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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국부창출과 약가관리 의무론[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천문학적 R&D 자금이 투자되는 신약 개발의 최종 관문은 약가의 적정가치 반영으로 귀결된다. 퍼스트 인 클래스·베스트 인 클래스 신약이 개발되더라도 제대로 된 약가를 인정받지 못할 경우 상업화의 꿈을 접고, 사장화된 몇몇 사례를 우리는 똑똑히 목도해 왔다. 제약바이오기업의 제1 가치 기준은 신약개발을 통한 생명존중과 인류공영에 있다. 하지만 기업 설립 최상의 목적은 영리추구에 있듯이 헬스케어산업 역시 이를 배제하고 철학과 이념만을 추구 할 수는 없다. 때문에 정부는 신약을 통한 국부창출·건보재정 건전성 그리고 적정 약가 반영에 따른 기업의 영리보장과 환자 치료권 확대에 진력해야 하는 당연적 의무를 가진다. 신약에 대한 우리나라 약가제도가 시스템 통합적 관리 토대를 마련한 시점은 경제성평가제도 도입 전과 후로 나뉠 수 있다. 임상데이터를 기반한 비용효과분석 경제성평가제도가 확립되기 전인 2007년 이전에는 일명 '제외국 약가 비교평가제도'를 통해 신약의 가치평가를 산정했다. 제외국 약가 비교평가제도는 개발 단계에서 약가를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 최대 장점인 반면 약가의 과대계상과 과대낙폭은 단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경제성평가지만 여전히 단점은 상존해 2015년 경제성평가 면제제도가 신설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결점제도를 향한 정부와 기업 간 사회적 합일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우선, 혁신 신약 약가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신약 가격책정의 기준이 되는 대체약제의 범위를 좁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금처럼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약제들을 모두 대체약제로 포함해서는 올곧은 해법을 모색하기 어렵다. 아울러 초월·절대적 갑을방식을 띠고 있는 현행 약가협상제도의 협상방식을 수평화할 필요도 제기된다. 보건복지부·심평원·건보공단 등의 보건당국과 기업 간 협상이 난항 일 경우 제3기구 격인 약가중재원을 설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또한 특허 중인 신약에 대해서는 사후관리 약가인하를 유예, 특허를 보호하고 혁신을 장려하는 제도로 변모해야 한다. '대체약제가 없는 혁신신약'에 대한 약가제도 정비도 시급하다. 조만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에서도 대체약제가 없는 신약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해외 유사 약제 또는 해외 선진국(A7국가 등) 급여가 부재한 상황이라 현 약가제도 규정 하에서는 가격에 대한 적정 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일관된 목소리다. 이는 단일군 임상2상을 토대로 허가될 예정이어서 경제성 평가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경제성평가 면제 대상으로 분류된다 하더라도 가격 기준이 될 해외 유사 약제가 존재하지 않는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히게 돼 이에 대한 조속한 약가정책 수립이 요구된다. 적응증 추가와 관련된 사후관리 약가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방식의 고찰도 필요하다. 새로운 기전과 효과는 기존 약제 대비 비열등 또는 동등이더라도 부작용이 획기적으로 감소됐다면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결과론적으로도 질환 치료율을 높일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 임상을 통한 새로운 efficacy(적응증, 부작용 등)가 입증되었을 경우에는 보험약가 또한 상향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27조원 상당의 국내 제약바이오시장은 글로벌 2% 정도의 비중을 가지고 있어 아직은 갈 길이 멀고도 험하다. 퍼주기식의 약가정책은 불가하지만 불합리한 사용량·적응증 추가 시, 약가인하는 지양됨이 옳다.2022-01-17 06:10:25노병철 -
[데스크시선] 초고가약 급여화 진전, 남은 과제는[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초고가약 '킴리아'의 급여적정성 평가와 '키트루다' 급여확대가 큰 허들을 넘으면서 보험 적용에 한 발짝 다가섰다. 13일 낮 심사평가원에서 열린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성림프구성백혈병과 림프종 CAR-T 치료제 킴리아와 비소세포폐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건강보험 기준 확대 안건이 나란히 심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그간 고가 약제들의 급여화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비용효과성 걸림돌에 막힐 때 가장 큰 벽은 단연 약평위 또는 암질환심의위원회 논의 과정이었다. 급여우선순위와 적정성을 논할 때마다 효과와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비용이 턱없이 비싸 '될 듯 안 될 듯' 논란의 중심에서 항상 가로막히는 지점이 이곳이란 얘기인데, 킴리아 또한 11개월째 등재가 지연됐었고 키트루다 또한 4년4개월 동안 공전만 거듭해왔었다. 이 약제들을 보험권 안에서 보장받기 위한 환자들의 고군분투도 눈물겨웠다. 생명과 직결되는 약제로 당장 투약이 필요하지만 불가능한 환자와 가족들은 해당 기업 앞에서 합리적 재정분담 방안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기자회견과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급여화를 촉구해왔으니, 이번 약평위 통과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터다. 아직 약가협상 절차가 남아 있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 의결 과정에 소요될 기간을 감안할 때 2~3개월은 족히 더 기다려야 하지만 말이다. 그만큼 환자에게 절박하지만 혁신적인 약제로서 일반 국민들이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인 약제인 것인데, 기술의 발달이 계속될 수록 앞으로 이와 같은 유사 사례는 계속해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약제뿐만 아니라 의료기술에 대한 전방위적 보장성강화를 위해 선별급여제도 등 여러 기전을 마련하고 기준과 원칙을 도입하고 있지만, 한정된 재정으로 모든 혁신을 끌어안을 순 없는 상황이다. 환자들은 생명과 직결된 신약에 대해 건강보험 신속등재제도를 도입해 환자 생명을 국가 차원에서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 입장에서 그대로 수용하기 난감한 부분이 예측가능성과 더불어 바로 이 재정 문제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킴리아와 키트루다 같은 초고가 약제의 등장은 매번 있을 것이고 기술이 발달할 수록 그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같은 문제에 봉착할 때 당국은 개발 기업으로부터 기업과 정부(보험자) 간 합리적 재정분담방안을 요구한다. 약가협상 절차에서 이 같은 합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또 다시 큰 벽에 부딪힌다는 건 이미 경험적으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는 초고가약제들의 보장성과 접근성강화를 모색하되, 선별등재제도 하에서 기존의 협상기전을 활용할 뜻을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약가등재의 중심 축인 선별등재제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합리적이고 예측가능한 재정, 즉 상호 위험을 분담할 수 있는 매끄러운 의결구조와 절차, 논의 지연을 막을 수 있는 장치를 효과적으로 마련해 급여화의 길을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터줄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학계에서는 관련 연구를 활발히 능동적으로, 그리고 더 많이 진행해 환자와 정부, 기업에 근거와 해법을 제시하고 정부와 국회는 이를 실질적으로 고민해 우리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낼 시점이 됐다.2022-01-14 06:12:46김정주 -
[데스크 시선] 재택환자 약 전달과 최 당선인의 딜레마[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정부와 약사단체가 코로나 재택환자 약 전달을 놓고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당장 정부는 13일 전후로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공급되는 만큼 재택환자에 대한 약 전달 방식을 빨리 매듭지으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약사회 최광훈 당선인은 약국, 약사 주도로 약 배달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주장하고 있다. 팍스로비드 복병을 만나면서 최 당선인의 선거공약이 취임도 하기 전에 이슈화된 것이다. 지금은 의사가 처방전을 내면 약국에서 약을 준비해놓고 보건소·지자체 직원 등이 재택치료 환자에 약을 전달한다. 퀵 배송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경구용 치료제도 이 같은 방식을 따를지, 약국이 배송까지 전담할지가 쟁점인데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 7일 약사회와 약 전달 방식을 놓고 협의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공급 초기에는 기존 방식대로 약을 전달하되 보건소 업무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는 만큼 향후 약국의 역할을 확대하는 식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 입장에서 일선 지자체의 업무 과부하를 해결하고 코로나 경구 치료제의 적절한 전달을 통해 코로나-19 감염병 관리체계를 신속히 갖추어야 하는 급한 상황이다. 그렇다고 시간이 약사회 편도 아니다. 협의가 지연될수록 급한 정부는 약국 중심의 약 전달체계 외 다른 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고 결국 감염병 상황에서의 약사, 약국의 역할도 축소되거나 사라지는 부정적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게 최 당선인 측의 딜레마다. 코로나 재택환자에 대한 약 배달에 차질이 빚어지면 약사회 입장에서도 국민 정서를 생각하면 부담이다. 여기에 최광훈 당선인은 김대업 집행부의 도매상 직원 배송보다 더 좋은 대안을 만들어 내야 하는 부담도 있기 때문에 국민-회원 정서-정부 협력 등에서 최상의 합일점을 도출해야 한다. 여기에 정책과 현장이 다르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 코로나 재택환자 거점약국의 입장은 약사가 약을 전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서울 거점약국의 절반이상이 1~2명만 근무하는 형태라 더 그렇다. 그래도 재협상과 재논의를 통해 코로나 재택환자 약 전달에 대한 약사-약국 주도 대안을 다시 찾기 위한 시도는 박수를 받아야 한다. 정부 정책에 협력도 필요하지만 아닌 것에 어깃장을 놓아달라는 게 회원 약사들의 표심이었기 때문이다. 취임도 하기 전 난제와 맞닥뜨린 최 당선인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이번 주가 고비다.2022-01-10 01:23:04강신국 -
[데스크 시선] 코로나 3년차, 안녕하신가요[데일리팜=천승현 기자] 다사다난했던 소의 해가 지나고 호랑이 해가 새롭게 밝았다. 잠시 스쳐갈줄 알았던 코로나19 정국은 어느덧 3년차를 맞이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는 제약산업도 할퀴고 지나갔다.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개인 위생관리 강화로 독감이나 감기환자가 급감하면서 항생제, 진해거담제 등의 시장은 초토화됐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은 낯선 비대면 업무에 적응하느라 적잖은 애를 먹었다. 실질적으로 매출과 직결된 영업·마케팅 전략은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었다. 데일리팜이 제약바이오기업 최고경영자(CEO) 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CEO의 76.5%가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대면 영업·마케팅 비중이 축소되면서 실적감소가 우려된다고 응답했다. 이런 이유로 제약사 CEO 62.7%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쟁력 확대를 위해 영업·마케팅 역량 강화를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지목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원료의약품 수급 불안정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제약사 CEO 39.2%는 코로나 사태로 원료의약품 수급 차질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정복을 위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R&D 역량을 집중했다. 다국적제약사들이 앞다퉈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속속 성공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코로나19 R&D 성과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상당수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 R&D 전략에 출구를 모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조급함마저 느껴진다. 코로나19 정복에 총력을 펼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연구개발(R&D) 영역은 소홀해졌다는 소회도 나오는 실정이다. 코로나19에 가려졌지만 국내 의약품 시장도 많은 악재가 있었다. 예상치 못한 불순물은 끊임없이 제약사들을 괴롭혔다. 지난 2018년 처음 발사르탄 성분에서 불순물 파동이 불거진 이후 라니티딘, 니자티딘, 바레니클린, 로사르탄, 발사르탄, 이르베사르탄 등 총 7개 성분이 불순물 이슈에 휘말렸다. 불순물 종류도 최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에서 총 4개로 늘었다. 제약사들은 언제 어떤 의약품에서 새로운 불순물이 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상시 안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제약사들의 가장 큰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제네릭도 위기를 맞았다. 불순물 파동은 제네릭 난립으로 불똥이 튀면서 각종 규제를 초래했다. 약가제도 개편으로 제네릭은 종전보다 낮은 약가를 받게 됐고, 허가 규제 강화로 제네릭 시장 진입 장벽도 높아졌다.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를 필두로 약효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장 존립 자체마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약효 검증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도 전에 임상시험 실패시 그동안 거둔 처방금액을 물어내라는 약속을 해야하는 이상한 상황도 연출됐다. 제약사들이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법적 대응을 펼치면서 제약업계 전반에 걸쳐 소송전이 펼쳐지는 혼란한 정국이 전개됐다. 보툴리눔독소제제의 무더기 허가 취소, 품질관리 위반 사례가 속출하면서 제약사들은 위법 행위를 저지르는 나쁜 기업으로 매도되기도 했다. 이러한 혼란이 펼쳐지는 상황에서도 제약사들은 묵묵히 R&D성과를 내기도 했다. 지난해에만 유한양행, 셀트리온,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이 신약 허가를 받으면서 역대 가장 많은 4개의 신약이 상업화에 성공했다. 신약의 상업적인 성과도 기대된다. 초대형 계약은 없었지만 기술수출 성과도 1년 내내 이어졌다. 지난해에만 SK바이오팜, 제넥신, 에이프릴바이오,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알테오젠, 올릭스, 큐라클, 대웅제약, 바이오팜솔루션즈, 보로노이, 디앤디파마텍, 펩트론, 고바이오랩, HK이노엔, 한독, CMG제약, 레고켐바이오 등이 신약 기술수출 성과를 냈다. 기존에 기술수출한 과제 중 상당수가 파트너사의 개발 포기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글로벌 무대 성공을 위한 도전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와 각종 악재로 우려가 커졌지만 올해는 더욱 많은 희소식을 기대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올해는 또 어떤 악재가 제약산업을 할퀼지 예상할 수 없지만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도전 정신이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2022-01-03 06:15:40천승현 -
[데스크시선] 2022년, 희망의 문턱을 넘어서[데일리팜=노병철 기자] 2021년 소의 해가 지고, 2022년 임인년 호랑이의 해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 며칠 남지 않은 신축년 올해 헬스케어산업업계를 돌아보면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쇼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우리에게 도전과 응전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재평가, 국산 보툴리눔톡신 간접수출 논란, '공동생동 1+3 제한' 약사법 시행, CSO(의약품 영업·판촉대행사) 지출보고서 작성·제출 의무화 약사법 개정 등 어느 한 시점이라도 평안할 날 없이 긴박했고, 어느 한 사항이라도 그 경중의 무게를 가벼이 할 수 없는 엄중하면서도 절박한 해결점 모색에 바빴던 해로 평가된다. 코로나19 위기 2년째에 접어들면서 제약바이오산업의 시장 재편도 이뤄지고 있다. 마스크 의무화와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의 철저한 강화로 독감치료제 시장이 소멸되다 시피됐다. 이 시장은 지난해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처방 규모가 1억원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84억원을 기록한 이후 2분기에 1000만원대로 99.8% 급감한 이후 시장 규모는 좀처럼 회복치 못하고 있다. 반면 백신 의무접종에 힘입어 해열진통제 타이레놀 외형은 640억원 정도로 전년대비 2.5배의 성장을 보였다. mRNA백신컨소시엄·킴코 등을 주축으로 국산 백신·치료제 개발도 속도를 높이며, K-바이오 R&D 저력이 시험대에 올라온 상태다. 지난해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전화 상담·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사례도 폭발적으로 증가한 한해였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공개한 '우리나라 한시적 비대면 진료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9월 6일까지 400만건에 가까운 비대면 진료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월 '비대면 진료 처방제한'이 시행돼 마약·향정신성의약품 533품목과 오남용우려의약품 23개 성분 277품목이 처방제한 품목으로 묶이긴 했지만, 업권 사수를 위한 직능단체와 해당 업체 간 법적 다툼은 쉽사리 진정국면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태 발생 50여일이 경과되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 간접수출 논란도 큰 파장과 충격을 일으켰다. 위해사범중앙조사단과 식약처는 휴젤·파마리서치바이오 톡신 6개 제품에 대해 약사법 위반 혐의로 허가취소 등의 초강력 행정처분을 내렸다. 이번 사태가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명확한 증거없이 납득하기 어려운 법리해석으로 행정절차법 등을 위반하면서 과도한 행정권한을 집행한데 있다. 약사법에서는 수출에 관한 규정을 삭제하고, 대외무역법 등에 위임하고 있지만 간접수출을 불법으로 해석해 톡신업계에 파란을 몰고 왔다. 이에 법원은 사안의 시급성이 없고, 국민보건안전과도 무관하다고 판단, '효력 집행정지'를 인용한 상태다. 야단법석과도 같이 수직이착륙과 롤러코스터를 반복한 한해였지만 어깨의 짐이 무겁고, 갈 길이 멀다고 해서 여기서 주저앉아 신세한탄만을 늘여놓을 수는 없다. 신약개발을 통한 생명존중과 인류공영 이바지라는 헬스케어산업 자체가 짊어진 위대한 철학과 사명을 다하고, 이를 다시 후대에 넘겨줘야 하는 책임을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헬스케어산업은 그동안 의약분업, 생동조작, 타르색소 파동, 일괄약가인하 등의 시련과 상처를 치유·봉합하며 오뚝이처럼 다시일어서 왔다. 자! 이제 우리 모두 함께 두 손을 맞잡고, 2022년 새해를 마주하며 희망의 문턱을 힘차게 넘어야할 때다. 가자! 미래로 세계로.2021-12-28 06:15:00노병철 -
[데스크시선] 실거래가조사 약국가 후폭풍 언제까지[데일리팜=김정주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당국의 급여약제 실거래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실거래가 조사는 정부가 격년마다 전국 요양기관에서 실제 거래된 급여의약품 가격을 대대적으로 조사해, 이를 근거로 보험약제 상한가격을 반영(인하)하는 사업이다. 이번에 가격이 인하되는 품목은 3829개에 달한다. 최초로 조사를 실시한 2017년 6월 30일을 기준으로 2년마다 한번씩 벌어지는 이 대규모 조사 결과를 이용해, 정부는 시장에 실제하는 약가를 반영해 재정 누수를 막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반복적으로 불거진다. 약을 가장 많이 취급하고 있는 약국에서다. 약국은 실거래가 조사 결과를 반영한 이들 3829개의 약제 외에도 정부 직권조정 인하 약제를 비롯해 각종 인하정책으로 떨어지는 수 많은 약제들을 한꺼번에 취합, 정산해야 한다. 정산은 제품에 따라 반품을 위해 낱알을 세야 하는 일부터 시작해 새로 들여야 하는 약제를 분류, 신청, 약국 입고에 이르는 환불과 지불 거래 절차가 뒤따른다. '나홀로약국' 뿐만 아니라 인하 약제를 취급하는 모든 약국에 고된 작업이 대규모로 이뤄지는 시즌이 지금인 것이다. 약국에선 최소 원 단위 낱알을 모아도 합하면 만원단위 정산이 고작인데 반해 업무는 상상을 웃돈다고 하소연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실거래가 조사 약가반영 규정 자체가 실거래 약가와 약제급여목록에 등재된 가격 사이의 가중평균가격을 산출한 후 기준 상한가의 10% 이내에서 가격을 인하하기 때문에 약마다 그 밑으로 내려갈 수 없게 설계돼 있다. 약국에선 2년마다 이 고되지만 별다른 의미 없는 노동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는 필연적 구조가 여기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번부터 복지부가 고시 발령일 이전에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고시 개정 예정사항을 반영한 약가파일을 사전 제공하고 이후 변동사항이 생기면 재제공 하기로 결정한 것도 약국의 이 같은 문제를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매월 다수 품목의 약가가 변동되는 점(실거래가 조사 등)을 고려하고 요양기관 행정 부담·손실 최소화를 위한 차선책이지만, 정산 과정에서 나타나는 실제적 문제까지 깊게 파고들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약국마다 규모와 인력, 취급 약제 등 사정이 달라 정산의 양과 규모도 모두 제각각이어서 실거래가 조사 결과를 적용할 때마다 일관된 정산 시스템만들어 기계적으로 갖다 붙이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실거래가 조사 사업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은 오로지 재정 절감과 가격 투명성 유지였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 충격파로 요양기관 현장에서 벌어지는 '나비효과'에 대한 공동의 고민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복지부의 약가파일 사전제공을 시작으로 현장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약가인하 후속조치와 더불어 품목별 집행정지 등으로 말미암아 벌어지는 널뛰기 인하와 인상 등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정산 시스템에 대한 공동의 고민이 이어지길 바란다.2021-12-27 06:11:43김정주 -
[데스크 시선] 최광훈 당선인의 임원 옥석 가리기[데일리팜=강신국 기자] 요즘 가장 기분 좋은 사람 중 한 명은 최광훈 대한약사회장 당선인일 것이다. 아울러 가장 힘들고 불편한 사람 중 한 명도 최 당선인이다. 약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주문하면 약사들이 선택한 후보는 최광훈이었다. 그 첫 단추는 '임원인사'가 될 것인데, 벌써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최 당선인은 인사청탁성(?) 전화도 엄청나게 받는 모양이다. 최 당선인의 캠프는 다국적국이었다. 중앙대 동문이 선거를 주도하면서, 경기도 출신 전·현직 임원들도 가세했다. 여기에 약준모와 실천약 소속 약사들도 참여했다. 최 당선인은 현직 회장을 꺾기 위해 지지 세력을 다 규합했다. 일단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임원 인선의 어려움이 시작된다. 인사는 만사라는 말이 있다. 즉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라는 뜻으로,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림을 이르는 말이다. 이 말은 정치권은 물론, 약사회에도 통용된다. 약사회장을 직접선거로 뽑다 보니 정치권과 유사한 점이 매우 많다. 최 당선인의 고민은 선거 공신에 대한 배려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 능력 위주의 인선은 어느 선까지 적용할지 등으로 요약된다. 선거 공신, 즉 논공행상 인선을 배제하면 임기 초기 집행부 장악은 물론 회무 드라이브를 걸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능력 위주 인선을 배제하면 최 당선인의 모토인 약사회 개혁에 대한 후퇴로 인식될 수 있다. 이미 최 당선인은 선거공약으로 인사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최 당선인은 "인사검증위원회를 설치해 공정한 검증시스템을 가동, 실력 있고 참신한 젊은 인사들을 많이 임용해야 한다"며 "책임부회장제를 도입해 업무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게 하고 결과에 따른 그 책임도 무겁게 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인사검증위원회 설치와 책임 부회장제가 최 당선인 인사시스템의 핵심이다. 이제 시작될 임원인사 전쟁에서 최 후보가 승리하려면 공약을 되새김질해야 한다. 최 당선인은 인사위원회부터 구성하고, 임원진을 꾸리는 게 순서다. 여기에 현안별 책임 부회장제를 시행하려면, 부회장의 전문성이 우선이다. 이를 찾아 옥석을 가려내는 것도 최 당선인의 리더십이다. 취임까지는 이제 석 달 정도가 남았다. 일할 수 있는 집행부, 약사회가 변화할 수 있는 참신한 집행부를 꾸릴 시간은 충분하다.2021-12-20 00:16:24강신국 -
[데스크 칼럼] 불순물 조치 진작 이랬더라면[데일리팜=천승현 기자] 국내 의약품 시장에 또 다시 불순물 공포가 덮쳤다. 고혈압약 ‘로사르탄’ 함유 제품에서 광범위하게 새로운 유형의 불순물이 검출됐다. 시중에 유통 중인 로사르탄제제 306개 중 96.4%에 달하는 295개 품목이 회수 대상에 포함됐다. 연간 3200억원 규모를 형성하는 로사르탄 시장 전반에 걸쳐 불순물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시장이 발칵 뒤집혔다. 회수 규모도 종전 불순물 의약품에 비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종전 불순물 파동 큰 혼선이 체감되지 않는 듯하다. 사실상 모든 로사르탄제제에서 불순물 문제가 확인됐지만 불순물이 기준치를 초과 검출된 제품만 선별해 회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제약사들마다 불순물 문제가 해결된 제품에 대해 출하를 허용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도 낮아 보인다. 지난 3년간 불순물 의약품의 후속조치에서 노출됐던 시행착오의 결과다. 2018년 이름도 생소한 불순물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된 발사르탄 원료가 국내에 대거 유입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제약업계는 큰 혼란에 빠졌다. 무려 175개 제품의 판매가 원천봉쇄됐다. 당시 식약처는 문제의 원료를 한번이라도 사용한 완제의약품은 모두 판매를 중단했다. 많은 제약사들은 문제 원료를 쓰지도 않았고 인체 유해성도 드러나지도 않았는데도 판매중지와 회수에 따른 손실을 떠 안아야 했다. 시장에서는 품질 부적합 제품을 유통했다는 낙인도 찍혔다. 급기야 정부는 “국내에 제네릭이 너무 많아서 다른 국가에 비해 불순물 의약품 개수가 많았다”라면서 불순물 파동의 원인으로 제네릭 난립을 지목하기도 했다. 이후 정부도 제약사도 예측하지 못했던 불순물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제네릭 허가와 약가 규제가 강화로 이어졌다. 의약품의 불순물 검출은 연례행사가 됐다. 2019년에는 라니티딘제제 전 제품이 판매 중지됐고, 니자티딘제제 13개도 판매중지와 회수 조치됐다. 작년에는 메트포르민제제 31개 품목에 대해 제조·판매중지와 처방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제약업계에서는 최초 불순물 발사르탄 때부터 국내에서의 후속조치가 지나치게 강경하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반해 미국과 유럽에서는 불순물이 초과 검출된 일부 제조번호에 대해서만 제약사들의 자진 회수가 진행됐다. 불순물이 나왔다는 이유로 강제로 판매를 중단시키거나 복용 중인 약을 무료로 교환해주지도 않았다. 국내에서 불순물 의약품의 판매중지는 사실상 시장 퇴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대체 의약품이 많은 현실상 일시적인 판매중지는 처방현장에서의 외면으로 회복하기 힘든 손실로 이어졌다. 제약사들은 인체 유해성도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예측하지 못한 불순물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 셈이다. 의약품의 불순물 리스크는 이제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이 된 듯하다. 식약처는 2018년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이 불거진 이후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의 점검 시스템을 갖췄다. 2019년 11월 제약사들에 모든 원료·완제의약품의 불순물 발생가능성 보고서 제출을 지시한 이후 지난 5월까지 자료를 모두 접수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공교롭게도 점검 체계를 갖춘 니트로사민류가 아닌 아지도 계열 불순물이 등장했다. 향후 어떤 불순물이 어떤 의약품에서 나올지 예상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불순물 파동 뿐만 아니라 모든 의약품의 안전성 이슈가 불거졌을 때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인체 유해성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다. 위험성이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판매중지나 처방제한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내리면 환자들의 불안감은 고조되고 시장은 더욱 혼란해질 수 밖에 없다. 불필요한 회수에 따른 사회적 비용 낭비도 감수해야 한다. 마치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식약처는 이번 로사르탄 불순물 자료를 발표하면서 ‘고혈압치료제인 로사르탄 성분 함유 의약품 중 아지도 불순물에 대한 안전성 조사 결과, 1일 섭취 허용량(1.5㎍/일)을 초과(1.7~88.7㎍/일)했으나 인체 위해 우려는 매우 낮은 수준임을 확인했습니다’라는 정보를 가장 첫 문장으로 제시했다. 대규모 회수는 불가피하지만 인체 유해성은 무시할만한 수준이라는 정보를 부각해 사람들의 불안감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사용이 가능한 제품과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을 구분해 상세한 정보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시장이 대거 불순물 이슈에 연루됐지만 예전에 비해 시장에서의 혼란은 예상보다 크지 않은 배경이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라도 혼선을 줄이기 위한 후속조치는 반갑다. 다만 진작 이런 조치를 취했더라면 불필요한 손실과 혼란을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2021-12-10 06:15:29천승현 -
[데스크시선] 합리적 약가제도 개선에 대한 단상[데일리팜=노병철 기자] 보건복지부와 관계부처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5000억원 상당의 특별예산을 편성하며 제약주권 확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바꾸어 해석하면 이제 말뿐인 국가 신성장 동력산업으로서의 제약바이오산업이 아닌 진정성 있으면서도 과감한 실증적 투자를 단행함으로서 기업과 국가의 동반성장 가치를 높이고자하는 최고컨트롤타워인 청와대의 용단의 결정체로 봐도 무방하다. 트럼프·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펼친 백신·치료제 개발 비용 22조원과 비교하면 1/40 수준이지만 자력으로 첫삽을 떴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 같은 상황과 궤를 같이해 지난 26일 열린 합리적인 약가제도 정립을 위한 세미나도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제약바이오산업 육성과 신약의 가치 반영'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토론회는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주최·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관해 올바른 약가정책·제도 개선 방향성을 설정했다. 김민석 위원장은 케미칼·바이오를 망라한 국산 혁신 신약·개량신약 개발은 환자생명과 권익보호는 물론 국부창출의 중요 수단으로 합리적이면서 과감한 정책·제도 개선이 요구된다고 밝히며 보건당국의 도전과 응전의 자세를 주문했다. 성공적인 혁신전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책과 제도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거와 현재의 잘못된 관행과 퇴습을 하나씩 수정·보완하는 방법도 고려할만 하다. 우리나라 신약의 약가산정은 크게 경제성평가제도와 대체약제가중평균가, 경제성평가 면제조항 편입 등으로 대별된다. 지금까지 경제성평가제도는 약가 등재 시스템의 큰 획을 그으며, 그 합리성·효율성을 인정받아 왔다. 하지만 경제성평가 자체가 약가 산정에 있어 만능 또는 절대적인 표준·기준·잣대는 아니라는 인식과 여론도 공존하고 있는 점도 현실이다. 특히 일부 희귀질환약제·영양수액제 등등은 환자의 컨디션·경증·중증도에 따라서 비용효과적인 데이터 분석 확보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경제성평가가 어려운 약물군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경제성평가 면제조항으로의 편입하자는 여론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퍼스트 인 클래스, 100명 이하의 희귀질환, 결핵 치료제 등은 지금도 경제성평가 면제조항에 삽입돼 있지만 약가 산정의 폭을 확대해 환자의 치료 옵션 기회를 넓혀 주는 대명제 실현의 물꼬를 틀 때다. 다시 말해 영양수액제 등의 경우는 약물 특성상 경제성평가를 통한 적정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현실적 측면을 적극 감안해 경제성평가 면제조항으로 과감히 편입해 의사와 환자의 약물 선택권을 대폭 향상시키자는 취지도 숨어 있다. 이에 대한 가장 좋은 선례로 지난해 한국MSD의 항생제가 이러한 경제성평가 면제 조항에 새롭게 삽입돼 예측가능한 약가를 산정받는 쾌거를 올렸다. 우리나라 제약기업도 이를 적극 벤치마킹·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경제성평가 면제조항을 확대한다면 R&D 의지와 노력이 더욱 배가·독려될 것으로 판단된다. 대체약제의 A7 조정평균가의 60~70% 하한이라는 최저약가보장제 도입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신약 개발 초기부터 반드시 보장받을 수 있는 최저약가를 제약사가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보건복지부·심평원·개별제약사·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도입 타당성을 적극 검토할 만하다. 특히 원가 이하의 개발비도 산출할 수 없어 제품화되고도 상업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폐단을 완전 차단할 수 있는 합리적인 약가제도 정착과 최저 약가를 보장받을 수 있는 안전망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큰 제도다. 동아에스티(동아ST)가 지난 2015년 개발한 국산신약 24호 시벡스트로의 불합리한 약가산정에 따른 자진 허가 취하 실례는 대체약제의 A7 조정평균가의 60~70% 하한 최저약가보장제 도입의 당위성을 극명히 역설하고 있다. 당시 경쟁약물인 화이자 자이복스의 특허만료 등에 따른 약가인하로 비교약물 약가가 53.55%까지 추락함에 따라 시벡스트로는 예상보다 낮은 약가를 받았다. 시벡스트로는 유통 및 제조·생산 원가가 높은 구조라 낮은 약가를 책정받음으로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국내 출시는 불발되고 말았다. 지금까지 살펴본 약가제도 합리화 방안이 사후적 조치였다면 선행적 약가지원인 가능성 높은 후보물질 임상3상에 대한 정부 투자 활성화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이러한 투자방식은 융복합 능동형 위험분담제 형식으로도 볼 수 있다. 이를 테면, 후보물질 임상3상에 대해서 최대 50%까지 정부 주도 투자금이 유입될 수 있으며, 제품화 성공 시에 일정 변제기간을 설정하고 국비를 환수하는 방법이다. 투자 손익분기를 실현했어도 처방이 유지되는 한 영구히 일정 이익금을 건보재정으로 환수해 일거양득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2021-12-04 06:15:00노병철 -
[데스크시선] 톡신 논란과 식약처의 용단[데일리팜=노병철 기자] 톡신 논란 청문회가 종료되고, 이제 식약처의 결과 발표만 남았다. 방향성은 두 가지다. 기존 허가 취소 행정처분을 굽히지 않고, 소송전을 펼치거나 오인·과잉처분에 대한 착오를 깨끗이 인정하고, 처분철회로 선회하느냐 '선택의 문제'다. 이번 행정처분이 비판을 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명확하면서도 확증된 증거자료를 미비한 채 '선처벌 후대처' 방식을 택한 그야말로 '묻지마 탁상행정'의 전형이었기 때문이다. 의약품 품질·부작용 이슈가 아닌 단순 법리적 해석과 입법미비 그리고 가이드라인 준수와 관련한 민관 신의성실의 원칙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황망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식약처의 의견과 입장대로 기업이 불법적 행위를 자행하며 일탈행동을 벌였다면 일벌백계의 본보기 그리고 무관용 원칙으로 법의 잣대로 처벌함이 분명 옳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국민 건강과 관련해 심각하고 중대한 그리고 긴급을 요한 일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조급히 사태를 미리 예단하고 집행에 들어갔다는 우를 범하고 있다. 예상컨대, 지난 A사의 품질 부적한 판정을 받은 수출용 보툴리눔 톡신 국내 유통 사건과 결부해 '휴젤·파마리서치바이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섣부른 확증적 예단이 가져온 대참사로 두 기업은 감내하기 어려운 심각한 이미지 타격과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 지난 10일, 식약처가 휴젤·파마리서치바이오 수출용 보툴리눔 톡신 6개 품목에 대해 허가 취소를 비롯해 제조·판매 업무정지 및 회수 폐기 조치라는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렸을 때, 업계 일각에서는 '그럴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다'는 반신반의 의견이 중론이었다. 왜냐하면 헬스케어산업에 대한 규제과학을 선도함은 물론 그동안 객관적이면서도 합리적인 관리·감독을 펼쳐 온 식약처가 아무런 증거자료와 대책없이 최고 수위 행정처분이라할 수 있는 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을리 없다는 그동안의 신뢰감이 반영된 입장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뭔가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드는 일들이 속출하고 있다. 식약처의 반전 물증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아직까지 언론 등에 공개된 이번 사건과 관련한 확증자료는 태부족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진행된 청문회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SNS에 게재된 다양한 종류의 국내 생산 톡신 제품을 근거자료로 제시했지만 이들 제품들은 수출용이 아닌 내수용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한 식약처가 제시한 SNS 게재 톡신 제품 이미지에는 휴젤·파마리서치바이오뿐만 아니라 기타 톡신 제조·판매사 품목도 섞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증거자료에 나타난 톡신 제품에는 '국가출하승인-검증필' 표시기재가 뚜렷이 박혀 있어 초동조사 단계에서부터 완전한 오인조사라는 판단이다. 식약처가 휴젤·파마리서치바이오 톡신 제품에 대한 허가 취소와 제조판매 업무정지 및 회수·폐기 명령을 내린 이유는 수출용 제품의 내수 판매라는 불법 정황에 기반을 두고 있다. 때문에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식약처의 주장대로 수출용 톡신 국내 유통 증거자료가 조만간 공개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상당했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에서 공개된 '국가출하승인-검증필' 톡신 제품의 증거자료 채택은 실소를 넘어 분노를 유발할 정도의 행위로까지 치닫고 있다. 입법·사법·행정부의 정책·제도적 판단은 국가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고, 더욱이 잘못된 행정처분 자체만으로도 기업은 존폐가 좌우된다. 이렇게 엄중하면서도 중차대한 허가취소 등의 행정처분 결정을 내릴 경우에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기반으로 사전에 사실 확인 절차를 충분히 갖고,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결정적인 증거물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그런데 '국가출하승인' 표시기재가 확실히 찍힌 내수용 제품을 두고, 수출용 톡신의 내수용 둔갑의 증거자료로 본 이번 사건은 실수와 오인으로 치부하기에는 기업의 손실이 너무 크다. 추후 이와 관련한 명백한 확증자료가 없을 시, 행정소송이라는 최악의 승부수를 던지더라도 증거 불충분에 따른 식약처의 패소가 확실시 된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이번 톡신 사태를 놓고, 식약처 내부에서도 처분철회론과 소송강경론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지만 이는 옳고 그름의 논쟁 문제가 아니다. 선량한 기업에 대한 부당한 행정처분과 행정착오를 원점으로 바로잡는 의무이자 책임이다. 법집행의 정당성은 증거우선의 원칙 채택으로 완성된다. 그렇기에 상황에 따라 자백마저도 증거가 될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99.999% 증거자료 없는 법집행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못 먹어도 고' 식의 소송 강행은 시대유감 처사다. 식약처는 이시대 행정집행의 정당성과 집단이성이 살아 있음을 소송이 아닌 처분철회로 이를 증명하라. 법 뒤에 숨지 말라.2021-11-29 06:15:00노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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