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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점의 미학 백신, 우리가 스탠다드"자크 쇼라 사장앓기 전에 질환을 예방한다. 언제들어도 구미가 당기는 얘기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백신'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소위 말하는 '못 먹고 못 살던 시절', 백신은 돈벌이 사업은 아니었다. 걸린 병을 치료하기에 급급했고 광범위하게 퍼지는 전염병을 막기 위해 제약사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백신을 제조·공급했다.시대는 변했다. 사람들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걸릴 수도 있는 병을 막고 싶다'는 기조도 강해졌다. 구미에 맞는 프리미엄 백신들은 날개 돗힌 듯 접종되고 있다. 백신이 제약업계 블루칩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것이 자명하다.MSD(미국 머크)는 이같은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회사 중 하나다.백신 특화 제약사는 아니지만 이 회사가 내놓은 로타바이러스백신 '로타텍', 자궁경부암백신 '가다실', 대상포진백신 '조스타박스'는 각기 영역에서 확실하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정확한 판단과 빠른 시장진입으로 선점효과를 누리고 지속적인 효능·안전성 데이터를 추가, 신뢰도를 높여 왔다.데일리팜이 최근 내한한 자크 쇼라 머크 백신사업부 사장을 만나, 그들의 노하우와 향후 행보에 대해 들어 봤다.-방한 목적이 무엇인가?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팀원들과 만나 교감을 나누기 위해 왔다. 또한 HPV를 비롯한 MSD의 다양한 백신들의 한국 내 진척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대해 본사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보려 한다.-지금까지 내놓은 백신들의 성과가 좋다. 비결이 무엇이라 보는가?MSD는 항상 R&D에 기반을 둔 기업이었고 기업 철학 또한 튼튼한 R&D를 통해 질환분야에 있어 가장 최고의 골드 스탠다드(Gold standard)를 개발하는 것이다.골드 스탠다드를 개발한다는 것은 공공보건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큰 효과가 있는 우수한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물론 상업적인 측면에서는 때때로 도전과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좋은 제품이 있다면 훌륭한 시장점유율 성과로 달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최근 HPV(자궁경부암)백신 관련 안전성 이슈가 있었다. 다발성경화증 유발, 또 일본에서 비롯된 파종성뇌척수염 라벨 추가 및 접종 반대 성명 등인데 일단락됐다고는 하지만 확실한 설명이 필요할 듯 하다.중요한 지적이다. 언론에 보도된 백신 제품의 안전성 프로파일 측면에서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 설명하겠다.세계보건기구(WHO)에 약물 제품에 대한 안정성 위원회가 있다. 이 위원회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제품에 대한 데이터를 받아 해당 데이터를 분석하고 계산을 해서 위험성을 나타내는 시그널의 유무를 판단한다.안전성 위원회의 판단을 통해 WHO가 반복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메시지는 'HPV백신은 매우 안전하고 유효성이 우수하다'이다. 얼마전 HPV백신에 대해 부정적인 안전성 이슈가 확산된 것은 사실 언론들의 과잉 반응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한국은 이웃나라 일본에서 벌어진 일인만큼 더 민감했던 것 같다.가다실은 2006년 승인 이후 지금까지 1억8300만 도즈가 접종됐다. 시판 승인을 받은 국가가 135개국이고 국가필수예방접종프로그램(NIP) HPV백신이 포함된 나라만 60개국이다.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한다.-HPV 얘기를 좀 더 해보자. 현재 시장에 4가, 2가 백신이 존재하는데, MSD가 9가 백신을 추가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그렇다. MSD는 혈청형이 더 추가될수록 예방에 대한 범위가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가다실은 4가백신인데, 여기 포함이 된 혈청형이 6, 11, 16, 18형이다. 16, 18형은 자궁경부암을 예방해주고 6, 11형은 생식기 사마귀에 대한 혈청형이다.개발중인 9가 백신은 기존 가다실이 효과를 보이는 자궁경부암 4개 바이러스에 31, 33, 45, 52, 58 혈청형을 추가해 총 9종의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회사는 현재 유통중인 백신이 혈청형의 70% 정도를 커버한다면 9가 백신을 통해서는 90%까지 커버가 가능해질 으로 보고 있다.-MSD의 백신 파이프라인에서 이제 조스타박스를 빼 놓을 수 없게 됐다. 한국에서는 품귀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인기였다. 글로벌에서는 어떤지 궁금하다.대상포진백신 조스타박스는 한국을 비롯, 전 세계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서도 조스타박스의 사용이 아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공공보건과 질병예방에 대해서 의료계가 얼마나 확고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대상포진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병이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최선이다.특히 한국은 아주 좋은 사례다. 글로벌의 머크 팀들도 한국에 와서 어떤 식으로 프로모션 활동을 전개했는지 취했는지 듣고 고민할 수 있도록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을 정도다.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조스타박스의 접종율을 보면 이미 성인예방접종 문화가 정착돼 있는 나라에서 조스타박스 접종률도 더 높다는 사실이다. 플루 접종이나 성인 폐렴구균 접종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일수록 조스타박스를 더 접종한다는 얘기다. 그만큼 정보전달과 교육이 중요하다.-조스타박스 접종이 확산되면서 동시접종 가능 여부를 놓고 개원가에서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명확히 짚고 넘어 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대상포진 백신의 제품 설명서에는 23가 다당류폐렴사슬알균백신(PPV23)과의 동시접종은 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는 이전 연구에서 대상포진백신과 PPV23을 동시에 접종하는 경우 1개월 간격을 두고 접종한 경우에 비해 대상포진백신의 항체가가 낮게 측정됐기 때문이다.그러나 그 이후 시행된 연구에서는 두 백신은 동시접종 하더라도 실제 효과에는 차이가 없다고 보고했고 미국 CDC의 ACIP에서도 동시접종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13가 단백결합폐렴사슬알균백신(PCV13)의 경우에는 동시접종에 따른 효능과 이상반응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없으나 일반적인 백신 접종의 원칙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2015-07-20 06:14:59어윤호 -
"전문의약품도 디자인 마케팅 주목해야"한미 발기부전 시리즈 '구구팔팔' 브랜드 전면에 한미약품 디자인팀 서상교팀장(오른쪽)과 김태리 디자이너"디자인 마케팅을 주목해야 한다." 전문의약품 분야에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 기법에 관심이 모아진다. 팔팔 성공스토리를 써낸 한미약품이 9월 발매예정인 시알리스 제네릭 #구구와 연속적인 브랜드 메이킹을 위해 '디자인' 마케팅을 새롭게 시도했다.한미는 최근 비아그라 제네릭 '팔팔(실데나필)'에게 새옷을 입혔다. 팔팔의 포장과 PTP, 포장단위 등을 전면 교체하면서 오는 9월 시알리스 특허 만료후 출시 예정인 '구구(타다라필)’와 연속적 브랜드 메이킹을 시도하기 위한 것이다.구구팔팔(99세까지 88하게)이란 연음효과를 활용해 디자인을 통해 두 제품의 쌍끌이 전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한미의 전략. 전문의약품 분야에 '디자인'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운건 한미약품이 처음이라는 평가다.한미 측은 지난 2012년 팔팔 첫 출시 당시 남성성을 강조한 블랙톤에 '팔팔'이란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의료진은 물론, 환자들에게도 국내 대표 발기부전치료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고 자평한다.결과는 출시 한달만에 오리지널인 비아그라의 처방수량을 훌쩍 뛰어 넘는, 의약품 마케팅 성공사례의 대표주자로 손꼽힌다.이에 최근 팔팔 디자인 리뉴얼을 주관한 한미약품 커뮤니케이션팀 디자인파트(서성교 파트장, 김태리 팀원)을 만나, 팔팔 디자인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봤다.제품 담당 PM이 아닌 디자이너를 인터뷰한 것도 새롭다. 그만큼 의약품 마케팅 트렌드 스펙트럼이 확대됐으을 의미한다. 디자인파트를 책임지고 있는 서성교 파트장(39)은 이번 팔팔 리뉴얼의 콘셉트를 '디자인 시리즈'를 통한 구구와의 동반성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서 파트장은 팔팔 콘셉트 도출에 적잖은 무게감을 느꼈다고 했다.팔팔 변경된 디자인"기존 전문의약품 디자인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었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밝은 흰색을 통해 기업 브랜드를 통일해 왔는데, 팔팔은 남성성과 힘, 권위 등을 표현해야 했다. 블랙톤을 고수한 이유였다. 이번 리뉴얼 과정에서 우리는 블랙톤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브랜드명을 돋보이게 하는데 주력했다. 한미약품 ‘팔팔’이 아닌 '팔팔' 자체가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했기 때문이다."이번에 변경된 팔팔 패키지를 보면 확실히 구버전에 비해 간결해진 반면, '팔팔' 글씨는 대폭 커졌다.한미약품의 붉은 로고보다 팔팔이 먼저 읽힌다. 구버전보다 가로로 길쭉해진 것도 특징이다. PTP 포장 역시, 기존 2정 단위로 배치돼 있던 디자인을 1정 단위로 구분함으로써 팔팔 브랜드가 돋보인다. 정제 색상 역시 산뜻한 느낌을 주는 밝은 파랑으로 변경했다.김태리 디자이너는 검은색이 주는 '남성, 권위, 밤' 등의 이미지와 확연히 구분될 수 있는 정제 색상을 채택하는데 주력했다고 했다. 어두움에서 희망을 주는 매개체로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었다."출시 3년만에 팔팔은 발기부전치료제의 국내 대표 브랜드로 성장했다는 점에 착안해서, 기존의 성상색을 유지하면서도 발기부전치료제 효과에 대한 의미를 찾기에는 ‘밝은 파랑’이 적합했다고 생각했다. 많은 제네릭 제품 중에서 확실한 차별점을 주었다고 생각한다."팔팔 디자인 콘셉트, 구구에도 동일 적용한미약품은 이러한 팔팔 디자인 콘셉트를 9월 특허만료 후 출시되는 시알리스 제네릭 '구구(타나라필)'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예정이다.'구구팔팔' 이라는 연속성은 물론, 한미약품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의 대표주자임을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서 파트장은 "구구 디자인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며 "디자인이 전문의약품 마케팅에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작업을 통해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김 팀원 역시 "의약품 마케팅에 디자인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흥분된다"며 "의료진과 환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한미약품만의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전문의약품 마케팅 분야에서 시장동향과 경쟁사의 영업환경, 약값 등에 몰입했던 그동안 국내 제약기업 전통적인 마케팅 환경 속에서 이번 한미약품의 시도는 신선하다는 평가다.수십개의 경쟁제품이 한꺼번에 쏟아질 9월 시알리스 제네릭 대전에서 한미약품의 '구구', '구구팔팔' 성공여부가 관심이다.2015-07-20 06:14:50가인호 -
"약국, 사람사는 이야기 들어주는 곳이죠"[18]경기도 부천시 동경약국춤, 문학, 그림, 음악. 취미에 집중하는 약사를 만날 때마다 그 부지런함과 열정, 효율적인 시간 쓰임에 감탄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 의문이 남았다. '이 약사의 본업인 약국은 생계일 뿐일까.'이러한 의구심을 설명해주는 약사를 만났다. 약국 밖에서 하는 모든 왕성한 활동의 기반이 약국이 되는 경기도 부천시 동경약국 이희국 약사.이희국 약사(56, 경희약대)는 '동경(棟庚)'이라는 약국이름이나 '희국(熙國)'이라는 본인의 이름에 맞는 약국을 갖추고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바른 기둥이 되어 주변을 아우르고(동경), 나라를 빛낸다는 이름 만큼(희국), 그는 처음부터 이웃돕기가 목표였다. 목표를 실행하는 데 있어 약사만큼 빛나는 직업은 없다고 말했다."어릴적부터 어려운 사람을 돕고 주변에 베푸는 사람이 되겠다 다짐했어요. 그런 면에서 약사만큼 좋은 직업이 없다고 봅니다. 약국을 열심히 하면서 어느정도 기반을 잡고부턴 계속해서 약국 아닌 지역 사회에 관심을 쏟았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싶으면 어김없이 나섰죠."근무약사와 약국을 찾은 환자.부천원미경찰서 경찰발전위원장, 행복문화포럼 자문위원장, 국제로타리 3690지구 다문화 위원장 등 직함도 여러가지. 이희국 약사는 이웃돕기에 주력하며 살아왔다.그런 넘치는 에너지와 활동력의 원천이 다름아닌 약국이라고 말한다. 30년 이상 약국을 운영하며 많은 환자를 만났고, 약국을 하며 비로소 국민에게 약사가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를 실감했다."보통 약사를 어둡고 작은 공간에 갇힌 답답한 사람으로 보기 쉽죠. 하지만 저는 다르게 봅니다. 하루에도 200명 이상의 환자를 만납니다. 그 중 100명 이상은 자기의 힘든 얘기를 하고싶어 하죠. 개인사까지 언급하는 깊은 상담을 하는 사람이 하루 10명 가까이 되는 직업, 많은 사람을 만나 사는 얘기를 묻도 답할 수 있는 직업, 그들의 힘들고 아픈 얘기를 들으려는 직업, 약사 말고 누가 있습니까."상담을 하다보면 환자는 맘 속 응어리까지 얘기한다. '내 얘기를 하러 오는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약사는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이다.이희국 약사의 시가 실린 문예지약국 내 위치한 책장들이웃돕기 관심이 많았던 이희국 약사는 일찍이 사회단체와 봉사단체 활동에도 참여했다. 지역사회 다양한 봉사를 이어갔다. 지역에 꽤 이름이 알려지는 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도 러브콜이 있는 등 다양한 제의가 잇따랐다고 한다.그는 정치활동을 거절하고 취미로 삼던 시작(詩作)에 열중했다. 약국을 하며 틈틈이 쓴 시로 문단에도 등단한 이 약사는 문예사조에 월 5편의 시를 연재하고 있다. '약손의 하루'라는 그의 시는 약사의 하루, 그 안에 환자를 대하는 따뜻한 마음이 잘 녹아있다.'손을 씻는다/오늘 하루 건네 줄 손길 위해/어루만져줄 가슴 위해//서랍장에는 수많은 선물과 알찬 지식이 담겨있다//몸을 공격하는 세균과 바이러스와의 투쟁을 위해 찾는 이/피로와 불편의 지우개가 필요한 이/건강의 선물 전하려는 이, 위해 서랍을 연다//때로는 삶과 죽음 오르내리는/인생의 파노라마 상영되고/간절한 상담에 서랍장 모두 연다, 함께 살고 죽는다//과장된 정보의 홍수, 황당한 지식이 난무하는 시대/갑옷입고 의심의 칼날 휘두르는 죄 없는 무사에게/말꼬리 잘린 전문가는 침묵한다/서랍장 닫는 순간이다//70% 착한 친절, 향기를 뿌리며 기쁨주고 간다/20% 팔색조 개성, 나름을 뽐내고/10% 오만과 의심에 찌든 굴곡의 때/함께 만나는 삶의 체험장//손을 씻는다, 마음을 씻는다/힘들었던 귀는 존중으로 닦고/기쁜 보람들 가슴에 담아, 소중히 서랍에 넣는다//오늘도 보람 찾아, 기회를 엿본다'"취미로 시작했지만 시를 쓰는 것도 약국이 원천이 돼요.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그만큼의 이야기를 하니 소재도 무궁무진해요. 지금은 약국을 찾는 환자와의 에피소드를 수필로 쓰고 있습니다. 약사만큼 글 소재를 많이 가진 사람도 없을 겁니다."이희국 약사환자 대기석 뒤로는 넓은 책장이 있고 꽤 많은 책이 꽂혀있다. 문학책과 이희국 약사 시가 실린 문학지가 나란해 조제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오며가며 볼 수 있다."글을 쓰는 것도, 남을 돕기 위해 나서는 것도, 약국을 기반으로 합니다. 다른 기회를 마다한 것은 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손으로서 사회봉사를 위해 지역사회활동에도 적극 나서야 합니다. 젊은 후배들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환자와 상담하기 위해 약사는 여느 직업보다도 경험이 많고 생각이 올바라야 한다고 말하는 이희국 약사. 그러기 위해 그는 약사들이 지역활동에 더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국 밖을 향하는 그의 에너지의 원천은 약국 안에 있었다.2015-07-17 12:14:59정혜진 -
"최신 의약 빅데이터, 맞춤형 제공"원하는 정보 '데이터셋'…융합 시 획기적 결과물도 가능개인 또는 기업·단체 등이 빠른 시간 안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정보로 전국민 보건의료·의약품 빅데이터를 가공·분석해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 실현됐다.심사평가원은 38년 간 응축한 방대한 보건의료 원천 정보와 자원을 바탕으로 최근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opendata.hira.or.kr)'을 구축하고 그 포문을 열었다.그간 심평원은 보험급여 청구자료와 의료자원, 의약품 유통 등 보유한 자료들을 가공해 외부에 제공해왔지만 정보보호 등을 이유로 그 폭과 양을 극히 제한해왔었다.그러나 빅데이터가 쌓이고 보안기술이 발전하면서 정보 활용도와 제한도 확장해야 한다는 외부 목소리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심평원 이태선 의료정보분석실장은 빅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를 살려 민간기업과 학계 등 외부 활용도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추후 기술을 확장해 외부 데이터나 DUR 자료, 진단명 등을 융합해 지역별 질병 발생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 등 고도화 가능성도 제시했다.이 실장과의 일문일답으로 업계와 학계 등에서 주목하는 빅데이터 활용과 향후 방안을 짚어봤다.-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을 개방한 취지는 무엇인가.= 간단히 말하자면 심평원이 보유한 방대한 원천 자료를 다방면으로 활용해 민간과 개인, 학계에 주목할만한 가치 창출을 돕는 것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날씨와 건강 통계분석으로 생활 속에서 유의미한 건강정보를 주거나, 의료이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연령대별 관심질병이나 트렌드 등을 전용 홈페이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제약산업이나 관련 산업에는 환자가 얼마나 약을 복용하고 검사, 진단을 받는지 경향을 단박에 보고 분석해 활용할수 있다. 연구자나 학계 또한 마찬가지다. 즉, 심평원은 그간 축적해 온 명확한 자료를 빠르게 제공해 각계 수요자들이 보다 근거중심의 연구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것이다.실제로 지난해 빅데이터센터를 개소하고 1년 만에 심평원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편찬된 국내 논문 중 SCI급만 20편이었다. 고급 정보의 활용과 파급력, 가치를 보여주는 예다.-타 기관들의 보유한 빅데이터 서비스와의 차이점은?= 진료정보와 의료자원, 의약품 유통과 사용 전반의 영역은 심평원의 고유 원천자료다. 이 자료는 곧 심평원 업무와 직결되는 것들인데, 제도 변화에 맞춰 실시간으로 변경되고 변화되는 양상을 단박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하다.앞서 말했듯이 자료는 심평원 업무와 밀접하게 연계돼서, 자료에 대한 이해와 분석, 속성 등에 대한 사용자 이해가 필요하다면 자료제공과 함께 실무자들의 풀이까지 해준다는 점이 독보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이용방법이나 자격기준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산출 통계는 전용 홈페이지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는데, 연구나 사업분석에 필요한 가공자료가 있다면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고 원격접속 인증을 받으면 된다.자료가 제공되면 홈페이지 안에서 사용자 편의에 맞게 원하는대로 가공, 분석한 뒤 결과물을 산출해 가져가면 된다. 원격계정 인증만 받으면 이 모든 정보를 개인 연구실이나 사무실, PC로 받아볼 수 있도록 사용친화적인 면을 고려했다. 원격계정은 150개를 보유했다.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작업을 해도 충분한 양이다.-국가 빅데이터라 보안 문제도 각계 관심사항이 될텐데.= 사용친화적인 데이터 제공과 정보보안 사이에서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데이터셋'이다. 신청한 정보와 데이터를 통째로 개인 PC에 전달할 순 없다. 반드시 개인정보보호와 보안 사항을 거친 가공된 자료를 보여주는 것인데, 악용을 막기 위해 분석·가공 작업은 전용 홈페이지 안에서만 가능하도록 했다.사용자는 인터넷 전용 홈페이지 안에서 얻고자 하는 자료를 받아 분석 작업을 하고, 여기서 산출된 결과값과 결과물만 갖고 밖으로(홈페이지 외부) 내보낼 수 있는 구조다.-비용은?= 일반적으로 공개된 자료들은 무료이지만 특정 분석과 가공을 요하는 부분을 기준으로, 데이터셋은 3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입원, 외래, 노인 질병군 등은 해마다 산출되는 자료로서 150만명 가량을 기본 단위로 구분했다. 지난해 빅데이터센터에서 이 같은 정보만 500여명씩 구입해갔다.전용 홈페이지에 접속해 자료를 사용하는 경우, 원격계정이 한정돼 있어 무한정 공간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당 수수료를 내야 한다. 대략 5만원 선으로 책정했다.-이와 관련해 앞으로 기대하는 바는?= 보건의료 연구자료 또는 분석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전국민 건강보험제도에 의한 방대한 개인정보라는 점에서 쉽게 구할 수도, 가공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보안 기술을 발전시켜 정보의 높은 문턱을 터서 각계 니즈에 맞췄기 때문에 명확한 임상근거 확보와 치료효과 검증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앞으로는 더 나아가 심평원 외의 데이터, 예를 들면 국민영양도와 사망, 소득 등 각종 데이터와 맞물려 창조적인 연구를 거듭한다면 보다 획기적인 데이터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심평원 내부 데이터로 보자면, DUR 정보에서 나타나는 진단과 실시간 약 사용 정보와 날씨(지역) 정보 등을 융합하면 지역별 질병 발생 경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데 유의미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어서 염두하고 있다.2015-07-16 06:14:59김정주 -
낙소졸과 콕시브, 한미의 이이제이 전략남동우 PM지난달 쎄레브렉스(세레콕시브) 제네릭약물의 진입은 '낙소졸(나프록센-에스오메프라졸)'로 진통소염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던 한미약품에게도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저가전략을 내세운 쎄레브렉스 제네릭이 100억대 블록버스터로 성장한 낙소졸의 영역까지 침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이이제이랄까, 한미약품은 맞불 작전을 펼쳤다. 쎄레브렉스 제네릭약물인 '콕시브'를 출시하며 시장방어에 나섰다. 낙소졸이 심혈관계 안전성 이슈를 언급하며 쎄레브렉스와 대척점에 있다는 것을 어필해왔기에 한미약품의 콕시브 출시는 흥미롭다.발기부전치료제 '팔팔' 마케팅을 맡아 단숨에 블록버스터를 키운 남동우(33) PM이 낙소졸로 전성기를 맞은 한미약품 진통소염치료제 지키기에 나섰다.남 PM에게 쎄레브렉스 제네릭 진입 이후 한미약품 진통소염제 전략을 들어봤다.-낙소졸과 콕시브, 두 약물을 동시에 마케팅하는데 어려움은 없나요?대부분 진통소염제들의 통증 조절 효과는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존 약제들이 위장관계나 심혈관계 부작용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 있어 선생님들의 처방 호불호가 달라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환자의 현재상태나 환경, 기저질환 등이 중요한 것이죠. 각 약제가 갖고 있는 장점, 특히 세레콕시브를 오랫동안 사용해 오신 선생님들의 처방패턴 등을 생각하면 경쟁약물이라 하더라도 제품 모두를 보유하는 것이 유리합니다.낙소졸은 심혈관계 부작용의 부담을 던 나프록센과 위장관계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는 PPI의 대표주자인 에스오메프라졸을 복합했기 때문에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약제입니다. 콕시브는 COX-2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에 위장관계 부작용을 낮춘 제품입니다. 두 약제의 장점을 상호보완하면서 선생님들께 디테일하는데 마케킹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세레브렉스 제네릭에 70여개 회사가 뛰어들다고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요?한미약품 R&D 역량을 기반으로 한 제품에 대한 신뢰도에 많은 선생님들이 지지해 주십니다. 무엇보다 낙소졸과 콕시브라는 두 제품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죠. 경쟁회사들의 제네릭 러시에는 특장점면에서 우위가 있는 낙소졸을 앞세우고, 기존 세레콕시브 오리지널 처방에 확신을 갖고 계신 선생님들께는 콕시브를 어필합니다. -콕시브의 경우, 타 제약회사와 달리 100mg을 추가로 출시하신 것이 눈에 띕니다.기존 세레콕시브 제품들은 200mg만 출시돼 있어 두가지 용량에 대한 허가사항 중 한 가지 용법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한미약품은 100mg, 200mg 두가지 함량을 출시함으로써 의료진의 처방 선택폭을 넓히고, 환자들도 적정 용량을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2013년 발매된 낙소졸이 이미 100억원대의 블록버스터 약물로 성장했습니다. 낙소졸을 처방하는 의료진들이 꼽는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나프록센과 PPI 결합에 따른 두 약제의 치료적 장점을 극대화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9월 식약처에서 세레콕시브 성분에 대해 허가사항 변경지시(최저 유효용량으로 가능한 최단기간동안 사용)한 것처럼, NSAIDs의 심혈관계 관련 부작용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낙소졸은 이러한 심혈관계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위장관계 부작용을 최소화했습니다. 또, 경쟁약물(비모보)이나 쎄레브렉스에 비해 약값이 저렴한 점, 두 약제를 하나로 합치면서 환자들의 복약 순응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습니다.-소염진통제 분야에서 한미약품의 향후 마케팅 계획은 무엇입니까?낙소졸 출시 전까지만해도 한미약품은 정형외과 기반의 소염진통제 시장에서 주류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낙소졸이 출시 첫해만에 블록버스터로 성장하고, 이번에 콕시브까지 출시하면서 이쪽 분야에서도 한미약품이 주류로 올라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진통소염제 시장 규모는 3500억원대로 추정되는데, 한미약품이 이 시장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이미 한미약품은 아섹(아세클로페낙), 메록스캄(멜록시캄), 록소드펜(록소프로펜) 등의 약물이나, 해열진통소염제인 맥시부펜 시리즈도 준비돼 있습니다.2015-07-13 06:14:52이탁순 -
"CEO 건강 관리는 내 몫이에요""바쁜 CEO들은 자칫하면 건강관리에 소홀할 수 있잖아요. CEO들에게 질병에 따른 의료진을 소개해주고, 예약부터 수납까지 도와주고 있어요."정형외과 간호 임상경력 14년 차였던 이나현(45)씨는 2004년부터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에서 CEO 전담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CEO 전담 코디네이터는 순천향대학교 건강과학대학원 건강과학CEO과정을 이수한 CEO들을 대상으로 건강상담에서부터 진료예약, 수납까지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2003년 시작된 건강과학CEO과정은 1년에 2기씩 총 100명을 배출, 현재 이나현 CEO 전담 코디네이터가 관리해야 하는 CEO는 1400여명에 이른다. CEO뿐 아니라 CEO의 가족과 회사 직원도 CEO 전담 코디네이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이 씨는 간호업무를 보면서 틈틈이 코디네이터 양성과정을 이수했다. 최근 12년 동안 CEO 전담 코디네이터로 일하면서 미소를 찾았다는 이씨."항상 웃게되요. 특히 바쁜 일정 때문에 아픈데도 진료를 미루다가, 저희 병원에 오는 CEO들이 있어요. 그 분들에게 빠른 진료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나면 뿌듯함도 함께 느껴지죠."CEO 전담 코디네이터는 순천향대학교와 순천향대병원의 '윈-윈' 전략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일례로 국내 'BIG 5' 병원을 다니던 CEO가 CEO 전담 코디네이터가 있는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더 빠르고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병원을 바꾼 경우도 있다.전화 한 통화로 진료과목부터 의료진까지 1:1 매칭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CEO 입장에서는 바쁜 일상에서 전화 한 통화로 병원 내 모든 서비스 예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편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요. 그 분들에게 신뢰감과 편안함을 주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으려고요."간호 임상경력 14년 차에 CEO 전담 코디네이터 경력 12년 차인 이 씨. 그는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환자와 보호자를 대하고 있다고 한다."병원을 찾는 모든 분들을 가족 처럼 생각하고 대하면 친절은 몸에 묻어날 수 밖에 없어요. 항사 웃으면서 환자와 보호자를 대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2015-07-09 06:14:52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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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 걸린 어린이 사진 수백장의 비밀[17]경기도 하남시 건강한약국약국이 맞나 싶어 잠깐 망설였다. '약'이라 적힌 간판을 확인하고서야 안도했다.경기도 하남시에 자리잡은 건강한약국. 출입구부터 궁금증을 일으키더니 내부도 여느 약국들과 뭔가 다르다.건강한 약국 외부 모습.세명의 자녀를 둔 주부이자 여약사로 30여년을 살아온 김정자 약사(63·숙명 약대). 그는 30년 넘게 1인 3역을 하며 약국을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자신에게 최적화된 약국 위치와 인테리어, 끊임없는 자기관리에 있었다고 말한다.아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약국, 엄마들이 믿고 아이의 약을 지어갈 수 있는 곳. 건강한약국 김정자 약사의 약국 경영 스토리를 들어봤다.아이들 모습 기념 사진찍어…엄마·아이 모두 만족지금의 건강한약국 인테리어는 건축학과 출신인 김 약사 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딸과 같은 학과 친구가 직접 디자인하고 약국 매대 타일 하나까지도 손수 붙여 제작했다.여느 약국들의 천편일률적 인테리어와 색감부터 재질, 배치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소아과약국인 만큼 노란색과 주황색 등의 조화로 따뜻한 느낌을 주고, 엄마들이 약국에서 편하게 아이들을 돌볼 수 있도록 대기 의자도 여느 약국들과 다르게 배치했다.약국 한켠 김 약사가 직접 촬영한 약국을 찾은 아이들의 사진을 진열해 놓았다.어린 아기를 편하게 눕혀 기저귀를 갈거나 약을 먹일 수 있도록 대기 의자를 넓게 배치하고 재질도 폭신한 쇼파로 배치했다.그 중에서도 유독 눈길이 가는 건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 벽면에 부착된 아기들의 사진이다.5년 전까지 김 약사는 약국을 찾는 아이들의 사진을 손수 찍어 인화해 엄마들에게 선물했다. 미처 찾아가지 않은 사진들은 약국 벽면에 부착하기 시작했다.약국에 자신의 사진이 부착된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엄마, 아기들의 모습을 볼때 누구보다 행복하고 뿌듯함을 느꼈다는 김 약사다."딸의 아이디어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5년전까지만 해도 요즘처럼 휴대폰 사진이 발달하지 않았었잖아요. 사진을 찍고 일일이 인화해 다음에 올 때 선물하면 엄마나 아기나 많이 좋아하시더라고요. 큰 일도 아닌데 참 행복하더라고요."약사 편의 고려한 인테리어…아이도 드나드는 조제실약국 안에서는 누구보다 약사가 편안해야 한다는 게 김 약사의 지론이다. 약사 한명이 근무하는 나홀로약국의 경우 더욱 약사에게 최적화된 약국 인테리어와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약국에서 보내야 하는 만큼 김 약사는 자신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약국 공간들을 활용했다.그 중 하나는 조제실 바닥의 단을 높여 약사가 신발을 벗고 편하게 조제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장시간 조제를 해야 할 때가 많은데 신을 신고 있으면 다리가 붓거나 할 수 있기 때문에 신을 벗고 편안하게 조제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조제실 뒤편에는 독서도 하고 휴식도 취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놓았다. 바쁜 업무 중 시간이 날 때 여유를 갖고 마음도 가다듬겠단 생각에서다.조제실을 오픈해 환자와 조제 중에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장시간 약국에서 혼자 근무하는 만큼 다리가 붓지 않도록 조제실의 단을 놓여 신을 벗고 조제할 수 있게 인테리어했다. 김 약사가 자신이 고안한 것 중 가장 자신있어 하는 것은 오픈 조제실이다. 유리까지 걷어낸 오픈 조제실은 김 약사가 특별히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부탁한 부분이기도 하다.환자에게 신뢰를 주겠단 생각도 있지만 무엇보다 나홀로약국인 만큼 약사가 조제실에 들어가면 환자와 대화가 단절된다는 데서 아이디어를 고안했다.조제하면서도 환자와 대화를 이어가고 환자가 필요한 부분을 살필 수 있다는 것. 그렇다보니 약사가 조제실에 들어가면 환자가 조제실 앞으로와 약사와 대화를 시도하는 것도 이 곳 약국에선 자연스러운 풍경이다."약국 안에서 누구보다 약사가 편하고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약국 자리 선정부터 인테리어까지 저한테 최적화된 쪽으로 선택했죠. 30여년 넘게 여약사로 나홀로약국을 운영하며 살아올 수 있었던 데에는 그런 부분도 작용한 것 같아요. 많은 후배 여약사님들이 큰 욕심 없이 자기관리를 꾸준히 하며 약국 안에서 행복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길 바래요."2015-07-07 06:14:59김지은 -
"의약품 안전사용 강의는 한편의 공연"굿윌정약국 정창훈 약사"안녕하세요, 어머니. 혈압약 타러 오셨구만."낭랑하고 맑은 음색이 넓지 않은 약국 안에 가득 울렸다. 메르스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근무하는 와중에도 #정창훈 약사는 밝고 활기찬 목소리로 환자를 맞았다.용산구약사회에서 일반인 의약품 안전사용 강사로 가장 바쁜 서울 용산구 소재 굿윌정약국 정창훈 약사(45, 중앙약대). 강의를 맛깔나고 재미있게 한다는 소문에 다른 지역에서도 강의 요청이 쇄도하는 정 약사는 '아직 나는 멀었다'며 손사래를 쳤다."강의하는 재미를 이제 느끼기 시작했을 뿐이에요. 두정효 선생님 같은 분들 보면 그 능숙함과 진정성에 '나는 아직 멀었구나' 싶다니까요."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2010년, 강사가 부족하다는 요청에 어린이집 강의를 시작으로 의약품 안전사용 강의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일반인 대상의 약사 강사가 되어 학교를 다니기 시작, 지금은 일주일에 많게는 4번의 교육을 진행한다. 주로 중고등학교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다."강의는 교육의 연장선이기도 하지만, 공연이에요. 내가 아는 걸 무조건 많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청중이 얼만큼 받아들이고 흡수하는지를 보며 템포를 맞춰가야죠. 그러기 위해서는 청중이 흥미를 가질만한 뭔가를 강사는 계속해서 던져줄 수 있어야 합니다. 질문, 재미, 웃음 때로는 농담까지요. 한시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집중하게 만들어야 하는, 일종의 공연이죠."지금이야 상황과 요청에 따라 그때그때 강의 내용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능수능란한 강사가 됐지만 그에게도 처음은 누구에게나 그랬듯 어려웠다. 청중 앞에 서는 것은 대학교 때 연극을 했던 경험이 도움이 됐지만, 내용은 수없이 고민해야 했다. 수업, 강의 자체에 흥미가 없는 중고등학생들에게 금연과 의약품을 설명하는 건 쉽지 않았다. '나 역시 학창시절 약물교육은 재미 없는, 한시간 자고 나오는 시간이었다'는 기자의 회상에 정 약사는 '대부분 강의가 그렇게 되기 쉽다'고 말했다."약사님들이 욕심이 많아 그래요. 더 많이 알려주고 싶어 너무 많은 내용을 심죠. 학생들이 한시간 교육에서 한두개만 얻어가도, 그래서 훗날 어떤 상황에서 '그 때 그 약사가 그런말을 했었지' 기억할 수 있다면 성공한 강의라고 봐요. 저는 한두가지 메시지를 여러가지 사례를 들어 계속 반복해요. 재미있고 당장 자신에게 해당하는 예로 들어 설명하면 학생들이 관심을 보이더라고요."그런 정 약사가 강의를 구성할 때 절대 잊지 않는 3가지가 있다. 재미와 약사직능, 꿈이다. 재미를 기반으로 약물 안전사용 내용을 전하고, 이 내용을 전하는 사람이 약사이며, 국민들에게 '약사가 내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사람임'을 인식시켜 주는 것이다. 여기에 청중이 바라는 꿈까지 일깨울 수 있다면 최고의 강의라고 믿는다."항생제를 복용할 때 주의점을 단순화한 사례로 설명하며 덧붙여 '너희가 약을 먹을 때엔 약사님에게 꼭 항생제가 들어있느냐'고 확인해야 한다. 스스로의 몸을 위한 권리이자 의무라고 꼭 말해줍니다. 강의에서 약사의 존재를 꼭 강조해요. 학생들이 약사는 꼭 필요한 직능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이요. 강의를 들은 친구들이 정창훈이라는 약사가 아니라 약사를 기억했으면 합니다."현재 그는 몇몇 약사들과 함께 서울시약사회가 준비하는 대국민 이벤트 '약사에게 물어보세요'의 한 부스를 준비하고 있다. 의약품 안전사용 상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주말마다 소통하며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다."더 많은 약사님들이 일반인 교육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국민들에게 약사의 존재를 조금씩, 계속해서 각인시키고 그러기 위해 적극 나서야합니다. 분명한 건 국민들에게 약사가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겁니다. 당연한 것이지만 약사들이 나서서 국민들이 이를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저 또한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아이들이 꿈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되도록 계속 노력할 겁니다."2015-07-06 06:14:48정혜진 -
"기공체조 파룬궁으로 약사들과 심신수련을""파룬따파(법륜대법, 法輪大法)을 아시나요?"파룬따파는 중국 기공의 한종류로 심신수련법의 하나다. 파룬따파는 흔히 파룬궁으로 알려져있다.한때 파룬궁 수련자가 1억명에 육박하면서 공산당원 수(6000만명)를 넘어서자 중국 정부가 파룬궁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취했고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전영술 약사(60, 전 대구시약사회장)는 이런 논란을 뒤로 하고 기체조의 일종인 파룬따파에 푹 빠졌다. 정신과 육체적인 건강을 찾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재작년에 초기 위암으로 수술을 받았어요. 회복하는 과정이다보니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지요. 그래서 동네공원에서 파룬따파를 수련하는 사람들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어요."전 약사는 파륜따파 수련을 해보니 몸 컨디션은 물론 얼굴 혈색도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파룬궁 사태가 나기전에 중국 당국에서 파룬궁 수련생 1만여명을 대상으로 건강조사를 했는데 99.1%가 수련 이후 건강이 회복되거나 호전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그러나 수련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중국 정부의 탄압이 시작됐지요. 이런 문제를 뒤로 하고 수련에만 전념하면 몸 건강에 정말 도움이 됩니다."우리나라에도 파륜타파를 배우는 동호인은 많다. 각 지역별로 수십여곳의 연공장(수련장소)이 있다.그러나 적극적인 홍보 없이 음성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냥 공원이나 강변 산책로 등에서 삼삼오오 모여 기체조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파룬따파는 5개의 공법으로 구성됩니다. 4개는 서서 하고 1개는 앉아서 하게 되죠. 공식적으로 5개 공법을 다 하려면 2시간이 걸립니다. 불교와 도교의 사상에 인간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수련을 하는 심신수련법으로 보면 됩니다. 진(眞), 선(善), 인(忍)이 파룬따파의 중요한 개념 입니다."시간이 많이 걸려 힘든 부분도 있지만 전 약사는 파룬따파를 동료약사들에게 적극 추천했다.몸도 좋아지지만 마음을 수련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한 마디로 도를 닦는 것과 유사하다는 게 전 약사의 설명이다.전 약사는 매주 목요일 저녁 대구시약사회관에서 약사들과 함께 파룬따파를 배우고 공유하고 있다."한번 관심을 갖고 배워보세요. 건강도 좋아지고 심신수련도 가능합니다. 자신을 위한 수련에 활용하면 파룬궁 논란도 별 문제 없습니다."2015-07-03 06:14:47강신국 -
메르스 태풍에도 빛난 매약·상담 약국의 힘[16]서울 강동구 산들약국내과, 소아과, 이비인후과가 위치한 상가 1층 약국. 언뜻 보면 혹할만하지만 병원들 옆으로 층약국만 2개다.처방전은 층약국이 거의 흡수하는 15평 남짓 아파트 단지 내 상가 1층 약국이 뭐 재미볼 게 있겠냐 싶지만, 이 약국은 특별하다.서울 강동 지역 메르스 확산으로 병의원, 약국 출입이 뜸하던 시기에도 산들약국에는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강동경희대병원에 이어 성심병원까지 메르스 광풍이 서울 강동구 일대를 휩쓸던 25일에도 이 지역 중심에 위치한 산들약국은 오후 내내 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심심치 않게 처방전을 들고 오는 환자와 더불어 마스크, 소독제, 비타민을 찾는 환자까지 활짝 열어 놓은 약국문은 끊임없이 오고가는 환자들로 잠시도 쉴틈은 없었다.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자신의 약국 경영 철학이 틀리지 않았단 걸 다시 한번 증명했다는 김환중 약사의 약국 경영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발품 판 첫 약국 자리, 성향 적중"김환중 약사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약대 오기 전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김앤장 법률사무소 특허 파트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그런 그가 돌연 약학대학에 진학해 약사의 길을 접어든 것은 우연한 계기에서였다. 비약사의 시선에서 바라본 약사의 모습은 아쉬움이 많았다. 그래서 결심했다. 약사가 되기로.늦은 나이에 시작하는 첫 약국인 만큼 약국 자리 선정에 누구보다 공을 많이 들였다. 남들처럼 약국 전문 매매업자나 브로커의 손을 빌리고 싶진 않았다.그렇게 직접 발품을 팔며 상가 부동산들을 찾아다녔고, 약국자리는 자신들 소관이 아니란 업자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간혹 일반 자리를 약국으로 안내해 주는 중개자들이 있었다.그 가운데 자신의 성향을 살려 약국을 경영할만한 자리가 있다고 판단했고, 지금의 자리를 선택했다. 조제보단 매약에 관심이 있었던 그에게 주변 5000여 세대가 포진한 단지 내 상가 1층 약국은 장점이 있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무엇보다 내 성향에 맞는 약국자리를 찾아야된다고 생각했어요. 조제보단 매약에 흥미가 있고, 여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약국자리를 원했어요. 그래서 약국 브로커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발품팔며 서울 일대를 돌아다닌거고요. 그렇게 선택해서인지 7년을 운영하는 동안 약국 자리에 대한 불만은 없었던 것 같아요."일평균 처방 70건…반품 쌓이지만 없는 약 없는 연중무휴 약국약국이 위치한 상가에는 내과와 소아과, 이비인후과까지 그야말로 처방전 수혜 진료과는 다 있지만 산들약국에는 큰 의미는 없다. 병의원과 같은 층에만 2개 약국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사실상 같은 건물에서 유입되는 처방전은 50건 안팎. 단골 환자들이 외부에서 들고 오는 처방전까지 합하면 하루 평균 유입 처방건수는 70건 내외다.하루 평균 조제 건수가 70거이 채 안되지만 김 약사는 최대한 많은 종류의 약을 보유해 놓으려고 하고 있다. 그만큼 약국에는 반품약도 많이 쌓여있다. 하지만 산들약국에는 여느 메디칼 약국도 저리가라 할 정도로 없는 약이 없다. 단골 환자가 약이 없어 조제를 못하고 돌아가는 일은 사전에 방지하자는 생각에서다.그만큼 반품약이 쌓이지만 반품하는 약이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약이 없어 조제를 못하고 돌려보내는 것이 약사로서 더 못할 일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어쩌다 준비하지 못한 약이 있으면 환자에게 설명하고 대체조제를 한다. 대다수 환자들은 별다른 거부반응 없이 약사의 말을 따르기 마련이다."연차가 쌓일수록 외부에서 처방전을 들고 오시는 단골 고객이 늘고, 다양한 약을 구비할 수 밖에 없어요. 그만큼 약국 한켠엔 항상 반품약들이 쌓여있곤 하죠. 손해라곤 생각하지 않아요. 예전에야 낱알반품이 안됐지만 요즘은 도매들도 많이 변해 일정 손해액을 제하고는 최대한 보상을 해주니까요. 최소한 약이 없어 환자를 돌려보내는 일은 없어야 하잖아요."산들약국은 연중무휴를 표방하고 있다. 연중무휴가 고마워 일부러 약국을 찾아오는 단골 고객도 생겼다.하루 평균 조제 100건이 안되는 약국이 근무약사 한명을 고용하고 연중무휴로 운영할 수 있는 데는 매약과 조제 매출의 적절한 균형 때문이다.김환중 약사. 매약 매출이 조제 매출의 2배를 넘어서니 비교적 안정적이면서도 여유로운 약국 운영이 가능하단 것이다. 오전에 근무약사를, 오후에는 약국장인 김 약사가 운영하며 여유롭게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전방 2km 이내 강동경희대병원, 강동성심병원이 위치해 있어 메르스 사태가 계속되는 지금까지도 약국은 쉴틈 없이 바쁘다. 그 속에서 나름 깨달은 점도 있다."사실 메르스 확산으로 모두들 힘들어하시는 시기인데 그 속에서 나름 깨달은 점도 있어요. 조제 건수에만 매몰돼 일희일비하지 않고 저만의 소신을 지켜나간 게 저희 약국이나 단골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말이예요.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단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됐습니다."2015-06-30 06:14:59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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