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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실패다] 제약사 OTC 매대, 효과 좀 보셨나요?

  • 정혜진
  • 2017-06-16 12:08:56
  • 제약사마다 크기·모양·색상 제각각..."공간 좁고 미관 해쳐 활용하기 힘들어"

[약국 실패 사례] 요즘은 약국도 인테리어에 신경쓰는 분위기입니다. 카페같은, 편안하고 아늑한 약국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지요.

그런 점에서 오늘 공유할 실패 사례담이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약국 뿐 아니라 제약사도 참고하길 바랍니다. 제약사가 약국에 제공하는 '우리회사 OTC 전용 매대' 이야기거든요.

제약사 입장에서는 많은 제작비를 들여 야심차게 만들어내는 것이 이 '전용 매대'입니다. 튼튼한 아크릴판으로 진열대를 만들어 자사 OTC제품만 모아 진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아기자기하게 모아놓으면 소비자의 시선도 잡아 끌 수 있고요.

웬만한 OTC제품을 보유한 제약사라면 신제품이 출시되거나 매출 향상 계기를 만들기 위해 자체 제작한 진열대를 만들어 약국 카운터 주변, 제일 좋은 자리에 비치하려고 노력합니다.

일반적인 약국의 OTC진열대. 약국의 주력제품이 한 데 모아져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전용 매대가 한두 개라면 모를까, 제약사별로 각기 다른 색깔, 모양과 크기도 제각각이니 약국은 난감하기만 합니다.

"우선 약국에 자리가 없어요. 제품은 많고 공간이 부족하죠. 또 대부분 약국들이 밴드는 밴드끼리, 소화제는 소화제끼리 종류별로 모아 진열하는데, 한 제약사 제품만 오밀조밀 모아 진열하라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죠."

서울 송파의 이 약사의 말처럼, 이 약국 조제실 뒤편 창고에만 제약사별 진열대가 4~5개 쌓여있습니다. 결국 활용하지 못한 진열대는 이렇게 창고로 직행하는 거죠.

"약국마다 공간 형편이 다른데, 무조건 크게만, 화려하게만 만들어 오니 이게 조화를 해치기도 하고 자리도 너무 차지하고요. 작게 만든다면 모를까, 또 하나같이 크기는 너무 크고요. 두꺼운 아크릴로 만든 거 보면 단가도 많이 들었을텐데 나중에 돌려달라 할까봐 버리지도 못하고 전부 갖고만 있어요."

서울의 한 약국 창고에 쌓여있는 제약사의 자사 전용 OTC 진열대.
최근 인기를 끄는 인테리어 소품 브랜드를 보면 화려한 것보다 미니멀하고 심플한 브랜드들이 대세입니다. 무인양품이라는 일본 브랜드 대표는 '공간 속 제품 라벨이 조화를 망친다'고 판단해 라벨이나 무늬를 극단적으로 배제한 제품을 콘셉트로 내놓기도 하죠.

아무리 좋은 디자인, 쓸모있는 소품이라 해도 제각각 튀는 소품은 공간 안에서 조화를 이루기 어렵습니다. 하물며 수백, 수천가지 품목을 갖추고 소비자 선택을 위해 오픈매대를 활용하는 약국은 제약사가 주는 '개성 강한' 매대를 소화하기 힘들다는 것이죠.

제약사는 전용 매대를 기획할 때 약국이나 소비자 시선에서 좀 더 조화롭고, 실용적인 매대를 디자인하면 어떨까요. 예산을 낭비하지 않으면서 약국도, 제약사도 모두 좋은 그런 OTC전용 매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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