비스를 시작한 앱 중 하나다. 앱 내에서 환자가 선택한 병원과 유선 상으로 진료를 받은 후 진료비 결제, 환자보관용 처방전 발급 등이 앱 내에서 가능하도록 돼 있다. 전문약 배송도 원스톱으로?…약 배송 노리는 앱도 비대면 진료, 처방 플랫폼이 증가하면서 이를 통한 약국으로의 처방전 전송도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대부분의 관련 앱들이 전화로 상담이나 진료, 처방을 받으면 해당 병원에서는 진료 받은 환자가 지정한 약국으로 팩스나 이메일 등을 통해 환자의 연락처와 처방전 등을 전송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의약품의 수령 방식 또한 철저히 환자의 선택에 달려있다. 전화나 서면으로 복약지도가 가능한 상황에서 의약품 전송의 경우 환자와 약사가 협의해 직접 수령 또는 배송도 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이런 정부의 방침을 파고든 업체도 있다. 앱을 통한 병원과의 전화 상담, 처방, 그리고 환자 선택에 따른 약국 지정과 의약품 수령 방식이 결정되는 상황을 이용해 약 배달 서비스를 표방하고 나선 업체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약사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당 앱 개발 업체 측은 정부 방침 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해당 서비스를 이어갈 방침을 보이고 있다. 초진, 재진 여부에 상관없이 전화 한통으로 진료, 처방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환자에게 지정받은 약국은 특정 사유 없이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조제하고 나아가 택배 배송까지 해야 하는 현 상황에 대해 약사사회는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처방약 배송 서비스를 진행 중인 닥터나우 관계자는 “의약품 배송 금지 품목은 법적으로 규정돼있지 않다. 다만 정부에 질의 했을 때 해당 부분은 약사와의 협의를 통해 진행하라고 했고 이에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비대면 전화 진료 후 환자, 약사 협의에 따른 다양한 경로 중 약사가 ‘30분 퀵 배송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선 퀵 배송 업체를 연결해주고 있다”면서 “코로나 상황에서 지역 약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의약품 배송 플랫폼 중 하나라고 생각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2020-11-30 15:48:11김지은 -
공중보건약 특별법 심사 본격…"인허가 고속도로 기대"[데일리팜=이정환 기자] 공중보건위기대응 의료제품·혁신신약 특별법이 우리나라 의약품·의약외품·의료기기 인허가 시스템 판도를 뒤집을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까. 국회가 코로나19 위기 타개책으로 공중보건위기대응약 특별법을 선택, 발빠른 심사에 착수했다. 여야는 동일한 법안 뼈대와 목표를 갖춘 제정법안을 각각 2건씩 총 4건 발의하면서 이미 입법 공감대를 형성해 법안 신속처리에 힘을 합쳤다. 국회 심사가 본격화하면서 제약산업 기대감도 덩달아 커졌다. 더이상 미국과 일본 등 제약 선진국이 십 수년 전부터 선제 시행중인 BTD(브레이크쓰루 테라피)나, 사키가케 제도를 부러워 할 이유가 사라진다는 이유에서다. ◆공중보건약 특별법안, 제정 배경은=의료제품 시판허가 제도 혁신은 곧 제약산업·시장 흐름이 단숨에 뒤바꾸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속칭 공중보건약 특별법은 이미 지난 2016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획기적 의약품 및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약품 개발촉진법안'이란 이름으로 직접 정부입법을 시도했던 정책이다. 당시 메르스, 지카, 에볼라 바이러스의 국내외 창궐이 식약처 입법 타당성을 뒷받침했지만 최종 임상시험을 끝내지 않은 신약을 3상임상 조건부 신속허가했을 때 우려되는 부작용 등 위험성을 넘어서지 못한 채 입법이 무산됐다. 때마침 정부입법안 발의 직후 터져 국내외 제약계를 뜨겁게 달궜던 한미약품 폐암신약 '올리타(성분명 올무티닙)' 임상환자 중증피부이상반응 사망 사건과 베링거인겔하임 기술수출 계약 종료 사태는 3상임상 조건부 허가제 우려를 키우며 입법 실패에 영향을 미쳤다. 4년여가 흐른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반전됐다.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린 코로나19가 공중보건약 특별법 제정 촉매제가 됐다. 코로나 위기 속 여야 모두 법안 필요성에 찬성하면서 특별법 제정은 '순풍에 돛'을 달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큰 틀에서 법안은 코로나 등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의약품·의약외품·의료기기 등 의료제품의 신속·집중심가를 지원해 인허가 속도를 대폭 앞당기는 게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우선심사', '수시동반심사', '조건부 신속허가' 시스템을 법제화하는 셈이다.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우리 사회는 예기치 않게 우리나라 인허가 시스템의 둔함을 몸소 체험했다. 코로나 유입 초기, 국내 의료제품 인허가 시스템은 확진자 판정을 위한 진단키트와 방역 마스크 시판허가를 다량으로 신속히 심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법률로 신속 인허가 정책을 명시하지 않은 게 원인이다. 이는 결국 '마스크 긴급수급조정조치' 고시 제정과 '진단키트 긴급사용 승인'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부랴부랴 마스크와 진단키트 정식 허가를 위한 맞춤형 컨설팅도 병행했다. 감염병 대응에 미흡한 법 규제를 땜질식으로 손질해 급한대로 쓴 셈이다. 오늘날 정부가 자랑으로 삼는 K-방역의 숨겨진 민낯이다. 코로나 팬더믹으로 사회·경제가 멈춰서자 국회는 공중보건약 특별법 입법에 골몰했다. 제약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이 수 년 전부터 시행중인 BTD(브레이크쓰루 테라피), 사키가케 제도 등도 입법에 불을 당겼다. 우리나라도 허가심사 선진화를 위한 우선심사·수시동반심사·조건부허가 제도를 운영중이지만, 대부분 상위법이 아닌 총리령이나 고시에 위임된 상태다. 실질적으로 시판허가 시점을 대폭 앞당기기엔 제도적 안정성이 떨어지는 셈인데, 안전성 문제 해소를 한 특별법 제정 입법에 국회가 앞장선 셈이다. ◆특별법안, 기대효과는=그렇다면 특별법이 제정 시 국내 제약산업 미칠 영향은 무엇일까. 쉽게 말하면 공중보건에 치명적 위협을 가하는 질환·감염병군 치료제·백신과 약효를 혁신적으로 입증하고 안전성을 확보한 신약을 위한 '시판허가 고속도로'가 깔린다. 구체적으로 수시동반심사 제도를 통해 공중보건약·혁신신약 개발 제약사는 자료가 준비되는 대로 식약처에 미리 심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임상시험 종료와 허가신청 후 보완 절차 없이 즉시 시판허가를 획득할 수 있는 셈이다. 수시동반심사에 임상3상 조건부허가 제도가 더해지면 상용화 속도는 더 빨라진다. 식약처에 따르면 미국은 BTD 제도로 시판 전 인허가 시기를 평균 2.2년 줄였다. 미국FDA가 시행중인 '애니멀 룰'도 도입가능해진다. 애니멀 룰은 테러에 쓰이는 탄저균·방사능·핵물질과 같이 대량살상 질환 대응 치료제로, 임상시험이 윤리적으로 불가능한 의약품을 동물실험인 전임상시험 결과만으로 허가를 내주는 제도다. 임상시험 없이 허가하는 경우 2종 이상의 애니멀 모델에서 임상용량이 검증돼야 하며 병태생리학적으로 작용기전을 밝히고 사람에 대한 임상적 유용성도 타당한 수준이어야 한다. 미국의 애니멀 룰 적용사례로는 지난 2006년 허가된 화생방 테러 무기인 청산가리 중독(cyanide poisoning) 치료제 '시아노키트(hydroxocobalamin)'와 폐렴흑사병(pneumonic and septicemic plague) 조기 치료제 '레보플록사신(levofloxacin)'이 있다. 2016년 식약처 정부입법 당시 법안 적용 범위가 의약품에 한정됐다면, 현재 국회 발의된 법안 4개는 병합심사 시 의약외품과 의료기기(진단키트)까지 신속허가 특례 적용 범위가 더 넓다. 공중보건약과 혁신신약 약효·부작용을 환자 DNA, 바이오마커를 통해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동반진단 기기'가 활성화하고 방역 마스크나 감염병 진단키트 등 의약외품, 의료기기의 신속허가 트랙도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에 따른 것이다. ◆국회, 입법 완료 예상시점은=특별법 제정안을 발의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한정애, 국민의힘 이종성, 백종헌 의원이다. 이들이 각각 발의한 제정법안 4건은 소관 보건복지위 법안소위 내 병합심사를 한 차례 거쳐 '계속심사(보류)' 결정된 상태다. 법적 타당성이 인정되나 일부 규제특례 조항 손질이나 입법 반대 목소리를 더 수렴해야 하는 차원에서 '법안 숙성' 단계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안을 둘러싼 여야 정치상황도 긍정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중보건약 특별법 제정을 정당 중점 처리법안으로 지정해 최대한 빨리 입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 역시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백종헌, 이종성 의원 발의안에 국민의힘 대다수 의원이 동참했기 때문이다. 다만, 신약 허가속도를 높이는 게 법안 본질이자 특성인 만큼 특례 조항에 준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일부 의원들의 지적이 나오는 수준이다. 국내외 제약사가 개발중인 코로나 치료제·백신의 국내 신속 시판허가를 위해서라도 특별법 제정은 늦어도 내년 1분기 내 완료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민주당 조원준 전문위원은 "국회 계류중인 공중보건위기대응 의료제품 개발·지원법안은 민주당 중점 법안으로 지정, 신속 추진할 방침"이라며 "코로나를 계기로 의약품을 넘어 의료제품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생겼다. 진단키트 신속허가를 고시 개정으로 우선심사하면서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가 크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공중보건약 특별법은 소관 상임위인 복지위 법안소위 1차 심사를 마친 지금 약 30% 수준의 심사를 완료한 상황이다. 지금 속도대로라면 내년 초 복지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뒤, 빠르면 1분기 내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 처리가 유력한 분위기다. 해외 제약 선진국이 도입한 최신 의료제품 신속 시판허가 트랙이 국내에도 깔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2020-11-30 15:46:56이정환 -
전화 한통에 수면제·감기약 처방…비대면 진료 '허점'[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복지부가 비대면 전화상담과 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그 틈새를 파고드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약사사회에서는 최근 한 스타트업 업체가 앱을 통한 약 택배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논란이 점화됐지만, 이미 비대면 진료와 전화 처방 상당 부분 우리 사회에 정착된 분위기다. 그만큼 코로나19로 불이 붙기 시작한 비대면의 물결 속 전화나 화상을 통한 진료와 처방, 의약품 수령이 암암리에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말이다. 비대면 진료, 처방 플랫폼 사업이 빠르게 확장돼 가고 이를 통한 의약품 조제와 배송이 환자의 선택으로 이뤄지는 현 상황이 향후 의약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기자가 직접 앱을 통해 비대면 진료와 전문약 처방을 직접 체험해 보고, 현 상황과 우려되는 부분 등을 알아봤다. “잠이 안 오는데요”…초진에 한달치 졸피뎀 처방을 최근 약사사회에서 이슈 중 하나로 떠오른 약 배송 서비스 앱. ‘배달약국’이란 이름 그대로 처방 약의 배송을 표방하던 이 어플은 약사사회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서비스를 중단했다 최근 닥터NOW로 이름을 바꿔 활동을 재개했다. 코로나19 상황 속 정부가 한시적으로 허용한 ‘전화 상담, 처방 한시적 허용 방안’에 맞춰 진료를 받을 병·의원부터 약을 배송 받거나 방문해 조제 받을 약국은 철저히 환자 선택에 맡겨 법적인 제제를 피해갔다. 기자가 직접 해당 앱을 체험하며 느낀 점은 한마디로 ‘편리함’이었다. 현재 이 어플은 내과와 가정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총 19개 진료과에 대한 비대면 진료가 제공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이중 8개 진료과만이 의원과 의사가 등록돼 있었고, 나머지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란 문구가 떠있었다. 8개 과도 같은 의사가 중복 등록돼 있는 경우가 많아 아직 앱과 제휴된 의원이 소수란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대면 진료를 받는 과정은 쉽고 간단했다. 전주에 위치한 의원(의사)명을 누른 뒤 진료요청을 누르자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가 걸려왔다. 의사는 간단한 개인정보와 증상을 물었고, 기자는 수면제 처방을 요구했다. 최근 닥터NOW가 배달서비스 등으로 논란이 되자 이를 의식한 듯 향정 처방에 조심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설명과 오남용 위험성,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난 뒤에야 스틸녹스 4주치(28일) 처방을 받을 수 있었다. 의원 초진임에도 불구하고 스틸녹스를 처방 받기까진 약 5분이 걸리지 않았다. 수화기 너머에 진짜 의사가 있는 건지, 또는 진짜 환자인지 서로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모든 게 이뤄졌다. 전화를 끊고 나자 앱을 통해 결제 알림이 울렸고, 결제를 마치자 앱 진료내역을 통해 업로드된 처방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약을 받을 주소지를 넣으면 주변 약국들의 리스트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배달서비스를 제공하는 약국은 별도의 표기로 구분돼있었다. 기자는 이 어플의 가장 큰 논란꺼리 중 하나였던 의약품 택배 배송 서비스도 체험해 보려 했지만 약사사회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논란이 된 탓인지 배달이 가능한 제휴약국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서울, 경기 곳곳의 주소를 입력했지만 배달 가능 약국은 나오지 않았고, 유일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1곳의 약국에서도 처방전 접수를 받지 않고 있었다. “아기가 열이 나서”…전화로 진료·처방 한번에 기자 본인뿐만 아니라 미성년자인 자녀의 진료, 처방도 비대면 어플을 통해 대리로 가능할지도 궁금해졌다. 이 역시 어렵지 않았다. 어플에 접속해 전주의 한 내과의원을 지정하니 해당 병원의 진료과목, 진료시간, 위치 등 간단한 정보와 함께 ‘채팅으로 진료 요청’, ‘전화로 진료 요청’ 아이콘이 뜬다. 채팅으로 진료 요청은 이용이 불가하다는 표시에 ‘전화로 진료 요청’ 아이콘을 누르니 얼마 지나지 않아 지정한 병원으로부터 연락이 온다. 해당 병원도 우왕좌왕하는 분위기. 간호사는 어플을 통해 비대면 진료를 받고자 한다는 말을 듣고 수화기 밖에서 한참을 누군가와 상의를 하더니 곧 다시 연락을 주겠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개인 휴대폰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고, 상대방은 자신이 해당 병원 원장이라고 소개했다. 유선상으로 전한 의사의 소개 이외에 연락한 쪽이 의사인지는 정확한 확인할 방법은 없었지만, 자신을 의사라고 밝힌 인물은 “코로나19 상황에 20개월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가기 꺼려져 비대면 진료를 선택하게 됐다”는 말에 이해한다는 말과 함께 아기의 간단한 인적 상황 확인과 더불어 증상 확인에 들어간다. 유선 상으로 아기의 상태를 확인한 의사는 초기 감기 증상이라는 진단과 더불어 곧바로 의약품 처방에 들어간다. 그가 전화를 끊기 전 남긴 말 중 씁쓸한 뒷맛이 남는 대목은 “자신이 20개월 정도 된 유아는 진료를 안 해봤다. 그래서 처방약 용량 계산 등으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의사의 요구대로 전화를 끊은 후 기자의 신분증 사진과 아이의 이름, 주민등록번호를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전송했다. 그러자 10여분의 시간이 흐른 후 개인 카카오톡으로 처방전 이미지와 함께 처방 이유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담긴 메시지가 전송됐다. 의사는 이후에도 따로 개인 휴대폰으로 연락을 해와 어플을 통한 처방전 전송을 제대로 됐는지, 약국 지정은 했는지 여부 등을 꼼꼼히 체크했다. 의약품 배송이 되는 약국은 최근 논란으로 서비스가 당분간 안 될 수도 있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이며. 초진에 전화 한통으로 진료와 처방, 조제할 약국 지정과 처방전 전송, 의약품 배송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서비스. 환자 입장이라면 굳이 마다할 이유가 크게 없어보였다. 약사들 "무분별 처방 따른 의약품 오남용 위험 커“ 해당 앱을 직접 체험해 봤다는 한 약사는 약의 전문가이기에 모든 과정 자체가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선 앱을 사용하는 환자는 전화를 받는 상대가 의사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이다. 환자의 간단한 상황만 확인하고는 원하는 약을 이야기하니 기계적으로 처방을 해주는 상황 자체가 일종의 콜센터를 통한 의약품 주문처럼 느껴졌다는 게 앱을 체험한 약사의 말이다. 더불어 초진, 재진 여부에 상관없이 누구나 앱을 통해 전화로 진료와 처방을 받고 의약품 조제, 배송을 요청할 수 있는 현 상황은 곧 무분별한 처방과 의약품 오남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가장 우려되는 점이라고도 지적했다. 이 약사는 “서울에 거주하는데 전라도에 있는 병원으로 연락을 해 스틸녹스 처방을 받고자 한다니 몇정이 필요하냐는 질문부터 하더라”며 “진료보다도 의약품 처방이 우선인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이런 상황이라면 향정은 물론 해피드럭 처방도 문제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의약품 택배 배송 문제를 넘어 이런 비대면 진료를 통해 앱 상에서 환자가 약국을 지정하고, 해당 약국으로 처방전이 전송된다면 조제 거부에 해당될 수 있는 만큼 약사는 무작정 거부할 수도 없다”면서 “환자 상태에 대한 제대로 된 확인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처방, 이로 인한 의약품 오남용 문제는 심각히 고려해 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2020-11-29 18:01:44김지은·정흥준 -
재평가 급여환수, 모든 급여약 대상...제도 손질했다[데일리팜=이혜경 기자]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임상부터 급여까지 재평가 대상에 오르면서 임상적 유용성이 불확실한 기등재의약품 재평가의 모습이 갖춰지고 있다. 지난해 콜린알포 재평가 당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엇박자'를 내면서 반쪽짜리 제도라는 비판도 나왔었다.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이의경 전 식약처장의 지난해 콜린알포 관련 발언이 논란이 된 이유도 이 때문이지만, 식약처가 심평원 약평위 급여축소 결정 이후 임상재평가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기등재재평가의 방향성이 잡혀가기 시작했다. 당시 이 전 처장은 콜린알포가 품목 허가 갱신에 통과한 것을 근거로 약효가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복지부 고시 시행을 앞두고 제약회사가 제기한 집행정지 및 행정소송과 식약처 임상재평가까지 최소 3~5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에서 다음 기등재재평가 시행 시기를 점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기등재재평가 과정에서 보험자인 건강보험공단이 등장한 이유다. 남인순 의원은 지난 10월 열린 종합감사에서 "제약사들의 임상재평가계획서 제출시 건보공단과 재평가 결과에 따른 조건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상시험에 실패할 경우 식약처가 임상시험을 실시하도록 한 날부터 삭제일까지의 건강보험 처방액 전액을 건보공단에 반환하도록 계약서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건보공단 급여환수 가능할까?=기등재 의약품 임상재평가 결과에 따른 급여환수를 위해선 복지부 장관의 행정명령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남인순 의원 역시 복지부장관이 행정명령을 발동해 건보공단과 제약회사 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주문했는데, 행정명령이 없다면 제약회사를 강제로 협상 테이블에 앉힐 수 없기 때문이다. 2018년 '발사르탄'과 2019년 '라니티딘' 등 불순물 사태로 제네릭 의약품의 사전·사후관리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8일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했다. 이 규칙 13조(직권결정 및 조정) 6항 신설에 따라 기등재 의약품 또한 건보공단이 급여 계약 조건을 다시 협상할 수 있게 됐다. 이 조항을 보면 '보건복지부장관은 이미 요양급여대상 여부 및 상한금액이 고시된 약제의 안정적 공급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공단 이사장에게 해당 약제의 제조업자·위탁제조판매업자·수입자와 제11조의2제7항제4호의 사항에 대하여 협상을 명할 수 있다. 이 경우 제11조의제7항부터제9항까지의 절차를 준용한다'고 명시됐다. 정부는 콜린알포의 경우 '안정적 공급 등'의 문구에서 임상적 유용성 재평가를 기타에 해당하는 '등'에 포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건보공단은 복지부장관의 명령이 있으면 콜린알포를 대상으로 제11조의2제7항제4호인 '그 밖에 약제의 안정적인 공급 및 품질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협상할 수 있다. 최근 건보공단이 사용량-약가연동 협상 '다' 유형에 해당하는 알리코제약, 하나제약, 경보제약의 콜린알포 품목을 협상하면서 '재평가 등의 결과 허가가 취하되는 경우 해당 제약사는 식약처가 임상시험을 실시토록 한 날로부터 급여목록 삭제일까지의 청구금액 전액을 건보공단에 반환해야 한다'는 조항을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들 제약회사와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콜린알포를 보유한 모든 제약회사를 대상으로 같은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복지부장관 명령으로 건보공단이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한 제약회사를 대상으로 협상명령을 진행한다면, 3개 제약회사와 마찬가지의 내용을 계약 조항에 넣게 된다. ◆계약 미참여 제약사, 페널티 조항은?=다만 복지부장관이 직권으로 협상명령을 내려도 134개 제약회사가 모두 참여할지 미지수다. 건보공단 계약 테이블에 앉을 경우 '급여환수'라는 조건에 서명해야 하지만, 계약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급여삭제'를 시킬 수 있는 법적 규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약의 경우 선별급여등재 방식으로 건보공단과 협상 결렬 시 요양급여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약제급여목록 등재를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 사후관리 대상인 사용량-약가연동 협상 대상 약제는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 제8조(직권에 의한 결정 및 조정)에 따라 재협상 과정에서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급여목록에서 제외된다는 조건이 있어 급여 유지를 위해선 건보공단과 협상이 필수적이다. 콜린알포 등 임상재평가 대상 품목에 대해 요양급여기준 제11조의제7항부터제9항까지의 절차를 준용한다고 명시돼 있어, 복지부장관의 협상명령 불응시 급여삭제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복지부가 기등재재평가를 통한 선별급여 고시 시행을 앞두고 집행정지 및 행정소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건보공단 협상명령 개시를 통해 급여퇴출 카드까지 꺼내들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다. 만약 콜린알포 보유 제약회사가 어떤 식으로든 건보공단의 협상절차 안에 들어오면 약가협상지침에 따라 ▲안전성·유효성 확인 및 품질관리에 관한 사항 ▲그 밖에 안정적 요양급여 및 건강보험 재정관리 등을 위해 필요한 사항 등을 통해 급여환수에 대한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다. 건보공단은 콜린알포 임상재평가와 더불어 급여환수 관련 계약을 체결할 경우, 1년에 3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보호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복지부와 심평원이 공개한 콜린알포 의약품 청구 현황을 보면 지난해 3525억원 청구금액에서 현행 급여유지가 결정된 치매관련 질환에 쓰인 금액은 603억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최소 1년에 3000억원 씩 최소 임상재평가 기간인 3~5년동안 재정을 보호하겠다는 전략을 세울 수 밖에 없는 상태다. ◆건강보험법 개정, 급여환수 규정 명문화=기등재재평가의 시작은 콜린알포가 됐지만, 정부가 발표한 계획대로라면 임상적 유용성이 불확실한 일부 급여약이 제2, 제3의 콜린알포로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심평원의 기등재재평가와 함께 식약처의 임상재평가, 그리고 건보공단의 품질관리 계약 체결 등 3곳의 전략이 맞물려야 종합적인 약제 재평가 기전이 마련된다. 따라서 콜린알포를 첫 타깃으로 특정하고, 지난 1년 동안 기등재 재평가 선봉에 섰던 남 의원이 법률 개정으로 제도 안착의 지원사격을 나섰다. 남 의원은 건보법 보완입법을 통해 고시 개정 소송 결과에 따른 부당급여 강제환수 뿐 아니라, 반대로 정부 행정조치로 피해 입은 제약사 구제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2020-11-17 15:20:45이혜경 -
비대면+상담+감염병…코로나 시대 슬기로운 약사 생활[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코로나로 약국의 일상이 180도 달라지며 잃은 것들이 있다면, 이와 반대로 새롭게 얻은 것들도 있다. 약사& 8231;약국은 감염병 예방 관리 역할을 인정받기 시작하며 전국 곳곳에서 조례 개정 이끌어냈고, 이는 국회 법안 발의로까지 이어졌다. 또한 대한약사회와 지역 약사회는 온라인 회무와 교육 등으로 변화를 꾀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약사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코로나의 긴 터널에서 희망의 불빛을 찾고 있다. ◆코로나 위기서 발휘된 약국 역할..."감염병 예방 1차 관문" 약국은 공적마스크 공급으로 감염병 차단 1차 관문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의 뇌리에 남겼다. 약국의 DUR 시스템, 전국 약사들의 높은 참여율과 희생으로 이룬 성과였다. 약사들은 정부와 공조하며 수시로 달라지는 방역 지침들을 지역에 전달하고 방역물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 사상 초유의 감염병 사태에서 일사분란한 대응이 가능했던 데에는 약국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기도와 대전시, 경상남도의회 등에서는 약국과 약사의 역할을 포함하는 내용의 감염병 예방관리 관련 조례를 개정했다. 국회에서도 감염병 예방 관리 활동 주체에 약사를 포함하고, 조제 또는 방역물품 제공으로 발생한 약국 손실 등을 보상하는 내용의 ‘감염병예방관리에관한법률 일부개정안’이 발의됐다. 경기 박영달 약사(경기도약사회장)는 “앞서 경기도에 조례 개정을 건의한 바 있다. 남인순 의원 법안 발의안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은 감염병위원회에 약사를 위원으로 포함하는 내용이 빠졌다는 점이다. 이 점을 개선해 약국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 이미선 약사는 “약국은 감염병 예방관리의 한 축이었지만, 정부의 태도와 정책에선 사실상 체감하지 못 했다”면서 “또다시 어떤 바이러스가 창궐할지 알 수 없다. 감염병 예방에서의 약사 역할을 세우고, 정부 또한 이를 인정하고 뒷받침해주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제2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병할 경우 약국은 진단시약 또는 백신 제공으로까지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본의 경우 코로나 신속진단키트를 약국에서 제공하며, 미국은 코로나 백신 무료 배포를 위해 약국과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서울 문민정 약사(강남구약사회장)는 “약사가 감염병 예방관리에서 한축을 담당해야 하는 것은 맞다. (진단키트 등은)풀어야 할 여러 문제들이 있지만 만약 담당한다면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 약사는 “아직은 코로나 속에 있어 약사들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안정이 된 이후에는 하나둘 계획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강원 성소민 약사도 “약국은 예방 쪽으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미국은 약국들과 백신 무료 배포 협약을 맺었다”면서 “예방의 꽃인 백신이 제도에 얽혀 한국에선 허용이 안되고 있다. 약사회도 아직 이점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지만, 지금보다 폭넓은 감염병 예방관리 역할을 위해선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에 적응한 약사사회...회무·교육 선택지 늘었다 대한약사회와 전국 각 지역 약사회는 회의와 교육, 행사 등에 모두 차질을 빚었지만, 온라인으로 변화를 꾀하며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나아가 코로나 이후에도 온라인을 활용해 인문학과 학술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서울 노수진 약사(구로구약사회장)는 “올해 들어 대부분의 회의나 강의를 줌으로 진행해야 했다. 그만큼 많은 고민을 했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온라인이다 보니 오프라인 강의에 비해 제반 환경을 신경쓰지 않아도 돼 강의 커리큘럼과 강사 섭외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덕분에 강의의 질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문민정 약사도 “온라인 교육이 늘어나면서 약국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들이 많아졌다. 구약사회에서는 온라인으로 인문학 강의를 오픈할 예정이다. 또 오프라인으로만 진행했던 신약 공부를 온라인으로도 병행하려고 한다”면서 “그동안 관심은 있어도 깊이 있게 접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는데, 온라인은 시공간적 한계가 없어 더 많은 약사의 참여와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로 비대면 사업이 주를 이루면서 지역 약사들의 결속력이 약해진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는 향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서울 김성철 약사는 “약사회 사업을 전부 비대면으로 하는데다 동호회 활동도, 모임도 모두 사라졌다. 코로나 이전부터 개인화되는 추세가 있었는데 더 가속화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가 된다”면서 “코로나 종속 후 약사사회의 결속력 약화로 연결될 수 있다. 풀어야 할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코로나 준비해야죠"...슬기로운 위기 극복법 코로나 이후의 약사와 약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처방조제 중심의 약국들은 수차례 위기를 겪으며 새로운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다. 또 바이러스 감염과 예방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인식도 달라졌기 때문에 약국은 이를 수용할 준비를 하는 중이다. 성소민 약사는 “이번 경험으로 조제도 안정적 수입이 아니라는 인식이 들기 시작했다. 조제 전문을 표방하는 약국들은 줄어들고, 일반약과 건기식 비중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 같다. 새로운 상담약국 모델들이 계속해서 등장하지 않을까 예상한다”면서 “마침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공부에 투자하고 있는 약사들이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면역과 관련된 국민들의 관심사가 높아진만큼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약국, 약사의 발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부산 차상용 약사는 “이번 코로나로 면역 관련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앞으로도 다양한 바이러스가 나타날 것이다. 약사들도 공부를 많이 해서 약국 경영뿐만 아니라 국민 보건 향상에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차 약사는 “코로나가 아직 지나가지 않은 상황이라 약사들도 쉽게 여력을 내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처방에 의존하지 말고 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니즈가 커지는 만큼 준비를 하고 타개책을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2020-11-16 18:56:33정흥준 -
기등재의약품 재평가…복지부·식약처 '투트랙' 관건[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기등재의약품 재평가 화두는 정부가 던졌고, 치매약으로 쓰이는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특정은 국회가 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이어 올해까지 '콜린알포' 재평가의 총감독 역할을 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콜린알포 선별급여가 결정되고,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까지 마쳤으나 집행정지 및 행정소송에 발이 묶였다. 남 의원은 심평원에 소송 적극 대응 및 과다처방 개선 등을 주문했고, 이와 함께 건강보험공단에 급여환수라는 방법론까지 제시했다. 보건당국은 콜린알포 문제를 풀어야 다음 기등재재평가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에 담긴 재평가=정부는 지난 2018년 8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일명 문재인케어)를 발표하고, 지난해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제1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는 약제 보장성 강화 정책 내용이 담겼는데, 기등재재평가 제도 도입을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해 올해 내 시범사업을 하겠다는 것이 포함됐다. 선별급여등재 방식 내에서 의약품은 등재 이후 재평가 기전이 없어 급여기준 조정이나 급여 삭제 등을 진행할 수 없었지만, 이 같은 발표로 정부가 본격적인 제도 마련에 들어갔다. 다만 첫 타깃 설정이 문제였다. 정부가 나서서 특정약의 효능·효과 검증 및 급여조정을 하기엔 부담이 있었다. 총대 역할을 남 의원이 했다. 남 의원은 지난해 10월 2일 열린 복지부 국감에서 콜린알포 재평가를 수면위로 끌어 올렸다. 콜린알포 임상적 유용성과 효능에 대해 조속히 재평가를 실시하고, 급여기준을 합리적으로 재설정하라고 주문했다. 박능후 장관은 바로 수용했다. 해외에서 재평가 등으로 급여시장에 퇴출해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콜린알포의 급여기준을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심평원 재평가 돌입=심평원은 종합계획 발표 이후 약평위 산하에 약제사후평가소위원회를 만들고 기등재재평가 준비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국감에서 콜린알포가 특정되기 이전부터, 콜린알포의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고 전문가들로부터 치매 이외 질환에 대한 근거가 불확실하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였다. 콜린알포 급여축소 방향은 지난 5월 복지부 건정심에서 결정됐다. 구체적인 급여기준은 6월 4일 열린 약제사후평가소위에서 의결됐고, 당월 11일 약평위에 안건이 상정되면서 의결됐다. 당시 의결 내용은 '치매관련 질환은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근거가 있으나, 그 외 질환은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 인정할만한 근거가 없어 선별급여(환자본인부담율 80%)로 전환하겠다'는 것이었다. 콜린이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은 효능효과는 ①뇌혈관 결손에 의한 2차 증상 및 변성 또는 퇴행성 뇌기질성 정신증후군 ②감정 및 행동변화 ③노인성 가성우울증 등인데, ①적응증의 경우 중증치매와 치매 등 치매관련 질환과, 경도인지장애 등을 진단 받은 환자만 현행 급여를 유지하겠다는 내용이다. 다만 제약업계의 반발로 의견조회를 거쳐 약평위 안건 재상정 과정을 거쳐 7월 24일 열린 제13차 건정심에서 최종 심의·의결된 이후, 9월 1일부터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일부 개정고시안을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소송 등으로 집행이 정지된 상태다. ◆식약처 임상재평가과 건보공단 급여환수=기등재재평가는 복지부와 식약처의 '투트랙' 전략이 가장 중요해졌다. 복지부가 산하기관인 심평원과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각각 재평가, 급여계약 등을 다룰 수 있지만, 임상적 유용성 등에 대한 검증은 식약처에서 담당해줘야 완벽한 제도로 안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지난 6월 23일 134개사가 보유한 255품목의 콜린알포를 재평가하기로 했다. 콜린알포 보유 제약회사는 오는 12월 23일까지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미 허가된 모든 효능·효과, 용법·용량이 대상이지만 일부만 입증하면 나머지 허가사항은 변경될 수 있다. 다만 적응증 기한 연장을 위해 무분별하게 임상시험계획서를 제출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노출되자, 국회에서 '급여환수' 조치를 주문하면서 제약회사의 고민은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복지부가 지난 10월 8일 개정한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을 근거로 건보공단에 식약처 임상재평가 돌입 의약품 품목에 대한 협상명령을 개시할 지 주목될 수 밖에 없다.2020-11-16 14:51:06이혜경 -
"귀 짓무르고 손소독만 수백번"…코로나로 달라진 풍경[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 함께 찾아온 코로나 블루. 약사도 예외는 아니다. 보건의료기관으로서 1차 방역의 관문이자 매일 환자를 대면하는 약사들은 그 정도가 더 심할 수밖에 없다.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는 약국의 환경과 약사들의 생활을 많이도 바꿔 놨다. 방역에 대한 약사들의 기본적인 인식은 물론이고 그에 따른 대처도 달라졌다. 적당한 타협도 방심도 허용될 수 없는 상황에서 일선 약국은 그 어느 때 보다 더 방역 관리와 감염병 예방에 철저해져야 했고, 약사들은 뜻하지 않게 개인적인 시간이 많아졌다. 온 국민이, 그리고 약국, 약사들이 코로나 시대를 맞은 지 어느새 300일. 약사들은 어떤 모습으로 달라진 오늘을 살고 있을까. KF마스크·손 소독 일상...위생·방역 개념 강화 코로나를 맞기 전과 후 약국의 가장 달라진 풍경을 꼽자면 단연 마스크일 것이다. 약국은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면서부터 마스크에 울고 웃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적마스크 제도 참여를 차치하고라도 약사들은 코로나19 시작과 함께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됐다. 적게는 반나절, 길게는 하루를 꼬박 약국 안에서 보내는 약사들은 잠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없는 형편이다. 환자의 방문이 많은데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이 잦은 일선 약국 약사들로서는 일회용이나 비말차단 마스크 착용도 허용되지 않는다. 약국 안에서 근무하는 동안은 대부분의 약사가 KF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크고 작은 부작용도 발생한다. 하루 10시간 이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보니 피부가 예민한 약사들은 여드름을 달고 살고, 귀 뒤가 짓무르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19 초기 일부 약사는 마스크를 오래 쓰고도 귀 뒤가 다치지 않는 방법까지 SNS에 공유할 정도였다. 전남 여수의 김성진 약사는 “마스크를 하루종일 쓰고 있다 보니 얼굴에 트러블이 나는 건 기본이고 귀가 짓무르기도 한다”면서 “궁여지책으로 인터넷을 보다 발견한 믹스 커피 박스 손잡이를 마스크에 연결해 활용하는 방법도 활용해 봤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의 김현익 약사도 “KF94 마스크를 하루 10시간 이상 착용하고 나면 그야말로 녹초가 된다. 마스크 닿는 주변으로 여드름 나는 것은 기본”이라며 “가끔은 머리도 아프고 집중력도 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마스크 착용과 함께 이제 약사, 직원들의 손 소독도 생활화 된 부분 중 하나다. 손뿐만 아니라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거나 고객의 손이 닿는 부분을 수시로 소독하는 약국도 있다. 서울 구로의 노수진 약사(구로구약사회장)는 “일선 약국에서는 약사들이 처방전 접수와 조제, 수납까지 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손 소독을 한다면 손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일회용 장갑을 활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장갑이 클린조제의 대명사 정도로 여겨졌다면 코로나 시대에는 위생, 방역을 위한 하나의 장치 정도로 여겨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익 약사는 “신용카드나 돈을 받을 때 마다 손 소독을 하는데 하루 평균 200번을 넘게 하는 것 같다”면서 “또 틈이 날 때 마다 출입구 등 고객들의 손이 많이 닿는 곳은 소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약 복용 안 됩니다”…환자 응대 방식에도 변화가 약국들의 환자 응대 방식도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위생, 방역 강화를 위해 일정 부분 달라진 양상을 띈다. 가장 큰 특징은 그간 약국에서 일명 ‘서비스’ 측면에서 이해되거나 용인돼 왔던 부분들이 위생, 방역이 강화되면서 제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약국에서 환자들이 막 조제 받았거나 구입한 약을 그 자리에서 복용하는 것은 일상이었다. 드링크제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그렇다 보니 대다수 약국은 약을 복용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하거나 환자 대기 공간에 정수기 설치는 약국의 기본 풍경이었다. 여기에 일부 약국은 대기 시간에 커피나 차를 마실 수 있도록 자판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함께 약국에서의 약 복용은 약사나 직원이 당당하게 제지할 수 있는 부분 중 하나가 됐다. 이전에는 혹여나 야박한 약국이란 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코로나 이후 환자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는 게 약사들의 말이다. 노수진 약사 “코로나 이후 약국 안에서 약을 복용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일 것이다. 정수기, 자판기를 막는 약국이 적지 않다”면서 “그간 약이나 드링크 복용은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뒷처리 등을 생각하면 약사나 직원 입장에서는 불편한 부분이었다. 정서상 제지가 쉽지 않았는데 코로나 이후 고객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노 약사는 “약국은 다른 업종에 비해 약사-환자 간 ‘핸드 투 핸드’가 많았다. 처방전을 받고, 약을 전달하고 돈을 받고, 심지어 단골 환자에게 약 봉투나 드링크 뚜껑을 오픈해 건네주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어르신들은 이런 것을 당연한 서비스라 생각하기도 하지만 코로나 이후 약사들도 조심하고 있고, 환자도 이해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대로 나가거나 약국 문 닫기도…점심시간도 변화가 코로나19는 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들의 유일한 휴식 시간인 점심 식사 시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중소형 약국의 경우 약국의 업무 특성상 인근 병의원 점심시간에 맞춰 약국 조제실 등 한켠에서 약사와 직원이 함께 도시락이나 배달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약국에서 마스크를 벗는 게 쉽지 않아진 만큼 약사와 직원이 일정 시간 동안 교대로 밖에 나가 식사를 하고 오거나 1인 약국의 경우 점심에 1시간 정도 약국 문을 닫는 경우도 많아졌다. 반면 일부 약국은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 것이 더 불안할 수 있단 생각에서 약국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특정 시간에 직원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기도 한다. 김현익 약사는 “이전에는 오히려 밖에 나가서 먹기도 했는데 코로나 이후에 배달음식으로 대체해서 먹고 있다”면서 “점심 시간에 사람이 많이 몰릴 때 식당에 나가서 밥을 먹는게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수진 약사는 “그 전에는 수시로 환자가 들어오다 보니 조제실 한쪽에서 밥을 먹다 환자가 오면 약사나 직원이 일어나 응대하곤 했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마스크 벗기가 불안한 만큼 약사, 직원이 돌아가며 30분씩 외부에서 식사를 하고 온다. 1인 약국이나 2인 약국은 부득이하게 점심 1시간 문을 닫는 곳도 많아진 것 같다”고 했다. 줄어든 대면 모임…개인·가족과의 시간에 집중 코로나는 약사들의 약국 안의 모습뿐만 아니라 약국 밖의 일상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엇보다 오프라인, 대면 모임이나 만남이 크게 줄면서 약사들의 삶도 많이 바뀌었다. 약사들은 보건의료인으로서 방역 수칙 준수에 한 발 더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서 약국 안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까지 더 철저하게 방역 관리와 예방에 힘쓰고 있다. 김성진 약사는 “올해는 약사들 모임이나 스터디 등이 거의 중단됐다. 약사들과 함께 하던 골프 모임도 거의 중단됐다”면서 “그만큼 개인적으로,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의 김세진 약사는 "약국을 마치고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게 가장 큰 행복이었지만 헬스장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는 거의 가지 않고 있다“면서 ”최근 산이나 바다로 캠핑을 가는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캠핑장에서도 텐트 안이 아니고선 식사할 때 외에는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 그나마 야외인 캠핑장에서 자연을 즐기면서 기분을 풀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의 최지선 약사는 “30년 동안 약사로 일하면서 요즘처럼 집안 일을 많이 하는 때가 있나 싶을 정도”라며 “오프라인 모임이나 회의가 확연히 줄고 여행도 자제하다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집을 꾸미고, 안 쓰는 물건들을 기부하거나 팔고, 필요한 가구를 다시 사기도 했다. 요리도 전보다 훨씬 더 많이 하게 된다”고 했다. 최 약사는 "무엇보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없었을 경험과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2020-11-15 18:37:29김지은 -
자료제출의약품 허가 제한, 대형-중소제약 '동상이몽'[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아토젯 후발의약품 논란은 자료제출의약품의 위수탁 생산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약가에서 불이익을 받는 업체가 생겨나자 숫자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이에 정치권이 응답했고, 공동생동처럼 1(수탁사 수)+3(위탁사 수)으로 허가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불만을 터뜨린 해당 업체들은 자료제출의약품의 1+3 제한 규제에 대해 찬성할까? 오히려 정반대다. 중소 제약업계에서는 새로운 규제에 대한 반발심리가 더 크다. 종근당 위탁그룹에 합류하지 않고, 단독 생동을 통해 시장을 진입을 노리는 모 업체 A관계자는 "아토젯 후발의약품 문제가 불거지긴 했지만, 새로운 규제도입은 제약업체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며 "가뜩이나 새로운 약가제도로 진입순서가 늦은 제네릭약물은 원가도 빼기 힘든 마당에 신규 후발약 진출 루트까지 막아버린다면 중소업체들은 생존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생동 또는 자료제출의약품 1+3 규제 모두 신규 품목 진입을 차단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계단식 약가에 의해 20번째 이후로 진입한 제품은 동일제제 상한가 중 최저가와 38.69%로 산정되는 금액 중 낮은 금액의 85%로 자동 산정되기 때문에 이익을 남기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늦게 등재된 제네릭약물의 약가를 보면 최고가의 20~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때문에 중소 제약업계는 20번째 내에 약가를 등재할 수 있는 퍼스트제네릭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런데 공동생동과 자료제출의약품 규제를 통해 위탁 후발약 숫자를 차단한다면 중소업체로서는 그 기회가 더 줄어든다는 인식이다. "약가 때문에 신규 후발약 시장 참여가 나은데…그마저도 제한한다면" 비용도 문제다. 위탁 대신 직접 생동 또는 직접 임상을 하기에는 중소제약사가 감당하기엔 큰 돈이다. 보통 제네릭 생동시험에는 2~3억원, 자료제출의약품 임상시험에는 30~40억원이 소요된다. 물론 케이스마다 다르다. A관계자는 "이런 비용을 감내할 수 있는 업체는 대형 제약사밖에 없다"며 "최근 정부의 품목제한 규제는 제약업체를 줄이려는 구조조정으로 촉발될 수 있는데, 이런 방향이 좋은건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종근당은 이번 아토젯 자료제출의약품 개발을 위해 막대한 임상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종근당은 위수탁계약 시 기술료 명목으로 업체당 1억원을 받고, 계약기간 5년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21개 업체가 참여했으니 계약금으로만 21억원을 번 셈이다. 하지만 소요된 임상비용에 비하면 큰 금액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다수 중소 제약업체가 자료제출의약품 1+3 제한방안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자료제출의약품 수탁 당사자이기도 한 대형 제약사들은 대체로 찬성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형제약사 B 관계자는 "상위 메이커들은 제네릭 난립에 문제를 인식하고 있어 공동생동이나 자료제출의약품 1+3 법안에 동의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이 직접 개발과 생산없이 작은 비용으로 제품을 허가받고, 이를 CSO(판매대행사)가 받아 약가의 85% 수준까지 할인해 장사하며 시장이 무너졌다"며 "앞으로는 1개사 1품목으로 가야 제네릭도 품질도 강화되고, 기업윤리도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 약가인하 정책에 반대급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약이나 개량신약에는 혁신성 가치를 매겨 정당한 대우를 해야 기업과 국민에게도 이익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항생제 내성으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개발된 약조차 약가때문에 도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글로벌 제약사들은 한국 약가 레퍼런스를 회피하기 위해 국내 출시를 미루고, 이런 현상이 증가하면 대체약이 없이 환자들이 피해를 보게 될"이라고 꼬집었다. 한켠에서는 1+3 숫자 제한말고 자료제출의약품에는 계단식 약가를 적용하지 말자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료제출의약품도 기존에 출시된 동일성분 약제라면 규제대상에 포함되는게 맞고, 해당 대안을 정부가 받아들일 가능성이 적다며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식약처, 자료제출의약품은 제네릭과 달라…규제도입에 신중, 현실적 어려움 업계가 규모에 따라 찬반이 나누고 있지만, 정작 규제 당사자인 식약처는 자료제출의약품 1+3 제한에 신중한 모습이다. 식약처는 특히 공동생동 규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보는 것 같다. 중소업체도 지적하듯이 자료제출의약품 임상시험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숫자 제한이 개발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식약처는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들의 자료제출의약품 1+3 규제 필요성 질의에 대해 서면으로 "생동시험으로 허가되는 제네릭과 달리 자료제출약은 다양한 제품이 개발된다"면서 "임상시험을 실시하는 경우 막대한 비용이 들어 일률적으로 규제하기 어렵다. 이같은 사항을 고려해 공동임상 등 제한을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이다. 실제로 국내 제약사들은 비용을 아끼려고 공동 임상을 통해 자료제출의약품을 개발하는 사례도 많다. 이들 제품 중에는 기존 유효성분이 동일한 의약품보다 편의성이 향상되는 등 진일보한 경우도 있다. 적으면 20억원, 많게는 100억원 가량 임상비용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여러 제약사들이 비용을 분담하고 개발에 동참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의견이다. 식약처가 부정적 의견을 표하고 있는만큼 실제로 자료제출의약품 1+3 규제가 시행되기는 어려워보인다. 제약업계도 의견이 반으로 나눠져 있는만큼 협회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국회가 법개정을 통해 규제를 신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료제출의약품의 1+3 제한 법안 발의를 약속한 의원은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인데다 정부와 뜻을 같이하는 다수의 여당에서 반대할 가능성이 높아 실제 국회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자료제출의약품 1+3 제한은 공동생동 규제와 같은 '난립'에 대한 문제가 주가 아니다. 동일성분 약제 진입 순서의 공정성, 비용분담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걸려있는만큼 제네릭 난립을 위해 규제를 신설해야 한다는 명분은 설득력이 적어 보인다. 때문에 제약업계 전문가들은 독점을 포기하고 자료제출의약품 자료를 타사에 공유할 수 밖에 없게 만든 규제들을 되돌아봐야 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모 제약업체 개발 담당 C 임원은 "개편된 약가제도로 제네릭 진입이 어려워지자 그 풍선효과로 자료제출의약품이 새로운 진입수단으로 떠오른 것 뿐"이라며 "이 과정에서 불이익받는 업체가 있다면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기보다는 공정하지 못한 절차는 없는지 시스템을 다시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2020-11-09 16:27:30이탁순 -
자료제출의약품 허가품목 1+3 제한 '뜨거운 감자'[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신약과 개량신약에게 부여되는 PMS(시판후조사)는 두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는 시판 후 안전성을 확인할 목적으로 '사용성적조사'라는 본래 의미가 있다. 신약은 시판후 6년간 3000명 이상, 개량신약은 4년간 600명 이상의 사용성적조사를 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최종적으로 품목허가가 취소된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된 국산 천연 아토피치료제 '유토마외용액'이 사용성적조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허가취소된 케이스다. 또 한가지는 각각 사용성적조사를 근거로 부여된 6년, 4년간 '자료를 보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기간에는 주성분이 동일한 제네릭의약품은 품목허가 신청을 할 수 없다. 사실상 특허의 권리처럼 시장독점을 부여하는 것이다. 자료제출의약품은 말그대로 유효성 등 자료를 제출한 의약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개량신약들이 이 범주에 속한다. 따라서 다수 자료제출의약품이 PMS를 부여받는다. 그런데, PMS를 부여받은 자료제출의약품을 가진 제약사가 자료보호 기간 동안 그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고, 다른 제약사에 다른 자료를 공유했다면?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자료 보호' 가진 제약사들이 왜 타사와 권리 공유했을까? 현상만 볼 때는 문제될 게 없다. 아니 스스로 독점 권리를 포기하고, 후발의약품이 일찍 진입한다면 국민 의약품 선택권 확대나 건강보험 재정으로 볼 때도 박수받아 마땅한 일이다. 만약에 6년의 PMS를 부여받은 신약 회사가 다른 후발 제약사에게 자료를 공유했다면 사회공헌 제약사로 칭송받을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사가 독점권을 포기한다고 이해하면 더 쉽다. 그런데 왜 갑자기 자료제출의약품의 타사 자료 공유가 문제가 됐을까? 국회의원이 나서 1(개발 제조 수탁사)+3(제조 의뢰 위탁사)으로 허가품목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을까? 답은 해당 자료제출의약품이 독점적 지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 문제되는 품목은 오리지널의약품, 또는 동일한 성분의 선발 품목이 시장에 존재하고 있다. 올해 자료제출의약품 공유로 화제(또는 논란)된 품목을 살펴보면 경쟁자인 선발품목이 시장 과반을 확보한 경우가 대다수다. 첫번째 사례로 대웅제약의 소화불량치료제 '가스모틴SR'을 보면, 선발품목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가스티인CR'에 밀려 시장경쟁력이 떨어져 있었다. 둘다 모사프리드가 유효성분인 1일1회 복용하는 서방정으로, 임상 유효성 자료를 제출해 자료제출의약품으로 PMS를 획득했다. 가스티인CR정이 2016년 6월 30일, 가스모틴SR정이 2017년 12월 1일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가스티인CR정이 선발품목인 것이다. PMS는 4년을 부여받아 올해 6월 29일 종료됐다. 가스모틴SR정도 가스티인CR의 잔여 PMS를 부여받아 종료시기는 똑같았다. 하지만 PMS 종료전 다수의 동일성분 품목이 허가를 받았다. 가스모틴SR의 대웅제약이 타사와 자료를 공유해 위탁품목이 양산된 것이다. PMS 종료 전까지 무려 49개사가 대웅제약의 자료를 공유받아 허가를 받았다. 이에따라 선발품목인 가스티인CR은 예상보다 빨리 경쟁사를 맞아들이게 됐다. 당연히 불만이 생겼다. 가스티인CR은 작년 유비스트 기준 원외처방액 200억원으로 독점적 지위를 누렸었다. 반면 가스모틴SR은 늦게 상업화되는 바람에 같은시기 70억원에 머물렀다. 이에 대웅은 시장을 선점한 가스티인CR에 직접 맞서기보다는 수탁 매출 극대화로 방향을 바꿨다고 볼 수 있다. B2C(기업과 개인의 거래)에서 B2B(기업과 기업의 거래)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것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대웅이 처음에는 독점권을 행사하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다는 것이다. 애초 모사프리드 서방정 개발은 대웅제약이 먼저 시작했다. 특허도 등록했다. 하지만 상업화는 유나이티드에 밀렸고, 시장선점 기회도 놓치게 됐다. 대웅은 포기하지 않았다. 유나이티드가 등록한 특허가 무효라고 주장했고, 이에 반발한 유나이티드는 역으로 대웅제약 특허가 무효라고 소을 제기했다. 양사는 지난해 3월 제기한 소를 쌍방 취하하며, 극적으로 합의에 성공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나 대웅은 독점권에 매달리기보다는 타사에 문호를 열어주는 것으로 선회한 것이다. 여기서 불이익 업체는 일찍 경쟁자를 맞게 된 가스티인CR의 '유나이티드' 뿐이다. 대웅제약은 수탁매출로 수익을 올렸고, 위탁사 49개사는 생동시험을 하지 않고도 더 일찍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자료제출의약품의 타사 자료 공유가 문제가 되진 않았다. 두번째 사례도 비슷하다. 주인공은 일동제약 고혈압-고지혈증치료제 '텔로스톱정'이다. 역시 텔로스톱보다 선발품목이 있다. 유한양행의 '듀오웰정'이다. 텔미사르탄-로수바스타틴칼슘 복합제로 듀오웰이 2014년 10월 31일 첫 허가를 받았고, 텔로스톱은 2015년 6월 23일 허가를 받았다. PMS 종료일은 올해 10월 30일이었다. 하지만 벌써 동일성분 의약품을 가진 업체가 20곳이다. 텔로스톱을 보유한 일동제약의 수탁생산이 주효했다. 일동이 18곳의 타사에 자료를 공유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선발품목 '듀오웰'의 점유율이 절대적이다. 듀오웰은 2019년 원외처방액(유비스트) 181억원으로, 같은기간 57억원을 기록한 텔로스톱을 압도한다. 일동 역시 B2B로 사업을 확장한 케이스다. 여기서도 불만이 공론화되진 않았다. 듀오웰의 유한만 경쟁사 선진입으로 일찍 빨간불이 켜진 정도다. 수탁사인 일동과 위탁사들 모두 '해피'하다. 문제는 세번째 사례인 종근당 고지혈증복합제 '아토에지정'에서 불거져 나왔다. '아토에지정'은 지난달 13일 허가받은 신제품이다. 아토에지정과 자료를 공유한 위탁품목은 아직 허가받지 않았다. 아토에지정은 2015년 1월 23일 허가받은 한국엠에스디의 '아토젯정(아토르바스타틴칼슘-에제티미브)'과 유효성분이 동일한 의약품으로, 자체 임상을 통해 자료제출의약품으로 허가받았다. 이런 경우 후발 자료제출의약품은 선발 품목의 잔여 PMS를 부여받는다. 아토젯의 PMS는 내년 1월 22일 종료된다. 하지만 아토에지는 잔여 PMS를 부여받지 않고, 사용성적조사 의무를 담은 RMP(위해성관리계획) 조건이 붙었다. 이례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덕분에 아토젯 PMS 종료일인 내년 1월 22일까지 사용성적조사를 제출하지 않아도 허가취소되지 않는다. 종근당은 지난달 아토에지정의 자료를 공유할 위탁사를 모집했다. 총 21개사가 종근당과 계약했고, 바로 허가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의 사례로 제시한 대웅과 일동의 경우라면 불이익 업체는 MSD 혼자여야 한다. 하지만 아토젯 PMS 종료일인 내년 1월 22일에 맞춰 허가신청을 준비한 제네릭사들의 반발이 불거졌다. 이미 생동성시험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위탁업체를 모집하려던 수탁업체도 있었다. 생동시험 성공사례가 존재하지 않았던 대웅과 일동의 사례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생동시험은 2~3억원의 비용이 든다. 아토젯 제네릭사는 비용이 들더라도 생동시험을 직접 진행해 위탁사를 모집해 그 비용을 보전하려 했다. 하지만 자료제출의약품으로 PMS 종료 전 시장진입이 가능한 종근당이 위탁사를 모집하면서 생동 성공 제네릭사들은 당초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이 때문에 공정성 시비가 불거진 것이다. "생동 성공 제네릭사들은 문제를 제기했다. 약가가 주요 배경에 있다" 생동 진행 제네릭들이 불만을 제기한 데는 새로운 약가제도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 1일부터 동일제제가 20개 이상 제품이 등재되면 동일제제 상한가 중 최저가와 38.69%로 산정되는 금액 중 낮은 금액의 85%로 자동 산정된다. 이미 종근당과 수탁사들이 아토젯 동일성분 약물로 20개를 선점한 상황에서 PMS 종료 이후 허가신청할 수 밖에 없는 생동 제네릭들은 기대 약가를 바라볼 수 없게 된 것이다. 때문에 위탁 제네릭을 준비하던 많은 제약사들이 계약비용이 높더라도 제네릭 수탁사가 아닌 종근당 쪽으로 붙은 것이다. 공정성 시비가 공론화되자 자료제출의약품의 자료공유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켠에서는 자료제출의약품과 제네릭의 약가 산정 방식을 분리하자는 주장도 있다. 지난달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자료제출의약품 허가수를 1+3으로 제한해야 한다며 정기국회에서 법률 개정안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아토젯 자료제출의약품의 문제를 끄집어내면서 "기술력 없이 돈으로 자료를 구매해 허가를 받는 제약사들이 난립한다면 한국 바이오·제약 산업의 미래는 암담하다"고 주장했다. 자료제출의약품 1+3 제한안이 나오자, 제약업계는 공동생동 1+3을 처음 받아들일 때처럼 입장이 갈리고 있다.2020-11-09 15:15:54이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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