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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거리두기 2.5단계와 갈 곳 잃은 MR[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오늘도 출근을 하긴 했는데, 그냥 차에만 앉아 있었습니다. 그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까요." 수도권에서 제약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A씨가 답답해하며 토로했다. 그는 오늘도 점심을 차에 앉아 김밥으로 때웠다. 카페에도 갈 수 없는 처지였다. 운전석에서 노트북을 열어 회사가 내준 숙제(업무 대신 숙제라고 표현했다)를 하고, 전화 몇 통을 돌린 뒤 퇴근했다. 정부는 수도권에 이달 6일까지 한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3단계에 가까운, 2.8단계쯤으로 봐도 무방한 조치가 권고됐다. 길거리는 부쩍 한산해졌다. 많은 제약사가 2.5단계 거리두기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 내근직·영업직을 가리지 않고 집에서 머물 것을 권장한다. 하루라도 빨리 2차 확산이 누그러지길 바라는 마음에 다소의 피해는 감내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소수의 몇몇 제약사다. 회사 차원에서 재택근무 방침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재택근무를 권고하면서도 사무실 출근만 하지 않게 하는 편법도 만연하다. 회사의 뜻을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잘못 이해한 것인지 모르지만, 중간관리자는 '은근한 압박'으로 해석한다. '되도록 거래처를 방문하지 말라'는 요구와 그럼에도 '이번 달 목표실적은 달성하라'는 요구가 모순처럼 뒤섞인다. 등쌀에 못 이겨 거리로 나온 영업사원들은 갈 곳이 없다. 거래처에선 영업사원 방문을 부쩍 꺼린다. 지난 3월 1차 확산 때보다 정도가 심하다는 전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특히 수도권에서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이미 제약업계에서, 특히 영업직에서도 적지 않은 확진사례가 나왔다. A씨는 '나쁜 학습효과'라고 표현했다. 모든 제약사가 1차 확산을 경험했다. 각자의 방식으로 대응해 선방해냈다. 적어도 제약업계에서만큼은 1차 확산이 예상보다 잠잠하게 지나갔다. 그러나 이 경험이 오히려 지금의 2차 확산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차 확산 당시의 경험 때문에 둔감해진 탓에 그때만큼의 경각심이 없다는 지적이다. A씨 사례가 단적이다. 그는 "확실히 지난 3월보다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푸념했다. 내일도 수많은 A씨들이 압박에 못 이겨 억지로 출근길에 오를 것이다. 그리고 갈 곳을 잃은 이들은 방황할 것이다. 눈앞의 작은 이익만을 쫓는 극소수 관리자의 잘못된 판단 때문이다. 정부는 8일간의 배수진이 뚫려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불가피하게 3단계로 격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탐대실의 위험한 도박은 불필요하다. 애초에 이번 재확산 사태 역시 극소수의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됐음을 명심해야 한다. 부디 유격훈련에서의 마지막구호를 외치는 불상사가 제약업계에서 나오지 않길 바랄 뿐이다.2020-09-02 06:10:30김진구 -
[기자의 눈] 의·정갈등과 코로나 공포 파묻힌 민심[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의대정원 확대 정책을 도화선으로 한 의료계와 정부 간 강대강 대치가 풀릴 기미 없이 악화일로다. 보건복지부가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전공의 10명을 경찰 고발하고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협의회가 무기한 총파업을 확정하면서 의정이 "건너선 안 될 강을 건넜다"는 탄식이 나온다. 의정 갈등은 정치 쟁점화하며 여야 갈등과 국론 분열로까지 확산했다. 복지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와 청와대, 여당이 한 편에 섰고 의협·전공의협을 선두로 야당이 맞은편에 서 상호 약점을 물어뜯는 형국이다. 의정이 네 탓 공방을 반복하며 치킨(겁쟁이) 게임을 벌이는 지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일평균 300명을 넘나드는 위기상황인 점은 아이러니다. 확진자 급증으로 사회 전반이 불안 속 휘청거리고 있지만 확진자 치료와 감염병 방역, 사회안정에 힘을 모아야 할 의정은 등을 돌리고 섰다. 정부는 이례적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발령했다. 식당과 커피숍, 체육시설 등 자영업자 경영주는 매출손해를 감수하며 정부 정책에 따라 문을 닫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축소 운영에 돌입했다. 국민 모두는 코로나19 종식과 평범한 일상으로의 회귀를 꿈꾸며 늦더위 속 사회적 거리두기 핵심인 비말차단 마스크 착용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치킨(겁쟁이) 게임의 끝은 공멸이다. 어느 한 쪽이 물러서지 않으면 둘 다 죽는다. 지금으로선 정부와 의료계는 사실상 이성을 잃고 각자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죽기를 각오한 태도다. 애먼 국민과 환자는 이성의 끈을 놓친 의사와 정부를 번갈아 쳐다보며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이 끝나기만을 바라고 있다. 의료계와 정부는 치킨 게임을 멈추고 코로나 재확산과 의정갈등 이중고로 쩔쩔매고있는 국민 표정을 살피며 이성을 찾을 때다.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첩약급여 시범사업, 원격의료 도입을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의 주장은 각자 논리가 단단해 지금 당장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 치킨 게임은 양쪽 모두 물러서지 않으면 둘 다 죽지만, 양쪽 모두가 물러서면 공생의 길을 찾을 수 있다. 지금은 의정이 파워게임을 벌일 때가 아니라 코로나 공포에 파묻힌 민생을 구하는데 손을 맞잡을 때다. 국가재난상황이다. 의료계와 정부 어느 누가 한 걸음 물러선들 물러선자를 겁쟁이라고 손가락질 할 국민은 없다. 양쪽 모두가 한 발씩 물러선 뒤 코로나 종식 후 공공의료 확대 정책을 함께 고민하는 장면을 보여준다면 더할나위 없을 테다. 코로나 팬더믹 장기화로 인파로 붐볐던 수도권 도심 곳곳이 유령도시가 됐다. 역병으로 살갗 깊숙히 경영피해를 입은 국민을 코로나 공포에서 구해내는 일, 이성을 잃은 의료계와 정부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의사와 정부 스스로도 "의정 갈등 끝을 예단할 수 없다"며 싸움에 임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은 코로나 위기로 충분하다.2020-08-31 16:15:02이정환 -
[기자의 눈] 코로나와 비대면 그리고 약국[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최근 서울지역 약국으로 의약품 택배배송 제휴를 권유하는 업체의 홍보 우편물이 전해졌다. '배달약국 없는 원격진료는 단팥없는 단팥빵!'이라니 비대면(언택트) 시대에 선 약국의 현 위치를 제대로 꼬집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약사회가 약사법 위반 등으로 고발하겠다고 하면서 해당 업체가 한발 물러섰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약사사회에 새로운 서비스를 들이려는 기업들이 넘쳐나고 있다. 코로나19가 4차산업시대를 촉진하면서 약국도 '뉴노멀' 시대 한가운데 선 상황이다. 보수적인 약사사회지만 기술적 차원이 아닌 산업 측면에서 외면할 수 없을 만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은 디지털치료제라는 신개념의 의료기기를 의약품 수준에 준해 취급하고 있다. 디지털치료제라는 생소하고 낯선 개념이 약국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아직은 잘 모를 수밖에 없다. 연구하고 고민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판 뉴딜 정책에서 원격의료와 비대면 처방, 의약품 배송, 전자처방전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 서울대병원은 대구 지역 약국으로 1200건의 원외처방전을 팩스 발송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팩스 대신 모바일기기로 처방전을 보내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많은 약국이 전자처방전을 비난하지만 IT기업과 대학병원 입장에선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인 것도 분명하다. 사실은 약국도 4차산업시대 IOT 기술에 적지 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약사들은 "앞으로 약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4차산업 기술이 무엇이 있고, 이를 활용해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를 공통적으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6월 대한약사회가 농심데이터서비스(NDS)와 추진하던 전자처방전 시범사업 중단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배달앱 등 불법적인 난립을 사전 차단하고 선제적으로 표준 기준을 만들어가자는 게 배경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약국 안에서부터 변화는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카드 매출이 증가하면서 POS시스템과 IOT기능을 접목할 수 있는 활용법을 찾기 시작했다. 화상투약기가 많은 반발을 불렀지만 다양한 IT기술을 적용한 '디지털약국'이 등장하는 건 시간 문제로 느껴진다.2020-08-27 19:41:20김민건 -
[기자의 눈] 한국 약제급여에서 '올커머'의 소외[데일리팜=어윤호 기자] '올커머(All-comer)', 제약업계에서는 어떤 질환의 특정 치료단계에서 환자의 거름없이 약을 처방할 수 있는 적응증을 일컫는다. 수용체나 유전자 변이와 무관하게 효능을 입증했다.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얘기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정부는 이같은 올커머 적응증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어찌보면 당연하다. 약물의 쓰임새가 넓다는 말은 사용량의 증가를 의미하고 이는 재정 고민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올커머 약물에 대한 신중함, 혹은 조심성에는 재정 이외의 장벽도 존재하는 느낌이다. 일각에서는 그것을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라 말한다. 난소암에 쓰이는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저해제 '제줄라(니라파립)'라는 약이 있다. 이 약은 승인받은 모든 치료단계에서 표적하는 유전자 BRCA 변이와 무관하게 효능을 입증했다. 단, 입증과 함께 차이도 있다. 제줄라는 gBRCA 변이 환자에서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 기준으로 4배, 변이가 없는 환자에서는 2배의 개선을 보였다. 또 gBRCA 변이가 있으면서 상동재조합결핍(HRd)까지 음성인 환자에서는 위약군과 격차가 더 줄었다. 분명 입증했고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지만 효능에 차이는 있다. 약물의 기전상 분명 타깃하는 유전자가 있는데, 그와 무관하게 유효성이 도출된 이 약물에 대한 급여 적용을 놓고 현재까지 정부는 'BRCA 변이로 제한'을 고수하고 있다. 조심스러울 수 있고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도 있다. 다만 앞선 사례를 봤을 때 시간은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면역항암제 최초로 비소세포폐암 영역에서 올커머 적응증을 들고 나왔던 PD-1저해제 '옵디보(니볼루맙)'는 당시 모든 전문의가 'PD-L1 발현율'이 마커가 아니라는 것에 동의했지만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를 넘지 못하고 급여기준에 제한이 걸린채 2017년 등재됐다. 이후 논의는 있었으나, 현재까지 급여기준은 동일하다. 신중함과 함께 절충안과 환자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상피성 난소암 환자의 약 15% 정도만이 BRCA 1/2 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85%에 해당하는 대다수의 환자들이 BRCA 변이 유전자가 없다는 의미다. 허가당국의 승인을 받고 나온 약의 급여 논의에서 의사들까지 재정 걱정을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를 전하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제약사의 터무니 없는 요구가 있다면 단연 수용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분담안이 있다면, 입증된 데이터를 두고 선입견 없이 논의를 진행할 필요는 있지 않을까.2020-08-26 12:19:14어윤호 -
[기자의 눈] 시행착오와 신약수출 전략의 진화[데일리팜=안경진 기자] 8월에는 제약·바이오업계 반가운 소식이 많았다. 국내 간판 제약사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이 연달아 신약파이프라인의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 체결 소식을 전하면서 연구개발(R&D) 저력을 드러냈다. 국내 기업들의 라이선스 계약에서 '진화' 현상이 포착됐다는 점은 흥미를 더하는 요소다. 한미약품은 이달초 비알콜성지방간염(NASH)을 치료하기 위한 바이오신약의 글로벌 판권을 미국 MSD에 이전했다. 기술이전 규모는 한화로 약 1조원(8억7000만달러) 규모다.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으로 1000만달러를 챙겼다. 상업화 이후 매출액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 수취하는 조건이다. 업계에서 이번 기술이전 계약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로 명명된 GLP-1 기반 이중작용제가 불과 1년 전 얀센으로부터 돌려받은 파이프라인(HM12525A)이라는 점에서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개발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015년 11월 얀센과 당뇨/비만 적응증으로 총 9억1500만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이듬해 11월 환자모집이 일시 유예됐다. 이듬해 6월 임상시험이 재가동됐지만 작년 7월 권리가 최종 반환되고 말았다. 얀센은 판권반환 당시 "중증 비만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의 2상임상 2건을 분석한 결과, 체중감소 목표는 충족했지만 혈당조절 효과가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언급했다.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비만 치료효과만큼은 충분히 입증했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이후 공개된 2건의 임상데이터는 비만치료제로서 잠재력을 나타냈다. 시험약을 투여받은 피험자들은 12주 후 유의한 체중감소를 나타냈고, 블록버스터 비만치료제 '삭센다'와 비교 연구에서도 뒤지지 않는 유효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보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가 올해 초 JP모건헬스케어컨퍼런스에서 'HM12525A'를 핵심 과제로 지목하고, 세계 최초의 주1회 투여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데는 이 같은 자신감이 깔려있었던 셈이다. 한미약품 경영진은 GLP-1 기반 이중작용제의 회생프로젝트를 가동한지 1년 여만에 새로운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랩스커버리 플랫폼기술에 대한 신뢰회복에 성공했다. 기술이 반환됐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확번 확인시키는 한편, 4년 여만에 빅파마와 조 단위 계약을 체결하면서 R&D 내공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지난주 유한양행과 프로세사파마슈티컬즈의 계약에서도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유한양행은 미국 바이오텍 프로세사파마수티컬에 기능성 위장관질환 치료후보물질 'YH12852'의 글로벌 판권을 이전했다. 총 계약규모는 한화 기준 약 4872억원(4억1050만달러),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200만달러다. 계약금은 전액 프로세사 주식으로 받고 총 기술수출금액 내에도 450만달러 상당의 주식이 포함돼 있다. 계약상대가 잘 알려지지 않은 소규모 바이오텍인 데다, 즉각적인 현금 유입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YH12852'의 개발 히스토리를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YH12852'는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합성신약 후보물질이다. 유한양행은 2013년 건강한 성인 대상의 국내 1상임상에 착수해 우수한 장운동 개선 효과를 확인하고, 환자 대상의 2상임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면서 2년가까이 계류 중인 상태다. 프로세사는 내년 초 미국식품의약국(FDA)과 미팅을 갖고 2상임상 진입 계획을 타진한다고 알려졌다. 2018년 이후 별다른 개발 진척이 없었던 신약 파이프라인을 위장관 분야에 특화된 바이오텍에 넘기면서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는 분석이다. R&D 전략을 구사할 때도 선택과 집중, 효율적인 '엑시트'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몸소 보여줬다. 그동안 국내 제약기업들은 많은 기대와 쓴맛을 보며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는 신약 기술수출 전략의 진화로 이어졌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때 '실리'에 눈뜨기 시작했다는 점이 반갑다.2020-08-24 06:11:55안경진 -
[기자의 눈] '좋은병원' 목록에 없으면 나쁜병원?[데일리팜=이혜경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1일부터 '우리 지역 좋은 병원 찾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심평원 홈페이지 의료정보 메뉴에서 지역과 분야를 선택하면 병원 평가결과가 우수한 병원 리스트가 나온다. 이 페이지에서는 의료질 평가결과 뿐 아니라 1인실 상급병실료, 의사수, 병상수 등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심평원의 의료질 평가결과가 우수한 병원을 '좋은 병원'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심평원 평가 결과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평가 결과는 없지만, 동네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 받는 병원도 있기 마련이다. 심평원은 자기들의 평가를 받고, 인정을 받은 병원만이 '좋은 병원'이라는 프레임을 씌웠다. 좋다의 반대말은 '나쁘다', '싫다'는 의미인데 심평원의 '우리 지역 좋은 병원 찾기' 서비스에 검색되지 않는 병원은 '나쁜 병원'이라는 의미일까. 최근 무릎 관절 진료를 위해 동네 정형외과를 자주 찾는다. 갓 개원한 동네의원이라 심평원으로부터 의료질 평가를 받은 적이 없는 곳이다. 대부분의 동네의원이 3분 진료가 기본이라지만, 이 병원 원장님은 그 이상의 진료를 보면서 환자의 상태를 팔로업 한다. 비급여가 적용되는 항목이 있다면, 사전에 환자에게 동의를 구한다. 이 곳에서 진료를 받고 나오면 기분이 좋다. 하지만 심평원의 '좋은 병원' 검색 서비스를 통해선 이 병원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심평원이 이야기 하는 좋은 병원을 검색해 보자는 마음에 동네 지역을 선택하고 관절 항목을 눌러봤다. 나오는 병원이 없다. 조금 더 반경을 넓혀 서울 전역으로 검색했다. 관절 분야 좋은 병원은 강서구, 동대문구, 영등포구, 서초구 등에 한 곳씩 포진돼 있다. 단 4곳 만이 서울 지역 관절 치료에 있어 좋은 병원이다. 심평원의 프레임대로 라면, 나머지 정형외과는 모두 나쁜 병원이 되고 만다. 심평원은 좋은 병원 찾기 서비스를 홍보하면서 경증질환에도 수도권 대형병원을 선호하거나 우리 주변에 진료를 잘하는 병·의원이 있음에도 관련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만큼, 필요한 병원정보를 찾아보기 쉽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서비스는 좋은 병원과 나쁜 병원을 나누기 위해 만든게 아니다. 심평원의 평가 결과가 우수한 병원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정리한 정보를 말한다. 그야말로 심평원이 서비스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민들 뿐 아니라 공급자까지 생각했다면 '좋은 병원 찾기 서비스'가 아닌 '평가 결과 우수 병원' 등 주관적 의견을 빼고, 공공기관으로서 객관적인 네이밍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2020-08-21 19:23:01이혜경 -
[기자의 눈] 임상 정보공개 확대의 아쉬움[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식약처는 작년 10월 임상시험 승인현황에 대한 정보공개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후 의약품안전나라 홈페이지를 통해 기존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정보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희귀·난치환자의 치료 기회를 넓히고 임상시험 참여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실제 정보공개 확대 이후 그전에는 보지 못했던 임상 실시기관, 연락처, 피험자 선정기준, 제외기준 등 임상시험 참여에 필요한 정보들을 알 수 있었다. 임상시험에 참여하고자 하는 환자나 그 보호자가 해당 정보를 활용해 실시기관에 문의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임상시험 정보가 확대 공개되면서 오히려 업데이트는 늦어지고 있다. 그날 임상승인된 정보 가운데 자세한 사항을 볼 수 있는 경우는 소수에 그치고 있다. 심지어 며칠이 지나 업데이트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업데이트가 늦어지다보니 오히려 환자나 그 가족, 또한 기업의 임상정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앞 페이지에 있는 최근 승인된 임상시험은 업데이트가 늦어 정보 확인이 어렵고, 뒷페이지를 가야 정보확인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데이트가 되도 기업의 기밀사유라는 이유로 정보가 제한적으로 공개되는 경우가 잦다. 예를 들면, 임상의약품의 성분명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고, 그 기업이 부여한 개발명으로 기재되곤 한다. 이럴 경우 해당 의약품이 어떤 의약품인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있으나 마나한 정보인 것이다. 개발명으로 임상의약품이 기재돼 있는 경우 오히려 미국 국립보건원(NIH) 클리니컬트라이얼스 홈페이지에서 성분명이 확인되는 경우도 있다. 식약처는 애초 임상정보를 공개할 때 NIH 클리니컬트라이얼스 수준까지 확대하겠다고 예고했었다. 하지만 현재 의약품안전나라에는 정보를 확인할 수 없는 임상 예외사항이 너무 많다. 특히 국내 제약사가 개발하는 제품일 경우 정보가 훨씬 제한적이다. 물론 신약의 임상시험의 경우 예전보다 정보가 훨씬 확대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일반 국민 알권리는 둘째치고, 피험자나 환자조차 정보습득이 쉬워졌다고 말하기엔 현재 시스템이 불완전하다. 업데이트 지연이 불가피하다면 공개된 정보와 비공개 정보를 구분하는 등의 방법으로 더 쉽게 볼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비공개 기준이 무엇인지도 국민이 알 수 있도록 제시해야 한다. 현재 시스템에서는 일반 국민이 정보를 얻으려 왔다 헛수고하고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너무 크다.2020-08-19 16:59:09이탁순 -
[기자의 눈] 이연제약의 충주공장 승부수[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충주공장(2023년 완공 예정)은 이연제약의 미래 사업 중추다. '시설 R&D'를 표방하는 이연제약의 핵심 기지로 봐도 무방하다. 충주공장 기대감은 투자 규모에서도 엿볼 수 있다. 무려 2400억원을 투자했다. 2400억원은 이연제약이 2010년 상장 후 지난해까지 벌어들인 영업이익(약 1350억원) 보다 1000억원 이상 많은 수치다. 미래 가치를 위해 현재 수익을 쏟아붓고 있다. 무리한 투자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충주공장 잠재고객을 다수 확보하며 투자금을 빠르게 회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네오진팜과 'Anti-F1' 유전자치료제 공동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Anti-F1'은 간 섬유화 및 간경변증을 예방 및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연제약은 최근 2년새 뉴라클사이언스, 뉴라클제네틱스, 지앤피바이오사이언스, 핀젤버그(독일), 큐로셀, 인터바이옴(미국) 등 많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대부분 관련 분야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연제약에게 파트너사 증가는 중요하다. 향후 가동될 충주공장 잠재고객은 물론 가동중인 진천공장과 미국 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 시설과도 연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변수도 대처할 수 있다. 실제 충주공장 생산의 한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이던 헬릭스미스 '당뇨병성 신경병증 유전자 치료제(엔젠시스)'는 3상에서 실패했다. 현재 디자인을 바꿔 임상이 진행중이지만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충주공장의 파트너 다변화는 특정 회사 의존도와 미래 사업 불확실성 리스크를 동시에 줄이고 있다. 이연제약은 최근 '물질'에 이어 '시설 R&D'까지 표방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충주공장 자신감이 자리잡고 있다. 자신감은 투자 규모와 충주공장 잠재고객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2020-08-18 06:07:38이석준 -
[기자의 눈] 정부조달 독감백신 가격 '동상이몽'[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올해는 유독 독감 백신이 '귀한 몸'이 될 것 같다. 일선 병원은 물론 지자체에서도 자체적으로 독감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특정과는 협회 차원에서 일괄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 전국적인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 속 유일하게 독감 백신을 '찬밥' 취급하는 곳이 있다. 공급가에서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구매하겠다는 복지부다.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는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사업을 위해 지난 6월 말부터 4가 독감 백신 입찰을 진행해왔다. 벌써 네 번째 입찰이다. 낙찰 업체는 있지만 이들 중 공급확약서를 제출할 수 있는 업체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약 1순위인 업체가 확약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다음 순위 업체로 넘어간다. 순위에 있는 모든 업체가 납품을 포기할 땐 또 입찰 공고를 올려야 한다. 낙찰 도매업체들이 백신 제조사로부터 확약서를 받기 힘든 이유는 명확하다. 정부가 제안하는 공급가가 너무 낮아서다. 1도즈당 8790원(어린이·임신부 제외)을 제시했는데, 이는 프라이빗 시장 공급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3가보다 비싼 4가 독감 백신을 NIP에 포함한 데다 코로나19로 무료 접종 대상까지 대폭 늘렸다. 영유아·청소년의 경우 생후 6개월~12세를 18세까지로, 어르신 역시 만 65세 이상에서 62세 이상으로 변경한 것. 이에 대상자가 약 1900만명으로 전년보다 약 500만명 확대됐다. 더 비싼 백신을 더 많은 국민에게 접종한다고 호언장담하면서 이로 인한 손실은 기업에 떠넘겼다. NIP 4가 백신 포함이 결정될 때부터 업계는 현실적인 공급가를 제시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도즈당 1만원 정도를 적정 가격으로 제시했지만 정부는 이에 한참 못 미치는 8000원대를 고집했다. 현재 3번째 입찰에서 제시한 8790원이 예산 내 허용 가능한 최대치라는 입장이다. 하다못해 확정된 물량만큼이라도 반품되는 일이 없도록 재고 손실 부담을 줄여달라는 요청도 묵살됐다. 정부가 낮은 가격을 끝까지 고수하면 국내 기업은 이에 따를 수밖에 없다. 정부와 연구개발 등 각종 지원 사업이 얽혀있는 기업으로서는 그야말로 '갑'의 위치인 정부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NIP 독감 백신에 참여하는 기업 중 1곳을 제외하곤 모두 국내 기업이다. 원료를 수입하는 기업도 있지만 연구비를 쏟아 자체 개발한 백신을 선보이는 기업도 있다. 이들 모두 NIP 물량에 대해서는 마진을 거의 포기해야 한다. 백신 국산화는 정부의 숙원 중 하나다. 그런데 긴 시간 자체 개발해 선보인 국산 백신이 정작 국내에서 이른바 '가격 후려치기' 좋은 대상이 된다면 그 허탈감은 누구의 몫이 되나. 예산은 국민의 혈세이므로 낭비할 순 없지만 국가필수로 지정된 백신에 대해선 합당한 가격을 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미국의 경우 필수 접종 대상자를 위한 4가 독감 백신 구매에 도즈당 13~14달러를 지불한다. 1000원이라도 올려 달라는 국내 기업의 요청이 그렇게 과한 요구였는지 의문이다.2020-08-14 06:00:54정새임 -
[기자의 눈]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약국[데일리팜=김지은 기자] 경전하사.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진다는 뜻으로, 강한 자끼리 싸우는 통에 아무 상관없는 자가 해를 입는 상황을 비유한 것이다. 지난 주부터 일선 약국가에는 심평원이 발송한 ‘구입약가 불일치 품목 확인 통지서’가 속속 도착하고 있다. 한마디로 ‘부당한 청구가 있으니 확인해 소명하라’는 내용의 통지서를 받아든 약사는 순간적으로 당황할 수밖에 없다. 물론 통지서의 내용 그대로 고의로 부당한 청구가 있었다면 ‘올 것이 왔구나’하겠지만, 본의 아닌 실수에 의한 것이거나 혹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특별한 ‘상황’에 의해 벌어진 일이라면 두렵고도 한편으로 억울할 수도 있는 문제가 된다. 문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이 통지서를 받아든 약국의 적지 않은 숫자가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다시 말해 특별한 ‘상황’에 의해 부당청구 대상이 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2018년 3분기 분 심평원의 구입약가 불일치 통지서를 받은 약국 중 1700여곳이 1회용 점안제로 인해 청구불일치가 발생했음이 확인된데 더해 최근 통지서를 받은 약국 중 1만여곳 중 다수가 그 이유로 소명 대상이 됐다는 게 심평원 측 설명이다. 지난 2018년에 벌어진 1회용 점안제 약가인하, 제약사의 고시 집행정지 소송으로 인한 약가 등락이 불러온 약국들의 부당청구 금액은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대까지 이른다. 그 금액이 적던 크던 간에 통지서를 받은 약국은 소명을 위해 묵은 자료를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형편이 됐다. 나아가 안과 인근 약국들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안과 주변에 있어 1회용 점안제 처방조제가 많단 이유로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대 부당청구 누명을 쓰고 거액을 환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부 약국은 심평원으로부터 청구불일치 금액이 커 행정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까지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고의적이거나 경제적 이득을 목적으로 한 허위 청구는 처벌 받아 마땅한 일이고 그에 따른 책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원인이 제3자에 있다면 과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1회용 점안제 사태로 복지부 행정처분을 기다리고 있다는 약사는 말했다. “분명 잘못한 것은 없는데, 책임은 결국 다 우리 몫인 것 같다”고. 제약사, 정부 간 갈등에 결국 약국의 등이 터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억울한 책임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때다.2020-08-11 16:41:20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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