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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비강분무제 급성 편두통 치료제 '자브즈프렛'7편: 비강분무 편두통 치료, 3세대 CGRP 수용체 길항제 자브즈프렛(Zavegepant)자브즈프렛(ZavzpretⓇ, zav-spret, 성분명: 자베게판트, Zavegepant, 화이자)은 3세대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 수용체 길항제로 2023년 3월 미국 FDA에서 편두통 급성치료에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유럽 EMA에서는 아직 승인되지 않았다.편두통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신경혈관성 질환으로, 삶의 질 저하와 함께 사회경제적 부담을 초래하는 주요 질환 중 하나이다. 이러한 편두통의 병태생리에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과 경로가 관여한다. 이에 따라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의 중심적인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CGRP는 강력한 혈관확장 작용을 지닌 신경펩타이드로, 삼차신경혈관계(trigeminovascular system)의 활성화와 함께 방출된다. 이어 경막혈관의 확장, 혈관주변 염증(perivascular inflammation) 및 통각수용체를 활성화시켜 편두통을 유발한다.이러한 CGRP를 표적으로 하는 약제로는 소분자 CGRP 수용체 길항제(Gepants)와 CGRP 수용체를 표적하는 단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가 있다. 최초의 Gepant는 2019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유브로게판트(Ubrogepant)이며, 이후, 리메게판트(Rimegepant), 아토게판트(Atogepant) 및 자베게판트(Zavegepant)가 승인되었다.자베게판트는 편두통 급성치료제로 승인 근거가 된 3상 임상에서, 1차 평가변수인 투약 2시간 후 통증의 완전한 개선을 달성한 환자의 비율이 자베게판트군에서 24%, 위약군에서 15%였다. 편두통 완화 효과는 빠르면 투약 15분 만에 나타났으며, 경구제제에 비해 빠른 효과를 보였다.Gepant 계열 약제는 스테로이드를 기반으로 하지 않으며, CGRP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차단한다. 이들은 기존 Triptan 계열 약제와 달리 혈관 평활근의 5-HT₁B 수용체를 자극하지 않아 직접적인 혈관수축을 유발하지 않으며, 심혈관계 질환자에게서도 비교적 안전한 치료 대안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약리학적 특성은 편두통 치료에 있어 비스테로이드성, 비혈관수축성 기전에 기반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가능하게 하였다.편두통의 발생 기전은 무엇인가?전통적으로는 혈관 확장이 편두통의 주요 원인으로 간주되었으나, 최근의 연구들은 신경계의 기능적 이상, 혈관 반응, 면역계 및 후성유전적 조절이 상호 작용하는 복합 질환임으로 설명하고 있다.현대 편두통 기전의 핵심은 삼차신경혈관계(trigeminovascular system, TGVS)의 활성화이다. TGVS는 해부학적으로 경막 혈관을 지배하는 감각 신경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감각 신경들의 세포체는 삼차신경절(trigeminal ganglion)에 위치한다.(Figure 1)기능적으로 TGVS는 혈관 및 경막의 감각 자극을 감지하고, 이 정보를 중추신경계로 전달하며, 동시에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와 같은 염증 매개 신경펩타이드를 방출하여 신경성 염증 및 통증 전달을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체계가 활성화되면 CGRP의 분비가 증가하고, 경막혈관의 확장이 유도된다. 얼굴과 머리의 통증은 주로 삼차신경의 첫 번째 가지인 눈신경(ophthalmic division)의 통각 구심성 신경(nociceptive afferents)에 의해 매개된다. 경막 감각 신경(meningeal sensory afferents)이 활성화되면, 이 자극은 삼차신경 척수핵(trigeminal nucleus caudalis)로 전달되며, 이후 통증 지각에 관여하는 전방 뇌 구조물(rostral brain structures)까지 전달된다.이 과정에서 삼차신경 말단에서 CGRP, Substance P, Neurokinin A와 같은 신경펩타이드가 방출되며, 혈관 확장과 함께 신경인성 염증(neurogenic inflammation)을 유발한다.이러한 신경-혈관 반응은 말초 통각 수용기의 민감도를 증가시키고,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으로 진행되어 두통의 지속 시간과 통증 강도를 증가시킨다. 중추 감작은 시상, 대뇌피질, 삼차신경계 신경핵에서 일어나며, 이로 인해 광선공포증, 음향공포증, 피부 과민(allodynia)과 같은 감각 과민 증상이 동반된다.또한 일부 환자에서 관찰되는 전조증상(aura)은 대뇌 피질에서 시작되는 피질 확산성 탈분극(cortical spreading depression, CSD)과 연관되며, 이는 시각피질에서부터 후두엽을 따라 진행되는 전기적 흥분 억제 현상으로 정의된다. CSD는 삼차신경계 자극과 혈관 반응을 촉진하며, 전조가 없는 환자에서도 유사한 신경생리학적 현상이 존재할 수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따라서, 삼차신경 내에서 가장 풍부하게 발현되는 신경펩타이드는 CGRP이며, 이는 삼차신경절 뉴런의 약 35~50%에서 발현된다. CGRP는 편두통 발작 중 정맥 내 농도가 유의하게 증가함이 확인되면서 중요한 병태생리적 매개 인자로 주목받고 있다. CGRP는 혈관을 확장시키고, 비만세포로부터 히스타민 분비를 유도하며, 신경절 내 질산 생성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CGRP(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칼시토닌 유전자-관련 펩타이드)는 어떤 물질인가?CGRP는 1982년, 칼시토닌 유전자(CALCA)의 mRNA 대체 스플라이싱을 통해 신경조직에서 유래된 37개의 아미노산 잔기로 구성된 신경펩타이드로 처음 분리되었으며, α-CGRP로 명명되었다.이후 CALCB 유전자로부터 유래되는 β-CGRP가 추가로 밝혀졌고, 인간에서는 이 두 아이소폼이 모두 존재한다. 이 중 병리적 의미에서 가장 주목받는 형태는 α-CGRP이며, 이는 특히 삼차신경 감각 신경계 및 통각 전달 경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GRP는 중추신경계(CNS)와 장신경계(enteric nervous system)에 광범위하게 발현되며, 수용체와의 결합을 위해 8~18번째 아미노산에 걸쳐 형성된 양친매성(양소수성) α-나선(amphiphilic α-helix) 구조를 가진다. CGRP 수용체는 조직별로 다양한 아형(subtypes)을 가지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약리학적 반응의 차이를 설명한다.분자생물학적으로는 G 단백질 연결 수용체(GPCR) B 계열에 속하는 칼시토닌 유사 수용체(calcitonin-like receptor, CLR)가 RAMP(receptor activity-modifying protein)와 이합체를 형성하여 수용체의 기능적 특성이 결정된다.예를 들어, CLR–RAMP1 복합체는 CGRP 수용체로, CLR–RAMP2 복합체는 아드레노메둘린(adrenomedullin) 수용체로 작용한다. 또한 RCP(receptor component protein)는 cAMP 신호전달 경로 활성화에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한다.편두통 병태생리에서 CGRP는 특히 삼차혈관계와 밀접하게 연관된다. 삼차신경절(trigeminal ganglion)에 위치한 감각성 위단극성 뉴런(pseudounipolar sensory neuron)은 두개내 혈관 및 경막(dura)을 지배하며, 중심축삭은 삼차경부 복합체(trigeminocervical complex)로 투사되어 시상(thalamus) 및 고차 대뇌 피질로 통각 정보를 전달한다.CGRP의 분비는 주로 Ca²⁺-의존적인 소포성 경로를 통해 이루어진다. 감각 신경 말단에 활동전위가 도달하면 전압의존성 칼슘 채널이 개방되고, 세포 내 Ca²⁺ 농도가 급증한다. 이는 SNARE(soluble NSF attachment protein receptor) 복합체를 활성화시켜, CGRP가 저장된 소포가 세포막과 융합한 후, 외포작용(exocytosis)을 통해 CGRP가 분비된다.이러한 기전을 표적으로 한 여러 치료 전략이 임상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트립탄 계열 약물은 세로토닌 5-HT₁B/₁D 수용체를 자극하여 presynaptic 칼슘 유입을 차단함으로써 CGRP 분비를 억제한다. 또한 보툴리눔 톡신 A형은 SNARE 복합체의 핵심 구성요소인 SNAP-25를 절단하여 소포 융합 자체를 저해함으로써 CGRP의 방출을 차단한다.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이러한 전통적인 Ca²⁺ 및 SNARE 의존 경로와는 별개의 CGRP 분비 경로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감각 신경의 근위 축삭 말단(proximal axon terminal)에서는 외포 경로에 의존하지 않는 CGRP 분비가 확인되었으며, 이 부위에서는 트립탄(Triptan)이나 보툴리눔 톡신(botulinum toxin)에 대한 반응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발견은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일부 편두통 환자의 존재를 설명하며, 단순한 분비 차단을 넘어, 수용체 수준에서의 CGRP 신호 전달 억제가 보다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CGRP는 편두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삼차신경혈관계(TGVS)를 구성하는 비수초화 감각 C 섬유(unmyelinated sensory C fibers)는 주로 경막과 뇌혈관에 분포하며, 그 축삭은 척수 및 뇌간의 삼차신경 척수로핵(spinal trigeminal nucleus caudalis)까지 연장되어 시냅스를 형성한다. 이들 섬유는 CGRP를 풍부하게 발현하고 있으며, 편두통 발작 시 CGRP의 방출이 핵심 병태생리 기전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한다.실제로 편두통 환자에서는 혈중 CGRP 농도가 유의하게 상승하며, 건강한 피험자에게 외인성 CGRP를 투여할 경우 편두통 유사 증상이 유발된다는 보고를 통해, CGRP의 병인적 역할이 점차 명확히 규명되고 있다.CGRP는 주로 혈관 평활근과 삼차신경 말단에 존재하는 CGRP 수용체(CGRP receptor, CGRP-R)를 통해 작용한다. 이러한 수용체는 중간 경막 동맥, 중대뇌동맥, 연질막 동맥, 천측 측두 동맥 등 주요 뇌혈관뿐만 아니라, 경막과 비강 부위를 지배하는 삼차신경 말단에도 분포하고 있어, CGRP가 말초에서 직접 작용하여 편두통을 유발함을 시사한다.편두통 발작 시 CGRP는 삼차신경계의 다양한 부위(경막의 구심성 말단, 삼차신경절 내 세포체, 연수 및 척수로 투사되는 원심성 섬유)에서 방출된다. 이 과정은 신경성 염증과 통증 전달 경로의 활성을 유도하는 중요한 기전으로 작용한다. 특히 CGRP는 경막 내 비만세포(mast cells) 및 대식세포(macrophages)를 유인하고, 국소 염증 반응을 촉진하여 통증 유발 환경을 조성한다.또한 CGRP는 삼차신경절 내 뉴런과 교세포(glial cells)를 활성화시켜 역행성 신호 전달(retrograde signaling)을 유도하고, 이는 말초 통각 수용기의 민감도를 증가시켜 말초 감작(peripheral sensitization)을 유발한다. 이러한 변화는 척수 배측각(dorsal horn)과 삼차신경 척수로핵에서의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으로 이어져, 통증 역치의 저하 및 과민 반응(hypersensitivity)을 유발하게 된다.더 나아가, CGRP는 삼차신경절 내 위성 교세포(satellite glial cells)를 자극하여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신경영양인자(예: BDNF)의 분비를 촉진하고, 이들 분비물은 다시 뉴런의 CGRP 발현을 증가시키는 파라크린(paracrine) 기전을 형성하여 삼차신경계의 흥분성과 감작을 증폭시킨다.CGRP는 혈액-뇌 장벽(BBB)을 직접 통과하지는 않지만, 말초에서의 작용을 통해 중추 통각 경로(시상, 대상회, 대뇌 피질 등)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삼차신경핵 후방부(nucleus caudalis)로의 투사를 통해 글루타메이트(glutamate) 방출을 증가시켜 통증 전달을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편두통 치료제 중 국내에서 승인된 어떤 약제들이 있는가?편두통 치료에는 다양한 약제가 사용되며, 급성기 치료에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와 경구용 세로토닌(5-하이드록시트립타민) 수용체 1B/1D 작용제인 트립탄이 사용된다. 반면, 항경련제, 항우울제, 항고혈압제, 보툴리눔 독소 등의 약물은 편두통 예방 목적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약제 중 상당수는 편두통 치료를 위해 특별히 개발된 것이 아니며,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고 작용 기전도 명확하지 않다. 또한 복약 순응도의 저하와 잦은 치료 변경으로 인해 이들 약물의 효과적인 사용에는 한계가 있다.1. 예방 치료토피라메이트(Topiramate)토피라메이트는 편두통 예방 치료의 1차 선택약제로 고려되며, 전간 치료에 사용하는 용량보다 낮은 1일 용량에서도 효과를 보인다. 이 약제는 삽화 편두통(episodic migraine)뿐만 아니라 만성 편두통 환자의 예방 치료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되었으며, 약물 과용 두통이 동반된 경우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가장 흔한 부작용은 손발 저림(paresthesia)이며, 이 외에도 집중력 저하, 피로, 식욕 감소, 구역, 설사, 감각 저하, 복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장기간 투여 시 체중 감소와 신결석이 발생할 수 있다.플루나리진(Flunarizine) 플루나리진은 칼슘채널차단제 중 비선택적 칼슘 통로 차단제로, 편두통 치료에 승인된 약물이다. 이 약제는 여러 임상시험에서 그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부작용으로는 체중 증가, 졸림, 구강 건조, 어지러움, 저혈압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장기간 투여 시 약물 유발 파킨슨 증후군(추체외로계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보행이 느려지거나 손떨림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투약을 중단해야 한다.보툴리눔 독소 A형(Botulinum toxin A, BoNT-A) 보툴리눔 독소 A형(botulinum neurotoxin type A, BoNT-A)은 강력한 신경독소로, 혐기성 세균인 Clostridium botulinum에 의해 생성된다. 이 독소는 신경근 접합부에서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차단함으로써 이완성 근마비를 유발한다. BoNT-A는 미국 FDA 및 국내에서 만성 편두통의 예방 치료제로 승인되었으며, 기존의 예방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만성 편두통 환자에서 선택적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BoNT-A는 수개월간 지속되는 일시적인 화학적 탈신경(chemodenervation)을 유도하여, 전신적 부작용 위험은 최소화하면서 국소적으로 근육, 한선, 수축근 등의 기능을 감소시키거나 억제한다. 이 약제는 최초로 원숭이 모델에서 사시의 비수술적 치료를 위한 연구 중에 임상 적용 가능성이 보고되었다.BoNT-A는 연접전 신경 종말에 결합하여 아세틸콜린 분비를 차단함으로써 사시, 안검경련, 편측 안면경련, 경부 근긴장이상 등 과도한 근수축과 관련된 질환에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편두통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두통, 요부 통증, 근막통증 증후군 등의 치료에 적용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근육 이완에 따른 이차적 진통 효과를 넘어서는 추가적인 작용 기전이 있음을 시사한다.BoNT-A는 말초 구심성 신경 말단에서 CGRP, substance P, glutamate 등의 통각 매개 물질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중추 삼차신경혈관계의 감작(sensitization)을 차단하는 기전을 통해 편두통 치료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 급성기 치료 에르고타민(Ergotamine) 복합제 국내에서는 단일 성분의 Ergotamine 제제는 없으며, Ergotamine tartrate와 Caffeine의 복합제 형태로만 처방된다. 이 약제는 세로토닌 수용체인 5-HT₁ 및 5-HT₂ 수용체에 작용하여 혈관을 수축시키고, 경막의 신경성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혈관 수축 및 평활근 수축 작용을 가지므로, 말초혈관질환, 관상동맥질환, 신장 또는 간 기능 이상, 임신,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등의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을 피해야 한다.경구 투여 시 흡수가 느리며, 구역, 구토, 복통, 손 저림, 설사 등의 위장관계 및 말초신경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 사지 괴사와 같은 중대한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남용 시 약물 과용 두통(medication-overuse headache, MOH)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사용 빈도는 1주일에 2회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권장된다.이 약제는 편두통 급성기 치료에서 작용 지속 시간이 길어 재발률이 낮기 때문에, Triptan 제제를 사용한 후 재발이 문제가 되는 경우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구역 및 구토 등 부작용이 흔하고, 독성 및 오용의 위험이 더 높다. Triptan 제제와는 병용해서는 안 되며, Triptan 복용 후 12시간이 경과한 이후에만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Triptan제(5-HT1B/1D 수용체 작용제) Triptan 계열 약제에는 수마트립탄(Sumatriptan), 졸미트립탄(Zolmitriptan), 나라트립탄(Naratriptan), 프로바트립탄(Frovatriptan), 알모트립탄(Almotriptan) 등이 있으며, 경구제, 피하주사제, 비강 내 투여제 등 다양한 제형으로 제공된다. 이들 약제는 세로토닌 수용체인 5-HT₁B/₁D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확장된 두개혈관을 수축시키고, 혈관 주위 삼차신경 말단에서 신경펩타이드의 방출 및 삼차신경원의 활성화를 억제함으로써 신경인성 염증반응을 차단한다.이들 약제는 유사한 약리학적 기전을 공유하지만,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 혈중 반감기(half-life), 지방 친화도(lipophilicity), 약물상호작용(drug interactions) 등 약동학적 특성에서 차이를 보이므로, 각 환자의 편두통 양상에 따라 개별적으로 선택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Tmax(최고 혈중농도에 도달하는 시간)가 짧을수록 약효 발현이 빠르고 급성기에 효과적이며, 반감기가 길수록 재발 빈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Triptan 계열 약제는 모두 5-HT₁B/₁D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비특이적 편두통 치료제에 비해 전신적 부작용이 적은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박동감, 저림, 비정상적인 감각, 흉부 압박감, 열감, 작열감, 냉감 등의 감각 이상 증상과 함께, 구역, 어지러움, 졸음, 피로감 등이 발생할 수 있다.이들 약제는 심장 관상동맥의 수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허혈성 심질환(협심증, 심근경색, 심근 허혈 등), 심장판막 질환, 부정맥(특히 빈맥) 등의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투여하지 않는다. 또한,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인자(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가족력, 흡연 등)를 보유한 환자에게는 주의하여 사용하거나 가능한 경우 다른 약제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또한, 에르고타민과 병용하거나 짧은 간격을 두고 투여하면 심각한 혈관 수축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들 약물과의 중복 투여는 피해야 한다. 아울러,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또는 SNRI(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에게는 세로토닌 증후군(serotonin syndrome) 발생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 증후군은 마비, 과다 반사, 운동 실조, 빈맥, 진전, 발한, 불안초조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Ditan제(5-HT1F 수용체 작용제) 라스미디탄(Lasmiditan, 제품명: 레이보우정, LeyvowⓇ)은 최초의 경구용 선택적 5-HT₁F 수용체 작용제(Ditan 계열)로, 현재 국내에서는 ‘전조 증상의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편두통의 급성 치료’ 적응증으로 승인되어 있다.5-HT₁F 수용체는 삼차신경절, 삼차신경핵, 뇌혈관 등에 분포하며, 5-HT₁B 수용체와 달리 혈관 수축을 유발하지 않는 선택성을 가지기 때문에, Triptan 계열 약제에 비해 심혈관계 안전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5-HT₁F 수용체는 경막 주위에서의 신경인성 염증 억제와 삼차신경핵 내 신경세포 활성도 감소를 통해 항편두통 효과를 발휘한다.라스미디탄은 두통 완화율 및 완전 관해율 측면에서 위약 대비 유의한 치료 효과를 보였으며, 기존 Triptan 계열 약제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군에서도 효과가 입증되었다. 무엇보다 Triptan 계열에서 흔히 나타나는 혈관 수축에 의한 심혈관계 부작용의 위험이 현저히 낮은 것이 중요한 장점으로 평가된다.CGRP 관련 약제 편두통 발병 과정에서 CGRP의 역할에 대한 이해는 CGRP 및 그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의 개발로 이어졌다. 여기에는 CGRP 수용체를 표적하는 단클론 항체들과 CGRP 수용체 길항제 계열약제(Gepants)가 있다.(Figure 3)이들 약제는 표적 분자 및 치료 전략은 유사하지만, 약물 구조, 투여 방식, 작용 지속 시간 및 대사 경로 등에서 본질적인 차이를 보인다. 단클론 항체는 생물학적 제제로서 한 달 이상 작용할 수 있으며, 피하주사로 투여되며 면역학적 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반면 소분자 약제는 빠른 작용과 경구/비강 투여의 편의성을 바탕으로 급성기 치료에 적합하며, 간에서 대사되고 전신 반감기가 짧은 특징이 있다.이들 약제는 Triptan과 작용 기전이 달라, 기존 약물에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금기가 있는 환자에서 대안으로 고려될 수 있다.CGRP 단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 mAb)는 어떤 약제인가?CGRP는 말초뿐 아니라 중추신경계에서도 편두통의 유발 및 지속에 기여하는 신경펩타이드이다. 편두통 발작 시 환자의 혈중 및 타액 내 CGRP 농도가 유의하게 상승하는 것이 보고되었으며, 이러한 병태생리적 기전을 바탕으로 개발된 CGRP 표적 단클론 항체(mAb는 편두통 예방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치료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이들 단클론 항체는 분자량이 매우 커 혈액-뇌 장벽(BBB)을 거의 통과하지 못하며, 주로 경막, 뇌혈관, 삼차신경절 등 말초 삼차신경계 구조를 표적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특성은 중추신경계에 대한 비특이적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병리적 말초 경로에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기전을 제공하며, 이에 따라 중추 관련 부작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중요한 임상적 이점을 갖는다.현재까지 개발된 CGRP 관련 항체는 크게 두 가지 계열로 나뉜다. CGRP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에레누맙(Erenumab)은 수용체에 가역적으로 결합하여 리간드와의 결합을 차단하고, 반면 CGRP 리간드 자체를 중화하는 프레마네주맙(Fremanezumab), 갈카네주맙(Galcanezumab), 엡티네주맙(Eptinezumab)은 CGRP 펩타이드에 직접 결합하여 기능적 차단을 유도한다.이들 약제는 모두 미국 FDA로부터 편두통 예방 치료제로 승인되었으며, 특히 에레누맙은 2018년, 만성 및 삽화성 편두통 모두에 대해 최초로 승인된 단클론 항체이다. 국내에서는 프레마네주맙(아조비Ⓡ)과 갈카네주맙(앰갈리티Ⓡ)이 편두통 예방 적응증으로 승인되어 사용되고 있다.단클론 항체의 월 1회 또는 분기 1회 투여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며, 이는 기존 예방 약제에 비해 복약 순응도 향상 및 지속적 관리의 용이성 측면에서 큰 이점을 제공한다. 또한, 높은 선택성과 긴 반감기를 기반으로 비특이적 신경계 억제 없이 표적 경로에 집중된 효과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기존 예방제들과 차별화된다.CGRP는 강력한 혈관 확장 작용 외에도 혈류 조절, 염증 반응 조절, 조직 보호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에 관여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CGRP가 고혈압 상태에서 혈관을 보호하는 보상 기전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고혈압 환자에서의 장기적 차단이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시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의 임상시험 결과는 이러한 항체 치료제가 Triptan 또는 CGRP 길항제와 비교해도 관상동맥 연축이나 심혈관계 중대한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사용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이처럼 CGRP 단클론 항체 치료제는 높은 표적 선택성, 낮은 투여 빈도,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바탕으로 편두통 예방 치료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장기적 안전성 평가 및 고위험군 환자에 대한 적용 가능성에 대한 후속 연구가 요구된다.CGRP 수용체 길항제(CGRP receptor antagonists)는 어떤 약제인가?기존의 대부분 편두통 예방 치료제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예: glutamate)의 방출을 억제하거나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낮추어 빠른 시냅스 전달(fast synaptic transmission)을 차단함으로써 효과를 나타낸다. 반면, CGRP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약제는 느린 신경조절(slow neuromodulation)에 관여하며, 신경활성도 자체를 조절함으로써 편두통의 발생을 억제하는 새로운 작용 기전을 가진다.CGRP는 일반적으로 세포 내 Ca²⁺ 유입에 의해 활성화되는 SNARE 단백질 복합체를 통해 분비되며, 이는 소포의 세포막 도킹 및 융합을 통한 Ca²⁺ 의존적 외포(exocytosis) 과정이다.Triptan 계열 약제는 Ca²⁺ 신호전달을 억제하고, 보툴리눔 톡신 A형은 SNARE 복합체의 핵심인 SNAP-25 단백질을 절단하여 CGRP 분비를 차단한다. 그러나 일부 감각 신경 말단에서는 이와 무관한 비전형적 CGRP 분비 경로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기존 약제가 효과를 보이지 않는 일부 환자군의 기전을 설명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Gepant 계열의 약제들이다. Gepants는 소분자 CGRP 수용체 길항제로서, 주 수용체 복합체인 CLR:RAMP1(canonical CGRP receptor)에 대해 높은 친화도를 가지며, 아드레노메둘린 수용체(adrenomedullin receptors, CLR:RAMP2 또는 CLR:RAMP3)에는 거의 결합하지 않는다.1세대 Gepant인 텔카게판트(Telcagepant)와 올세게판트(Olcegepant)는 CGRP 수용체에 대한 효능을 입증했으나, 간독성 문제와 제형 개발의 어려움으로 인해 상용화되지 못했다. 이후 개발된 2세대 gepants는 간 독성이 없고 경구용 제형으로 임상적 유용성이 높아졌다.2세대 Gepant인 유브로게판트(Ubrogepant), 리메게판트(Rimegepant), 아토게판트(Atogepant)는 경구 투여 제형이며, 각각 급성 치료(유브로게판트), 예방 치료(아토게판트), 또는 두 가지 모두(리메게판트)를 위해 개발되었다. 이들 약제는 효과적이며 간 독성을 보이지 않는다.미국 FDA는 2019년 우브로게판트(Ubrogepant)를 ‘급성 편두통 치료’, 2020년 리메가판트(Rimegepant)를 ‘편두통 예방 및 급성 치료’, 2021년 아토게판트(Atogepant)를 ‘편두통 예방’에 승인하였다. 국내에서는 리메게판트(Rimegepant, 제품명: 너텍 구강붕해정, Nurtec ODTⓇ)는 ‘1. 성인에서의 전조증상을 수반하거나 수반하지 않는 편두통의 급성치료 2. 성인에서의 삽화성 편두통의 예방’, 아토게팜트(Atogepant, 제픔명: 아큅타, AquiptaⓇ)는 ‘성인 18세 이상)에서의 편두통의 예방’에 승인되어 있다.3세대 Gepant로 분류되는 자베게판트(Zavegepant)는 최초의 비강 분무형 CGRP 수용체 길항제로 개발되었으며, 2023년 3월 미국 FDA로부터 급성기 편두통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이 약제는 비강분무제형(nasal spray)으로 속효성을 장점으로 하며 리메가판트(Rimegepant)와 동일 회사 약제이다.ODT(Orally Disintegrating Tablet)는 경구 투여제형으로 편리성과 예방/치료의 이중 용도가 장점인 반면, 급성 발작 시 구토, 오심 등으로 경구 복용이 어려운 환자가 존재한다. 이에 반해 구강 흡수가 필요 없는 비강분무제는 급성기에서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작용한다.자베게판트는 어떤 약제인가? 자베게판트(Zavegepant, 제품명: 자브즈프렛 비강분무제, ZavzpretⓇ)는 CGRP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3세대 소분자 비펩타이드형 길항제(small-molecule non-peptide antagonist)로, 비강 투여(intranasal administration)를 목적으로 개발된 최초의 Gepant 계열 약제이다.자베게판트는 기존 Gepant 계열 약제들과 유사한 구조적 골격을 공유하지만, 비강용 스프레이(nasal spray) 제형으로 개발되어 속효성(rapid onset)을 극대화하기 위한 약물 전달 전략(drug delivery strategy)의 일환으로 설계되었다. 이는 특히 편두통 발작 시 구역 및 구토 증상으로 인해 경구 약물 복용이 어려운 환자군에서 유용한 치료 대안으로 평가된다.전임상 연구에서는 자베게판트가 인간 세포막에 발현된 CGRP 수용체에 대한 강력한 결합 억제 활성을 나타냈으며, 또한 인간 두개내 동맥(intracranial artery)의 ex vivo 모델에서 CGRP 유도 혈관 확장을 완전하고 강력하게 억제하는 효과가 확인되었다.자베게판트는 1회 투여량 10mg으로, 하루 1회 사용이 권장되며, 월 8회 초과 사용 시 안정성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따라서 사용 빈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자베게판트의 약리 기전은?자베게판트(Zavegepant)는 이 CGRP 수용체에 대해 고친화성(high affinity) 및 고선택성(high selectivity)을 나타내는 경쟁적 길항제(competitive antagonist)로, CGRP의 결합을 방해하여 해당 신호전달 경로(signal transduction pathway)를 차단한다.수용체 차단 시, Gαs 단백질을 통한 아데닐산 고리화효소(adenylyl cyclase) 활성화가 저해되고, 이로 인한 세포내 cAMP 생성 감소는 혈관 확장을 억제하며, substance P, neurokinin A 등의 염증성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을 저해하는 효과를 나타낸다.자베게판트는 기존의 경구용 Gepant 계열 약제와 달리, 비강 점막(nasal mucosa)을 통한 투과율이 우수하도록 설계되었다. 비강 분무 후 15~30분 이내에 혈중 최고 농도(Cmax)에 도달하며, 일회통과 대사(first-pass metabolism)를 회피함으로써 절대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이 높고, 보다 빠른 약효 발현이 가능하다.또한 Gepant 계열 약제는 일반적으로 지용성(lipophilic)이 강해 체내 지방조직에 축적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고체중 환자에서 유효 혈중 농도 감소 및 치료 반응 저하가 보고될 수 있다. 반면, 자베게판트는 비강 점막을 통한 국소 삼차신경 말단 전달이 가능하므로, 체중에 영향을 받지 않는 균일한 치료 효과가 기대된다.자베게판트는 일부 혈액-뇌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따라 말초뿐 아니라 중추의 CGRP 수용체에도 작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약리 작용은 말초 삼차신경계 및 경막혈관계 수준에서 이루어진다. 혈장 단백 결합율은 중등도(moderate)이며, 체내 조직 분포(distribution)는 빠르고 광범위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자베게판트(ZAVZPRETⓇ)의 허가임상은 어떠한가?성인에서 전조(aura)의 유무와 관계없이 급성 편두통 치료를 위한 ZAVZPRET의 유효성은, 두 건의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임상시험(Study 1 및 Study 2)을 통해 입증되었다.두 연구 모두에서, 환자들은 중등도에서 중증의 편두통 발작 발생 시 시험약을 투여하도록 지시받았으며, 구제 약물(예: NSAIDs, 아세트아미노펜, 항구토제)은 초기 투여 후 2시간 이후부터 허용되었다. 반면, Triptan 등 다른 형태의 구제 약물은 초기 투여 후 48시간 이내 사용이 제한되었다.Study 1 및 Study 2에서 각각 13.4% 및 13.6%의 환자가 연구 시작 당시 편두통 예방 약물을 복용 중이었으나, CGRP 경로에 작용하는 예방 치료제는 포함되지 않았다.Study 1에서는 환자들이 ZAVZPRET 10mg(n=623) 또는 위약(n=646)을 단회 투여받도록 무작위 배정되었다. ZAVZPRET의 유효성은 투여 후 2시간 시점에서의 두통 완전 소실(pain freedom)과 가장 성가신 증상(MBS, Most Bothersome Symptom) 소실이라는 공동 주요 평가변수(co-primary endpoints)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이며 입증되었다.두통 완전 소실은 중등도 또는 중증의 두통이 무통 상태로 완화된 것으로 정의되며, MBS 소실은 환자가 사전에 보고한 가장 성가신 증상(예: 광공포증, 음향공포증, 오심) 중 해당 증상이 투여 2시간 후 소실된 경우로 정의되었다.투약 직전 가장 흔한 MBS는 광공포증(photophobia, 55%), 오심(nausea, 28%), 음향공포증(phonophobia, 16%) 순으로 보고되었다.결과적으로, Study 1에서 ZAVZPRET를 투여받은 환자군은 위약군에 비해 단일 투여 2시간 후 두통 완전 소실 및 MBS 소실을 달성한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Table 2 참조). Study 1에서는 ZAVZPRET가 위약에 비해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유효성 평가 지표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투여 2시간 후 통증 완화, 투여 2시간 후 정상적인 기능 회복, 투여 2~48시간 동안 지속적인 통증 소실(Table 3 참조), 투여 2시간 후 음향과민 및 광과민 소실.여기서 통증 완화(pain relief)는 편두통 통증의 강도가 중등도 또는 중증에서 경도 또는 무통 상태로 완화된 것을 의미한다.또한, 투여 2시간 후 정상적인 기능 회복(normal function)에 대한 평가는 단일 항목 설문지를 통해 측정되었으며, 환자들은 아래 네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였다: 정상적인 기능(normal function), 경미한 기능 장애(mild impairment), 심한 기능 장애(severe impairment), 침상 안정이 필요한 상태(required bedrest). ZAVZPRET 10mg 투여 후 광공포증 및 음향공포증의 발생률은 위약에 비해 감소하였다.Study 2에서는 환자들이 ZAVZPRET 10mg(n=391) 또는 위약(n=401)을 단회 투여받도록 무작위 배정되었다. Study 2에서도 ZAVZPRET 10mg은 단일 투여 2시간 후 두통 완전 소실(pain freedom) 및 가장 성가신 증상(MBS: Most Bothersome Symptom) 소실이라는 공동 주요 평가변수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유효성을 보였다.두통 완전 소실은 ZAVZPRET 투여군에서 22.5%, 위약군에서 15.5%의 환자에서 관찰되었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11).MBS 소실은 ZAVZPRET 투여군에서 41.9%, 위약군에서 33.7%로 나타났으며, 역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0.016).투약 전 환자들이 보고한 가장 흔한 MBS는 광공포증(53%), 오심(31%), 음향공포증(15%) 순이었다. 자베게판트의 예상되는 쟁점은?Gepant 계열 약제는 심혈관계 부작용이 거의 없는 새로운 작용기전을 가지며, CGRP 수용체를 직접 차단함으로써 보다 선택적인 신경조절을 가능하게 한다. 이로 인해 Triptan 계열 약제의 사용이 제한되는 환자군에게 있어 안전하고 효과적인 대체 치료제이다.이 중 자베게판트는 유일하게 비강 분무 제형(nasal spray)으로 개발된 약제로 주목받고 있다. 편두통 발작 시 자주 동반되는 구역감, 구토 등으로 인한 경구 약제 복용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비강 점막을 통한 약물 전달은 빠른 흡수 및 작용 발현을 가능하게 하여, 급성기 치료에서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그러나 이러한 비강 제형의 우월성에 대한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다. 현재까지 Gepant 계열 약제 간의 직접 비교 임상시험(head-to-head trial)은 수행되지 않았으며, 약물동태학적 특성의 차이와 임상 반응성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역시 부족하다. 특히 성별, 체질량지수(BMI), 유전적 요인 등 개별 환자 특성에 따라 이들 약제의 효과 및 부작용 프로파일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는 충분하지 않다.자베게판트의 비강 분무 제형은 약물이 간에서 분해되거나 체중에 따라 흡수 속도가 달라지는 문제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 이 약제가 얼마나 효과적이고 안전한지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될 필요가 있다.자베게판트의 임상시험에서는 미각 장애, 비강 불편감, 인후 자극감 등의 경미한 이상반응이 보고되었으며, 장기적인 비점막에 대한 영향은 아직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또한, CGRP가 비강 점막 혈관에 미치는 생리적 기능에 대한 이해도 제한적인 상황이다.따라서 비강 제형 자베게판트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투여 대상 환자군의 최적화, 그리고 개별 맞춤 치료 전략의 수립은 향후 편두통 치료의 패러다임을 확장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참고문헌 1. Andrew Blumenfeld et al. “Hypervigilance, Allostatic Load, and Migraine Prevention: Antibodies to CGRP or Receptor” Neurol Ther. Volume 10, 469–497(2021). 2. Tessa de Vries et al. “Pharmacological treatment of migraine: CGRP and 5-HT beyond the triptans” Pharmacology & Therapeutics Volume 211, July 2020, Page 107528. 3. F A Russell et al.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physiology and pathophysiology” Physiol Rev 94: 1099–1142,(2014). 4. Boucherie et al. “Comparison of gepant effects at therapeutic plasma concentrations: connecting” The Journal of Headache and Pain (2024) 25:141. 5. Michael Thomas Eller et al. “Novel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 Interfering Migraine Therapies and Stroke—A Review” Int. J. Mol. Sci. 2024, 25(21), 11685. 6. Andrew F. Russo “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A New Target for Migraine” Annu Rev Pharmacol Toxicol. 2015 ; 55: 533–552. 7.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5-07-11 06:47:54최병철 박사 -
PDE3/4 저해제 '오투베어', 치료 옵션 다양성 확대6편: 최초의 흡입형 PDE3/PDE4 이중 억제 COPD 치료제, 오투베어(Esifentrine)오투베어(OhtuvayreⓇ, OH-too-vare 성분명 엔시펜트린 흡입 현탁액, EsifentrineⓇ, Verona Pharma)는 최초의 흡입용 PDE3/PDE4 효소 선택적 이중 억제제로서, 2024년 6월 미국 FDA에서 '성인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 환자의 유지요법제'에 승인되었으며, 유럽에서는 아직 승인되지 않았다. 현재 이 약제와 유사한 PDE4 억제제인 '닥사스(roflumilast)'는 '중증 COPD 환자의 급성 악화 빈도를 감소'에 승인된 약제로 미국 FDA 및 국내에서 소개되어 있다.이 약제는 기도와 폐 실질의 염증세포에서 cAMP 분해 효소인 PDE3 및 PDE4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기관지확장과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 효과를 하나로 결합하여 높은 흡기 유속이나 복잡한 손-호흡 조정 없이 표준 제트 네블라이저를 통해 폐에 약물을 직접 전달되도록 설계되었다.이 cAMP 경로는 COPD의 병태 생리를 조절하는 내재적 항염증 기전으로 중요하게 작용하며, 이를 조절하는 약물학적 접근은 기존의 기관지 확장제나 흡입 스테로이드 기반 치료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오투베어의 미국 FDA 승인은 미국호흡기중환자 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에 게재된 임상 3상 시험 ENHANCE의 결과를 포함한 광범위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ENHANCE 임상시험에서 오투바이어는 단독요법으로 투여하거나 다른 유지요법과 함께 사용했을 때 폐 기능 개선을 포함한 임상적 이점을 제공한 것으로 입증되었다. 이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COPD를 가지고 있는 광범위한 그룹에서 내약성이 우수하였다.오투바이어는 COPD 외에도 비-낭성섬유증 기관지확장증, 낭성섬유증, 천식, 기타 호흡기질환에 대한 치료제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오투바이어와 지속성 항콜린제(LAMA)인 glycopyrrolate의 고정용량 복합제를 COPD 유지요법으로 개발 중이다.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은 어떤 질환인가? COPD는 기류 제한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진행성 호흡기 질환으로, 기도 및 폐 실질의 만성 염증과 그에 따른 폐기능 저하가 주요 병리학적 특징이다. 임상적으로는 호흡곤란, 만성 기침, 객담 등 다양한 증상이 발현되며, 반복적인 급성 악화는 삶의 질 저하뿐 아니라 사망률 증가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COPD는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보고되고 있으며, 고령화와 흡연율 증가에 따라 그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COPD의 병태생리에는 대식세포(macrophages), 호중구(neutrophils), CD8+ T 림프구(cytotoxic T cells) 등 선천 및 후천 면역세포의 활성화가 중심적인 역할을 하며, 이들 면역세포는 다수의 염증 촉진성 사이토카인(IL-8, TNF-α 등), 프로테아제(matrix metalloproteinases), 그리고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을 과도하게 분비한다. 이러한 염증 반응은 기도 리모델링, 점액 과분비, 폐포 구조의 파괴 및 폐 실질의 손상 등 병리적 변화를 유도하여 기류 제한을 지속시키는 주요 기전으로 작용한다.이러한 만성 염증 반응을 조절하기 위한 내재적 조절 기전 중 하나로 주목받는 것이 cyclic adenosine monophosphate(cAMP) 신호 전달 경로이다. cAMP는 adenylyl cyclase에 의해 생성되는 대표적인 이차 전령(second messenger)으로, 세포 내에서 protein kinase A(PKA) 및 Epac(Exchange Protein directly Activated by cAMP) 등의 하위 효과기를 통해 다양한 생리학적 반응을 매개한다.구체적으로, cAMP는 염증성 유전자 발현 억제, 항산화 반응 촉진, 섬모 운동 촉진, 점액 분비 감소 및 기관지 평활근의 이완 등을 유도함으로써 COPD 병태생리의 여러 측면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한다.그러나 COPD 환자에서는 염증세포 내에서 phosphodiesterase-4(PDE4)의 과발현으로 인해 cAMP가 병태적으로 분해되고, 그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이 관찰된다. 이러한 기전은 항염 및 기관지 보호 효과를 저해하며, 결과적으로 만성 염증을 악화시키는 데 기여한다.Cyclic nucleotides(고리형 뉴클레오타이드)란 무엇인가? Cyclic nucleotides는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에서 이차 전령으로 작용하는 분자군으로, 다양한 생리학적 자극에 대한 세포 반응을 매개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은 주로 ATP(adenosine triphosphate) 또는 GTP(guanosine triphosphate)로부터 유도되어 생성되며, 대표적인 형태로 cAMP(cyclic adenosine monophosphate)와 cGMP(cyclic guanosine monophosphate)가 있다.cAMP는 adenylyl cyclase(AC)의 촉매 작용에 의해 ATP로부터 생성되며, 이는 G 단백질 연결 수용체(G protein-coupled receptor, GPCR)의 활성화에 의해 유도된다. 이는반면, cGMP는 guanylyl cyclase(GC)에 의해 GTP로부터 유도되며, 이는 나트륨이뇨펩타이드(natriuretic peptides) 또는 산화질소(nitric oxide, NO)와 같은 세포외 신호에 의해 활성화된다. 이 두 경로는 상이한 생리적 자극과 수용체를 통해 선택적으로 작용하면서 세포 특이적 반응을 조절한다(Figure 1). 생성된 cAMP는 주로 PKA와 EPAC(exchange protein directly activated by cAMP, cAMP에 의해 직접 활성화되는 교환 단백질)을 통해 세포 기능을 조절한다. PKA는 대사 조절, 세포 분화, 증식, 생존 등 광범위한 생물학적 과정에 관여하며, EPAC은 integrin 매개 세포 부착, 세포 간 접합 형성, 분비(exocytosis), 인슐린 분비 등 PKA-비의존성 경로를 통해 다양한 세포 기능을 조절한다.특히, 세포 내 cAMP 농도가 상승하면 cAMP-의존성 PKA가 활성화된다. PKA는 두 개의 촉매 서브유닛(C)과 두 개의 조절 서브유닛(R)으로 이루어진 이종사량체(heterotetramer)로 구성되며, 평상시에는 비활성 상태로 존재한다. 그러다 cAMP가 R 서브유닛에 결합하면 촉매 서브유닛이 유리되어 다양한 표적 단백질을 인산화한다. 이 중 대표적인 인산화 표적은 CREB(cAMP response element binding protein)으로, 이는 대사 조절 및 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 인자이다.반면, 생성된 cGMP는 주로 PKG를 활성화시키며, 이는 세포 내 여러 표적 단백질을 인산화하여 평활근 수축 조절, 세포자멸사, 염증 반응, 시각 신호전달, 혈소판 응집 등 생리적 반응을 유도한다.이러한 cyclic nucleotide의 생물학적 활성을 종료시키는 주요 기전은 phosphodiesterase (PDE)에 의해 수행된다. PDE는 cAMP 및 cGMP를 각각 5’-AMP 또는 5’-GMP의 비고리형 형태로 분해함으로써 이차 전령 신호를 효과적으로 불활성화시킨다.cAMP 신호전달 경로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cAMP는 1958년 Sutherland와 Rall에 의해 처음 발견된 이후, cAMP는 호르몬, 신경전달물질, 면역조절 인자 등 외부 자극에 의해 활성화되는 AC(adenyl cyclase)에 의해 ATP로부터 생성되는 고리형 뉴클레오타이드로 정의되었다.세포는 외부 환경으로부터의 자극에 신속하고 정밀하게 반응하기 위해 다양한 신호전달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이에는 cAMP를 생성하는 AC가 존재한다. AC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효소로, ATP를 cAMP로 전환하는 반응을 촉매하며, 이 과정은 GPCR의 활성화에 의해 주로 조절된다.GPCR은 세포막을 7회 통과하는 구조의 수용체로, 외부의 호르몬, 신경전달물질, 생리활성 분자 등의 리간드를 인식하여 이질삼합체 G 단백질(heterotrimeric G protein)을 활성화시킨다. 이때 GPCR은 Gs 단백과 결합하여 AC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세포 내 cAMP 생성을 유도한다. 반면 Gi 단백을 통해서는 AC 활성을 억제하여 cAMP 생성을 저해한다. 기도 조직에서 cAMP 농도의 증가는 평활근 이완과 염증 반응 억제를 유도하여, 천식을 포함한 폐쇄성 기도 질환의 병태생리 조절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아울러, PKA는 세포 내 Ca²⁺ 농도의 감소, Ca²⁺에 대한 민감도 저하, MLC 비의존 경로 조절 등 다양한 기전을 통해 기관지 확장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cAMP는 섬모 운동(ciliary motility)을 촉진하여 점액섬모 청소(mucociliary clearance)를 향상시키며, 이는 기도 내 분비물 제거와 염증 완화에 기여한다.이러한 이중 조절 메커니즘은 세포가 자극의 종류와 강도에 따라 cAMP 농도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게 하며, 하위 효과기인 PKA, EPAC 등을 통해 궁극적인 생리학적 반응으로 이어진다.cAMP 신호전달 경로의 특이성 및 세포 내 농도는 PDE에 의해 조절되며, PDE는 cAMP를 5’-AMP로 분해하여 신호를 종료시킨다. 특히 PDE4, PDE7, PDE8은 cAMP를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isoform으로, 면역세포와 염증세포에 풍부하게 발현되어 있어 염증성 질환에서 중요한 조절 인자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PDE4 억제제인 닥사스(roflumilast)는 cAMP 농도를 증가시켜 항염증 작용을 유도한다.따라서, cAMP 신호전달 경로는 외부 자극에 대한 세포의 신속하고 정밀한 반응을 유도하는 고차원적인 조절 기전이며, 그 구성 요소와 하위 경로를 표적으로 한 약리학적 개입은 염증성, 대사성, 심혈관성 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병태에서 치료적 가능성을 제시한다.최근 연구들은 cAMP 의존성 신호전달 경로의 복잡성과 생물학적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으며, 특히 기도 평활근(airway smooth muscle, ASM) 세포에서 β₂-아드레날린 수용체(β₂-adrenergic receptor, β₂AR)와 같은 GPCR의 활성이 이러한 경로를 중심으로 작동함이 밝혀졌다.Phosphodiesterase(PDE)는 무엇인가? PDE는 세포 내에서 cyclic nucleotide(cAMP 및 cGMP)의 3’,5’-고리형 인산 결합을 가수분해하여 각각 AMP(adenosine monophosphate) 또는 GTP(guanosine momophosphate)로 전환함으로써 이차 전령의 신호를 종료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PDE는 신호 전달의 시간적 지속성과 공간적 국소화, 그리고 신호의 강도 조절에 주요 생화학적 조절자(gatekeeper)로 기능하며, 이에 따라 다양한 생리 및 병리 현상의 미세 조절자로 작용한다.현재까지 확인된 PDE는 총 11개 계열(PDE1–PDE11)로 구성되며, 이들은 아미노산 서열, 기질 특이성, 약물 감수성, 조절 메커니즘 등의 차이에 따라 구분된다. 각 아형(family)은 서로 다른 조직 특이성 및 세포 내 소분획(localization)을 보이며, 동일한 기질(cAMP 또는 cGMP)에 작용하더라도 그 기능적 결과는 상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PDE4, PDE7, PDE8은 cAMP 특이적, PDE5, PDE6, PDE9는 cGMP 특이적, PDE1, PDE2, PDE3, PDE10, PDE11은 양쪽 기질 모두에 작용할 수 있다(Table 1). PDE의 활성 이상은 만성 염증성 질환, 심혈관 질환, 신경정신질환, 악성종양 등 다양한 질환의 병태생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특히 PDE3와 PDE4는 COPD와 같은 염증성 폐질환에서 병태생리학적 역할을 한다 .PDE3는 상대적으로 높은 cAMP 친화도를 가지며, PDE3A와 PDE3B의 두 아형으로 구분된다. PDE3A는 폐 상피세포, 혈관 내피세포, 기도 평활근세포(airway smooth muscle, ASM), 염증세포 등에서 발현되며, 특히 혈관 평활근세포에서 주요하게 존재하며 평활근 긴장도 조절에 관여한다. 반면, PDE3B는 지방세포, 간세포, 정자세포 등 대사 활성이 높은 조직뿐만 아니라 T세포 및 대식세포에서도 발현되어, 염증 반응 조절 및 대사 경로에 영향을 미친다.PDE4는 네 가지 유전자(PDE4A–D)와 다양한 스플라이싱 변이체로 구성되며, 호흡기계 조직을 포함한 다양한 기관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특히 PDE4D는 인간 기도 평활근세포에서 cAMP 분해를 조절하는 주요 효소로 작용하며, PDE4 전체는 백혈구, 대식세포, 호중구 등 염증세포뿐 아니라 기도 상피세포 및 폐 신경계에도 발현되어 염증 반응의 조절자로 기능한다.임상 및 전임상 연구에 따르면, COPD 환자, 특히 흡연자에서 PDE4 발현이 유의하게 증가되어 있음이 보고되었으며, PDE4 억제를 통해 cAMP 농도를 증가시키는 것은 염증 촉진성 사이토카인의 발현 감소, 염증세포의 조직 내 침윤 억제 등 광범위한 항염증 효과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전을 기반으로 PDE4 억제제 닥사스(roflumilast)는 ‘기관지확장제의 부가요법제로서, 증상악화 병력이 있고, 만성기관지염을 수반한 중증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유지요법제’로 승인되어 있다.COPD에는 어떤 약제들을 사용하는가? COPD에 대한 약물 치료의 목적은 증상의 완화, 급성 악화의 예방, 신체활동 능력 향상 및 장기적인 예후 개선에 있다. 이에는 주로 흡입제에 기반하며, 기관지 확장제가 치료의 핵심이다.기관지확장제는 호흡기 질환에서 폐쇄된 기도를 확장시켜 기류를 개선하는 약제로, 천식과 COPD와 같은 기도 폐쇄성 질환에 사용된다. 이러한 약제는 기관지 평활근(bronchial smooth muscle)의 이완을 유도하여 기도 저항을 감소시키며,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고 폐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기관지확장제는 작용 기전에 따라 크게 β2-아드레날린 수용체 작용제(β2-agonists), 항콜린제(Anticholinergics) 또는 무스카린 수용체 길항제(Muscarinic antagonists), 메틸잔틴계(Methylxanthines)가 있다.아울러 약물의 효과 및 부작용 등을 고려하여 흡입제를 주로 사용하며, 흡입기 종류는 크게 건조분말흡입기(dry power inhaler, DPI), 정량흡입기(metered dose inhaler, MDI)로 나뉘고, 다시 MDI는 가압 정량흡입기(pressurized metered dose inhaler, pMDI)와 연무형 흡입기(soft mist inhaler, SMI)로 나뉜다.pMDI는 다시 호흡 작동식 흡입기(breath-operated inhaler, BOI or breath-actuated inhale, BAI)와 비호흡 작동식 호흡기(Non-BOI)로 나뉘는데 호흡 작동식 흡입기는 아직 국내에 없다. 또한 분무기(nebulizer, 네불라이저)도 흡입제 치료에 속한다. 1) 베타-2 작용제(β2-agonists) β2-작용제는 기관지 평활근 세포에 발현된 β2-아드레날린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Gs 단백질을 통한 adenylyl cyclase 활성화, 이어지는 cAMP 농도 증가 및 PKA 활성화를 유도함으로써, 평활근 세포 내 칼슘 농도를 낮추고 근수축 관련 단백질들의 기능을 억제하여 기관지 확장을 유발한다. 또한 섬모운동 촉진 및 혈관 투과성 감소 등의 부수적 효과를 통해 기도 청소 기능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임상적으로 β2-작용제는 작용 시간에 따라 단시간 작용제(short-acting β2-agonists, SABA)와 장시간 작용제(long-acting β2-agonists, LABA)로 구분된다.SABA는 증상 완화를 위한 구제 치료(reliever therapy)로 사용되며, 대표적으로 살부타몰(Salbutamol)과 테르부탈린(Terbutaline)이 있다. SABA의 사용은 FEV1의 호전과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SABA는 4-6시간 지속되고, LABA는 12시간 이상 지속되며, 규칙적인 LABA 사용을 하는 환자에서도 필요시 SABA 사용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반면, LABA는 하루 12시간 이상 지속되는 작용시간을 가지며 천식의 유지 치료(controller therapy) 혹은 COPD의 증상 조절을 위한 병용 요법에 사용되며, 대표적으로 살메테롤(Salmeterol)과 포르모테롤(Formoterol)이 있다. 이들 약제는 폐기능과 삶의 질을 개선시키고 호흡곤란과 급성 악화와 입원의 빈도를 감소시키지만, 사망률이나 폐기능 감소 속도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이 외에도 24시간 작용 지속 시간을 가진 초장시간 작용제(ultra-LABA)인 인다카테롤(Indacaterol), 올로다테롤(Olodaterol) 등이 COPD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이들 약제는 호흡곤란과 악화위험을 감소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시킨다.이러한 β2-작용제는 그 효과의 빠른 발현과 우수한 증상 완화 효과로 인해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단독 사용 시 특히 천식 환자에서 기도 염증을 충분히 조절하지 못하며 오히려 기전적 내성(tachyphylaxis)이나 염증 악화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ICS(흡입 스테로이드)와의 병용이 원칙이며, 한 기기 내 고정용량 복합제(FDC) 형태로 투여하는 방법이 표준화되고 있다.2) 항콜린제((Anticholinergics) 항콜린제는 기관지 평활근, 점액선, 혈관 등에 존재하는 무스카린 수용체(muscarinic receptor) 중 특히 M3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아세틸콜린이 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함으로써 평활근 수축 및 점액 분비를 억제한다. 이로 인해 기도 저항이 감소하고 호흡 증상이 완화되며, COPD 환자의 폐기능 개선과 급성 악화 빈도 감소에 기여한다.항콜린제는 작용 지속 시간에 따라 단시간 작용 항무스카린제(short-acting muscarinic antagonists, SAMA)와 장시간 작용 항무스카린제(long-acting muscarinic antagonists, LAMA)로 분류된다.SAMA는 주로 단기 증상 완화에 사용되며, 대표적으로이프라트로피움(Ipratropium)와 옥시트로피움(Oxitropium)이 있다. 이들 약제는 M3 비선택적 억제로, 억제성 신경 수용체인 M2를 차단함으로써 잠재적으로 미주신경을 통해 기관지 수축을 유발시킬 수 있다.LAMA는 하루 1회 또는 2회 흡입으로 지속적인 기도 확장을 유지할 수 있어 COPD 유지 치료의 핵심 약제로 사용된다. 대표적으로 티오트로피움(Tiotropium), 글리코피로니움(Glycopyrronium), 우메클리디늄(Umeclidinium) 등이 있다. 이들 약제는 M3 선택적 억제로, M3 무스카린성 수용체에 대한 장시간의 결합 및 M2 무스카린성 수용체와의 빠른 해리를 통해 기관지 확장제의 효과 지속 시간을 연장시킨다.항콜린제는 β2-작용제와 병용할 경우 상호 보완적인 기전으로 기관지 확장 효과가 증대되며, 특히 COPD 환자에서는 LAMA + LABA 병용요법이 임상적으로 우월한 효과를 보인다.항콜린제는 흡입 제형으로 투여 시 전신 흡수가 거의 없어 안전성이 높고, 주요 부작용은 구강건조, 쓴맛, 드물게 요폐 등의 국소적 반응에 국한된다. 이로 인해 장기적인 유지 요법에 적합한 약제로 간주된다.3) 흡입스테로이드제(Inhaled corticosteroid, ICS) ICS는 합성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계열 약제로, 폐로 직접 흡입되어 작용함으로써 전신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강력한 항염 작용을 발휘한다. 세포 내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glucocorticoid receptor, GR)와 결합한 후 전사조절인자(transcriptional regulator)로 기능하여, 염증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고 항염증 단백질 생성을 유도한다.특히 NF-κB, AP-1 등 주요 염증 촉진성 전사인자의 활성을 차단함으로써 IL-4, IL-5, IL-13 등 Th2 관련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억제하며, 호산구(eosinophil) 및 비만세포(mast cell)의 기도 내 침윤과 활성을 감소시킨다.이러한 작용기전은 기관지 평활근의 수축성을 저하시켜 기도 과민 반응을 감소시키고, 상피세포의 장벽 기능 회복과 점액선의 과활성 억제를 통해 전반적인 기도 염증 조절에 기여한다.ICS는 흡입제 형태로 국소적으로 투여되어 전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ICS는 천식 치료에 있어 핵심적인 치료제로 간주된다. 이는 단독 사용뿐 아니라 LABA 또는 LAMA와의 병용 요법이 표준화되었다.4) Phosphodiesterase-4(PDE4) 억제제 PDE4 억제제는 cAMP의 대사를 억제하여 세포내 cAMP 농도를 높이는데 이는 항 염증 효과를 나타내고 또한 호중구의 이동과 화학 주성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로플밀라스트(Roflumilast)는 선택적인 PDE4 억제제 중의 하나로 가래 호중구와 호산구를 감소키는 항염증 작용이 확인되어 PDE4억제제 중 COPD 치료제로 허가 받은 유일한 약제이다. 하루 한번 복용하는 경구용 약제로 기관지 확장제가 아니지만 FEV1과 삶의 질 향상효과가 있다.따라서, 단기간 작용시간을 가지는 SABA와 SAMA는 주로 증상이 갑자기 악화될 때 사용되며, LABA와 LAMA는 유지 치료의 중심으로 사용된다.5) 병용요법 이러한 약제들은 단독 혹은 병합 요법으로 사용되며, 특히 증상이 지속되거나 급성 악화가 반복되는 환자에서는 2제 요법(LABA + LAMA) 또는 ICS를 포함한 3제 요법(ICS + LABA + LAMA)이 권고된다.6) PDE4 억제제 PDE4 억제제는 흡입 치료 외에도 일부 환자에서는 경구용 약제가 보조적으로 사용된다. PDE4 억제제인 로플루밀라스트(roflumilast)는 만성 기관지염 양상을 보이며 급성 악화가 잦은 중증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또한 급성 악화 시에는 경구 스테로이드 및 항생제가 단기간 사용되며, 병원성 감염의 가능성을 고려해 적절히 투여된다.기관지 확장제는 어떤 약제인가? 기도 저항(Airway resistance)의 감소는 기도 자체의 내재적(intrinsic) 요인과 외재적(extrinsic) 요인 모두에 의해 조절되며, 그 주요 기전으로는 평활근 이완, 기관 및 세기관지 벽의 염증 감소, 기도 분비물의 감소 등이 있다.이 중 기도 평활근의 이완은 기관지 확장을 유도하기 위한 핵심 기전으로, 이는 두 가지 주요 약리학적 접근법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 β2-아드레날린 수용체(β2-AR)를 자극하는 β2-작용제(β2-agonist)의 직접적인 작용과 무스카린 수용체를 차단하여 아세틸콜린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항콜린제(antimuscarinic)의 간접적인 작용이다(Figure 2). 먼저, β2-작용제는 기도 평활근 세포, 특히 소기도(small airway)에 존재하는 β2-AR에 직접 결합함으로써 작용한다. 이 결합은 평활근 세포 내에서 AC(adenyl cyclase)를 활성화시켜 ATP로부터 cAMP가 생성시킨다.생성된 cAMP는 두 가지 주요 하위 효과기를 활성화시킨다. 이때 PKA는 평활근 긴장을 조절하는 단백질들을 인산화하여 이완을 유도하고, Epac는 PKA와는 독립적으로 평활근 이완을 유도한다. 또한, cAMP는 세포 내 칼슘을 격리(sequestration)함으로써 추가적으로 수축을 억제하고 평활근 이완을 촉진한다.다음, 항콜린제는 수축 작용을 하는 아세틸콜린(ACh)의 수용체 결합을 경쟁적으로 차단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평활근 이완을 유도한다. 기도 내 부교감신경 활성은 주로 M1 및 M3 무스카린 수용체를 통해 매개되며, 이들 수용체는 평활근 수축, 점액 분비, 섬모운동 증가를 유도한다. 반면, M2 수용체는 시냅스 전 말단에서 ACh의 방출을 억제하여 음성 되먹임 조절을 수행한다.COPD에서는 특히 콜린성 기도 긴장(cholinergic bronchomotor tone)이 병태생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기도 수축 및 점액 과다분비를 통해 기도 폐쇄를 악화시킨다. β2-작용제는 모든 기도 수준, 특히 COPD에 관여하는 소기도의 평활근 세포 표면의 β2-AR에 결합하여 작용한다. 반면, 무스카린 수용체 길항제는 기도 평활근의 M3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수축을 방지한다.비록 소기도에는 미주신경의 직접적인 분포가 부족하지만, COPD와 같은 질환에서는 비신경원성(non-neuronal) 아세틸콜린에 의해 무스카린 수용체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항콜린제(무스카린 수용체 길항제)는 대기도와 소기도 모두에서 확장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따라서, β2-작용제와 항콜린제와의 복합요법(combination therapy)은 단독요법보다 기도 전 구간에 걸쳐 더 강력한 기관지 확장 효과를 제공할 수 있으며, 각 약물에 대한 환자 간(inter-patient) 및 환자 내(intra-patient) 반응의 이질성을 극복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나아가, 두 기전이 결합된 병용요법은 단순한 약물 투여 방식과 함께 신체활동 내성 증가, 일상 활동 수행 능력 향상, 삶의 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PDE 억제제에는 어떤 약제들이 있는가? PDE 억제제는 세포 내 cAMP 및 cGMP의 분해를 억제함으로써 해당 이차 전령의 농도를 증가시키고, 다양한 하위 신호경로인 PKA, PKG, EPAC, 이온 채널 등을 활성화시켜 생리적 반응을 조절한다.이러한 작용은 단일 경로에 국한되지 않고 염증, 혈류역학, 대사, 면역 및 신경전달 등 다양한 체계에 걸쳐 조절 효과를 나타내며, 이에 따라 PDE 억제제는 다기능성 치료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COPD에서는 PDE 억제를 통해 기도 평활근 이완 및 항염증 효과를 유도하는 치료 전략이 오래전부터 탐색되어 왔다.대표적으로 methylxanthine 계의 테오필린(Theophylline)은 비선택적 PDE 억제제(non-selective phosphodiesterase inhibitor) 로 기관지 확장 작용 외에 횡격막 근력 강화, 기관지 섬모운동 개선과 심박출량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작용으로 인해 천식 및 COPD 치료에 오랫동안 사용되었으나, 치료역이 좁고 심혈관계 및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자주 동반되어 임상 활용에 제한이 있다. 따라서 기관지확장 효과가 약해 흡입 기관지확장제 약물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한다.이에 따라 초기에 개발된 PDE4 선택적 억제제인 롤리프람(Rolipram)은 T 세포 및 대식세포에서의 cAMP 증가를 통해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를 억제하는 기전을 보였으나, 심각한 위장관계 부작용으로 인해 임상 개발이 중단되었다.이후 개발된 로플루밀라스트(Roflumilast)는 위장관계 부작용을 줄인 개선된 PDE4 억제제로, 2010년 미국 FDA에서 “기관지확장제 병용요법으로서, 급성 악화 병력이 있고 만성 기관지염을 수반한 중증 COPD 환자의 유지 치료” 적응증으로 승인되었으며, 유럽 EMA와 국내에도 승인을 받았다.전임상 연구에 따르면, 로플루밀라스트는 기관지 상피세포에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 α(GRα)의 전사활성을 증가시키고, 이는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의 항염 효과를 GRα 의존적으로 증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위장 불편감, 체중 감소 등의 부작용이 빈번히 보고되어, 국제 GOLD 가이드라인에서는 LABA, LAMA, ICS를 병용함에도 악화를 반복하는 환자에 한해 3차 치료제(third-line agent)로 제한적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한편, PDE3 역시 평활근세포에서 발현되어 기관지 수축성 조절에 관여하는데, PDE3 억제는 기관지 이완 효과를 유도한다.이에 따라 PDE3 및 PDE4를 동시에 억제함으로써 기관지 확장과 항염 작용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전략이 제시되었다. 실제로 전임상 연구에서는 이중 억제제가 단일 억제제보다 더 우수하거나, 상가적 효과를 유도함을 입증한 바 있다.이러한 기전을 기반으로 최근 개발된 엔시펜트린(Ensifentrine)은 PDE3와 PDE4를 모두 억제하는 이중 작용 흡입제로, 기도 평활근 이완과 염증 반응 억제를 병행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제가 개발되었다.엔시펜트린(Ensifentrine)는 어떤 약제인가? 엔시펜트린(Ensifentrine, 제품명 : 오투바이어 흡입 현탁액, OhtuvayreⓇ)은 PDE3/PDE4 이중 억제제로, 2024년 6월에 미국 FDA로부터 COPD 유지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이는 기관지 수축 및 염증 반응을 동시에 표적으로 삼는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기존의 PDE 억제제보다 내약성 및 효능 면에서 개선된 특성을 나타낸다.엔시펜트린의 기본 구조(parent molecule)는 trequinsin으로, 이는 다른 PDE 억제제들에 비해 기도 평활근에서 지속적인 기관지 확장 효과를 나타내며, 중간 수준의 PDE3 억제력과 약한 PDE4 억제력을 가진다.엔시펜트린은 흡입 현탁액(inhalation suspension) 제제로 Jet nebulizer를 ㅛㅏ용하는 기관지 확장제 및 항염증제이다. Jet nebulizer는 호흡기 약물 전달을 위한 대표적인 흡입 장치로, 압축 공기를 이용한 벤츄리(Venturi) 효과를 기반으로 액상 약물을 미세한 에어로졸 입자로 변환시키는 기전으로 작동한다. 이 장치는 폐 말단부위까지 약물을 직접 도달시키는 능력으로 인해 특히 COPD이나 급성 호흡곤란 환자에게 유용하며, 고령 환자, 소아, 또는 기도 협착 환자와 같이 흡입 조절이 어려운 대상군에게 효과적인 약물 전달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엔시펜트린의 기관지 확장과 항염증 효과는 알레르기성 기관지 수축이 유도된 기니피그 모델 연구에서 기관지 폐포 세척액 및 비강 내 염증세포 침윤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되었다. 또한 항원 유도로 인한 호산구 이동은 흡입형 엔시펜트린 전처리 시 80% 이상 억제되었다.또한, 시험관 내 연구(in vitro)에서 낭성섬유증 전도 조절 단백(CFTR)을 자극하는 효과가 확인되었으며, 이는 기도의 점액섬모 청소 기능(mucociliary clearance)을 개선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엔시트린 허가사항 중 WARNINGS AND PRECAUTIONS에서 다음과 같이 안내하고 있다. 엔시펜트린 투여를 시작하기 전에, 의료진은 우울증 및/또는 자살 생각 또는 행동의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서 엔시펜트린 치료의 이점과 위험을 신중히 평가해야 한다. 환자, 보호자 및 가족에게는 불면, 불안, 우울감, 자살 충동 또는 기타 기분 변화의 발생 또는 악화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성이 있음을 안내하고, 이러한 변화가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진에게 연락할 것을 권고해야 한다.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한 경우, 의료진은 엔시펜트린 치료의 지속 여부에 대해 신중히 재평가해야 한다.엔시펜트린 치료는 정신과적 이상반응 증가와 관련이 있다. 임상시험에서 엔시펜트린를 투여받은 환자 중 자살 관련 이상반응이 보고되었으며, 그 중 자살 시도 1건 및 자살 사례 1건이 포함되었다. 또한, 통합된 24주 안전성 평가 인구집단에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 정신과적 이상반응은 다음과 같다:불면증은 엔시펜트린 3mg 투여군 6명(0.6%), 위약군 2명(0.3%)이었고, 불안은 엔시펜트린 3mg 투여군 2명(0.2%), 위약군 1명(0.2%)이었다. 우울 관련 반응(우울증, 주요우울증, 우울 기분을 동반한 적응장애 포함)은 엔시펜트린를 투여받은 환자 4명(0.4%)에서 발생하였으며, 위약 투여군에서는 보고되지 않았다.엔시펜트린의 약리 기전은? 엔시펜트린은 PDE3와 PDE4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억제제로, 이러한 신호전달 경로의 조절을 통해 치료 효과를 유도하는 새로운 흡입형 저분자 약물이다. PDE3는 주로 cAMP를 가수분해하지만, cGMP도 기질로 사용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며, PDE4는 cAMP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효소이다.따라서 두 PDE를 동시에 억제함으로써 세포 내 cAMP 및 cGMP 농도가 모두 상승하게 되고, 이는 기도 평활근 이완, 항염작용, 점액 분비 감소 및 섬모 기능 강화 등 복합적인 생리학적 효과를 유도한다(Figure 3).특히 PDE3와 PDE4는 기도 평활근, 염증세포, 기관지 상피세포에 널리 발현되어 있어, 이들에 대한 동시 억제는 단일 PDE 억제보다 상승적 또는 시너지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작용 특성은 엔시펜트린이 기관지 확장, 기도 염증 조절, 점액섬모 청소 기능(mucociliary clearance)에 걸친 통합적 치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엔시펜트린(OHTUVAYREⓇ)의 허가 임상은 어떠한가? 엔시펜트의 유효성은 ENHANCE-1 및 ENHANCE-2의 24주간 무작위 배정, 이중눈가림, 위약 대조, 병렬군 임상시험을 통해 평가되었다. 이 두 연구에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COPD를 가진 총 1,553명의 성인 환자가 등록되었다.ENHANCE-1에서는 763명의 환자가 등록되어 5:3 비율로 OHTUVAYRE 3mg 또는 위약을 표준 제트 네불라이저를 통해 흡입하도록 배정되었다. 등록 시점에서 기관지 확장제 투여 후 예측 FEV1 평균은 52%(범위: 27~85%), FEV1/FVC 비율은 평균 0.52(범위: 0.22~0.71)였다. 또한, 전체 환자의 68%는 LAMA, LABA, 또는 LABA/ICS와 같은 병용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각각 30%, 18%, 20%가 해당 약제를 사용하고 있었다.ENHANCE-2는 총 79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설계되었으며, 5:3 비율로 OHTUVAYRE 3mg 또는 위약을 제트 네불라이저를 통해 하루 두 번 흡입하도록 배정하였다.등록 시점의 평균 예측 FEV1은 51%(범위: 23~81%)였고, FEV1/FVC 비율은 평균 0.52(범위: 0.24~0.71)였다. 이 연구에서도 55%의 환자가 병용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LAMA, LABA , LABA/ICS와 같이 병용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각각 33%, 7%, 15%가 해당 약제를 사용하고 있었다.두 연구 모두에서 주요 평가변수였던 12주차 FEV₁의 시간-농도 곡선 면적(AUC₀–12h)은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개선되었다. ENHANCE-1 및 ENHANCE-2 연구에서는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베이스라인 시점과 12주차에 걸쳐 12시간 동안 연속 폐기능 검사(serial spirometry)가 수행되었다. ENHANCE-1의 12주차 연속 폐기능 검사 결과는 trough FEV1은 아침 투약 직전 마지막으로 측정된 FEV1 값으로 정의되었다.12주차 시점에서 위약 대비 평균 아침 trough FEV1의 개선치는 ENHANCE-1에서 35mL (95% 신뢰구간: 14, 68), ENHANCE-2에서는 49 mL(95% 신뢰구간: 19, 80)로 나타났으며, 이는 ENHANCE-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나, ENHANCE-2에서는 분석 단계(hierarchical testing) 상위 단계의 실패로 인해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않았다. St. George’s 호흡기 설문지(SGRQ)를 통해 두 시험에서 시행되었으며, SGRQ 반응률은 점수가 4점 이상 개선된 경우로 정의되었다. ENHANCE-1에서 24주차 시점의 SGRQ 반응률은 OHTUVAYRE 투여군에서 58.2%, 위약군에서 45.9%로 나타났고, 이에 대한 Odds Ratio는 1.49(95% CI: 1.07, 2.07)로 통계적 유의성이 있었다.반면, ENHANCE-2에서는 OHTUVAYRE 투여군의 반응률이 45.4%, 위약군이 50.3%였으며, Odds Ratio는 0.92(95% CI: 0.66, 1.29)로, 통계적 유의성은 나타나지 않았다.엔시펜트린의 예상되는 쟁점은 무엇인가? 현재까지의 COPD 치료 전략은 주로 기관지 확장제 및 항염증 흡입제에 기반하였으며, 증상 완화와 급성 악화의 예방을 목표로 했다.그러나 일부 환자에서는 기존 약물요법으로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지 못하거나, 흡입기 사용에 대한 어려움으로 치료 순응도가 저하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엔시펜트린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약제로, PDE 3와 PDE4를 동시에 억제하는 최초의 흡입형 치료제이다. PDE3 억제를 통해 기관지 평활근을 이완시켜 기관지 확장 효과를 유도하고, PDE4 억제를 통해 염증세포에서의 사이토카인 분비 및 염증 반응을 억제함으로써 항염 효과를 나타낸다. 이러한 이중 작용은 단일 기전 약물에 비해 증상 개선 및 염증 조절에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엔시펜트린은 제트 네뷸라이저를 통해 투여되는 제형으로, 흡입기 사용이 어려운 고령 환자나 협조가 부족한 환자에게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기존 유지 치료제(LABA, LAMA, ICS)와 병용 가능하며, 특히 기존 치료에 반응이 불충분한 환자에게 추가적인 임상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다만, 단시간 작용성 기관지 확장제(SABA/SAMA)에 비해 작용 발현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급성 증상 완화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휴대성과 투여 시간(약 5–7분) 측면에서도 일상 생활에서 제한점이 존재한다.임상적으로는 두 건의 ENHANCE-1 및 ENHANCE-2 3상 무작위 위약 대조 시험을 통해 엔시펜트린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평가되었다. ENHANCE-1에서는 폐기능 개선과 건강 관련 삶의 질 향상(예: SGRQ 점수)의 통계적 유의성이 입증되었으며, 탈락률도 낮아 근거 수준이 높은 연구로 간주된다. 반면 ENHANCE-2는 지역적 인구 구성의 차이 및 통계적 유의성 부족으로 인해 지원적 자료(supportive evidence)로 해석되었으며, 두 연구가 동일한 근거 수준으로 채택되지는 않았다.현재 엔시펜트린은 미국 FDA로부터 승인을 받았으나, 유럽 EMA에서는 정식 승인을 획득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와 같은 규제 환경은 약물의 글로벌 접근성 및 보급에 있어 중요한 장애가 되고 있다.결론적으로, 엔시펜트린은 기전적 이점을 바탕으로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고, 특정 환자군에서 치료 옵션의 다양성을 확대할 수 있는 약제로 평가된다. 향후 유럽 EMA 승인과 후속 임상 연구와 실제 임상에서의 사용 경험이 축적됨에 따라, 이중 PDE 억제제는 COPD 약물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참고문헌 1. Isaac Levy et al. “Phosphodiesterase function and endocrine cells: links to human disease and roles in tumor development and treatment” Curr Opin Pharmacol. 2011;11(6):689–697. 2. Nardini et al. “COPD: maximization of bronchodilationMultidisciplinary Respiratory Medicine” 2014, 9:50. 3. James F Donohue et al. “Ensifentrine as a Novel, Inhaled Treatment for Patients with COPD“ International Journal of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2023:18. 4. Rinzhin T et al. “Advancing Obstructive Airway Disease Treatment: Dual PDE3/4 Inhibition as a Therapeutic Strategy“ Cells 2025, 14, 659. 5. Nicola A. Hanania, Bartolomé R. Celli, ”Phosphodiesterase Inhibition as a Therapeutic Strategy for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Where We Have Been and What Lies Ahead“ Chronic Obstr Pulm Dis. 2025; 12(1): 82-92. 6. COPD 진료지침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2024 개정. 7.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5-06-27 06:00:46최병철 박사 -
세계 첫 텔로머레이스 억제제 '라이텔로'...국내 도입 예상5편: First-in-class 텔로머레이스 억제제, 골수이형성증후군 치료제 '라이텔로(Imetelstat)' 라이텔로(RyteloⓇ, 성분명: 이메텔스타트, Imetelstat, Geron)는 세계 최초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텔로머레이스 억제제(Oligonucleotide telomerase inhibitor)로 2024년 6월 미국 FDA와 2025년 3월 유럽 EMA에서 '적혈구 자극제(ESA)에 반응하지 않거나 효과가 소실되었거나 투여가 불가능한, 수혈 의존성 빈혈이 있으며 8주 동안 적어도 4단위 이상의 적혈구 수혈이 필요한 저위험에서 중간 1단계 위험군의 성인 골수이형성증후군(low-to intermediate-1 risk myelodysplastic syndromes, MDS) 환자 치료'에 승인되었다.대부분의 암세포 및 암 전구세포(cancer progenitor cells)는 높은 텔로머레이스 활성과 텔로미어 유지 능력을 통해 세포가 정상적인 복제 제한 없이 무한히 분열할 수 있는 능력(세포 불사성, cellular immortality)을 가지게 되므로, 텔로머레이스는 암 치료의 유망한 표적 중 하나가 된다이러한 기전에 기반하여 개발된 이메텔스타트는 텔로머레이스를 표적으로 하는 13개 염기 서열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로, 인간 텔로머레이스 RNA(human telomerase RNA, hTR)의 주형(template) 영역에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텔로머레이스 활성을 경쟁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암세포를 사멸한다.이메텔스타트의 약동학(PK), 약력학(PD), 용량-반응 관계(dose-response relationship), 유효성 및 안전성은 고형암 및 혈액암을 포함한 다양한 종양 모델에서 in vitro, in vivo, 그리고 임상시험을 통해 평가되었다. 특히, 저위험 골수형성이상증후군(LR-MDS) 및 골수증식성 종양을 포함한 혈액질환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수행되었다.핵심 3상 임상시험인 IMerge 연구에 따르면, 이메텔스타트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8주 및 24주 이상에서 적혈구 수혈 비의존성(red blood cell-transfusion independence, RBC-TI)에 도달한 환자의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으며, 주요 이상반응으로는 일시적이며 조절 가능한 호중구감소증(neutropenia) 및 혈소판감소증(thrombocytopenia)이 관찰되어, 전반적으로 관리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저위험에서 중간 1단계 위험군의 성인 골수이형성증후군(Low-to intermediate-1 risk myelodysplastic syndromes, MDS)은 무엇인가?골수이형성증후군(MDS)은 혈액 생성 줄기세포의 클론성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혈액 종양 질환군으로, 골수 내 이형성(dysplasia)과 비효율적인 조혈(hematopoiesis)을 특징으로 한다. 이 질환은 빈혈,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등의 다양한 혈구감소증(cytopenia)이 나타날 수 있다.일부 MDS 환자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으로 진행되기도 하여, 임상 경과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MDS 환자의 예후는 매우 다양하며, 염색체 이상 및 혈구감소증의 중증도와 같은 요인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MDS 환자의 임상 경과와 치료 반응은 매우 다양하므로, 정확한 예후 분류는 치료 전략 수립 및 예후 예측에 있어 필수적이다.가장 널리 사용되는 예후 평가 시스템은 1997년 제시된 국제 예후 점수 시스템( International Prognostic Scoring System, IPSS)이며, 골수 내 아세포(blast) 비율, 세포유전학적 이상(cytogenetics), 혈구감소증의 수 등 세 가지 지표를 기반으로 환자를 위험(Low), 중간-1위험(Intermediate-1), 중간-2위험(Intermediate-2), 고위험(High)의 네 군으로 분류한다.이 중 저위험에서 중간-1위험군(low-to intermediate-1 risk)은 IPSS 점수 기준으로 0~1.0점에 해당하며, 비교적 안정된 임상 경과를 보이고, 적혈구 자극제(ESA)나 보존적 치료 등의 저강도 요법이 우선적으로 고려된다.2012년에는 기존 IPSS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개정된 국제 예후 점수 시스템(IPSS-R)이 제안되었다. IPSS-R은 세포유전학적 이상을 5단계로 세분화하고, 골수 아세포 비율, 혈색소 농도, 혈소판 수, 절대 호중구 수 등 보다 정량적인 지표를 반영함으로써 환자를 매우 저위험(very low), 저위험(low), 중간위험(intermediate), 고위험(high), 매우 고위험(very high)의 5단계로 분류한다. 이 중 IPSS-R의 저위험 및 중간위험군은 대체로 기존 IPSS의 저위험 및 중간-1위험군과 대응된다.저위험~중간-1위험군 MDS 환자는 일반적으로 생존 기간이 길고,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으로의 진행 위험이 낮은 편이나, 수혈 의존성 빈혈, 증상성 혈구감소증, 분자 유전학적 이상 유무에 따라 치료 방법의 세분화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유전자 변이 기반의 위험도 분류가 병용되며, 보다 정밀한 예후 예측과 치료 맞춤화에 기여하고 있다.이러한 MDS는 텔로미어(telomere) 단축과 관련된 조혈 줄기세포 기능 저하와 병적 클론의 형성을 특징으로 하며, 일부 클론은 텔로머레이스(telomerase)를 재활성화하여 불사성(immortality)을 획득하고 질환의 진행에 관여한다. 텔로머레이스는 이러한 병태생리적 역할로 인해 MDS에서 유망한 치료 표적이 된다.텔로미어(Telomere)는 어떤 물질인가? 2009년 노벨 생리의학상은 엘리자베스 블랙번(Elizabeth Blackburn), 캐럴 그라이더(Carol Greider), 잭 쇼스택(Jack Szostak)에게 수여되었다. 이들은 염색체 말단에 위치한 특수한 반복 서열 구조인 텔로미어(telomere)와 그 유지에 관여하는 효소인 텔로머레이스(telomerase)를 규명함으로써, 세포 분열 과정에서 유전 정보가 어떻게 안정적으로 보존되는지를 설명하는 데 기여하였다.노벨위원회는 "이들 세 명의 연구는 염색체가 세포 분열 과정 중 퇴화를 방지하고, 완전하게 복제될 수 있는지를 둘러싼 오랜 생물학적 의문에 대한 해답을 제공하였다"고 평가하였다.텔로미어에는 세포의 염색체 말단에 반복적인 DNA 서열이 존재하며, 이는 유전물질의 손상을 방지하고 염색체의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체세포는 분열을 반복할수록 텔로미어 길이(telomere length)가 '모래시계'처럼 점진적으로 짧아지며, 일정 임계점에 도달하면 세포는 증식을 멈추고 세포 노화(senescence)나 세포자멸사사(apoptosis)를 유도하게 된다(Figure 1).이때 텔로머레이스는 텔로미어의 말단을 연장할 수 있는 효소로 세포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이론적으로는 세포의 불사성(immortality)를 유도할 가능성을 지닌다. 이러한 텔로미어는 생물체의 노화 과정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고, 또한 대부분의 암세포는 텔로머레이스의 활성을 통해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하거나 연장함으로써 무한 증식 능력을 가지게 된다. 즉, 텔로미어 단축은 세포 노화를 유도하는 반면, 텔로미어 보존은 암세포의 지속적 증식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텔로미어 기능의 조절은 노화 억제 혹은 암 치료를 위한 잠재적 전략으로 제시되고 있다.텔로머레이스(Telomerase)란 무엇인가? 텔로머레이스(Telomerase)는 염색체 말단에 있는 3' 말단 돌출부(3' overhang)에 반복적인 염기서열을 추가하는 기능을 가진 리보핵단백질 복합체(ribonucleoprotein complex)로, 역전사효소(reverse transcriptase) 활성을 갖는다. 3' 말단 돌출부는 이중가닥 DNA 말단에서 한 가닥이 다른 가닥보다 더 길어 돌출된 형태로, 텔로미어 구조에서 텔로머레이스가 인식하고 작용하는 주요 부위이다.텔로머레이스는 자체의 RNA 구성요소인 TERC(telomerase RNA component)를 주형(template)으로 삼아, TERT(telomerase reverse transcriptase)의 역전사 효소 활성을 통해 반복적인 TTAGGG 염기서열을 합성함으로써 염색체 말단의 텔로미어를 연장한다(Figure 2). 인간의 경우, 텔로머레이스는 인간 텔로머레이스 역전사효소(human telomerase reverse transcriptase, hTERT) 유전자에 의해 암호화되는 촉매 소단위(catalytic subunit)와 인간 텔로머레이스 RNA(human telomerase RNA, hTR) 유전자 산물인 RNA 주형(template)을 중심으로 구성된 복합체이다. 여기에 dyskerin, NHP2, NOP10, GAR1 등 다양한 보조 단백질들이 결합하여, 효소 복합체의 구조적 안정성과 기능적 활성을 조절한다.텔로머레이스를 ‘자동차’ 전체에 비유한다면, TERT는 실제로 DNA를 합성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엔진’에 해당하며, hTR(또는 TERC)는 어떤 염기서열을 합성할지를 지시하는 ‘설계도’에 해당하는 RNA 주형으로 볼 수 있다.인체 내 약 120여 종의 세포 중 대부분은 텔로미어를 합성하는 효소인 텔로머레이스의 활성을 갖지 않으며, 이로 인해 세포는 분열이 반복될수록 텔로미어가 점진적으로 단축되고, 결국 복제에 따른 세포 노화(replicative senescence)에 도달하게 된다. 반면, 일부 높은 분열 능력을 가진 조직의 세포들은 예외적으로 텔로머레이스 활성을 유지한다.이러한 세포에는 모낭(hair follicle), 구강 편평상피(squamous epithelium), 피부 표피의 기저층(basal layer of epidermis), 제2형 폐포상피세포(type 2 alveolar epithelial cells), 간세포(hepatocytes), 장의 장선(intestinal crypts), 정원세포(spermatogonia) 등이 있다. 이들 세포에서 텔로머레이스 활성이 결여될 경우, 조직의 항상성 유지 및 생식 기능에 중대한 장애가 초래된다.특히, 정자 형성에 관여하는 정원세포(spermatogonia)에서 텔로머레이스 활성이 결여되면, 정자의 텔로미어 길이가 충분히 유지되지 못하고 단축된 상태로 전달된다. 이로 인해 형성된 배아는 텔로미어 단축에 기인한 세포 노화가 조기에 시작되며, 조기 노화(progeria)와 유사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실제로 이는 복제 양 돌리(Dolly) 사례에서 관찰된 바 있으며, 단축된 텔로미어가 수명 감소와 밀접하게 연관됨을 시사한다.이는 일반적인 체세포에서는 텔로머레이스 활성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지만, 생식세포와 줄기세포에서는 해당 효소가 구성효소(constitutive enzyme)로서 지속적으로 발현된다. 구성효소는 소화효소와 같이 항상 일정 수준으로 활성화되어 있는 효소이다.이에 반해 유도효소(inducible enzyme)는 특정 자극(예: 약물, 독성물질 등)에 의해 후천적으로 유도되는 효소이다. 이러한 분류 기준에 따라 텔로머레이스는 생식세포 및 줄기세포에서 구성효소로 기능하며, 암세포에서는 구성효소 및 유도효소적 특성을 보이는 이중적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줄기세포 중에서도 배아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s) 및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는 고도로 안정된 텔로머레이스 활성을 보이며, 이로 인해 세포 분열에 따른 텔로미어의 단축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복제에 따른 세포 노화에도 이르지 않는다.반면,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s), 신경줄기세포(neural stem cells), 조혈모세포(hematopoietic stem cells) 등 성체 유래 줄기세포에서는 텔로머레이스 활성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이로 인해 제한적인 텔로미어 단축이 관찰된다.TERT(Telomerase reverse transcriptase)란 무엇인가? 대부분의 체세포는 약 60~80회의 분열(population doublings) 이후 텔로미어가 임계 길이에 도달하게 되며, 이 시점에서 이중가닥 DNA 절단(double-strand break) 신호가 유도되어 복제에 따른 노화로 전환된다.이러한 현상은 체세포 내에서 텔로머레이스 활성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이는 텔로머레이스의 RNA 구성 요소인 TERC(hTR)가 존재하더라도, 촉매 활성을 담당하는 TERT 유전자의 전사가 억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TERT 발현의 억제는 체세포에서 텔로머레이스 활성이 결핍되는 주요 원인이며, 텔로미어 단축의 분자적 기전으로 작용한다.뿐만 아니라, TERT는 단순한 텔로미어 연장 기능 외에도 텔로미어 말단의 캡핑(capping)과 전체 구조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다양한 암종의 약 80~90%에서는 TERT 발현이 재활성화되어 텔로머레이스 활성이 증가되어 있으며, 암세포의 불사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결과적으로, TERT 발현은 텔로미어 연장과 세포 노화 회피를 통해 암세포 특성이 획득되는 초기 단계에서 결정적인 분자 표지자로 작용한다. 이러한 TERT 발현 유도는 다양한 내•외부 요인 중 유전자 불안정성과 돌연변이가 가장 대표적인 기전으로 제시되고 있다.암의 발생 과정에서 텔로미어 길이의 보존이 빈번히 동반되며, 이는 주로 인간 텔로머레이스 역전사효소(hTERT)의 발현 증가에 따른 텔로머레이스 활성의 재개로 설명된다. 따라서 TERT의 발현 조절 기전은 텔로머레이스 기반 항암 치료법의 핵심 표적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암세포 특이적 바이오마커로서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 또한 높다.텔로머레이스와 암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텔로머레이스의 비정상적인 재활성화는 암세포에서 흔히 관찰되는데, 이는 텔로미어 단축으로 유도되는 세포자멸사를 회피하고 무한 증식 능력을 획득하는 데 핵심적인 기전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전체 고형암 및 혈액암의 약 90% 이상에서 텔로머레이스 활성이 현저히 증가되어 있음이 관찰된다.여러 암 조직 생검에서 텔로머레이스 활성의 증가가 종양의 병기 및 악성도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반면, 대부분의 정상 성인 조직에서는 텔로머레이스 활성이 거의 검출되지 않으며, 일부 조혈모세포나 면역세포에서만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는 암세포 및 암전구세포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높은 수준의 텔로머레이스 발현과 텔로미어 유지 현상을 억제하여 암세포의 증식을 제한하는 치료 방법이 된다.특히, RNA 기반 치료법은 텔로머레이스의 RNA 구성요소인 hTR 또는 hTERT mRNA를 표적으로 하여 효소 활성을 간접적으로 억제하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중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s, ASO) 및 RNA 간섭(small interfering RNA, siRNA) 기술은 텔로머레이스 기능을 선택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다.대표적 예로는 이멜스타트(Imetelstat)가 있으며, 이는 인간 텔로머레이스 RNA(hTR)의 주형 영역에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리간드 결합형 ASO로 설계되어, 텔로미어 연장 과정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의 증식 억제를 유도한다. 이와 같은 RNA 기반 접근은 텔로머레이스 억제를 통한 항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표적 치료제 개발에 있어 중요한 진전을 이끌고 있다.텔로머레이스 억제를 통한 항암 치료 전략은? 텔로머레이스를 표적으로 한 항암제 개발은 다양한 작용기전을 바탕으로 다방면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크게 RNA 기반 억제제, 전사 억제 화합물, G-사중나선 안정화제, 그리고 면역치료 백신 전략으로 구분할 수 있다.1. RNA 기반 억제제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접근은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또는 RNA 간섭(siRNA) 기술을 활용하여 텔로머레이스 RNA 구성요소(hTR 또는 TERC)를 표적으로 하는 전략이다. 이들 억제제는 텔로머레이스 복합체 내의 RNA 주형에 상보적으로 결합함으로써 효소 활성을 억제하거나, RNase H 의존적 분해를 유도하여 텔로머레이스 기능을 근본적으로 차단한다.대표적 약제인 이멜스타트(Imetelstat)는 티오포스포라마이드(thio-phosphoramidate) 변형을 적용한 ASO로, hTR의 템플릿 영역에 결합하여 텔로미어 연장을 저해한다.2. hTERT 전사 억제 저분자 화합물 이 저분자 화합물은 텔로머레이스의 촉매 소단위인 hTERT 유전자의 전사를 직접 억제하는 방식으로, 프로모터 영역 조절 또는 후성유전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유전자 발현 자체를 낮춘다. 일부 저분자 화합물은 hTERT 단백질에 직접 결합하여 효소 활성을 차단한다. 식물 유래 플라보노이드(예: genistein)가 TERT 전사를 억제하는 기능이 보고된 바 있으나 낮은 선택성과 잠재적인 세포독성으로 인해 임상 적용에는 제한이 있다.3. G-사중나선(G-quadruplex) 안정화제 이 안정화제는 텔로미어 말단에서 형성되는 G-사중나선 구조를 안정화시켜 텔로머레이스의 접근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이다. 해당 구조는 G-rich 반복 서열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되며, 일부 저분자 화합물은 이 구조에 특이적으로 결합하여 G-quadruplex 형태의 유지 및 안정화를 유도한다.이 방법은 효소가 아닌 기질을 표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억제제와 구별되며, 비교적 빠른 약효 발현이 가능하다. 그러나 G-rich 서열이 텔로미어 외에도 다양한 유전자의 조절부위에 존재하기 때문에, 표적 특이성 확보가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4. 텔로머레이스를 항원으로 활용한 면역치료 텔로머레이스를 면역계의 표적으로 활용하는 전략도 개발되고 있다. 이는 hTERT 유래 펩타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항암 백신을 통해, 텔로머레이스를 발현하는 종양세포를 면역세포가 인식하고 제거하도록 유도한다. 비소세포폐암(NSCLC), 췌장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면역기억 반응을 통한 재발 억제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환자의 HLA 유형 및 종양미세환경(TME)에 따라 치료 반응의 편차가 존재하여, 정밀한 환자 선별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이와 같이 텔로머레이스 억제 전략은 암세포 특이성이 높고 장기적인 종양 억제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망한 접근이다. 그러나 기전상 텔로미어 길이의 점진적 단축을 필요로 하므로, 치료 효과 발현까지 수 주에서 수 개월이 소요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일부 암에서는 텔로머레이스 비의존적인 대체적 길이 조절(ALT, alternative lengthening of telomeres) 경로가 활성화되어 있어 단독요법으로는 제한적일 수 있다.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DNA 손상 유도제, 면역관문억제제(PD-1/PD-L1 억제제), PARP 억제제 등과의 병용요법이 시도되고 있다. 또한 텔로머레이스 발현 수준, 텔로미어 길이 상태, ALT 경로 활성 여부 등을 고려한 환자 맞춤형 정밀의학적 접근이 병행됨으로써, 텔로머레이스 억제제의 임상적 유용성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와 합성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차이는? 뉴클레오타이드는 모든 생명체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저분자 유기 화합물로, DNA와 RNA와 같은 핵산의 기본 단위이며 에너지 전달(ATP, GTP), 세포 신호전달(cAMP, cGMP), 효소 보조인자(NAD⁺, FAD) 등의 생리적 기능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분자는 세포 내에서 de novo 합성 경로 또는 재활용 경로(salvage pathway)를 통해 지속적으로 생성되며, 생명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이에 반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일반적으로 몇 개에서 수십 개의 뉴클레오타이드가 공유결합으로 연결된 짧은 핵산 서열로, 인공적으로 합성된 생체분자이다. 자연적으로는 microRNA나 small nuclear RNA와 같은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생체 내에서 잘 합성되지 않으며, 주로 화학적으로 합성되어 특정 유전 서열의 인식이나 분자 기능의 조절을 목적으로 활용된다.합성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분자생물학, 진단, 치료, 유전자 조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도구로 활용되고 있으며, 기능, 표적, 화학적 변형에 따라 ,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첫째, 기능적 측면에서 ▲ mRNA 또는 pre-mRNA에 결합하여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거나 RNA 스플라이싱을 조절하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 ASO), ▲ RNA 간섭(RNAi)을 유도하여 표적 mRNA의 분해를 유도하는 소간섭 RNA(siRNA) 또는 마이크로 RNA(miRNA) 유사체, ▲ 고특이적으로 단백질에 결합하여 기능을 저해하거나 조절하는 압타머(aptamer), ▲ CRISPR 시스템에서 유전자 편집을 유도하는 가이드 RNA(guide RNA, gRNA), ▲ 전사인자와 결합하여 표적 유전자 조절을 간섭하는 디코이(decoy), ▲ PCR, qPCR, 유전자 탐지 등 핵산 분석 기술에 사용하는 프라이머(primer) / 프로브(probe) 등으로 분류된다.둘째, 표적 및 작용기전에 따라 ▲ DNA, ▲ mRNA, ▲ pre-mRNA, 또는 단백질 등 다양한 분자에 작용할 수 있으며, 그 기전은 전사 억제, 번역 차단, RNA 스플라이싱 조절, 단백질-핵산 상호작용 차단 등으로 확장된다.셋째, 화학 구조적 변형 측면에서 천연형(natural-type) 외에도 약물 안정성 및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화학적 변형이 도입된다. 대표적으로 ▲ 인산기 산소를 황으로 치환하여 핵산분해효소 내성 증가를 위한 phosphorothioate(PS), ▲ 리보스의 2′ 위치에 화학기 추가로 결합력과 안정성 증가를 위한 2′-O-methyl RNA 및 2′-fluoro RNA, ▲ 리보스 고정을 통해 고결합 친화성 및 특이성 확보한 locked nucleic acid(LNA), ▲ 간세포 타깃팅 또는 세포 내 전달력 향상을 위한 GalNAc 또는 지질을 접합시킨 conjugated oligonucleotide 등이 있으며, 이는 체내 안정성, 표적 결합력, 약물 전달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요약하면, 뉴클레오타이드는 생명체 내에서 합성되는 주요 생리활성 분자인 반면,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외부에서 합성되어 생체 내 특정 유전자나 분자 기전을 정교하게 조절하기 위한 인공 핵산 서열이라는 점에서, 양자는 생성 방식과 생리적 존재 양상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자연계 핵산의 기능을 모방하거나 확장함으로써 차세대 핵산 기반 치료제 및 진단 기술의 핵심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ASO(Antisense Oligonucleotide,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란? ASO는 mRNA를 표적으로 설계된 짧은 합성 단일가닥 DNA 분자로, 특정 mRNA 서열과 상보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거나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한다(Figure. 3).ASO는 비교적 간단한 화학 구조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전사체의 분해 유도, RNA 스플라이싱 (splicing) 조절, 번역 억제 등 다양한 작용기전을 통해 유전 정보의 흐름을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ASO의 작용기전은 화학적 변형 방식과 결합 표적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된다. 대표적으로 RNase H 매개 분해는 ASO가 표적 mRNA와 이중가닥을 형성한 후, 세포 내 RNase H 효소에 의해 해당 mRNA가 분해되어 단백질 생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이다.또한, 스플라이싱 조절용 ASO는 pre-mRNA의 엑손/인트론 경계부에 결합하여, 엑손 스키핑(skipping) 또는 보존을 유도함으로써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변형시킬 수 있다. 이 외에도 번역 개시 억제, mRNA 안정성 저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작용이 가능하다.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ASO는 기존 소분자 화합물이나 단백질 기반 치료제와 달리 기능 상실(loss-of-function) 혹은 기능 획득(gain-of-function) 유전자 돌연변이 모두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다.그러나 ASO 치료제는 면역반응 유발, 비표적 결합(off-target effect), 체내 약물 전달 효율 등의 한계를 지니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phosphorothioate 치환, 2′-O-methyl 및 LNA 변형, GalNAc 결합을 통한 간세포 표적화, 지질 나노입자 기반 전달체 등 다양한 기술적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이러한 발전은 ASO의 치료적 효능을 향상시키는 데 핵심적인 기여를 하고 있으며, ASO 기반 핵산 치료제가 차세대 정밀의학 기반의 분자표적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텔로머레이스 표적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Telomerase-targeted oligonucleotide, TTO)란? TTO는 표적 핵산 서열에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구조를 가지면서도, 기존의 ASO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작용기전을 가진다. 즉 일반적인 ASO는 mRNA의 분해(RNase H 의존적 경로) 또는 스플라이싱 조절을 통해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지만, TTO는 hTR의 템플릿 서열에 직접 결합함으로써 텔로머레이스 효소 복합체의 활성 부위를 차단한다. 이는 효소의 기질 인식 및 촉매 반응 자체를 방해하는 비정형(non-canonical) ASO로 분류된다.이러한 TTO는 효소 작용 자체의 차단을 통해 효소 기능 차단(enzyme activity inhibition)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한다. 특히 텔로머레이스 활성이 높은 암세포에서 선택적으로 작용함으로써, 정상세포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암 특이적 억제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대표적인 TTO로는 이메텔스타트(Imetelstat)가 있으며, 이는 hTR의 템플릿 영역에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티오인산화(thio-phosphoramidate)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로 설계되었다.이메텔스타트는 어떤 약제인가? 이메텔스타트(Imetelstat, 제품명: 라이텔로 정맥주사, Rytelo®)는 텔로머레이스를 직접 표적으로 하는 최초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기반 치료제로, 2024년 미국 FDA로부터 승인받은 이후 골수이형성증후군(MDS) 치료 영역에서 새로운 치료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약제의 승인 적응증은 "8주간 4단위 이상의 적혈구 수혈이 필요한 수혈 의존성 빈혈을 가진 저위험~중간-1 위험군 MDS 성인 환자 중, 적혈구생성자극제(ESA)에 반응하지 않거나 반응이 소실되었거나, 투여가 불가능한 경우"이다.이메텔스타트는 기존의 ASO와는 구별되는 비정형 ASO로 분류되며, 비정상적인 텔로머레이스 활성을 보이는 악성 조혈모세포(HSCs) 및 전구세포(HPCs)를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병적 클론의 제거와 정상 조혈 기능의 회복을 유도하는 질환 수정형(disease-modifying) 치료 제이다.분자 구조적으로, 이메텔스타트는 13개의 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된 단일가닥 DNA 서열이며, 티오인산화(thio-phosphoramidate) 변형을 통해 핵산분해효소(nuclease) 저항성, 수용성, 대사적 안정성 등의 약물학적 특성이 향상되었다. 또한 5′ 말단에 팔미토일기(palmitoyl group)가 결합되어 소수성을 증가시켜 세포막 투과성 및 세포 내 유지성을 강화하며, 별도의 형질전환 과정 없이도 세포 내 작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전임상 연구에서는 이메텔스타트의 약물 노출과 텔로머레이스 억제 간의 명확한 약력학적 상관성이 확인되었고, 텔로머레이스 활성을 50% 이상 억제하는 수준의 약리 효과가 임상적으로 확보 가능한 범위 내에 있음이 입증되었다. 또한, 골수증식성 질환 모델(예: 본태성 혈소판증, 골수섬유증, 급성 골수성 백혈병 등)에서는 시험관 내(in vitro) 및 생체 내(in vivo) 실험 모두에서 강력한 항종양 활성을 나타냈다.특히 저위험 MDS 환자에서 이메텔스타트는 텔로미어 단축, hTERT 과발현, 분화 억제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병적 조혈모세포 및 전구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정상 조혈의 회복과 함께 적혈구 수혈 비의존 기간(RBC-TI)의 연장, 혈색소 수치의 향상, 염색체 이상 클론 및 돌연변이 부담의 감소를 유도하였다.아울러, 이메텔스타트는 면역회피 특성을 가진 악성 클론에서도 항암 활성을 유지함으로써, 기존 면역항암제 또는 세포독성 항암제에 비해 임상적 적용 가능성이 높다. 현재 진행 중인 다수의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MDS뿐 아니라 골수섬유증(myelofibrosis), 기타 혈액암 영역으로의 적응증 확장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다.이메텔스타트의 약리 기전은? 이메텔스타트는 TERT-targeting telomerase complex inhibtor 또는 RNA-template targeting telomerase inhibitor로, 인간 텔로머라제의 RNA 구성 요소(hTR)의 주형 영역에 상보적으로 결합하여 텔로머레이스 복합체의 활성 부위에서 기질 결합 및 연장을 직접 차단한다. 즉 hTR의 주형 서열(3′-CAAUCCCAAUC-5′)에 상보적인 염기서열(5′-palmitate-TAGGGTTAGACAA-NH₂-3′)이 결합함으로써, 텔로머레이스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여 텔로미어 말단에 반복 서열을 추가하는 기능을 경쟁적으로 차단한다. 이로 인해 암세포 내에서의 텔로미어 길이가 점진적으로 짧아지며, 결국 세포 노화 또는 세포자멸사를 유도하게 된다(Figure 4). 골수이형성증후군(MDS) 및 악성 줄기세포 및 전구세포에서 텔로머레이스 활성 및 인간 텔로머레이스 역전사효소(hTERT) RNA 발현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에 여러 연구에서 이메텔스타트 치료가 텔로미어 길이 감소, 악성 줄기세포 및 전구세포의 증식 감소, 그리고 세포자멸사를 유도함으로써 세포 증식 억제 및 수명 단축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고되었다.또한, 이 약제는 텔로머레이스의 촉매 소단위인 hTERT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효소 활성을 이중적으로 저해하는데, 이 hTERT는 텔로머레이스 활성을 조절하는 주요 속도 제한 인자(rate-limiting component)로 알려져 있다.이러한 이멜스타트의 작용 기전은 항원-항체 반응이나 면역세포 활성화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면역항암제와는 달리, 종양 세포의 분열 및 생존을 유지하는 내재적 기전인 텔로머레이스 의존성을 직접 차단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별성을 갖는다.이멜스타트(RYTELOⓇ) 3상 임상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이메텔스타트의 임상적 유효성은 IMerge 3상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본 연구는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다기관 임상시험으로 설계되었으며, 저위험 또는 중간-1위험군 골수이형성증후군(MDS) 환자 중 수혈 의존성을 보이는 성인 178명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다. 환자 등록 기준은 무작위배정 16주 전의 8주간 기간 동안 적어도 4단위 이상의 적혈구 수혈 필요 이력이 있는 경우로 정의되었다.등록 환자들은 모두 적혈구생성자극제(ESA)에 반응이 없었거나 반응이 소실되었거나, ESA 투여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 경우였다. 주요 포함 기준에는 절대 호중구 수치 ≥ 1.5 × 10⁹/L, 혈소판 수 ≥ 75 × 10⁹/L이 포함되었으며, del(5q) 염색체 이상 보유자, 레날리도마이드(Lenalidomide) 또는 아자시티딘(Azacitidine)과 데시타빈(Decitabine) 같은 저메틸화제(hypomethylating agents, HMA) 치료 이력이 있는 환자는 제외되었다.무작위배정은 2:1 비율로 수행되어, RYTELO 7.1 mg/kg 정맥주사군(n=118) 또는 위약군(n=60)에 배정되었으며, 28일 주기(cycle)로 반복 투여되었다. 치료는 질병 진행, 용인할 수 없는 독성, 또는 환자의 자의적 중단 시점까지 지속되었다. 무작위배정은 기존 RBC 수혈 부담 및 IPSS 위험군 등급을 기준으로 계층화되었다. 모든 환자에게는 필요 시 적혈구 수혈을 포함한 지지요법(supportive care)이 병행 제공되었다.평가 기간은 RYTELO 투여군에서 중앙 추적기간 19.5개월(범위: 1.4–36.2개월), 위약군에서 17.5개월(범위: 0.7–34.3개월)이었으며, 주요 유효성 평가 변수는 적혈구 수혈 독립(RBC transfusion independence, RBC-TI) 달성 비율이었다. 이는 무작위배정 이후부터 차기 항암 치료 개시 전까지의 기간 중 연속된 8주(≥56일) 또는 연속된 24주(≥168일) 동안 적혈구 수혈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로 정의되었다.그 결과, 8주 이상 RBC-TI 도달률은 RYTELO 군에서 39.8%(95% CI: 30.9–49.3)로, 위약군의 15.0%(95% CI: 7.1–26.6)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p < 0.001). 또한 24주 이상 RBC-TI 도달률 역시 RYTELO 군에서 28.0% (95% CI: 20.1–37.0)로, 위약군 3.3% (95% CI: 0.4–11.5)와 비교하여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 < 0.001). 이러한 결과는 RYTELO가 ESA 불응 또는 부적합 환자군에서 수혈 의존성을 유의하게 줄이고, 적혈구계 조혈 회복을 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안전성 측면은 RYTELO 군에서 위약군 대비 ≥10% 이상, ≥5% 차이를 보인 주요 이상반응은 혈소판 감소, 백혈구 감소, 호중구 감소, AST/ALT/ALP 상승, 피로, 부분 트롬보플라스틴 시간 연장, 관절/근육통, COVID-19 감염, 두통 등이었다.따라서, RYTELO는 저위험 MDS 환자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수혈 독립 향상을 유도하였으며, 전반적으로 관리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권장 투여 용량은 7.1 mg/kg이며, 4주마다 2시간에 걸쳐 정맥 투여한다. 이멜스타트의 앞으로의 예상은? 골수이형성증후군(MDS)은 조혈모세포의 분화 및 성숙에 결함이 생겨 비정상적 조혈과 말초 혈구감소증을 유발하는 이질적인 클론성 조혈장애이다. 특히 저위험군 MDS 환자에서는 만성적인 적혈구 수혈 의존성 빈혈이 주요 임상 양상으로 나타나며, 삶의 질 저하 및 철분 과부하에 의한 이차적 장기 손상이 주요 합병증으로 작용한다.현재까지 이들 환자에서 사용 가능한 치료제로는 적혈구생성자극제(ESA) 및 저메틸화제(HMA) 등이 있으나, 반응률의 한계와 장기 치료 효과에 대한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텔로머레이스는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하여 세포의 분열 한계를 극복하게 하는 핵심 효소로, 대부분의 암세포 및 악성 조혈모세포에서 비정상적으로 활성이 증가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활성을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병적 조혈세포의 증식을 제한하고 정상 조혈을 회복시키는 접근은 질환의 근본 기전을 타겟으로 하는 질환 수정형(disease-modifying) 치료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이메텔스타트(Imetelstat)는 인간 텔로머레이스 복합체(hTERT/hTR)에 직접 결합하여 활성을 경쟁적으로 억제하는 first-in-class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기반 치료제로, 텔로미어 유지 능력을 상실하게 하여 세포 자멸사 및 증식 억제를 유도한다. 특히 병적 조혈모세포(HSCs/HPCs)와 백혈병 줄기세포(LSCs)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며, 정상 조혈세포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고되고 있다.IMerge 3상 임상시험에서 이메텔스타트는 ESA에 반응하지 않거나 부적합한 저위험~중간-1 위험군 MDS 환자를 대상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적혈구 수혈 독립 효과를 입증하였다. 8주 이상 수혈 독립률(RBC-TI)은 이메텔스타트군에서 39.8%, 위약군에서 15.0%로 나타났으며, 24주 이상 수혈 독립률도 각각 17.8%와 1.6%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이는 기존 치료옵션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 집단에 있어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한 근거로 평가된다.다만, 현재 이메텔스타트는 저위험 MDS + ESA 실패 + 수혈 의존성 빈혈이라는 제한된 적응증으로 승인되어 있으며, TP53 돌연변이나 고위험군 MDS는 제외 대상에 해당된다. 또한 치료 효과 발현까지 수 주에서 수개월이 소요되며, 호중구감소증(72%) 및 혈소판감소증(65%) 등 고빈도의 혈액학적 이상반응이 동반될 수 있다는 점은 임상적 고려가 필요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텔로머레이스라는 근원적 분자 표적을 겨냥한 이메텔스타트는 기존 화학요법 및 면역조절제와는 차별화된 기전을 통해 조혈계 악성질환에 있어 정밀의학적 치료 전략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미국 및 유럽에서 승인된 약제로서, 향후 국내 도입과 더불어 적응증 확대, 병용요법, 고위험 환자군에서의 임상적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참고문헌 1. Alexander Vaiserman, Dmytro Krasnienkov “Telomere Length as a Marker of Biological Age: State-of-the-Art, Open Issues, and Future Perspectives” Front. Genet. 11:630186(2021). 2. Virginia Boccardi “Aging, Cancer, and Inflammation: The Telomerase Connection” J. Mol. Sci. 2024, 25(15), 8542. 3. Virginia Boccardi, and Luigi Marano “Aging, Cancer, and Inflammation: The Telomerase Connection” Int. J. Mol. Sci. 2024, 25, 8542. 4. Zachary Schrank, Nabiha Khan, Chike Osude, Sanjana Singh et al. “Oligonucleotides Targeting Telomeres and Telomerase in Cancer” Molecules 2018, 23, 2267. 5. Ashley L. Lennoxm, Fei Huang, Melissa Kelly Behrs, Mario González-Sales et al. “Imetelstat, a novel, first-in-class telomerase inhibitor:Mechanism of action” Clin Transl Sci. 2024;17:e70076 6.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5-06-13 06:24:02최병철 박사 -
원형탈모 치료제 '렉셀비', 세 번째 경구 JAK 억제제4편: 세 번째 경구 JAK 억제제, 원형탈모증 치료제 렉셀비(Deuruxolitinib)렉셀비(Leqselvi®, lek-sel-vee, 성분명: 듀룩소리티닙, Deuruxolitinib, Sun Pharma)는 미국 FDA로부터 2024년 7월에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alopecia areata) 치료제로 승인되었다.이 약제는 세 번째 경구용 JAK(Janus kinase) 억제제로, 특히 JAK1과 JAK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여 면역 반응을 조절함으로써 탈모를 유발하는 염증 경로를 차단한다. 현재 유럽 EMA에서는 승인되지 않았다.원형탈모증(Alopecia areata, AA)은 비반흔성(non-scarring) 자가면역성 탈모 질환으로, 주로 성장기(anagen phase)의 모낭(hair follicle)이 면역계의 표적이 되어 발생한다. 임상적으로는 국소성 탈모에서 전신 탈모(alopecia universali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여러 연구들은 원형탈모증의 병태생리가 모낭 면역 특권(hair follicle immune privilege)의 붕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밝히며, 최근 이러한 병태생리에 기반한 JAK 억제제들이 개발되면서 치료 패러다임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JAK는 원형탈모증의 염증 촉진성 사이토카인(pro-inflammatrory cytokines) 신호전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이에 따라 JAK 억제제는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의 유망한 약물 계열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FDA는 JAK 억제제인 바리시티닙(Baricitinib)과 리틀레시티닙(Ritlecitinib)을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승인하였고, 국내에도 이미 소개되어 있다.이어 세 번째 경구용 JAK 억제제인 듀룩소리티닙은 JAK1과 JAK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고 TYK2도 일부 억제함으로써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림프구 기능을 부분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IFN-γ, IL-2, IL-6, IL-15 등의 광범위한 염증 촉진성 사이토카인에 작용하여, 면역 조절 효과를 극대화한다.듀룩소리티닙의 승인은 두 건의 다국적 3상 임상시험인 THRIVE-AA1 및 THRIVE-AA2를 근거로 이루어졌다. 이들 연구에서는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두피 탈모 범위 ≥50%) 총 1,220명의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24주간 치료를 시행한 결과, 약 30%의 환자에서 두피 모발의 80% 이상이 회복(SALT 점수 ≤20)되는 유의미한 임상적 개선 효과가 확인되었다.사이토카인(Cytokine)이란 무엇인가?사이토카인은 면역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세포에 의해 생성되며, 주로 폴리펩타이드(polypeptide) 또는 당단백질(glycoprotein)의 형태로 존재하는 세포 간 신호 전달 분자이다.이들은 자가분비(autocrine) 및 측분비(paracrine) 경로를 통해 작용하면서 세포의 증식, 분화, 생존, 그리고 활성화와 같은 핵심 생물학적 과정을 정교하게 조절한다.사이토카인은 특정 세포군에 국한되지 않고, 면역세포뿐만 아니라 상피세포, 섬유아세포, 혈관내피세포 등 다양한 비면역세포에서도 발현될 수 있다. 이는 하나의 사이토카인이 여러 종류의 세포에 작용할 수 있으며, 서로 다른 사이토카인이 동일한 생물학적 효과를 유도하는 경우도 흔하게 관찰된다. 이러한 특성은 세포 간 신호 전달 경로를 복잡하고도 정교하게 구성하게 한다.사이토카인의 작용은 선천 및 후천 면역 반응의 조절뿐 아니라 염증 반응의 유도와 조절, 조직 재생( tissue regeneration), 생체 항상성(homeostasis)의 유지 등 다양한 생리적 과정에서 핵심적인 조절자 역할을 수행한다.사이토카인의 계열로는 인터루킨(interleukins, ILs), 인터페론(interferons, IFNs), 종양괴사인자(tumor necrosis factors, TNFs), 집락자극인자(colony-stimulating factors, CSFs), 케모카인(chemokines), 성장인자(growth factors) 등이 있으며, 이들은 각기 다른 수용체에 결합하여 세포 내 신호전달을 유도하고 세포의 기능적 운명을 결정짓는다.이들 사이토카인은 면역 반응의 시작, 유지, 해소에 관여하는 저분자 단백질로서, 면역세포 간의 신호 전달을 매개하는 주요 인자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염증 촉진성(pro-inflammatory)과 염증 억제성(anti-inflammatory)으로 분류되며, 세포 내 신호전달, 면역세포의 활성화 상태, 조직 환경 등에 따라 상황 의존적으로 조절된다이러한 두 사이토카인 계열 간의 균형은 병원체 방어와 면역 항상성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이 균형이 깨질 경우 자가면역 질환, 만성 염증 또는 면역 억제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이 중 염증 촉진성 사이토카인은 선천면역 반응 초기 단계에서 빠르게 분비되어 병원체에 대한 방어를 유도하며, 항원제시세포(APC)의 활성화, T 세포 분화, 염증성 케모카인 생성 등을 매개한다. 대표적인 염증성 사이토카인으로는 IFN-γ, IL-1β, IL-6, TNF-α, IL-12, IL-15, IL-17, IL-23 등이 있다.반면, 염증 억제성 사이토카인은 염증 반응을 억제하거나 종결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며, 면역 관용 유지 및 조직 복구에 관여한다. 대표적인 억제성 사이토카인으로는 TGF-β, IL-4, IL-10, IL-13, IL-27, IL-35 등이 있다.이와 같이, 두 사이토카인은 상호작용을 통해 면역 반응의 강도와 범위를 조절하며, 이들의 균형은 감염 방어와 자가면역 예방 사이에서 정교하게 조절된다.따라서, 사이토카인(리간드)이 해당 수용체에 결합하면, 수용체에 연계된 JAK가 활성화된다. 활성화된 JAK는 자가 티로신 잔기를 인산화하여 자신의 키나아제 활성을 증가시키며, 이어서 STAT 단백질을 인산화한다. 인산화된 STAT는 이형 혹은 동형 다이머(dimer)를 형성한 후 핵으로 이동하여, 표적 유전자의 전사(transcription)를 촉진한다(Figure 1). 사이토카인 수용체(Cytokine receptors)의 분류와 역할은? 사이토카인 수용체는 사이토카인과의 특이적인 결합을 통해 세포 내 신호 전달을 유도하는 막관통 단백질(transmembrane proteins)이다.사이토카인 수용체는 기능적으로는 결합하는 리간드의 종류에 따라 인터루킨 수용체, 인터페론 수용체, 종양괴사인자(TNF) 수용체, 케모카인 수용체, 조혈자극인자(CSF) 수용체, 성장인자 수용체 등으로 분류되며, 각각 특정한 세포 신호 경로를 통해 고유의 생리학적 효과를 매개한다.또한, 구조적 유사성과 진화적 상동성을 기준으로 분류하면, 크게 제1형 및 제2형 사이토카인 수용체, 케모카인 수용체 계열, TNF 수용체 초계열(superfamily), TGF-β 수용체 계열, 그리고 면역글로불린(Ig) 수용체 초계열로 나뉜다. 각 계열은 공통된 구조적 도메인 및 신호전달 기전을 공유하며, 세포의 운명 결정에 중요한 신호를 전달한다.이 중 제1형 사이토카인 수용체(Type I cytokine receptors)은 다양한 사이토카인에 반응하는 세포막 수용체로, 주로 인터루킨(IL)과 같은 사이토카인을 인식한다. 이 계열에는 IL-2(β-서브유닛), IL-3, IL-4, IL-5, IL-6, IL-7, IL-9, IL-11, IL-12, GM-CSF, G-CSF, 에리스로포이에틴(EPO), LIF, CNTF, TPO(혈소판생성인자), 프로락틴, 성장호르몬 등의 수용체가 있다. 이들 수용체 대부분 JAK-STAT 경로를 통해 세포 내로 신호를 전달한다.또한, 제2형 사이토카인 수용체(Type II cytokine receptors)는 주로 인터페론 계열 및 일부 인터루킨 계열의 사이토카인을 인식하며, 제1형과는 기능적 구조 단위(motif)와 도메인의 구성 및 배열 방식에서 구조적 차이를 보인다. 이 계열에는 IFN-α, IFN-β, IFN-γ, IL-10, IL-22, Tissue factor 등이 있다. 이들 수용체는 리간드 결합 도메인에서 구조적 유사성을 가지며, JAK-STAT 경로를 통해 세포 내로 신호를 전달한다.JAK(Janus kinase)란 무엇인가? JAK는 세포막을 직접 관통하지 않는 비수용체형 티로신 단백질 키나아제((non-receptor tyrosine kinase)로, 사이토카인 수용체의 세포질 도메인에 결합해 세포 외부의 신호를 세포 내부로 전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JAK는 일반적으로 두 개의 기능적 도메인으로 구성되며, 하나는 기질의 인산화를 수행하는 tyrosine kinase 도메인이고, 다른 하나는 촉매 활성을 갖지 않는 pseudokinase 도메인이다. 이러한 이중적인 구조는 로마 신화에서 두 얼굴을 가진 신인 ‘야누스(Janus)’를 연상시키며, Janus kinase라는 명칭의 유래가 되었다.JAK는 단순한 키나아제 활성을 넘어, 수용체 복합체의 안정화, 수용체의 세포 내 이동 및 성숙 조절, 그리고 SOCS(suppressor of cytokine signaling)와 같은 음성 조절인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신호 전달을 정밀하게 조율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이에는 JAK1, JAK2, JAK3 그리고 TYK2로 구분된다.JAK1은 대부분의 조직에서 발현되며, Type I 인터페론 수용체(IFN-α, IFN-β 등), Type II 인터페론 수용체(IFN-γ), IL-6 계열 수용체, 그리고 γc(공통 감마사슬) 수용체와 연계되어 작용한다. 이러한 분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JAK1은 면역 및 염증 반응의 조절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JAK2는 다양한 조직에서 광범위하게 발현되며, erythropoietin(EPO), thrombopoietin(TPO), granulocyte colony-stimulating factor(G-CSF) 등 호르몬 유사 사이토카인의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기능을 통해 JAK2는 조혈 및 배아 발생 과정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JAK3는 주로 골수 및 림프계 조직(T 세포, B 세포, NK 세포 등)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며, γc(공통 감마사슬)를 공유하는 IL-2, IL-4, IL-7, IL-9, IL-15, IL-21 수용체에 한정적으로 결합하여 림프구의 발달 및 항상성 유지에 관여한다.TYK2는 Type I 인터페론 수용체를 비롯하여 IL-12 및 IL-23 수용체의 신호 전달에 관여하며, 항바이러스 면역, Th1/Th17 관련 면역 반응, 자가면역 질환의 병태생리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STAT(Signal transducer and activator of transcription)는 무엇인가? STAT은 세포 외부의 사이토카인 또는 성장인자 자극을 핵 내 유전자 전사로 연결하는 전사 조절 인자로서, JAK-STAT 경로의 주요 하위 신호 전달자로 기능한다. STAT 단백질은 면역 반응, 염증 조절, 세포 생존 및 분화 등 다양한 생리적 과정에 관여하며, 이들의 활성 이상은 자가면역질환, 염증성 질환, 종양 등의 병태생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현재까지 밝혀진 STAT은 총 7종(STAT1, STAT2, STAT3, STAT4, STAT5A, STAT5B, STAT6)으로 구성되며, 각 STAT 단백질은 특정 사이토카인 자극에 의해 선택적으로 인산화된 후 이합체(homodimer 또는 heterodimer)를 형성하여 핵으로 이동하고, 표적 유전자의 전사를 조절한다.각 JAK 단백질은 STAT1~4, STAT5A/B, STAT6 등 다양한 STAT 인자들과 선택적으로 결합하며, 이는 특정 리간드-수용체 조합에 따른 하위 신호 전달의 특이성을 매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IL-4 수용체는 JAK1과 JAK3의 이종이합체를 형성하여 STAT6를 주로 활성화한다. 이러한 다양성은 사이토카인 신호의 선택성과 세포 특이적 반응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분자적 기반을 제공한다(Figure 2). 이처럼 JAK 계열 단백질은 면역, 염증, 조혈, 항바이러스 반응을 포함한 다양한 생리적·병리적 기능의 중심에서 핵심적 신호전달 플랫폼으로 작용하며, 이를 표적으로 하는 JAK 억제제는 자가면역질환, 염증성 질환, 혈액암 등에서 치료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다.JAK-STAT(Janus kinase-Signal transducer and activator of transcription) 경로는 무엇인가?사이토카인과 성장인자는 JAK-STAT 신호 전달 경로를 활성화하는 주요 인자로, 진화적으로 잘 보존되어 있는 신호 체계이다. 이러한 경로는 점균류(slime mold)와 같은 단순한 진핵생물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물에서 발견되며, 세포 간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진화한 가장 초기의 신호 전달 기전 중 하나이다. 이후 이 경로는 다양한 세포 내 신호전달 기전과 함께 진화하면서, 특정 리간드에 반응하는 정교하고 특이적인 신호 전달 시스템으로 발전하게 되었다.JAK-STAT 경로는 유전자 발현을 정밀하게 조절하여 세포 기능의 다양성과 항상성을 유지하고, 세포 증식, 분화, 이동, 생존, 세포사멸 등 다양한 생물학적 현상을 조절한다. 이 경로는 자극의 종류와 세포 및 조직 환경에 따라 상이한 생리적 반응을 유도하며, 조혈, 면역세포 발달, 줄기세포 항상성, 개체 성장, 유선 발달 등 필수적인 생물학적 과정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한다.현재까지 50종 이상의 사이토카인 및 펩타이드 호르몬이 이 경로를 통해 신호를 전달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으며, 이를 통해 세포 및 조직 수준에서의 반응에 유연성과 정밀성을 부여한다. 이 경로는 인터루킨(IL), 인터페론(IFN), 성장인자, 호르몬 등 다양한 리간드에 의해 활성화된다.JAK-STAT 경로의 활성화는 사이토카인이 세포막 사이토카인 수용체에 결합하면서 시작된다. 사이토카인 결합은 수용체에 결합된 JAK의 자가인산화 및 상호인산화(phosphorylation)를 유도하고, 이에 따라 수용체의 세포질 도메인 내 특정 티로신 잔기가 인산화된다.이 인산화 부위는 Src homology 2(SH2) 도메인을 가진 STAT 단백질의 도킹 부위로 작용하며, STAT은 이곳에 결합한 후 JAK에 의해 인산화되어 활성화된다. 활성화된 STAT은 수용체로부터 분리되어 동종 또는 이종 이합체(dimerization)를 형성한 뒤, 핵으로 이동하여 특정 DNA 서열에 결합함으로써 전사인자로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Figure 3). 모낭의 면역 특권(immune privilege, IP)이란 무엇인가? 모낭은 성장기(anagen phase) 동안 자가항원에 대한 면역 반응을 회피하기 위해 면역 특권(IP)이라는 국소적 면역억제 환경을 형성한다. 이는 MHC class I 및 II 분자의 발현 억제, 형질전환 성장인자(transforming growth factor-beta,TGF-β), 알파 멜라닌세포자극호르몬(alpha-melanocyte-stimulating hormone, α-MSH, IL-10 등의 면역조절 인자의 발현, 그리고 NK 및 T 세포 억제 인자의 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이러한 면역 특권은 외부 항원으로부터 모낭 줄기세포 및 멜라닌세포와 같은 면역학적으로 취약한 구조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모낭 상피 줄기세포는 자가면역성 공격 중에도 보존되므로, 항염증 치료 후에도 모발 재생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그러나 원형탈모증에서는 이러한 면역 특권이 국소적으로 붕괴되어 유도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면역 특권의 손실은 세포독성 T 세포(cytotoxic T cell)의 한 종류인 CD8⁺ NKG2D⁺ T 세포(CD8⁺ Natural Killer Group 2 Member D⁺ T cell)의 모낭 침윤, IFN-γ 및 IL-15와 같은 염증 촉진성 사이토카인(pro-inflammatory cytokine)의 과발현, CXCR3–CXCL9/10 축을 통한 림프구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모낭 파괴와 탈모가 유도된다(Figure 4). 요약하면, 원형탈모증에서 사이토카인은 자가면역 반응의 유도, 증폭,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특히 IFN-γ, IL-15, CXCL10 등의 염증 촉진성 사이토카인은 모낭 면역 특권 붕괴 및 세포독성 T 세포의 활성화를 매개한다. 반면, TGF-β 및 IL-10과 같은 염증 억제성 사이토카인의 감소는 이 균형을 더욱 악화시킨다. 이러한 사이토카인 네트워크는 JAK/STAT 신호전달 경로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어, 현재 JAK 억제제를 포함한 다양한 표적 치료제의 개발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현재 원형탈모증 치료제에는 어떤 약제를 사용하는가?원형탈모증은 흉터를 남기지 않는 자가면역성 탈모 질환으로, 모낭 수준에서의 만성 염증을 특징으로 한다. 임상적으로는 국소적이고 경계가 명확한 두피 병변부터 전신 및 두피의 광범위한 탈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현재 치료법은 두피 및 체모 침범 정도에 따라 달라지며, 경증의 경우 국소 도포제 및 병변 내 스테로이드 주사(intralesional corticosteroid injection)가 1차 치료로 사용되며, 중등도에서 중증의 경우 전신 면역억제제가 주요 치료법이다.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는 두피나 눈썹 부위의 탈모 병변에 직접 주사할 수 있으며, 작은 병변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또한, 전신 스테로이드제(경구용)는 고용량으로 경구 투여하면 모발 재성장이 유도될 수 있으나, 치료 중단 시 탈모가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외용제로 디트라놀(Dithranol) 크림은 주로 건선(psoriasis) 치료에 사용되는 크림으로, 피부에 자극 반응을 유도함으로써 모발 성장 자극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또한 미녹시딜(Minoxidil) 로션은 탈모 부위에 도포하면 일부 환자에서 미세한 모발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경구용 면역억제제(Sulfasalazine, Methotrexate, Cyclosporine, Azathioprine 등)는 면역 반응을 억제함으로써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된다.프로스타글란딘 유사체(Prostaglandin analogs)로 라타노프로스트(Latanoprost), 비마토프로스트(Bimatoprost) 등은 안약 형태 약물이 속눈썹 성장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JAK 억제제(Baricitinib, Ritlecitinib 등)은 JAK-STAT 신호전달을 차단함으로써 자가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JAK 억제제는 무엇인가? 모낭 상피세포(Follicular epithelial cells)에 MHC class I 분자와 NKG2D 리간드(예: MICA, ULBP 계열)를 비정상적으로 과발현하면, 이는 CD8⁺ NKG2D⁺ T 세포에 의해 인식되어 면역학적 공격의 대상이 된다. 이들 세포는 항원 제시 또는 세포 스트레스 신호에 반응하여 모낭 상피세포와 면역 접합부(immune synapse)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세포독성 반응을 유도한다.CD8⁺ NKG2D⁺ T 세포는 진피로 침윤하여 모낭 구부(hair follicle bulb) 부위에 분포화되며, IFN-γ를 분비한다. 이는 모낭 상피세포에 발현된 IFN-γ 수용체와 결합하여 JAK1/JAK2 의존적 경로를 활성화시킨다. 이러한 자극은 모낭의 면역 특권을 붕괴시키고, 모발 주기의 퇴행기(catagen phase)로의 전환을 유도한다.동시에, IFN-γ 자극은 모낭 상피세포로 하여금 IL-15를 생성하도록 유도하며, 이 역시 JAK1 및 JAK2 경로를 통해 매개된다. 분비된 IL-15는 CD8⁺ T 세포의 IL-15 수용체에 결합하고, JAK1/JAK3 경로를 통해 추가적으로 IFN-γ 생성을 촉진함으로써, 염증 촉진성 양성 피드백 루프가 증폭된다. 이 루프는 모낭 상피세포의 MHC class I과 NKG2D 리간드(MICA, ULBP-3 등)의 발현을 더욱 촉진하며, 지속적인 자가면역적 공격을 유도하여 원형탈모증의 병태생리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따라서, IFN-γ는 MHC 분자 및 NKG2D 리간드의 비정상적인 발현을 유도함으로써 면역계에 의한 인식을 촉진하며, IL-15는 자가반응성 기억 T 세포(autoreactive memory T cell)의 생존과 증식을 조절하여 염증 반응을 지속시킨다. 이러한 면역 특권의 병리적 붕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전임상 및 임상 연구들에서 제시해왔다.이에, 토파시티닙(Tofacitinib)은 주로 JAK1 및 JAK3를, 룩소리티닙)Ruxolitinib과 바리시티닙(Baricitinib)은 JAK1 및 JAK2를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해당 신호전달 경로의 다양한 단계를 차단할 수 있다. 이들 JAK 억제제는 염증 축진성 사이토카인 신호와 면역 활성화 루프를 차단하여, 원형탈모증에서의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모낭 파괴를 완화시키는 기전을 가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Figure 5). 즉, 이러한 경로의 차단은 면역 특권을 부분적으로 복원하고, 염증세포의 침윤을 억제함으로써 치료적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JAK 억제제는 이러한 염증 신호를 억제함으로써 모낭의 자가면역 공격을 차단하고, 모발 재성장을 유도하는 표적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현재 국내에서 승인된 JAK 억제제는? 현재 '바리시티닙(Baricitinib, Olumiant®, 릴리)', '리틀레시티닙(Ritlecitinib, Litfulo®, 화이자)'이 중증 원형탈모증(AA)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이들 약제는 모두 모낭 주변의 사이토카인 폭풍을 진정시켜 면역 매개 탈모를 억제하고, 모발 재성장을 촉진하는 기전을 공유한다. 이로써 JAK 억제제는 AA의 치료에 있어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먼저, 바리시티닙은 JAK1/2 억제제로, 2022년 미국 FDA 및 유럽 EMA, 2023년 한국 식약처로부터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이 약제는 JAK1/2를 억제함으로써 IFN 계열 및 IL-6 등 광범위한 염증 촉진성 사이토카인의 신호전달을 차단한다.이 약제는 3상 BRAVE-AA1 및 BRAVE-AA2 임상시험의 결과를 기반으로 허가되었다. 총 1,2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36주간 투여 후 평가한 결과, 4 mg 투여군의 35∼38%가 SALT 점수 ≤20(두피 모발 80% 이상 회복)을 달성하였으며, 이는 위약군(3∼6%) 대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2 mg 투여군도 위약군에 비해 우월한 반응률(19∼23%)을 나타냈으나, 4 mg 투여군보다는 효과가 낮았다. 주된 이상반응은 상기도 감염, 두통, 여드름 등이었으며,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은 낮게 보고되었다.다음, 리틀레시티닙은 JAK3 및 TEC 계열 선택적 억제제로, 2023년 미국 및 유럽에서, 2024년 9월에는 국내에서 12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을 대상으로 한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이 이 야제는 JAK3 및 TEC를 억제함으로써 IL-2, IL-15 등 γc 공유 수용체 계열 사이토카인의 신호를 선택적으로 조절한다.이 약제는 ALLEGRO 2b/3상 및 ALLEGRO-LT 장기 추적 연구를 통해 임상적 근거가 확보되었으며, ALLEGRO 2b/3상에서는 총 71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리틀레시티닙 50 mg 1일 1회 투여 시 24주 후 SALT 점수 ≤20 도달율이 23%로, 위약군(1.6%) 대비 우수하였다.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두통, 설사, 여드름, 발진 등이 있었고, 중대한 이상반응의 빈도는 낮고 대조군과 유사하였다.이러한 결과는 JAK 억제제가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에서 염증 촉진성 사이토카인 경로의 차단을 통해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이는 모발 재생을 유도하는 효과적인 치료제로 볼 수 있다.듀룩솔리티닙은 어떤 약제인가? 듀룩솔리티닙(제품명: Leqselvi®, Sun Pharma)은 선택적 JAK 1/2 억제제로, 2024년 7월 미국 FDA로부터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이 약제는 기존 JAK 억제제인 룩솔리티닙(Ruxolitinib)의 중수소화 유사체(deuterated analog)로 개발되었으며, 중수소 치환을 통해 약물의 대사적 안정성 및 약동학적 특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중수소화(deuteration)는 기존 약물의 특정 수소(H)를 중수소(D)로 대체하는 동등한 생물학적 특성을 갖는 원자 치환 방식으로, 산화적 대사 반응을 늦춰 약물의 반감기를 연장하고, 혈중 농도 변동성을 감소시키며, 유해 대사체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약제는 구조적으로는 룩솔리티닙과 유사하지만, 약물 노출 유지 및 복용 효율성 측면에서 향상된 약동학적 이점을 갖는 2세대 JAK 억제제로 평가된다.전임상 연구에 따르면, 듀룩솔리티닙은 JAK1, JAK2 및 TYK2에 대해 높은 억제 활성을 나타내며, JAK3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억제력을 보인다. 하지만 이들 효소에 대한 선택적 억제가 임상 효과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인과관계가 확립되지 않았다.임상 적용 시, 듀룩솔리티닙은 다른 JAK 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사이클로스포린 및 강력한 면역억제제와의 병용은 권장되지 않으며, 단독요법으로의 사용이 권장된다.이 약제는 중대한 감염, 악성 종양, 심혈관 질환, 혈전증 등의 발생 위험이 동반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치료 전 잠복 결핵 및 B형 간염 검사, CYP2C9 유전자형 분석이 필요하며, 치료 도중 정기적인 간기능, 혈액학적 검사, 감염 모니터링이 요구된다.듀룩솔리티닙의 기전은? 원형탈모증(AA)의 병인 및 병태생리는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모낭의 면역 특권의 붕괴가 초기 변화로 작용하고, 이후 노출된 자가항원이 자가반응성 CD8⁺ T 세포에 의해 인지되면서 면역반응이 유도되는 기전이 주요한 병리 과정이다. 듀룩솔리티닙의 약리 기전은 첫째, 이 약제는 JAK1과 JAK2를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다양한 염증 촉진성 사이토카인(예: IFN-γ, IL-2, IL-6, IL-15 등)의 신호전달을 차단하여 염증 반응을 감소시키고 모발 성장을 증진시킨다. 이러한 사이토카인들은 AA의 병태생리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며, T 세포의 활성화, 자연살해세포(NK cell)의 기능 조절, 모낭 주변의 염증 유도에 관여한다.특히, IFN-γ는 IFN-γ 수용체와 결합하여 모낭의 MHC class I 및 II 발현을 증가시켜 면역 특권을 붕괴시키며, 자가 반응성 CD8⁺ T 세포의 공격을 유도한다. 이 약제는 IFN-γ 수용체 하위의 JAK1/JAK2를 억제함으로써 이러한 과정을 차단한다(Figure 6). 둘째, 이 약제는 JAK-STAT 경로 차단을 통해 MHC 분자의 발현을 감소시키고, 면역세포인 CD8⁺ T 세포의 모낭 접근성을 차단하여 모낭의 면역 특권을 회복시킨다. 이는 자가면역 반응을 완화시키는 데 핵심적이다.셋째, 이 약제는 PD-1(programmed death-1)의 발현을 증가시켜 과활성화된 T 세포의 기능을 억제한다. PD-1은 T 세포의 기능적 소진(T-cell exhaustion)을 유도하는 대표적인 억제 수용체로, 지속적인 자가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데 관여한다.넷째, 이 약제는 전임상 모델에서 진피유두세포(human dermal papilla cells)에서 Wnt/β-catenin 경로를 활성화하여 모낭의 성장기(anagen) 재진입을 유도함이 확인되었다. 또한 이 경로를 공유함으로써, 모낭 재생 및 탈모 회복 효과를 병행하는 치료적 우위를 갖는다.듀룩솔리티닙의 허가임상은? 듀룩솔리티닙(LEQSELVI)의 THRIVE-AA1과 2는 다기관, 무작위배정, 이중맹검, 위약 대조 3상 임상시험으로 6개월 이상 두피 탈모가 50% 이상인 성인 원형탈모증 환자 총 1,209명을 대상으로 평가하였다. 시험 대상자들은 24주 동안 이 약제 8mg을 하루 2회, 12mg을 하루 2회, 그리고 위약을 투여받았다.현재 승인된 용량은 8mg 하루 2회이며, 12mg 용량은 승인되지 않았다.베이스 라인에서 환자들의 평균 현재 탈모 에피소드 기간은 약 4년이었으며, 전체의 59%가 '완전 또는 거의 완전한 두피 탈모(두피 탈모 ≥ 95%) 상태였다. 치료군 간 통합된 기저 SALT(Severity of Alopecia Tool, 탈모 중증도 평가척도) 점수는 평균 85.9∼88.6 범위였고, 현재 탈모 에피소드의 평균 지속 기간은 3.7∼3.9년이었다. 이 외에도, 약 73%는 눈썹 탈모가, 70%는 속눈썹 탈모가 있었다.두 임상시험의 1차 평가 변수는 24주 시점에서 SALT 점수 ≤ 20(즉, 두피 모발이 80% 이상 회복된 상태)에 도달한 피험자의 비율이었다. 주요 2차 평가 변수에는 다음이 포함되었다:24주차 SPRO(Satisfaction of Hair Patient- Reported Outcome, 환자 만족도 자기보고 결과)에서 “만족” 또는 “매우 만족”이라고 응답한 비율 8, 12, 16, 20주차에 SALT 점수 ≤ 20을 달성한 피험자의 비율 24주 치료가 종료된 후, 환자들은 장기 연장 연구에 등록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두피 탈모 평가는 SALT 점수를 기준으로 이루어졌다. 24주 시점에서, 이 약제 8mg을 하루 두 번 복용한 환자군은 위약군에 비해 SALT ≤ 20(두피 모발 80% 이상 회복) 및 SALT ≤ 10(두피 모발 90% 이상 회복)에 도달한 비율이 더 높았다.Clinical Response at Week 24 in Adult Subjects with Severe AA in Trials AA-1 and AA-2 어떤 쟁점이 있는가? 듀룩솔리티닙은 룩솔리티닙(Ruxolitinib)의 중수소화 유도체로 개발된 선택적 JAK1/2 억제제이며, 동일한 표적 선택성을 유지하면서도 약동학적 특성 개선을 목표로 설계되었다. 이 약제는 IFN-γ, IL-15 등 염증 촉진성 사이토카인의 신호 전달을 차단함으로써 모낭에 대한 면역학적 공격을 억제하고, 탈모 진행을 늦추며 모발 재생을 유도한다.국내에 소개된 JAK 억제제 중 바리시티닙은 최초로 승인된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JAK1/2 억제를 통해 자가면역 질환 전반에 적용 가능하지만, 장기 복용에 따른 심혈관계 이상 및 악성종양 발생 위험 등 안전성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이에 듀룩솔리티닙은 이러한 기존 약물과 달리 2세대 JAK 억제제로서, 특히 8mg 1일 2회 투여 시 우수한 치료 반응을 보였다. 바리시티닙과 리틀레시티닙이 1일 1회 복용 방식인 반면, 듀룩솔리티닙은 1일 2회 복용이 권장되어 혈중 농도 유지와 반응률 개선에는 이점이 있지만,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임상 유효성(SALT score ≤20 도달률) 측면에서, 바리시티닙 4mg은 36주 후 약 35∼38%, 2mg은 19∼23%, 위약군은 3∼6%, 리틀레시티닙 50mg은 24주 후 23%, 위약군은 1.6%였다. 반면, 듀룩솔리티닙 8mg은 24주 후 약 30%, 위약군은 1% 미만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추가해서, 듀룩솔리티닙의 경우 고용량(12mg)의 효과는 더 높았으나, 해당 용량은 미국 FDA 승인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며, 24주 시점의 자료만으로는 장기 안전성과 지속적 유효성을 판단하기에는 제한적이므로, 향후 보완 임상자료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8mg 경우에도 감염, 악성 종양, 심혈관 질환, 혈전증 등의 발생 위험이 동반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한편, 듀룩솔리티닙의 개발사인 Sun Pharma는 룩솔리티닙의 원 개발사인 Incyte로부터 특허 침해 소송에 직면하였으나, 2025년 4월 9일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이 예비 금지 명령을 해제함으로써, 미국 내 시판이 가능해졌다.참고로, 룩솔리티닙은 현재 외용제로 개발되어 2021년 아토피 피부염, 2022년 백반증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으나, 원형탈모증에 대해서는 제한적 효과로 인해 승인되지 않았다.이러한 결과는 듀룩솔리티닙이 룩솔리티닙 대비 구조적 차별성과 약동학적 개선을 기반으로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에서 유의미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현 상황에서 듀룩솔리티닙은 아직 유럽 EMA의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유럽 시장 진입을 위한 추가 임상 데이터와 장기 안전성 자료 확보, 그리고 규제기관의 평가 결과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향후 미국 FDA에서 12mg에 대한 추가 승인 및 유럽 EMA 승인까지 이루어진다면, 국내에서도 긍정적으로 판단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 전략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참고문헌​ 1. Maddison Lensing, Ali Jabbari “An overview of JAK/STAT pathways and JAK inhibition in alopecia areata” Front Immunol. 2022 Aug 30;13:955035. 2. Melinda Gooderham “Small molecules: an overview of emerging therapeutic options in the treatment of psoriasis“ Skin Therapy Letter 2013;18(7):1-4 3. Michael D. Howell, Fiona I. Kuo, Paul A. Smith ”Targeting the Janus Kinase Family in Autoimmune Skin Diseases“ Front. Immunol. 10:2342(2019). 4. Chen Xue, Qinfan Yao, Xinyu Gu, Qingmiao Shi, et al. “Evolving cognition of the JAK-STAT signaling pathway: autoimmune disorders and cancer“ 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 2023;8:204). 5. Dante Dahabreh, Seungyeon Jung, Yael Renert-Yuval, et al. “Alopecia Areata: Current Treatments and New Directions” Am J Clin Dermatol. 2023;24(6):886-912 6. Dagmar Gotthardt, Jana Trifinopoulos, Veronika Sexl and Eva Maria Putz “ JAK/STAT Cytokine Signaling at the Crossroad of NK Cell Development and Maturation” Front. Immunol. 2019;10:2590. 7.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5-05-30 06:40:26최병철 박사 -
PNH 치료제 '피아스키', 최초의 월 1회 피하주사제3편: 피하주사 발작성 야간혈색소증 치료제, 피아스키(Crovalimab)'피아스키(PiaSky, pea-UH-sky, 성분명: 크로발리맙, Crovalimab-akkz, 로슈)'는 보체 단백질 C5를 표적으로 하는 재활용형 단클론항체(recycling monoclonal antibody) 기반 치료제로,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 환자의 치료를 위해 개발되었다. 이 약제는 2024년 2월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승인된 이후, 3월 일본, 6월 미국 FDA, 8월 유럽 EMA에서 '13세 이상(체중 40kg 이상)의 소아 및 성인 PNH 환자'에 승인되었다.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NH)은 후천적 조혈모세포 클론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드문 혈액 질환으로, GPI anchor(앵커) 단백질 결손에 따라 보체조절인자가 부족해지면서 만성 혈관 내 용혈(IVH), 조혈 기능 저하, 혈전증 등이 주요 임상 양상으로 나타난다. 이는 보체계 과활성화에 의해 매개되는 보체-매개 질환(complement-mediated diseases)이다.이에 피아스키는 PNH 치료를 위해 개발되었으며, 선천면역계의 중요한 요소이자 감염에 대한 신체의 1차 방어선인 보체계(complement system)를 차단하도록 설계되었다.국내에서 승인된 C5 억제제로는 '솔리리스(Eculizumab)' 및 '울토미리스(Ravulizumab)'가 있으며, 모두 보체의 말단(C5)을 억제하여 막공격복합체(membrane attack complex, MAC) 형성을 차단함으로써 혈관 내 용혈을 억제한다. 또한 모두 정맥주사(IV infusion)로 투여되며, 각각 2주 간격, 8주 간격으로 유지된다.그리고 '엠파벨리(Pegcetacoplan)'는 C3 억제제로서 C3/C3b를 직접 억제하여 보체 활성의 중심 단계부터 차단함으로써, 혈관 내 및 혈관 외 용혈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다. '파발타(Iptacopan, Factor B 억제제)'와 '보이데야(Danicopan, Factor D 억제제)'는 보체 대체 경로(alternative pathway)의 초기 단계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약제이다.피아시키의 글로벌 승인은 C5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PNH 환자를 대상으로 한 COMMODORE 2 3상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이루어졌다. 이 연구에서 피아스키는 4주 간격의 피하주사로 투여되었으며, 주요 평가 지표인 용혈 조절률(LDH ≤ 1.5×ULN 유지) 및 수혈 회피율에 있어 대조군인 기존 치료제 솔리리스와 비열등성(non-inferiority)을 입증하였다. 더불어 안전성 프로파일 또한 양호하여, 자가 투여를 포함한 장기적 치료 전략에서의 유용성을 뒷받침하였다.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NH) 적혈구란 무엇인가?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NH)은 골수부전증후군(bone marrow failure syndromes)의 한 아형으로 분류되는 후천성 클론성 조혈모세포질환(acquired clonal hematopoietic stem cell disorder)이며, 이는 phosphatidylinositol glycan anchor biosynthesis class A(PIGA) 유전자에 발생한 기능 상실성 체세포 돌연변이(loss-of-function somatic mutation)에 의해 분자유전학적으로 정의되는 질환이다.이러한 유전적 변이는 glycosylphosphatidylinositol-anchor(GPI-앵커)의 생합성 경로에 결함을 유발하며, 이로 인해 GPI-앵커 단백질이 결핍된 적혈구가 형성된다.건강한 적혈구는 PIGA 유전자 변이를 가진 PNH 적혈구와 분자적 및 세포생물학적 수준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나타낸다.정상 적혈구에서는 GPI-앵커가 소포체(endoplasmic reticulum, ER) 내막에서 여러 단계의 효소 반응을 통해 생합성된다. CD55와 CD57과 같은 GPI-앵커 단백질은 세포질 리보솜에서 번역되며, N-말단에 위치한 신호 서열(signal sequence)의 유도에 따라 소포체 내강으로 이동한다. 이후, 소포체 내강에서는 GPI 트랜스아미다제(transamidase) 복합체에 의해 단백질의 C-말단이 절단되고, 완성된 GPI 앵커가 공유 결합 형태로 단백질에 부착된다. 형성된 GPI-앵커 단백질은 소포체에서 골지체(Golgi apparatus)를 경유하여 세포막으로 수송되며, 최종적으로 세포막의 지질 뗏목(membrane raft) 영역에 선호적으로 삽입되어 생리적 기능을 수행한다. 대표적인 GPI-앵커 단백질로는 CD55(decay-accelerating factor)와 CD59(membrane inhibitor of reactive lysis)가 있으며, 이들 단백질은 보체계 활성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CD55는 C3 전환효소의 형성을 저해하고, CD59는 막공격복합체(MAC)의 세포막 삽입을 차단함으로써 보체-매개 용혈(complement-mediated hemolysis)로부터 적혈구를 방어하는 중요한 보호 인자로 작용한다.PIGA-PNH 적혈구는 GPI-앵커 합성 경로의 초기 단계를 담당하는 PIGA 유전자에 발생하는 단일 체세포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며, 이는 PNH의 가장 전형적이고 흔한 형태이다. 이러한 경우, CD55와 CD59를 포함한 모든 GPI-앵커 단백질이 적혈구 표면에서 결손되며, 특히 보체 대체 경로(alternative pathway)의 비가역적이고 자발적인 활성에 대한 방어가 결여됨으로써, 혈관 내 용혈(intravascular hemolysis, IVH)이 발생하게 된다.또한, 일부 GPI-앵커 단백질은 세포 간 접착, 신호 전달, 면역 조절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에 관여하기 때문에, 이들의 결손은 세포 간 상호작용의 장애, 클론성 면역 회피(clonal immune escape), 혈관 기능 이상 및 혈전 성향 증가(thrombotic diathesis) 등을 일으킨다.PIGT(Phosphatidylinositol Glycan Anchor biosynthesis, class T)-PNH 적혈구는 드물게 발생하는 자가 염증성 표현형(autoinflammatory phenotype)의 PNH로, PIGT 유전자에 발생한 생식세포 돌연변이와 체세포 결실(two-hit)에 의해 발생한다.PIGT 유전자의 기능이 결손된 경우, GPI 앵커 자체는 정상적으로 합성되지만, CD55 및 CD59와 같은 GPI-앵커 단백질이 적혈구 세포막에 부착되지 못하게 되어, 보체 조절 능력을 상실한 적혈구가 생성된다. 이러한 적혈구는 혈관 내 용혈(IVH)을 유발할 수 있으며, 동시에 혈장 내 유리 GPI(free GPI)의 존재로 인해 발열, 발진, 관절통 등의 자가 염증성 자가면역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PIGT 결손에 의한 PNH는 PIGA 결손에 의한 PNH와 임상적으로 구별된다.PNH에서 보체계 활성화가 어떻게 일어나는가?보체계(Complement system)는 선천면역(intrinsic immunity)의 핵심 구성 요소로서, 병원체에 대한 신속하고 강력한 방어 반응을 유도하는 고도로 통합된 생물학적 방어 체계이다. 그러나 이러한 강력한 면역 반응은 보체계를 활성화시켜 자가세포에 대한 비특이적 손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보체계의 활성화는 세 가지 주요 활성화 경로-고전 경로(classical pathway, CP), 렉틴 경로(lectin pathway, LP), 대체 경로(alternative pathway, AP)-를 통해 유도된다.고전 경로(CP)는 병원체 표면에 결합한 항원-항체 면역복합체(antigen-antibody complex)에 의해 유도된다. 렉틴 경로(LP)는 병원체 표면의 만노오스 잔기(mannose residues) 또는 특이 다당류(polysaccharides)에 결합한 MBL(mannose-binding lectin) 및 MASP(mannan-binding lectin-associated serine protease) 복합체에 의해 활성화된다. 한편, 대체 경로(AP)는 항원 비특이적으로 항상 낮은 수준에서 C3의 자발적 가수분해(spontaneous hydrolysis)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tick-over 기전(기본 활성 유지 기전)에 의해 유도되며, 이는 손상된 세포막 표면에서 선택적으로 보체 반응을 개시한다.일단, 보체계 활성화가 시작되면, 중심 단백질인 C3가 C3 전환효소(C3 convertase)에 의해 C3a와 C3b로 절단되며, 이 과정은 세 가지 경로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난다.고전 경로(CP) 및 렉틴 경로(LP)에서는 보체 단백질 C4와 C2가 활성화되어 각각 C4b와 C2a로 절단된 후, 이들이 결합하여 C3 전환효소인 C4bC2a 복합체를 형성한다. 이 효소 복합체는 C3를 C3a와 C3b로 분해하여 보체 연쇄 반응(complement cascade)의 중심 단계인 C3 활성화를 유도한다.반면, 대체 경로(AP)에서는 자발적으로 형성된 C3b가 인자 B(Factor B)와 결합하며, 이 복합체는 인자 D(Factor D)에 의해 Bb와 Ba로 절단된다. 그 결과 생성된 C3bBb 복합체는 추가적인 C3 분자의 절단을 통해 새로운 C3b를 지속적으로 생성함으로써, 보체 활성화를 가속화하고 확대하는 증폭 고리(amplification loop)를 형성한다. 이 양성 되먹이 기전(positive feedback mechanism)은 병원체 표면에 대한 보체 침착을 증가시키며, 선천면역 반응의 신속하고 강력한 활성화를 가능하게 한다.따라서, C3a와 C3b는 보체계의 중심 단백질인 C3가 C3 전환효소에 의해 절단되면서 생성되는 두 가지 주요 활성 산물이다. 각각의 역할은 면역 반응에서 매우 다르며 상호 보완적이다.이 중 C3a는 C3 전환효소에 의해 절단된 소단편으로, 대표적인 염증 유발 인자(anaphylatoxin)이다. C3a는 호산구, 호중구, 대식세포 등의 면역 세포에 작용하는 화학주성인자(chemotactic factor)로, 히스타민 분비를 유도하고 혈관 확장 및 혈관 투과성을 증가시킴으로써 염증 반응을 증폭시킨다. 또한, 백혈구의 병변 부위로의 이동을를 촉진하여 선천면역 반응을 활성화한다. 그러나 C3a가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조절이 실패할 경우, 알레르기 반응 또는 조직 손상 등의 병리적 염증 상태에 관여한다.다음, C3b는 C3 C3 전환효소에 의해 절단된 대단편으로, 병원체 표면에 결합하여 식작용(phagocytosis)을 유도하는 주요 옵소닌(opsonin)으로 작용한다. 이는 식세포가 병원체를 인식하고 제거하는 데 필수적인 신호를 제공하며, 선천면역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외에도 C3b는 보체 연쇄 반응의 말단 효과기 기전인 막공격복합체(MAC) 형성의 초기 단계를 유도한다. 이를 위해 C3b는 C5 전환효소(C4b2aC3b 또는 C3bBbC3b)의 형성에 관여하며, 이후 C5가 분해되어 생성된 C5b는 C6, C7, C8 및 다수의 C9와 순차적으로 결합하여 보체 종말 복합체(terminal complement complex, TCC)를 형성한 후, 막공격복합체(membrane attack complex, MAC)로 완성된다. MAC은 적혈구 세포막에 삽입되어 삼투성 불균형을 유도하고, 세포막에 구멍(pore)을 형성함으로써 세포 용해(lysis)를 초래한다.이러한 보체계의 체계적인 활성화는 PNH 환자에서 병리학적 기전으로 작용한다. 즉, 후천적인 PIGA 유전자 돌연변이는 GPI-앵커의 생합성 결함을 초래하며, 이로 인해 CD55 및 CD59와 같은 GPI-앵커화된 보체 조절 단백질이 적혈구 세포막에서 결손된다.결과적으로, 이들 조절 단백질이 결손된 PNH 적혈구는 조절되지 않은 보체 활성화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그 결과 보체-매개 혈관 내 용혈(complement-mediated intravascular hemolysis)에 극도로 취약한 상태가 된다.보체-매개 용혈(Complement-mediated hemolysis)이란 무엇인가? 보체-매개 질환(complement-mediated diseases)은 선천면역 체계의 핵심 구성 요소인 보체 시스템의 비정상적인 활성화 또는 조절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들은 크게 자가면역, 감염, 혈액학적, 신장, 안과 및 희귀질환 영역에 걸쳐 있으며, 치료 표적으로서 점차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 중 보체-매개 용혈complement-mediated hemolysis)은 적혈구 세포막의 구조적 파괴로 인해 세포 내 함유물, 특히 헤모글로빈이 혈장 내로 유리되는 병리적 현상을 의미하며, 발생 위치에 따라 혈관 내 용혈(IVH)과 혈관 외 용혈(EVH)로 분류된다. IVH는 적혈구가 혈관 내에서 직접 파괴되고 EVH는 적혈구가 비장이나 간의 대식세포에 의해 제거된다.혈관 내 용혈(IVH)은 일반적으로 보체 종말 경로(terminal complement pathway)의 활성화에 의해 유도되며, 이는 C5의 절단을 기점으로 C5b–C9로 구성된 막공격복합체(MAC)가 형성되어 적혈구 세포막에 삽입됨으로써 삼투압 불균형 및 세포 용해를 초래한다. PNH 환자에서는 CD55 및 CD59와 같은 GPI-앵커화된 보체 조절 단백질의 결손으로 인해 보체-매개 용혈에 대한 방어 기전이 상실되며, 그 결과 MAC의 삽입에 의한 적혈구의 직접적인 파괴가 진행된다.이러한 IVH가 발생하면,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이 혈장으로 방출되며, 방출된 유리 헤모글로빈(free hemoglobin)은 혈류 내 일산화질소(nitric oxide, NO)와 결합하여 NO의 생리적 기능을 저해함으로써 혈관 확장 및 혈소판 활성이 억제된다. 이에 따라, 혈관 수축, 혈소판 활성화, 혈전 생성 등과 같은 병태생리적 변화가 유도된다. 또한, 혈중 자유 헤모글로빈은 신장을 통해 여과되어 소변으로 배출되며, 이 과정에서 신세뇨관 독성을 일으켜 만성 신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혈관 외 용혈(EVH)은 보체계가 불완전하게 억제되거나, 보체 활성화가 상위 단계(C3 수준)에서 지속될 때 발생한다. 보체가 활성화되면 생성된 C3b 및 그 분해 산물이 적혈구 표면에 침착되어 옵소닌으로 작용하며, 이는 비장, 간, 골수의 대식세포에 의해 적혈구가 인식되고 식작용을 유도하는 신호가 된다.EVH는 세포막의 직접적 파괴 없이 식세포에 의한 적혈구 제거로 발생하기 때문에, 혈관 내 유리 헤모글로빈의 유리는 거의 관찰되지 않는다. 대신, 간접 빌리루빈 상승, 망상적혈구 증가, 비장 비대와 같은 간접적인 용혈 지표가 임상적으로 관찰된다. 이는 혈관 손상이나 출혈을 직접 유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IVH와 병태생리적으로 구별된다.보체 억제제에는 어떤 약제들이 있는가?현재 PNH 치료는 보체 활성 경로 내 표적 분자의 선택에 따라 C5 억제제, C3 억제제, 또는 대체 경로(AP) 억제제(예: Factor B 및 Factor D 억제제)로 치료제가 다양화되고 있다. 이러한 치료제의 선택은 환자의 임상 양상, 유전적 배경, 치료 반응성 및 약물 순응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PNH의 치료는 보체계의 비정상적 활성화를 억제하여 혈관 내 용혈(IVH) 및 혈관 외 용혈(EVH)을 조절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에 따라 최근 다양한 표적 보체 억제제들이 개발되었으며, 이들은 작용 기전과 표적 단계에 따라 분류된다.먼저, C5 억제제는 보체 종말경로(terminal pathway) 억제제로 국내에는 에쿨리주맙(Eculizumab, 제품명: 솔리리스 주, SolirisⓇ, 아스트라제네카)과 라불리주맙(Ravulizumab, 제픔명: 울토미리스 주, UltomirisⓇ, 아스트라제네카)이 승인되어 있다.에쿨리주맙은 최초의 C5 억제제로 2007년에 미국 FDA에서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에 승인되었고, 현재 국내에서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를 비롯하여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typical Hemolytic Uremic Syndrome, aHUS)’, ‘중증 근무력증(generalized Myasthenia Gravis, gMG)’, ‘시신경 척수염 범주 질환(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NMOSD)’ 치료에 승인되어 있다. 또한 바이오시밀러로 에피스클리 주(EpysqliⓇ,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식약처로부터 2024년 1월 솔리리스와 동일한 적응증으로 승인되었다.라불리주맙은 두 번째 C5 억제제로 2018년 미국 FDA에서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에 승인되었고, 현재 국내에서는 에쿨리주맙과 동일한 적응증으로 승인되어 있다. 라불리주맙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에쿨리주맙에 비해 투여 간격이 길다는 점이다. 즉, 약 4배 긴 반감기로 인해 에쿨리주맙은 2주마다 투여해야 하지만, 라불리주맙은 8주마다 투여하면 된다.이들 약제는 모두 보체 C5 단백질의 절단을 차단함으로써 막공격복합체(MAC)의 형성을 억제하고, IVH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그러나, 상위 보체 경로, 특히 C3b 침착을 차단하지는 못하므로, 일부 환자에서는 지속적인 C3b 매개 EVH가 남아있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빈혈 지속, Coombs 양성 반응, 수혈 필요성 등의 임상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두 번째, C3 억제제로 페그세타코플란(Pegcetacoplan, 제품명: 엠파벨리 주 EmpaveliⓇ, 한독)이 2021년 미국 FDA와 유럽 EMA 및 2024년 5월 국내에서 ‘성인의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NH)의 치료’에 승인되었다. 동일 성분의 페그세타코플란(Pegcetacoplan, 제품명: 사이포브레 주 SyfovreⓇ, Apelis)는 2023년 미국 FDA로부터 유리체강 내 주사(intravitreal injection)로 ‘나이 관련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AMD)으로 인한 지도모양위축(Geographic Atrophy, GA) 치료제’에 승인된 바 있다.이 약제는 C3 및 C3b를 직접 억제하는 근위 보체(proximal complement) 억제제로, CP, LP, AP 등 모든 보체 활성화 경로에서 C3 전환 이후의 반응을 포괄적으로 차단한다. 이로 인해 IVH와 EVH를 동시에 억제할 수 있다.특히, 기존 C5 억제제 치료에도 빈혈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하였다. 다만, 보체 전체의 광범위한 억제에 따른 감염 위험성 증가와 투여 주기(주 2회 피하 주사)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세 번째, 보체 대체 경로(AP)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경구용 억제제로 이프타코판(Iptacopan, 제품명: 파발타 캡슐, FabhaltaⓇ, 노바티스)과 다니코판(Danicopan, 제품명: 보이데야 정, VoydeyaⓇ, 아스트라제네카)이 있다.이들 약제는 AP 중심의 병태생리를 가진 PNH 환자 또는 C5 억제제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이는 환자에서 선택적이고 효과적인 보체 조절을 가능하게 하며, 경구 투약 경로와 병용 치료를 통해 치료 접근성 및 환자 편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이프타코판은 2023년 미국 FDA, 2024년 5월 유럽 EMA 및 2024년 8월 국내에서 ‘성인의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NH의 치료’에 승인되었다. 이 약제는 최초의 경구용 PNH 치료제이며, 인자 B(Factor B)를 표적으로 하는 선택적 대체 경로(AP) 억제제이다.이 약제는 적혈구막에 존재하는 Factor B 및 AP 경로의 C3 전환효소(C3bBb)에 결합하여 그 활성을 저해하고, 더 나아가 AP 경로의 C5 전환효소(C3bC3bBb) 형성까지 차단한다. 결과적으로, 보체 활성화의 증폭 루프를 차단하여 C3b 의존적 EVH와 C5 매개 IVH를 모두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이러한 작용 특성으로 인해 기존의 C5 억제제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보체 억제제라고 할 수 있다.다니코판은 2024년 미국 FDA, 유럽 EMA 및 국내에서 “성인의 발작성야간 혈색소뇨증(PNH)의 기존에 C5 억제제(라불리주맙 또는 에쿨리주맙)를 투여 중인 PNH 환자에서 혈관 외 용혈(EVH) 증상이나 징후가 있는 경우 라불리주맙 혹은 에쿨리주맙에 부가요법”으로 승인받았다.이 약제는 인자 D(Factor D)에 가역적으로 결합하는 선택적 대체 경로(AP) 억제제로, C3 전환효소 형성의 초기 단계를 저해하는 기전을 갖는다. Factor D는 Factor B가 C3b와 결합한 복합체(C3bB)를 활성화하여 Bb와 Ba로 절단하는 세린계 단백질분해효소로, 이는 AP의 C3 전환효소(C3bBb) 형성의 핵심 단계이다. 이 약제는 이 과정에서 Factor D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Bb 형성을 차단하고, 최종적으로 C3bBb 복합체의 생성을 저해한다. 그러나 이프타코판과는 달리, 이 약제는 이미 형성된 C3 전환효소(C3bBb) 및 C5 전환효소(C3bBbC3b)에 직접 작용하지 않으므로 이들 복합체의 활성을 직접 억제하지는 않는다.C5 억제제는 어떤 약제인가?C5 억제제는 보체 연쇄 반응의 말단 용혈 경로를 차단하기 위해 C5에 결합하여 이를 억제하는 보체 기반 치료제이다. 이들 약제는 C5b 생성을 억제하고, 막공격복합체(MAC)의 형성을 차단함으로써, 보체-매개 혈관 내 용혈(IVH)로부터 PNH 적혈구를 보호하는 기전을 갖는다.C5 억제제 치료를 받은 PNH 환자는 임상적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치료 후 IVH의 생화학적 지표인 젖산탈수소효소(lactate dehydrogenase, LDH)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하며, 이는 IVH이 효과적으로 억제되었음을 의미한다.PNH 적혈구의 클론 크기는 대체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나, 백혈구 계열의 클론 크기에는 뚜렷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는다. 헤모글로빈 수치는 대부분 정상 하한 이하에서 유지되며, 절대 망상적혈구 수(absolute reticulocyte count, ARC)는 지속적으로 정상 상한치를 초과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지속적인 용혈에도 불구하고 골수의 보상 반응이 활발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이러한 유의한 임상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C5 억제제는 본질적인 한계를 지닌다. C5의 억제를 통해 보체 연쇄 반응의 말단 효과기 기전은 차단되지만, 상위 단계인 C3의 활성화는 여전히 조절되지 않은 채 지속된다.PNH 적혈구는 보체 조절 단백질인 CD55 및 CD59의 발현 또한 결핍되어 있어, 세포 표면에 과도한 C3b가 침착된다. 침착된 C3b는 다시 분해되어 C3dg(degradation fragment g) 등의 분절 단백질을 형성하며, 이들 단백질은 CR2(complement receptor 3, 보체 수용체 2) 등과 결합한다. 이로 인해 적혈구는 간과 비장에 분포한 모세망내계(RES)의 식세포에 의해 인식되고 제거된다. 이러한 식세포- 매개 적혈구 제거가 EVH의 원인 된다.지속적인 EVH는 경미한 LDH 상승, 혈중 하플로글로빈의 소실, 총 빌리루빈 상승, ARC 증가, 그리고 정상 이하의 헤모글로빈 농도를 동반한 안정화된 만성 빈혈 등의 생화학적 지표로 나타난다.따라서, C5 억제제는 보체 말단 경로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여 IVH는 억제하지만, 보체 활성의 상위 경로에서 생성되는 C3b의 침착을 충분히 제어하지 못해 EVH가 발생할 수 있다.크로발리주맙은 에쿨리주맙과 약리학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가?에쿨리주맙과 크로발리주맙은 보체 단백질 C5를 표적으로 하는 단클론항체로, 막공격복합체(MAC)의 형성을 억제함으로써 PNH 등 보체 매개 질환의 치료에 사용된다. 두 약제는 동일한 표적을 공유하지만, 결합 부위, 작용 기전, 항체 구조, 체내 약동학적 특성 등에서 중요한 약리학적 차이를 보인다.1. C5 결합 부위 및 유전자 변이에 대한 반응성에쿨리주맙은 C5의 α-사슬에 결합하여 C5 전환효소에 의한 절단(C5a 및 C5b 생성)을 차단함으로써 MAC 형성을 억제한다. 그러나 이 약제는 C5의 특정 유전자 변이(R885H 등)에 대해 결합력이 감소하므로, 일부 환자에서는 충분한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 크로발리주맙은 C5의 β-사슬에 결합함으로써, 야생형뿐만 아니라 C5 변이형에 대해서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억제 효과를 나타낸다.2. 작용 기전의 차이두 약제 모두 C5 절단을 차단하여 MAC 형성을 억제하지만, 크로발리주맙은 형성된 C5b6 복합체의 세포막 침착까지 억제하는 이중 기전을 가진다. 이로 인해 C5 절단 억제뿐만 아니라 잔여 보체 활성으로 인한 조직 손상 가능성까지 추가적으로 제한할 수 있다. 반면, 에쿨리주맙은 이러한 C5b6 억제 기전을 갖고 있지 않다.3. 항체 구조 및 재활용 기술에쿨리주맙은 기존의 인간화 IgG2/4 단클론항체로, 세포 내로 흡수된 이후 리소좀 내에서 분해된다. 그 결과 체내 반감기는 약 11일로 짧으며, 2주 간격의 정맥 주사 투여가 필요하다. 반면, 크로발리주맙은 SMART 기술이 적용된 항체로, pH 의존적 항원 결합 및 FcRn(Fc receptor neonatal) 매개 재활용 메커니즘을 통해 체내에서 효율적으로 재순환된다. 이로 인해 반감기가 연장되며, 동일한 용량으로도 더 오랜 기간 동안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4. 투여 방식 및 환자 편의성에쿨리주맙은 정맥 주사만 가능하며, 자가 투여가 불가능하여 치료 순응도와 환자 편의성이 낮은 편이다. 반면, 크로발리주맙은 피하 주사로도 투여가 가능하며, 자가 투여 역시 가능하다. 또한, 투여 간격이 4~8주까지 연장 가능하여 장기 치료에서의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크로발리주맙은 어떤 약제인가?크로발리맙(Crovalimab, 제품명 PiaSky®)은 보체 단백질 C5를 표적으로 하는 인간화 단클론항체로, 약물 설계 단계에서부터 SMART(Sequential Monoclonal Antibody Recycling Technology) 플랫폼이 적용된 차세대 보체 억제제이다. 이 약제는 pH-의존적 항원 결합 특성과 FcRn(neonatal Fc receptor, 신생아 Fc 수용체) 매개 재활용 기전을 활용함으로써, 항체의 반감기를 연장하고 투약 용량 및 빈도를 감소시키는 데 기여한다. 또한, C5 유전자의 특정 변이(R885H 등)로 인해 기존 C5 억제제(예: 에쿨리주맙, 라불리주맙)에 저항성을 보이는 환자군에서도 안정적인 약물 반응성을 유지하는 이점이 보고되었다.크로발리맙의 SMART 기술은 항체가 표적에 결합한 후에도 세포 내 분해되지 않고 재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된 항체 공학 기술이다. 이 기술의 핵심 기전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첫째, FcRn는 항체의 Fc 영역에 결합하여, 세포 내 리소좀 분해를 회피하고 항체가 혈류로 다시 방출(recycling)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항체의 체내 반감기가 연장되며, 장시간 약리 효과가 유지된다.둘째, pH-의존적 친화력 조절 기능(pH-dependent affinity tuning)은 항체가 엔도솜 내 산성 환경(pH 5.5 이하)에서는 항원(C5)으로부터 이탈하고 FcRn에 결합하며, 혈중 중성 pH에서는 다시 표적에 결합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러한 pH 의존적 해리 및 재결합 특성은 반복적인 항원 차단을 가능하게 한다.셋째, 등전점 조절(isoelectric point tuning)을 통해 항체의 산성 환경에서의 용해도 및 표적 결합 특성이 조절되어, 세포 내 효율적인 수송과 재방출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항체는 기존 항체 대비 적은 용량으로도 지속적인 약리 효과를 발휘하며, 투여 빈도를 줄일 수 있어 치료 편의성 및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이점을 제공한다.이와 같은 재활용 기반 항체 특성은 C5와의 효율적인 결합 및 세포 내 표적 단백질 제거, FcRn 매개 항체의 재활용, 향상된 약물 지속 시간으로 이어진다. 또한, 크로발리맙은 높은 용해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소량으로도 피하 주사가 가능하다.이러한 크로발리맙의 임상 개발은 COMPOSER(1/2상), COMMODORE 1 및 2(3상), COMMODORE 3(중국 내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진행되었다. 이 중 3상 무작위 배정 비교 임상인 COMMODORE 2 연구는 C5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PNH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되었으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하였다.이 연구에서 크로발리맙은 4주 간격의 피하 주사로 투여되었으며, 질병 조절 효능과 안전성이 기존 치료제인 에쿨리주맙 대비 비열등(non-inferior)한 것으로 입증되었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 역시 두 치료제 간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크로발리맙은 초기 정맥 투여 부하 용량으로 치료를 시작하며, 이후 4주간 주 1회 피하 투여를 통해 부하 용량을 유지한다. 이후에는 환자 교육을 통해 자가 투여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4주 간격의 유지 요법은 기존 2주 간격의 정맥 투여 기반 치료에 비해 투약 빈도를 감소시키는 이점을 갖는다.미국 FDA의 허가에 따르면, 크로발리맙은 ‘체중 40kg 이상의 13세 이상 소아 및 성인 PNH 환자’를 적응증으로 승인되었으며, 심각한 수막구균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한 REMS(Risk Evaluation and Mitigation Strategy) 프로그램 하에 처방 및 조제가 이루어지도록 규정되었다.크로발리주맙의 허가임상은COMMODORE 2 연구는 보체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PNH 환자를 대상으로 크로발리맙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수행된 활성 대조, 공개 라벨, 비열등성 3상 무작위 배정 임상 시험이다.총 204명의 환자가 등록되었으며, 이들은 2:1 비율로 무작위 배정되어 크로발리맙(n=135) 또는 에쿨리주맙(n=69)을 투여받았다. 크로발리맙은 1일차에 정맥 주사로 단회 초기 용량을 투여한 뒤, 2일차부터 22일차까지 총 4회, 주 1회 피하 주사로 투여되었고, 이후 29일차부터는 4주 간격의 피하 주사를 통해 유지요법을 진행하였다.이 연구는 총 24주간의 주요 치료 기간(primary treatment period)으로 구성되었으며, 이후에는 환자에게 크로발리맙 치료를 지속하거나 전환할 수 있는 연장 투여 기간(extension period)이 제공되었다. 대상 환자는 혈중 LDH 수치가 정상 상한값(ULN)의 2배 이상이며, 최근 3개월 이내에 하나 이상의 PNH 관련 증상 또는 징후가 있었던 경우에 한해 포함되었다.무작위 배정은 최근 LDH 수치(≥2×ULN∼≤4× ULN 또는 ≽4×ULN)와 수혈 이력(0회, 1∼6회, 또는 6회 이상)에 따라 층화(stratification)하여 수행되었다.주요 유효성 평가지표는 다음과 같다:수혈 회피(Transfusion avoidance) 환자의 비율: 베이스라인부터 25주차까지 농축 적혈구(pRBC) 수혈 없이 유지된 환자의 비율로 평가되었다. 용혈 조절(Hemolysis control) 도달 환자의 비율: 5주차부터 25주차까지의 기간 동안 평균적으로 LDH 수치가 ULN의 1.5배 이하로 유지된 환자의 비율을 측정하였다. 돌파성 용혈(Breakthrough hemolysis, BTH) 발생 환자의 비율: LDH가 일시적으로 1.5×ULN 이하로 조절되었다가 이후 2×ULN 이상으로 상승하고, 새로운 혹은 악화된 혈관 내 용혈의 증상 또는 징후가 함께 동반된 경우를 BTH로 정의하여 평가하였다. 혈색소 안정화(Stabilized hemoglobin) 환자의 비율: 수혈 없이 베이스라인 대비 혈색소 수치가 ≥2 g/dL 이상 감소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로 평가되었다.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수혈 회피 비율: 크로발리맙 군에서 65.7%, 에쿨리주맙 군에서 68.1%로 나타나 두 군 간 유사한 수준의 수혈 회피율이 관찰되었다. LDH ≤1.5×ULN에 도달한 환자의 비율: 크로발리맙 군에서 79.3%, 에쿨리주맙 군에서 79.0%로 양 군 간 차이가 없었으며, 이는 용혈 조절 측면에서 비열등성을 충족함을 시사한다. 돌파성 용혈 발생률: 크로발리맙 군에서 10.4%, 에쿨리주맙 군에서 14.5%로, 오히려 크로발리맙에서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 혈색소 안정화율: 크로발리맙 군에서 63.4%, 에쿨리주맙 군에서 60.9%로 나타나, 혈색소 유지 효과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되었다.크로발리주맙은 어떤 쟁점이 있는가?크로발리맙은 기존의 C5 억제 치료에서 동반되던 여러 제한점을 극복하고자 개발된 차세대 보체 억제제로, SMART 기반 항체 엔지니어링 기술을 적용한 최초의 월 1회 피하 주사 형태의 치료제이다. 이 약제는 C5에 반복적으로 결합 및 억제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체내에서 장기간 작용하며, 상대적으로 적은 용량으로도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크로발리맙은 보체 연쇄 반응의 말단인 C5를 표적으로 결합하여 C5a 및 C5b의 생성을 차단함으로써 MAC 형성을 억제하고, 빠르고 지속적인 보체 억제를 유도한다. 특히 혈중에서 FcRn 매개 항체 재활용 기전을 통해 반복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4주 간격 투여가 가능하다.기존 치료제는 모두 C5의 α-사슬을 표적으로 하는 반면, 크로발리맙은 C5의 β-사슬에 결합하여 작용한다. 이로 인해 R885H와 같은 특정 C5 유전자 변이 보유 환자에서 기존 치료제에 비해 더 높은 결합력과 억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어,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에 대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제시된다.한편, 크로발리맙과 기존 치료제를 병용하거나, 교체 투여 중 두 약제가 동시에 투여되는 경우, 각기 다른 C5 에피토프에 결합하는 항체들 사이에서 약물–표적–약물 복합체(drug–target–drug complex, DTDC)가 형성될 수 있다. 이 복합체는 면역복합체의 일종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교체 기간 중 약물의 안전성 및 유효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C5 억제제 간 전환 시에는 신중한 임상적 고려와 면밀한 환자 모니터링이 필요하다.크로발리맙은 자가 투여 가능한 피하주사 기반 PNH 치료제로, 정맥 주사 기반의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환자와 보호자의 치료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다. 특히, 의료기관 방문의 빈도 감소와 자가 관리 가능성은 장기 치료가 필요한 PNH 환자에게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을 제공할 수 있다.결론적으로, 크로발리맙(PiaSkyⓇ)은 C5 억제를 통한 기존 치료제의 보체 억제 전략의 유효성을 유지하면서도, 투여 경로의 간편화, 투여 간격의 연장, 특정 유전자 변이에 대한 대응력 등의 특성을 갖춘 차세대 보체 억제제로 평가된다. 이는 PNH 치료의 편의성과 맞춤화를 동시에 실현하는 전환점을 마련한 약제라 할 수 있다.참고문헌 1. Robert A. Brodsky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withoutGPI-anchor deficiency” J Clin Invest. 2019;129(12):5074-5076. 2. Peter Hillmen, Regina Horneff, Michael Yeh, Martin Kolev  and Pascal Deschatelets “Navigating the Complement Pathway to Optimize PNH Treatment with Pegcetacoplan and Other Currently Approved Complement Inhibitors“ Int. J. Mol. Sci. 2024, 25, 9477. 3. Carmelo Gurnari, Ishani Nautiyal, Simona Pagliuca. “Current Opinions on the Clinical Utility of Ravulizumab for the Treatment of ParoxysmalNocturnal Hemoglobinuria” Therapeutics and Clinical Risk Management 2021:17 1343–1351. 4. Regina Horneff, Barbara Czech, Michael Yeh andElena Surova. “Three Years On: The Role of Pegcetacoplan in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 since Its Initial Approval” Int. J. Mol. Sci. 2024, 25(16), 8698. 5. Alexander Röth 1, Jun-ichi Nishimura 2, Zsolt Nagy 3, et al, “The complement C5 inhibitor crovalimab in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Blood. 2020 Jan 24;135(12):912–920. 6. Melissa A. Colden, Melissa A. Colden, Sushant Kumar, et al “Insights Into the Emergence of 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Front. Immunol., 2022 Volume 12 – 2021. 7.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5-05-13 18:10:35최병철 박사 -
국내 허가 앞둔 폐동맥 고혈압 항체치료제 '윈레브에어'2편: First-in-class 액티빈A 수용체 IIA 억제제, 원레브에어윈레브에어는(WinrevairⓇ, WIN-reh-vair, 소타터셉트, Sotatercept-csrk, MSD)는 2024년 3월 미국 FDA와 2024년 8월 유럽 EMA에서 '성인 폐동맥 고혈압(Pulmonary Artery Hypertensin, PAH) 환자의 운동 능력 향상, WHO 기능 등급 개선, 임상 악화 사건 위험 감소를 위한 치료제'로 승인됐다.국내에서는 2024년 12월 '허가신청-급여평가-약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의 2호 대상으로 지정돼 품목 허가 신청이 이루어질 경우, 허가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이 약제는 재조합 'activin receptor IIA-Fc 융합 단백질(fusion protein)'로, 'activin A' 및 기타 'TGF-β 슈퍼패밀리 리간드'에 결합하여 혈관 증식을 조절하도록 설계된 약제이다. 기존 PAH 치료제가 주로 혈관 이완 및 혈류 역학적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약제는 병적 폐혈관 리모델링과 평활근 세포 증식 억제를 통해 PAH의 근본적 병태생리를 타겟팅하는 기전을 가진다.폐동맥 고혈압(Pulmonary Artery Hypertensin, PAH)의 현재 치료 방법은?폐혈관 재형성 및 기능 이상(Pulmonary vascular remodelling and dysfunction)은 PAH의 특징적 병리 소견으로, PAH는 희귀하고 중증의 전모세혈관성 폐고혈압(pre-capillary pulmonary hypertension)의 일종이며, 호흡곤란, 피로, 흉통, 운동 능력 저하, 삶의 질 변화 및 현저히 감소된 기대 수명을 초래한다. 이는 권고 지침에 따른 치료제 사용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현상이다.지난 30년 동안 PAH 치료를 위해 주로 혈관 이완 작용을 나타내는 여러 약제가 개발됐으며, 이들은 NO-sGC-cGMP 경로, prostacycline 경로 및 endothelin-1 경로를 표적으로 한다. 이에는 sGC 자극제, PDE5 억제제, prostacycline 유사체, IP(Iprostanoid) 수용체 작용제, ETA 수용체 길항제, ETA와 ETB수용체 길항제 등이 있다.치료 지침에 따르면, 초기 또는 순차적 병합 요법(2제 또는 3제 병합)은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고 임상적 악화까지의 시간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러한 치료는 질병을 근본적으로 변형하는(disease-modifying) 치료법으로 간주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폐혈관 재형성의 주요 기전을 직접적으로 표적하는 새로운 치료 접근법이 필요하다.폐혈관 재형성(Pulmonary vascular remodeling, PVR)이란 무엇인가?PAH은 혈관벽의 모든 층이 병변에 관여하는 범혈관병증(panvasculopathy)으로, 이는 유전-환경 상호작용의 결과물이며, 필수적인 유전적 및 후생유전학적 기전에서 비롯된다. PAH의 발병 기전은 복합적이며, 폐혈관 재형성이 핵심 병리학적 특징이다.PVR은 중막(media)에 해당하는 폐동맥 내피세포(pulmonary artery endothelial cells, PAECs) 및 폐동맥 평활근세포(pulmonary artery smooth muscle cells, PASMCs)의 증식과 표현형 전환(phenotypic transformation)을 포함하며, 더 나아가 외막(adventitia)에 존재하는 폐동맥 섬유아세포(pulmonary artery fibroblasts, PAFs)와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 ECM) 간의 복합적 상호작용이 수반되는 병태생리적 과정이다. 이러한 병태생리적 과정에는 염증 반응, 세포자멸사(apoptosis), 그리고 기타 다양한 분자 인자들이 관여하며, 이들은 서로 다른 신호 경로를 통해 혈관벽 내에서 정교하게 조절된다. 이들 경로 간의 상호작용은 폐혈관 재형성(PVR)에서 폐동맥고혈압(PAH)으로의 병태 전환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내막(Intima)은 중막(media)과 혈류 사이에서 흐름을 매개하는 두꺼운 내피세포층(endothelial cells, ECs)으로 구성된다. 내피세포는 광범위하고 연속적인 유동 표면을 제공하여, 정상적인 폐순환(pulmonary circulation)에 필수적인 적절한 관류 압력(perfusion pressure)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중증 폐동맥고혈압(PAH) 환자에서는 내막 두께가 약 3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이러한 내막 손상의 정확한 병태생리학적 기전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중막(Media)은 주로 폐동맥 평활근세포(pulmonary artery smooth muscle cells, PASMCs)로 구성되며, 이들은 저산소성 폐혈관 수축(hypoxic pulmonary vasoconstriction)을 매개하는 특성으로 인해 PAH 병태생리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PASMCs가 폐혈관 재형성에 기여하는 기전은 단순하지 않으며, 다양한 병리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병리적 상태에서 PASMCs는 과도한 증식과 세포자멸사(apoptosis)에 대한 저항성을 획득하며, 이러한 변화는 혈관벽의 비후와 구조적 리모델링을 초래한다.외막(Adventitia)은 폐동맥을 둘러싸는 결합조직(connective tissue sheath)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층에 존재하는 폐동맥 섬유아세포(pulmonary artery fibroblasts, PAFs)는 폐동맥고혈압 병태생리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세포군이다. 외막에서는 면역세포의 활성화 및 섬유화 과정이 주요한 병리 기전으로 작용하며, 특히 저산소 환경에서 유도되는 인터루킨-6(IL-6)은 대식세포의 M2형 극화를 촉진한다. 이들 M2 대식세포가 분비하는 다양한 사이토카인 및 성장인자는 PASMC의 증식을 유도하여 중막과 내막의 병변 형성을 가속화한다.이에 따라, 내막층에서는 내피세포 손상과 함께 내피세포의 간엽세포화 전환(Endothelial-to-Mesenchymal Transition, EndMT)이 진행되어 혈관 내강의 협착을 초래하며, 중막층에서는 평활근세포의 비대 및 과도한 증식이 혈류 저항을 증가시킨다. 한편, 외막층에서는 면역세포의 활성화와 섬유화가 지속적인 염증 반응 및 구조적 혈관 리모델링을 매개함으로써 병태생리적 변화를 더욱 심화시킨다.액티빈(Activin)은 어떤 물질인가?액티빈은 변형 성장 인자 β(transforming growth factor-β, TGF-β) 계열에 속하는 펩타이드로, 배아 발생과 성체 조직의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인 다기능성 성장인자(pluripotent growth factor)이다. 처음에는 난소 여포액(ovarian follicular fluid)에서 분리되었으며, 난포자극호르몬(follicle-stimulating hormone, FSH)의 분비를 유도하는 뇌하수체 자극 인자로 처음 기능이 규명되었다.액티빈은 구조적으로 유사한 인히빈(inhibin)과 함께 하나의 하위 분류를 이루며, 두 인자는 공통의 β 서브유닛을 공유하는 시스테인 매듭 단백질(cysteine knot proteins)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단백질은 β 서브유닛 간의 결합 형태에 따라 호모다이머 또는 헤테로다이머를 형성하며, 인간에서 확인된 네 가지 β 서브유닛 유전자(βA, βB, βC, βE) 중 특히 βA/βA(액티빈 A), βB/βB(액티빈 B), βA/βB(액티빈 AB)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 있다.이 중 액티빈 A는 생리학적으로 여러 조절인자에 의해 정밀하게 조절된다. 폴리스타틴(follistatin)은 액티빈 A에 고친화도로 결합하여 생물학적 활성을 억제하는 대표적인 자연적 길항인자이며, 인히빈 α(INHA)와 β 서브유닛(INHB)으로 이루어진 인히빈도 액티빈 A와 직접 결합하거나 type II 수용체에 대한 경쟁적 결합을 통해 액티빈 A의 신호전달을 저해할 수 있다. 액티빈 A는 세포의 증식과 분화, 섬유화, 염증 반응을 포함한 다양한 생리 및 병리학적 과정에 관여하는 다기능성 사이토카인으로 다음과 같은 작용을 한다.첫째, 염증성 사이토카인(예: IL-6, TNF-α 등)의 발현을 증가시켜 염증성 미세환경을 조성하며, 이러한 염증 반응은 폐혈관 리모델링을 유도하는 주요 촉진 인자로 작용한다. 둘째, 섬유아세포를 활성화하여 콜라겐과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 ECM)의 생합성을 촉진함으로써, 혈관벽 비후 및 조직 섬유화를 야기한다. 셋째, 폐동맥 평활근세포(PASMCs)의 증식과 이동을 유도하여 혈관벽의 비후를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폐혈관 저항을 증가시킨다. 넷째, 내피세포의 항상성을 저해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유도하는 동시에, 세포자멸사(apoptosis)를 촉진함으로써 내피 기능을 손상시키고 혈관 재생능력을 약화시킨다. 다섯째, PAH 병태생리에서 보호적 역할을 하는 bone morphogenetic protein receptor type 2 (BMPR2) 경로를 억제함으로써, 증식 억제 및 항염증 신호 전달이 감소하게 된다. 여섯째, SMAD2/3 경로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하여 세포 증식 촉진 신호를 강화하는 반면, 항염증 및 항섬유화 관련 신호전달을 억제함으로써 폐혈관 병변을 심화시킨다.액티빈 신호 전달 결로는?액티빈 신호 전달 경로(Activin Pathway)는 폐혈관 세포의 증식, 분화, 생존을 촉진하는 반면, bone morphogenetic protein (BMP) 경로(BMP Pathway)는 세포자멸사를 유도하고 세포의 증식 및 분화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생리적으로는 이 두 경로 간의 정교한 균형이 유지되며, 이는 폐혈관의 구조적 및 기능적 항상성 유지에 필수적이다.그러나 이러한 신호 간 균형이 파괴될 경우 PAH의 병태생리적 진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액티빈 및 성장분화인자(growth differentiation factors, GDFs)는 액티빈 수용체 II형 A (activin receptor type IIA, ActRIIA)에 결합하여 SMAD2/3 신호전달 경로를 활성화시키며, 이를 통해 세포 증식 및 리모델링을 유도하는 하위 반응이 촉진된다. 반대로, BMP는 BMP 수용체 II형(BMPR2)을 통해 SMAD1/5/8 경로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항증식성 신호를 매개한다. 이러한 두 경로 간의 기능적 불균형은 PAH에서 관찰되는 병리적 혈관 재형성의 주요 분자 기전 중 하나로 간주된다.폐동맥 고혈압(PAH)에서는 BMP/SMAD 1/5/8 경로에 비해 activin/SMAD 2/3 신호 전달이 상대적으로 우세하게 활성화되는 경향을 보이며, 이에는 BMPR2의 기능 상실(loss-of-function)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MPR2 유전자의 기능 상실 돌연변이는 유전성 PAH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특발성 PAH(idiopathic PAH) 환자의 약 25%에서도 이러한 변이가 보고되고 있다.소타터셉트는 어떤 약제인가?소타터셉트(Sotatercept-csrk, 제품명: 윈레베어주, WinrevairⓇ, MSD)는 2024년 3월 미국 FDA과 2024년 8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성인 폐동맥고혈압(PAH) 환자의 운동 능력 개선, WHO 기능 등급 향상, 및 임상 악화 사건 위험 감소’를 적응증으로 승인받은 약제이다.이 약제는 액티빈 수용체 II형 A(ActRIIA)의 세포외 도메인 유전자와 사람 IgG1 Fc 도메인을 융합하여 제조된 재조합 단백질로, TGF-β 슈퍼패밀리의 리간드인 액티빈 A 및 기타 관련 인자에 선택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액티빈 신호를 억제하는 최초의 약제이다.PAH 동물 모델(랫드 모델)에서 소타터셉트는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병변 혈관 내 내피세포 및 평활근세포의 증식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세포 수준의 변화는 혈관벽 비후의 완화, 우심실 재형성의 부분적 역전, 그리고 혈역학적 개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이 약제는 3주 간격으로 피하 투여되며, 초기 5회 투여까지는 헤모글로빈 및 혈소판 수치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초기 모니터링 결과가 불안정한 경우, 모니터링 기간과 횟수를 연장해야 하며, 이후에도 용량 조정 필요성 평가를 위해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이 약제는 헤모글로빈 수치를 상승시켜 적혈구증가증(polycythemia)을 유발할 수 있으며, 중증의 경우 혈전색전성 사건(thromboembolic events) 또는 과점도증후군(hyperviscosity syndrome)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혈소판 수치를 감소시켜 중증 혈소판감소증(thrombocytopenia) 및 관련 출혈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혈소판 수치가 50,000/mm³ 미만인 경우에는 투여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소타터셉트의 약리기전은?소타터셉트(Sotatercept)의 치료 개념은 증식 촉진(pro-proliferative) 신호와 증식 억제(anti-proliferative) 신호 간의 균형 회복에 근거한다. PAH은 폐혈관 평활근세포 및 내피세포에서의 뼈형성 단백질 수용체 II형(BMPR-II)–Smad1/5/8 경로의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으며, 이로 인해 세포 증식 억제 신호가 감소하고 증식 촉진 신호가 상대적으로 우세해지는 병태적 불균형이 발생한다. BMPR-II–Smad1/5/8 경로의 하향 조절은 액티빈 A, GDF8, GDF11 등 액티빈 계열 리간드의 발현 증가로 이어지며, 이는 ActRIIA을 통한 Smad2/3 경로의 과활성화를 유도한다. 이로 인해 인산화된 Smad2/3(pSmad2/3)의 활성도가 증가하고, 그 결과 내인성 BMP 신호 길항제인 gremlin-1 및 noggin의 발현이 촉진된다. Gremlin-1과 noggin은 BMP–Smad1/5/8 경로를 추가로 억제함으로써 증식 억제 신호를 더욱 약화시키는 이차적 효과를 유발한다.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액티빈–Smad2/3 기반의 증식 촉진 신호가 병적으로 우세해지도록 만들며, 이는 폐혈관 리모델링(PVR)을 유도하는 핵심 병태기전으로 작용한다.소타터셉트는 과잉 발현된 ActRIIA 리간드들을 포획(sequestration)함으로써 ActRIIA–Smad2/3 경로의 활성화를 저해하고, 이를 통해 증식 촉진 신호와 억제 신호 간의 균형 회복을 도모한다.결과적으로, 소타터셉트는 액티빈 및 GDFs와 선제적으로 결합하여 ActRIIA–Smad2/3 매개 증식 신호를 차단함으로써 폐혈관벽 비후를 감소시키고, 리모델링된 혈관 구조의 역전 및 우심실 기능 개선에 기여한다. 이는 기존 치료제들과 달리 질환의 구조적·세포학적 병태생리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새로운 약리 기전을 보여준다.소타터셉트의 주요 임상연구는 어떻게 진행되었나?1. STELLAR 연구 2020년 10월에 시작된 본 연구는 다기관, 이중 눈가림, 무작위배정, 제3상 임상시험으로, 안정적인 기저 치료를 받고 있는 WHO 기능분류 II 또는 III의 폐동맥고혈압(PAH)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되었다.총 323명의 환자가 1:1 비율로 무작위 배정되어, 소타터셉트군(목표 용량 0.7 mg/kg, n=163) 또는 위약군(n=160)으로 분류되었으며, 피하 주사 방식으로 3주 간격으로 투여되었다. 대부분의 환자는 3제 병용요법(61%) 또는 2제 요법(35%)을 기저 치료로 받고 있었으며, 약 40%는 프로스타사이클린 주입 치료를 병행하고 있었다. 등록 당시 WHO 기능 등급은 II(49%) 및 III(51%)로 분포되었다.본 연구의 주요 평가 변수(primary endpoint)는 24주 시점에서의 6분 보행 거리(6-minute walk distance, 6MWD)의 기저치 대비 변화량이었으며, 총 9가지의 이차 평가 변수(secondary endpoints)는 계층적(hierarchical) 방식으로 분석되었다. 이 모든 평가는 24주 시점에서 수행되었으며, 사망 또는 임상적 악화까지의 시간(time to clinical worsening)은 마지막 환자의 24주 방문까지 추적되었다.24주 시점에서 6MWD의 중앙값 변화량은 소타터셉트군에서 34.4m(95% CI, 33.0 to 35.5), 위약군에서는 1.0m(95% CI, −0.3 to 3.5)로 나타났으며, 두 군 간 변화량 차이에 대한 Hodges–Lehmann 추정치는 40.8m (95% CI, 27.5 to 54.1)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이차 평가 변수 중 8가지 지표는 소타터셉트군에서 위약군 대비 모두 유의한 개선을 보였으나, PAH-SYMPACT 도구에 기반한 인지/정서적 영향(Cognitive/Emotional Impacts) 영역 점수는 두 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소타터셉트군에서 위약군에 비해 더 높은 빈도로 보고된 이상반응(adverse events)은 비출혈(epistaxis), 어지럼증(dizziness), 모세혈관 확장증(telangiectasia), 헤모글로빈 수치 상승, 혈소판감소증(thrombocytopenia), 그리고 혈압 상승 등이었다.2. Hyperion 연구 2021년 6월부터 전 세계적으로 시행된 본 연구는 새롭게 진단된 중등도 또는 고위험 폐동맥고혈압(PAH) 환자 약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무작위배정,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제3상 임상시험이다. 참가자는 소타터셉트와 기존 PAH 치료제를 병용 투여받는 군과 위약 + 기존 치료 병용군으로 1:1 무작위 배정되었다.본 연구의 주요 평가변수는 임상적 악화까지의 시간으로 정의되었으며, 이는 무작위배정 시점부터 최초의 이환 사건(clinical worsening event) 또는 사망 발생까지의 기간을 측정하여 평가되었다. 임상적 악화(clinical worsening) 사건은 다음 중 하나 이상을 포함하는 복합 평가 지표로 정의되었다: 모든 원인의 사망, 24시간 이상 지속된 비계획적 PAH 관련 입원, 심방 중격 절개술(atrial septostomy), 폐 이식(lung transplantation), 또는 기저치 대비 6MWD 감소와 함께 WHO 기능분류(WHO FC) 악화, 우심부전(right heart failure)의 임상적 증상 또는 징후, 기존 PAH 치료제의 추가 사용 또는 정맥 주사형(parenteral) 치료제로의 전환 등이 이에 해당된다.Merck 측은 2024년 초, ZENITH 연구에서 도출된 긍정적인 중간 분석 결과 및 소타터셉트에 대한 누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HYPERION 연구를 지속하는 것이 더 이상 윤리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해당 임상시험을 조기 종료하였다.3. ZENITH 연구 2021년 7월에 시작된 ZENITH 연구는 세계보건기구(WHO) 분류상 그룹 1에 해당하는 폐동맥 고혈압(PAH) 환자 중 기능적 분류(WHO FC) III 또는 IV 등급이며, 사망 위험이 높은 성인을 대상으로 소타터셉트의 유효성을 평가하였다. 본 연구에서 소타터셉트는 기존 표준 치료제와 병용 투여 시 위약 대비 이환 또는 사망 사건의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탁월한 효능 결과를 바탕으로 2023년 말 조기 종료되었다.이어 2025년 3월 말에 발표된 3상 ZENITH 연구 결과에 따르면, WHO 기능 등급 III 또는 IV에 해당하는 성인 PAH 환자에서 소타터셉트는 주요 이환 및 사망 사건의 발생 위험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본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 연례 학술대회(ACC Scientific Session)에서 발표되었으며,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되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소타터셉트는 위약 대비 주요 임상 사건의 위험을 76%까지 감소시킨 것으로 보고되었다.기존의 폐동맥 수축, 이완 및 증식에 관여하는 약제는?폐동맥은 높은 혈류 압력과 벽 긴장(wall stress)을 견딜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 특화되어 있으며, 상당한 혈액량을 수용할 수 있는 용적 탄력성을 지닌 혈관이다. 그러나 폐동맥 고혈압(PAH)에서는 광범위한 혈관 리모델링이 유도되며, 이로 인해 동맥 중막에 위치한 소평활근세포(small smooth muscle fibers)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거나 확장되어 혈관 수축을 초래한다.이러한 평활근세포의 증식은 내막 비후와 섬유화의 병리적 연쇄반응을 유발하는데, 이는 ‘평활근세포 증식 → 내막 비후 → 섬유화 → 혈관 협착 → 조직 자극 → 재증식’이라는 자가 증폭적 순환을 통해 진행된다. 일단 이러한 병적 순환이 시작되면, 그 진행 속도는 점차 가속화되고 비가역적으로 전개되어, 폐동맥 내강을 점차 폐쇄시키는 병변을 형성하며, 결국 폐혈관 저항의 지속적인 증가로 이어진다. 1995년 이전까지 PAH 치료에 사용 가능한 약제는 칼슘채널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s)와 항응고제(anticoagulants) 등에 국한되었다. 이후 PAH의 병태생리에서 세 가지 주요 경로인 NO-sGC-cGMP 경로, Prostacyclin 경로 그리고 Endothelin-1(ET-1) 경로의 중요성이 규명되면서, 각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 전략이 개발되어 PAH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1. NO-sGC-cGMP 경로 일산화질소(Nitric oxide, NO)는 혈관 평활근 세포 내의 용해성 구아닐산 고리화효소(soluble guanylate cyclase, sGC)를 활성화시켜, 구아노신 삼인산(GTP)을 고리형 구아노신 일인산(cyclic guanosine monophosphate, cGMP)으로 전환시키며, 이는 혈관 이완 및 세포 증식 억제 작용을 유도한다. 그러나 cGMP는 PDE5(phosphodiesterase type 5)에 의해 비활성 형태인 GMP로 분해되어, 이와 같은 혈관 이완 작용이 소실된다.NO-sGC-cGMP 경로와 관련되는 약제에는 NO의 흡입, 아질산염 또는 질산염의 투여, sGC 자극제 Riociguat(리오시구앗, 아뎀파스 정, AdempasⓇ), PDE5 억제제 Sidenafil 및 Tadanafil 등이 있다.2. Prostacyclin 경로 프로스타사이클린(Prostaglandin I₂, PGI₂)은 혈관 평활근 세포의 수용체에 결합하여 아데닐산 고리화효소(adenylyl cyclase, AC)를 활성화시킨다. 이로 인해 아데노신 삼인산(ATP)이 고리형 아데노신 일인산(cyclic adenosine monophosphate, cAMP)으로 전환되며, 이는 혈관 이완 및 세포 증식 억제 효과를 유도한다.Prostacyclin 경로와 관련되는 약제에는 Prostacyclin 유사체 Epoprostenol, Trepostinil(트레포스티닐, 레모둘린 주, RemodulinⓇ), Iloprost(일로프로스트, 벤타비스 흡입액, VentavisⓇ), 그리고 Beraprost와 IP(Iprostanoid) 수용체 작용제 Selexipag(셀레씨파그, 업트라비 정, UptraviⓇ)가 있다.3. Endothelin-1(ET-1) 경로 전구물질인 Big ET-1은 엔도텔린 전환효소(endothelin-converting enzyme, ECE)에 의해 활성형 펩타이드인 엔도텔린-1(ET-1)로 전환된다. ET-1은 21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강력한 혈관 수축 펩타이드로, 혈관 내피세포에서 주로 생성되며, 평활근 세포의 ETA 및 ETB 수용체에 결합하여 혈관 수축 및 세포 증식을 유도한다.Endothelin-1(ET-1) 경로와 관련되는 약제에는 ETA 수용체 길항제 Ambrisentan(암브리산탄, 볼리브리스 정, VolibrisⓇ)과 ETA와 ETB수용체 길항제 Bosentan(보센탄, 트라클리어 정, TracleerⓇ) 및 Macitentan(마시텐탄, 옵서미트 정, OpsumitⓇ) 등이 있다.기존 PAH 치료제 vs. 소타터셉트를 비교하면?기존의 PAH 치료제들은 주로 폐혈관의 수축 및 이완의 불균형, 내피 기능 장애, 그리고 혈관 리모델링과 같은 병태생리적 현상을 조절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들 약제는 주로 폐혈관의 평활근 긴장을 완화하거나 혈관 확장을 유도함으로써 폐혈관 저항을 감소시키고 우심실의 후부하를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이러한 약물들은 혈관 확장 작용에 기반한 기능적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혈관벽의 병적 리모델링이나 세포 수준의 병태생리 기전을 근본적으로 교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소타터셉트는 TGF-β 슈퍼패밀리 리간드(예: activin A 등)에 결합함으로써 ActRIIA를 매개로 한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새로운 작용 기전을 지닌 약제로, 병적 혈관 리모델링을 표적하는 질병 조절적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구체적으로, 소타터셉트는 증식 촉진 및 염증 유발성 경로인 ActRIIA/Smad2/3 신호를 억제하고, 동시에 증식 억제 경로인 BMPRII/Smad1/5/8 경로의 활성을 상대적으로 회복시킴으로써, 폐혈관 내피세포 및 평활근세포의 이상 증식, 염증 및 구조적 변화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소타터셉트의 앞으로의 전망은소타터셉트는 기존 폐동맥 고혈압(PAH) 표준 치료제와 병용 시 운동 능력 개선 및 임상적 악화 위험 감소에 기여하는 치료제로, STELLAR 임상시험의 긍정적인 결과를 기반으로 현재까지 40개국 이상에서 승인을 획득하였다. 국내에서는 2024년 12월 '허가신청-급여평가-약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의 제2호 대상으로 지정되어, 조만간 국내 도입이 예상된다.ZENITH 임상시험은 탁월한 치료 효과로 인해 조기 종료되었으며, 참여 환자들은 이후 SOTERIA 공개 라벨 연장 연구에 등록되었다. 해당 연구에서 소타터셉트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기존 임상시험 결과와 일관되었고, 약물 관련 이상 반응으로 인한 치료 중단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또한, 3상 HYPERION 연구 역시 ZENITH 시험의 긍정적 중간 분석 결과를 근거로 조기 종료되어 최종 분석에 돌입하였다.결론적으로, 소타터셉트는 기존 PAH 치료제들과는 차별화된 작용 기전을 통해 폐혈관 구조의 병태생리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질병 조절제로 평가받고 있다. 임상 2상(PULSAR) 연구에서의 유망한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3상(STELLAR 및 ZENITH) 연구에서 확립된 유효성과 안전성은 PAH 치료의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참고문헌1. Zhuangzhuang Jia, Shuai Wang, Haifeng Yan, et al. “Pulmonary Vascular Remodeling in Pulmonary Hypertension” J. Pers. Med. 2023, 13(2), 366. 2. Tanvirul Hyea, Riajul Hossainb, Dipongkor Sahac et al. “ Emerging biologics for the treatment of 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Journal of Drug Targeting 2023, Vol. 31, no. 5, 471–485. 3. Marc Humbert, Vallerie McLaughlin, J. Simon R. Gibbs, et al, “Sotatercept for the Treatment of 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N Engl J Med 2021;384:1204-1215) 4. Yen-Chun Lai, Karin C. Potoka, Hunter C. et al, “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The Clinical Syndrome” Circulation Research Volume 115, Issue 1, 20 June 2014; Pages 115-130.) 5. Aimon C. Miranda, Cyrille K. Cornelio, Bao Anh C. Tran, and Joel Fernandez, “Sotatercept: A First-In-Class Activin Signaling Inhibitor for Pulmonary Arterial Hypertension” J Pharm Technol. 2025 Feb 22:87551225251317957 6. 2020년 폐고혈압 진료지침 대한심장학회,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2020 7.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5-04-21 11:18:06최병철 박사 -
알츠하이머 두번째 항-Aβ 단클론 항체, '키순라' 운명은노벨 드럭 인사이트(NOVEL DRUG INSIGHT)를 시작하며... 미 FDA는 2011년부터 신약 승인 시 'NEW DRUG APPROVAL' 대신 'NOVEL DRUG APPROVAL'이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FDA는 매년 40~60개 안팎의 'NOVEL DRUG'을 승인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국내에도 도입되어 의료현장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 신약들은 기존 치료 지침과 패턴을 변화시키며,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변화하는 치료 환경 속에서 신약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환자에게 전달하는 정확하고 균형 잡힌 정보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NOVEL DRUG INSIGHT'에서는 신약의 개발 배경부터 허가 사항, 약리기전, 임상시험 결과를 통한 안전성과 유효성, 그리고 기존 치료제들과 비교 분석까지 폭넓고 깊이 있게 다룰 예정입니다. 집필할 신약은 필자의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선정될 예정이며, 실제 임상적 적용은 향후 변화할 수 있으므로 본문에 담긴 내용 역시 최신 지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밝힙니다. 1편: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 '키순라'일라이 릴리(Eli Lilly)의 '키순라(KisunlaⓇ, Donanemab-azbt)'는 초기 증상의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 AD)을 앓고 있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질병 조절 치료제로, 뇌 내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가 존재하고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 인지 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 또는 경증 치매(mild dementia)가 확인된 환자에서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이 약제는 병리적 Aβ 플라크를 표적으로 하여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기전을 기반으로 한다. 특히, 치료 시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감소하면 정맥 주입을 중단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치료 비용과 주입 횟수를 줄이는 이점이 있다.미국 FDA는 2024년 7월 키순라를 승인했다. 신속 심사(Fast Track designation),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및 혁신치료제 지정(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을 통해 심사 기간을 단축했다. 이어 2024년 9월 일본, 2024년 12월 중국에서도 각각 시판 승인을 획득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반면 2025년 3월 28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키순라의 시판 허가에 대해 거절 의견을 표명하였다. CHMP는 키순라가 보여준 치료적 이점이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ARIA)으로 인한 잠재적이고 치명적인 부작용의 위험성을 능가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키순라의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ARIA 발생률 및 관련 중증 이상반응 사례에 근거한 것으로, EMA의 최종 승인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알츠하이머병(AD)의 병태생리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 축적의 의미는?아밀로이드(Amyloid)는 비정상적으로 응집된 단백질 복합체로 AD의 주요 병리적 특징 중 하나이다. 아밀로이드는 막관통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amyloid precursor protein, APP)이 프로테아제인 β-secretase(BACE1)와 γ-secretase에 의한 연속적인 절단 경로를 통해 생성된 Aβ(amyloid beta) 펩타이드로서 다양한 단백질, 금속 이온, 세포 파편 등과 함께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형성한다.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생성 및 축적은 신경세포 간 시냅스 전달을 방해하며, 인지 기능 저하를 포함한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한다. 이에는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 저해, 칼슘 항상성(calcium homeostasis) 파괴,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 생성 증가, 그리고 염증 반응 활성화 등이 있다. 이러한 병리적 변화들은 궁극적으로 타우 단백질(tau protein) 과인산화 및 응집을 유발하여 신경섬유 엉킴(neurofibrillary tangles) 형성을 촉진한다.따라서, 현재 받아들여지고 있는 아밀로이드 연쇄반응 가설에 따르면, Aβ의 과도한 축적이 AD 병태생리의 초기 원인으로 작용하여 일련의 신경 퇴행성 변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APP의 절단 경로는 크게 비-아밀로이드 생성 경로(non-amyloidogenic pathway)와 아밀로이드 생성 경로(amyloidogenic pathway)로 구분된다. 비-아밀로이드 생성 경로에서 APP는 α-secretase에 의해 절단되며, 이때 생성되는 가용성 APP-α(soluble APP-α, sAPPα)가 세포 외로 분비되어 주변 세포 외 기질(extracellular matrix)에 존재하면서 신경 보호, 시냅스 기능 향상, 항염증, 세포 생존 촉진 등의 활성 기능을 수행한다.반면, 아밀로이드 생성 경로에서는 APP가 우선 β-secretase에 의해 절단되고, 이후 γ-secretase에 의해 추가 절단되면서 독성 형태의 Aβ 펩타이드를 생성하게 된다. 생성된 Aβ 펩타이드는 세포 외로 분비된 후 독성 올리고머(cytotoxic oligomers) 및 불용성 Aβ 섬유(Aβ fibrils)로 응집되어 최종적으로 플라크를 형성한다.알츠하이머병(AD)에서 면역치료 전략은?AD의 면역치료(immunotherapy)는 병리적 Aβ 축적을 억제하거나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어 왔으며, 주요 전략으로는 능동적(active) 및 수동적(passive) 면역치료가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다수의 임상시험은 제한된 치료 효과 또는 안전성 문제로 인해 중도에 중단되거나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능동 면역치료는 환자의 면역계를 자극하여 표적 항원에 대한 내인성 항체 생성을 유도하는 접근법이다. AD에서는 Aβ peptide 또는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백신이 연구되어, 병태생리학적 핵심 병리인 단백질 축적에 대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능동 면역치료는 상대적으로 비용 효율성, 투여 편의성, 그리고 장기적 효과 가능성이라는 장점을 가지지만, 면역 과민반응 유발 위험성, 고령 환자에서의 낮은 면역반응 유도율, 그리고 질병 진행 단계에 따른 효과 제한성 등의 단점이 존재한다. 특히 고령층에서 백신에 대한 면역반응이 미약할 수 있어, 치료 효과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이에 비해 수동 면역치료, 즉 항-Aβ 단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ies, mAbs)를 활용한 전략은 이미 형성된 병리적 Aβ 응집체를 직접적으로 제거하거나 응집을 억제하는 기전을 기반으로 한다.그러나 수동 면역치료는 두 가지 주요한 생물학적 장벽에 직면해 있다.첫째, 혈액-뇌 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은 항체가 치료 표적 부위인 뇌 실질로의 접근을 제한하는 주요 요인이다. 따라서, 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할 수 있는 최적의 항체 농도 및 투여 방법을 설정하는 것이 임상적으로 중요한 과제이다.둘째, 뇌 내 면역 반응, 특히 미세아교세포(microglia)의 과활성화에 의한 신경 염증 반응이 문제가 된다. 일부 임상시험에서는 항체 투여 후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ARIA)과 같은 이상 반응이 보고되었으며, 이는 치료의 안전성 확보에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항-Aβ 단클론 항체는 Aβ 단량체로부터 섬유성 응집체인 아밀로이드 플라그로의 전환을 억제하는 기전을 바탕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시험관 내(in vitro) 및 생체 내(in vivo) 연구에서 그 효능이 입증되고 있다. 실제로, 여러 항-Aβ 항체들이 동물 모델 및 인간 대상 임상시험에서 아밀로이드 병리(amyloid pathology) 감소 효과를 보인 바 있으며, 이는 항-Aβ 면역치료의 임상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근거로 평가된다.더 나아가, 최근에는 Aβ 외에도 타우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능동 면역 백신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으며, 이러한 새로운 면역치료 전략들은 향후 병용 요법(combination therapy)의 형태로도 적용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 Aβ와 타우를 동시 표적으로 하는 병용 면역치료는 AD 병리의 다중 경로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보다 포괄적인 치료 전략으로 기대된다.항-Aβ 단클론 항체 개발 및 치료적 진화는 어떻게 진행되었나?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AD 환자의 뇌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축적된다는 사실이 규명되면서, Aβ가 AD의 주요 병리 인자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발견은 Aβ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 전략 개발의 촉매가 되었으며, 이후 단클론 항체를 이용하여 Aβ를 선택적으로 인식하고 결합하는 치료제가 본격적으로 개발되었다. 초기 항체들은 주로 Aβ 단량체(monomer) 또는 올리고머(oligomer)에 결합하여 플라크 생성을 억제하거나, 이미 형성된 플라크를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되었다.대표적인 항-Aβ 단클론 항체 중 하나인 아두카누맙(Aducanumab, AduhelmⓇ, Biogen)은 Aβ 펩타이드의 N-말단(3–7)을 표적으로 하는 인간화 IgG1 항체로, 주로 응집된 Aβ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특징을 갖는다. 2021년 6월 미국 FDA로부터 경도에서 중등도 AD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가속 승인되었다. 그러나 플라크 제거 효과와는 별개로, 인지 기능 개선에 대한 임상적 유의성이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결국 Biogen은 2022년 말, 아두카누맙에 대한 상업적 마케팅 및 판매를 단계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하였다.간테네루맙(Gantenerumab), 크레네주맙(Crenezumab 그리고 솔라네주맙(Solanezumab)은 Aβ 올리고머 및 섬유 모두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가 개발되었지만 2상 또는 3상 임상에서 임상적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였거나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현재 모두 개발이 중단된 상태다.한편, 레카네맙(Lecanemab, 레켐비, LeqembiⓇ, 에자이)은 Aβ 올리고머 및 섬유를 표적으로 하는 인간화 IgG1 단클론 항체로, 특히 Aβ 응집체의 초기 형태에 대한 높은 선택성을 보인다. 레카네맙은 아밀로이드 병리의 초기 단계에 개입하여 질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3상 CLARITY AD 임상에서 조기 AD 환자군(경도 인지장애 및 경증 치매 단계)을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이 평가되었다.CLARITY AD 임상을 근거로 미국 FDA는 레카네맙을 2023년 1월 가속 승인하였으며, 2023년 7월에 정식 승인(full approval))하였다, 국내에서도 2024년 2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 인지 장애 또는 경증의 알츠하이머병 성인 환자의 치료’에 승인하였으면 현재 비급여로 사용하고 있다.도나네맙(Donanemab, 키순라, Kisunla, 릴리)은 뇌 내 축적된 피로글루탐산화 Aβ(pE3–Aβ, N-terminal pyroglutamate-modified Aβ) 를 특이적으로 표적으로 하는 인간화 IgG1 단클론 항체이다. 미국 FDA는 글로벌 데이터 TRAILBLAZER-ALZ 2를 근거로 2024년 7월에 ‘mild cognitive impairment or mild dementia stage of disease’에 승인하였다. 이는 아두카누맙, 레카네맙에 이어 세 번째 미국 FDA 승인이지만 아두카누맙 상황을 고려한다면 두 번째 항-Aβ 항체라고 할 수 있다.이 약제는 성숙된 형태의 병리적 Aβ 플라크에 대한 높은 친화성을 가진다. 또한, 미세아교세포를 통한 식작용을 유도하여 병리적 플라크를 제거하는 직접적인 기전을 가지며, Aβ의 병리적 변형 형태를 선택적으로 인식함으로써 정상 생리적 단량체에 대한 영향은 최소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항-Aβ 항체의 작용 기전 및 병태생리학적 의미는?항-Aβ 항체는 Aβ 단량체, Aβ 올리고머, Aβ 섬유, 및 플라크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Aβ와 상호작용함으로써, Aβ 연쇄반응의 여러 병태생리적 단계를 차단할 수 있다. 항-Aβ 항체가 인식하는 Aβ의 형태에 따라 병리적 경로를 차단하거나 조절하는 기전이 다양하게 나타나며, 이러한 차이는 궁극적으로 치료 효과 및 이상 반응 프로파일에 영향을 미친다.특히, 항체의 에피토프 특이성(epitope specificity)과 투여 농도(concentration)는 그 작용 기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일부 항체는 플라크에 직접 결합하여 미세아교세포(microglia)를 활성화시키고, 이를 통해 식작용(phagocytosis)을 유도하여 플라크의 제거를 촉진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러한 면역 매개 플라크 제거 과정은 효과적인 Aβ 축적 감소를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염증 반응 및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과 같은 이상 반응 발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또한, 말초 싱크 효과(peripheral sink effect)는 항-Aβ 항체의 또 다른 중요한 기전으로 제시된다. 이는 항체가 말초 순환계 내 Aβ와 결합하여 혈중 Aβ 농도를 감소시키고, 농도 구배에 따라 뇌 내 Aβ가 혈중으로 이동하면서 결과적으로 뇌 내 Aβ 축적이 감소하는 현상이다. 비록 초기에는 이 가설의 타당성에 대해 논란이 존재하였으나, 최근 전임상 및 임상 연구를 통해 점차 그 병태생리학적 기반이 입증되고 있다.이러한 다면적인 작용 기전은 항체의 표적 선택성 및 투여 전략에 따라 치료 효능과 이상 반응 및 부작용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며, 향후 보다 정밀한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항-Aβ 항체 치료에서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는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2010년 항아밀로이드(anti-amyloid)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된 영상학적 이상 소견의 표준화와 평가 체계 마련을 위해 전문가 워크그룹이 구성되었다. 이들은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ARIA)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하였고 이에 대한 분류 체계를 확립하였다. ARIA는 크게 ARIA-E(edema/exudate, 부종 또는 삼출 관련)와 ARIA-H(hemorrhage/hemosiderin deposition, 미세출혈 및 헤모시데린 침착 관련)로 세분화된다.ARIA는 주로 영상 소견을 기반으로 진단되나, 그 병태생리학적 기전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AD 진행 과정에서 뇌혈관 구조는 정상 상태에서 뇌 아밀로이드 혈관병증(cerebral amyloid angiopathy, CAA)으로 변화하며, 이 과정에서 혈관 내 Aβ 침착, 혈관벽 무결성 손상, 그리고 혈관 주위 청소 경로(perivascular clearance pathway)의 장애가 동반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령과 APOE ε4 대립유전자 보유는 이러한 혈관 병리의 형성을 촉진하는 주요 위험인자로 작용한다.항-Aβ 항체 시 투여된 항체는 뇌 실질 및 혈관벽에 축적된 Aβ와 결합하면서 항체-Aβ 면역복합체를가 형성한다. 이는 복합체의 이동과 혈관 주위 염증 반응을 유발하며, 플라크 청소 과에서 대량의 Aβ가 혈관 주위로 이동하면서 급성 동맥염과 혈관벽 손상, 투과성 증가가 발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단백질성 삼출액(ARIA-E) 또는 혈액 분해산물(ARIA-H)이 뇌 실질로 유출되는 병태가 초래된다.실제 임상에서도 이러한 병리적 기전이 관찰된다. 예를 들어, 레카네맙 치료 중 발생한 치명적 ARIA 사례의 부검 결과, 급성 동맥염 소견과 더불어 광범위한 혈관 주위 염증, 세동맥 변성, 그리고 뇌 실질 및 연질뇌막(leptomeninges) 내 광범위한 미세출혈이 확인되었다.메타분석 결과에 따르면, 항-Aβ 항체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ARIA-E와 ARIA-H의 발생률은 각각 6.5%와 7.8%로 보고되었으며, 항체의 종류, 표적 Aβ 형태, 투여 용량 및 빈도, 그리고 APOE ε4 유전자 보유 여부에 따라 ARIA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레카네맙의 3상 CLARITY AD 시험에서는 ARIA-E 12.6%, ARIA-H 17.3%, 전체 ARIA 발생률 21.5%가 보고되었으며, 이는 APOE ε4 보유자 및 비보유자를 포함한 수치이다.반면, 도나네맙의 3상 TRAILBLAZER-ALZ 2 임상에서는 보다 높은 ARIA-E 24.0%, ARIA-H 31.4%, 전체 ARIA 36.8%의 발생률이 관찰되었다. 특히 APOE ε4 보유자에서 ARIA 발생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유전형 기반 선별 및 모니터링 전략의 필요성을 시사한다.도나네맙은 어떤 약제인가?도나네맙(Donanemab-azbt, KisunlaⓇ, 릴리)은 미국 FDA으로부터 세 번째로 승인된 항-Aβ 헝채 기반 AD 치료제로, 아밀로이드 병리가 확인된 경도 인지장애(MCI) 및 경증 치매 단계의 AD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이 승인되었다. 이 약제는 최초로 AD 진행의 핵심 병리인 불용성 N3pG Aβ(N-말단 3번 위치에서 피로글루탐산으로 변형된 아밀로이드-베타) 플라크를 특이적으로 표적하는 인간화 IgG1 서브클래스의 단클론 항체로 개발되었다.도나네맙의 유효성은 3상 임상인 TRAILBLAZER-ALZ 2를 통해 입증되었다. 해당 연구에서 도나네맙 치료군은 위약군 대비 뇌 내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으며, 이는 도나네맙이 AD 병리의 핵심인 아밀로이드 축적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거나 제거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였다. 또한 안전성에 대해서는 치료군에서 ARIA-E 및 ARIA-H 발생이 보고되었으나, 전체적인 위험-편익(risk-benefit) 프로파일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었다.도나네맙의 약리학적 작용 기전 및 치료적 의의는?도나네맙은 N3pG Aβ(N-terminal pyroglutamate-modified amyloid-beta) 또는 pE3–Aβ(pyroglutamate-modified amyloid-beta at position 3) 플라크의 특이적 에피토프에 결합하여 뇌 내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작용을 한다.N3pG Aβ는 일반적인 Aβ 펩타이드에 비해 응집성이 높고, 분해 저항성이 강하며, 신경 독성이 증가된 병리적 형태로, 플라크 형성을 가속화하고 신경 손상을 유발하는 주요 인자로 알려져 있다.이를 제거하는 과정은 미세아교세포를 활성화하여 플라크를 포식하고, 신경세포 주변에서 병리적 침착물을 제거하는 면역 매개 메커니즘을 통해 이루어진다. 결과적으로 뇌 조직 내 아밀로이드 축적이 감소되며, AD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기여한다. 이는 분자적 관점에서는 시냅스 손상의 주요 병인을 차단함으로써, 신경 가소성 감소와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병태생리적 경과를 완화할 수 있다. 이 약제는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전구체 단백질(APP) 처리 과정의 하위 신호 전달 경로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타우 단백질 과인산화(tau hyperphosphorylation) 및 신경섬유다발(neurofibrillary tangle) 형성과 같은 후속적인 병리적 변화를 조절한다. 이러한 과정은 아밀로이드 연쇄 반응을 차단하거나 완화하여 질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더 나아가 뇌 내 아밀로이드 농도의 감소는 아밀로이드 독성에 의해 유발되는 신경 염증 반응을 감소시키고, 신경세포의 손상을 예방하는 효과를 통해 시냅스 기능의 안정화 및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기전은 인지 기능 악화의 진행을 지연시키거나 억제하며, 초기 AD 환자에서의 임상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이 약제는 주로 경도인지장애(MCI) 또는 경증 치매 단계의 초기 AD 환자군을 대상으로 개발되었으며, 해당 환자군을 중심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토되었다. 따라서 표적 치료의 전략은 AD의 조기 병기에서 병태생리를 근본적으로 수정하여 질병의 진행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도나네맙의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는?TRAILBLAZER-ALZ 2는 도나네맙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한 3상 임상시험으로, AD로 인한 경도인지장애(MCI) 또는 경도 치매를 겪고 있으며, 병리학적으로 AD 신경병리가 확인된 초기 증상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다.다국적,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 대조 방식으로 설계된 본 시험에는 총 1,736명의 환자가 참여하였으며, 참가자들은 인지기능 평가와 AD 병리 증거에 기반하여 선정되었다. 시험은 8개국에서 시행되었으며, 환자들은 매 4주 간격으로 초기 3회 700mg, 이후에는 1,400mg도나네맙을 투여받는 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되어 최대 72주간 치료를 받았다.치료 중단 여부는 특정 시점(24주, 52주, 76주)의 아밀로이드 PET 스캔 결과를 바탕으로 결정되었다. PET 검사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치가 11 센틸로이드 미만이거나, 두 차례 연속 검사에서 11 이상 25 미만의 수치를 보인 경우에는 치료 중단 및 위약 전환이 고려되었다. 이러한 설계는 치료 종료 후에도 지속적인 효과를 평가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아밀로이드 PET 결과에 따르면, 도나네맙 투여 환자의 17%가 투여 시작 후 6개월 만에 치료를 완료했으며, 47%는 1년 이내, 69%는 18개월 이내에 치료를 완료하였다. 치료 종료 후 1년까지도 인지 저하 속도는 지속적으로 느려지는 경향을 보였다.본 시험의 주요 유효성 평가 지표는 76주 시점의 통합 알츠하이머병 평가지수(iADRS) 변화였다. iADRS는 ADAS-Cog13(인지기능 평가)과 ADCS-iADL(일상생활 기능 평가)을 통합한 척도로, 점수 감소는 인지 및 기능 저하를 의미한다.도나네맙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76주 시점에서 iADRS 점수 저하 속도가 유의하게 느려졌으며, 최대 18개월 동안 인지 및 기능 저하 속도가 최대 35%까지 감소하였다. 또한, 질병 진행에 따른 임상 단계 악화 위험이 최대 39%까지 감소하였다.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경우, 평균적으로 18개월 시점에서 84%까지 감소하였다.PET 영상 분석 결과, 1년간 인지기능 유지율은 도나네맙 투여군이 47%로 위약군의 27% 대비 높았다. 특히, 치료 중 아밀로이드 플라크 제거가 확인될 경우 약물 투여를 중단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본 임상시험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였다.안전성 분석에서는,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감지된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과 두통이 주요 이상 반응으로 보고되었다. 특히 ARIA는 도나네맙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임상적 모니터링이 필요한 부분으로 지적되었다.이러한 결과는 도나네맙이 초기 AD 환자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인지 및 기능 저하 속도를 의미 있게 늦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ARIA를 비롯한 이상 반응 관리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으며, 장기적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도나네맙의 승인 과정과 주요 쟁점은?도나네맙의 개발 및 승인 과정에서 가장 큰 안전성 문제로 지적된 것은 ARIA의 높은 발생률이었다. 미국 FDA는 초기 임상 2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출된 가속 승인 신청에 대해 충분한 임상적 혜택을 입증하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심사를 보류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후 TRAILBLAZER-ALZ 2로 명명된 3상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면서 도나네맙의 유효성이 긍정적으로 입증되어 FDA의 정식 승인을 받기에 이르렀다.반면, 유럽 EMA의 CHMP는 2025년 3월, 도나네맙의 시판허가(Marketing Authorisation) 신청을 부정적 권고(negative opinion)와 함께 기각하였다. 그 근거는 첫째, 도나네맙 투여군에서 높은 빈도의 ARIA가 관찰되었으며, 그 중 일부는 임상적으로 중대한 신경학적 이상 또는 치명적인 사례로 이어졌다. 전체 도나네맙 투여 환자의 약 36.8%에서 ARIA가 발생하였고, 이 중 상당수는 ARIA-E 및 ARIA-H을 동반하였다. 이는 위약군(14.9%)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치이다. 두 번째, ApoE ε4 유전자를 보유하지 않은 하위집단에서도 ARIA 발생률은 24.7%에 달하였으며, 이는 동일 하위집단의 위약군(12.0%)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이로 인해 ARIA 위험이 특정 유전자형에 국한되지 않음을 시사한다.세 번째, 주된 유효성 평가 변수였던 iADRS 변화량에서 도나네맙군은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나, 그 절대적 개선 폭은 작았다(도나네맙군 -10점 vs 위약군 -13점). 이는 치료적 유익성의 임상적 중요성이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ApoE ε4 비보유자 하위집단에 대한 장기 추적자료가 부족하여, 지속적인 임상적 혜택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증할 수 없었다. 결론적으로, CHMP는 도나네맙의 제한적인 임상 효능이 ARIA로 인한 심각하고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이상반응의 위험을 상쇄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였다.도나네맙는 치료 비용과 주입 횟수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먼저 승인된 레카네맙 대비 치료 효율성과 편의성에서 우위를 가진다. 다만, 2021년 11월부터 경도인지장애(MCI) 예방을 목표로 한 글로벌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고, 유럽 EMA에서 재검토를 요청한 상태에 있다. 따라서 도나네맙이 국내에서도 임상이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 승인 여부와 최종 시장 진입 결과가 주목된다.참고문헌 1. Anne-Cathrine S. Vogt, Gary T. Jennings, Mona O. Mohsen, et al. “Alzheimer’s Disease: A Brief History of Immunotherapies Targeting Amyloid β.” Int. J. Mol. Sci. 2023; 24(4), 3895. 2. Francesca Mantile, Antonella Prisco, “Vaccination against β-Amyloid as a Strategy for the Prevention of Alzheimer’s Disease.” Biology 2020;9(12), 425. 3. Nandhini Jayaprakash, Karthikeyan Elumalai, “Translational Medicine in Alzheimer's Disease: The Journey of Donanemab From Discovery to Clinical Application” Chronic Diseases and Translational Medicine, 2024;1–12. 4. John R. Sims, Jennifer A. Zimmer, Cynthia D. Evans, et al. “Donanemab in Early Symptomatic Alzheimer Disease The TRAILBLAZER-ALZ2 Randomized Clinical Trial.” JAMA. 2023;330(6):512-527. 5. Thomas A. “Pyroglutamate Aβ cascade as drug target in Alzheimer’s disease” Molecular Psychiatry 2022;27:1880–1885. 6. EMA, "Questions and Answers on the refusal of the marketing authorisation for Kisunla (donanemab)", March 2025. 7.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5-04-17 13:20:30최병철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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