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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하겠다는 약사분들 50명은 와요…자리 없어요"

  • 이정환
  • 2017-06-24 06:15:00
  • 서울대병원 문전 약국 10곳, 정·후문 20년 터줏대감..."신규개설 힘들어"

약국 밀집지역 탐방-서울대병원 편

"우리 부동산만 한해 50명도 넘는 약사들이 서울대병원 문전약국 문의를 위해 찾아와요. 하지만 약국터가 이미 모두 잡힌 탓에 새로 입점할 곳이 없습니다. 향후 10여년 간 신축예정도 없고, 약국임대가 나올 자리도 없어요."

정문 5곳, 후문 5곳. 하루 평균 8000명~1만명에 달하는 외래환자가 다녀가는 서울대병원 문전약국가는 난공불락의 요새다.

이 약국들은 2000년 7월 의약분업 시행과 맞물려 서울대병원 문전에 자리를 잡고 20년 가까이 경영을 지속한 터줏대감들로 약국 10곳이 수천명에 달하는 서울대병원 처방전 환자를 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서울대병원 정문은 고궁 관광지인 창경궁과 맞닿았고, 후문은 도심 유흥가인 대학로(혜화역)와 바로 이어지는 특수성을 띠고 있다.

서울대병원 문전풍경은 10여년 전만해도 원남동인 정문으로 통행하는 환자들이 혜화동, 연건동에 속하는 후문 통행 환자보다 월등히 많았다. 정문 앞 약국부지에서 주차요원 등을 활용한 불법 약국 호객행위가 만연했던 이유다.

하지만 혜화역 상권의 급격한 발달로 통행 환자 볼륨이 정문에서 후문으로 빠르게 옮겨갔다. 후문에서 약 3분 거리에는 혜화역 3번 출구가 위치해 환자들의 교통편의가 높기 때문이다.

문전 약국장들은 최근의 서울대병원 외래환자의 정문과 후문 통행 비율을 약 3대 7로 예측한다.

대학로에도 서울대병원 인근 약국 2곳이 있지만, 문전약국으로 대부분 환자가 빠지는 탓에 병원 처방전을 들고오는 환자는 드물다는 게 현지 약국장들의 설명이다.

해당 약국들은 서울대병원 후문 앞 횡단보도를 건너야 찾을 수 있어 혜화역에 위치한 이비인후과, 피부과 등 진료 환자들의 처방전을 소화하거나 도심상권 소비자들의 의약품 구매를 중심으로 경영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문전약국 10곳-서울대병원약제부, 분기별 간담회로 소통"

이처럼 20여년 간 서울대병원 앞과 뒤를 지켜온 문전약국 10곳은 병원 처방권 영역 확대를 위한 치열한 경쟁과 함께 약제부와 1년에 4회 간담회를 실시로 소통중이다.

'서울대병원 반회'를 별도 운영해 약국과 병원 약제부가 상호 요청사항을 공유하고 조제 안정화를 꿰하는 셈이다.

환자 민원 최소화를 모토로 분할 조제 축소, 소아환자 돌리기 등 약국가 부조리한 관행을 함께 타파하고 있다.

반회장 A약사는 "약제부와 문전약국이 간담회를 개최한지 10년이 훌쩍 넘었다"며 "과거 의약분업 직후 문전약국들이 성시를 이뤘을 때는 과잉경쟁 현상이 치열했다. 지금은 약국들이 다 자리를 잡아 경쟁할 부분은 정정당당히 하고 도울 부분을 상호협력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문전약국 B약사는 "서울대병원 문전은 이제 어느정도 경영이 안정화됐다. 조제시간이 오래 걸리는 환자를 옆 약국으로 돌리는 등 얄미운 사례도 간혹 발생하지만, 이젠 어느정도 양해가 된다"며 "하지만 다른 문전약국이 새로 생기기는 어렵다. 워낙 문전약국들이 오래됐고, 부지도 없는데다 임대료도 만만치 않아 생긴다고 해도 큰 이익을 볼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귀띔했다.

지역 부동산업자에 따르면 이곳 약국들은 문전 위치에 따라 약 1500만원~2000만원 월세가 책정됐다. 하지만 건물주에 따라 보증금과 월세 편차가 워낙 크고 문전약국 약국장이 건물주인 경우도 있어 추정치에 불과하다는 게 부동산업자의 설명이다.

서울대병원 정문(위쪽) 문전 밀집지역과 후문(아래) 문전풍경
특히 한해 수십명이 넘는 약사들이 서울대병원 인근약국 개국을 위해 부동산을 찾지만 신축건물이 없고, 기존 문전약국 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부지가 없어 되돌아가기 일쑤라고 했다.

지역 부동산전문가 ㄱ씨는 "우리 부동산에만 연 평균 50명도 넘는 약사분들이 약국자리 없냐며 찾아온다"며 "서울대병원 정문과 후문은 약국이 자리할 만한 건물이 드물고, 좋은 자리는 이미 문전약국들이 자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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