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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로 상권 변해도 중대병원 약국가는 '정중동'

  • 정혜진
  • 2017-05-27 06:15:00
  • 정문 앞 4곳, 주변 약국만 15곳 밀집한 흑석동 중앙대병원 약국가

[2] 약국 밀집지역 탐방-흑석동 중앙대병원 편

흑석동 일대가 재개발로 상권 변화를 겪고 있다. 중앙대병원 앞에 모여있는 약국 밀집지역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서울시 동작구 흑석로 102번지 중앙대병원은 하루 2000여명의 외래환자가 찾는 대형 병원이다. 정문과 후문 앞을 포함해 '문전'에만 9~10곳, 일대를 포함하면 15곳 약국과 크고 작은 의원들이 빽빽히 몰려있어 경쟁이 치열하기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가까운 지하철역은 9호선 흑석역(중앙대학교)으로, 흑석역 출입구 주변은 상가가 들어설 입지가 없다. 도보로 8~10분 정도 걸어들어와 학교에 가까워질 수록 일반 상점과 음식점, 메디컬 빌딩과 약국이 밀집했다.

중앙대병원 정문 앞 약국 밀집 상가 모습

◆"흑석동 재개발로 거주민 줄어...일반 상권은 침체"

2013년 흑석동 일대가 '흑석재정비촉진지구'로 선정되면서 흑석동 상권이 크게 변하고 있다. 주택이 몰려있던 7,8지구 입주민이 모두 이주해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3지구도 이주가 진행 중이다.

7,8지구 거주하던 인구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중앙대주변 상권도 타격을 입었는데, 상가 점포 중에는 매물로 나온 곳이 꽤 된다.

주변 상가 관계자는 "이 빌딩 위층의 A점포, 옆 건물 B,C점포도 내놨지만 나가지 않고 있다"며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 예전에 비해 상권이 죽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관계자도 이같은 상권 침체가 적어도 7,8지구 입주가 시작되는 2018년 겨울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중대병원 이전 시 약국가 변화...현재 안정기 접어들어"

지역 전반적인 변화는 재개발로 인한 것이었으나, 약국가 변화는 약 10여년 전 중앙대병원 이전이 결정적이었다.

중대병원은 2005년 필동에서 흑석동으로 이전했는데, 이전까지 오랜동안 동네 주민을 상대로 해온 로컬약국들이 오밀조밀 모인 형태였으나 대학병원이 들어서며 문전약국이 경쟁적으로 생겨났다.

중대병원 이전 직후에는 좋은 몫을 차지하려는 약국 간 경쟁으로 문전 자리 월세가 1500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불법행위도 성행했다. 월세를 감당하지 못한 약국이 경영 실패로 약사가 바뀌고 새로운 약국이 생기는 등 부침을 겪은 후 지금은 새로운 약국이 더 들어설 틈 없이 꼭 짜여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병원 정문 오른편에 위치한 오래된 상가와 아파트.
주변 상권은 과거와 현재가 혼재한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1970년대 지어진 '명수대아파트'를 중심으로 뒤편에는 재래시장인 흑석시장이 남아있다. 그 옆에는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현대식 주상복합과 빌딩이 있어 상점 간 세월의 격차가 크다.

상점 관계자는 "현대식 상점이 늘어나고 이마트 슈퍼마켓 같은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들어서면서 흑석시장이 많이 쇠퇴했다"고 설명했다.

약국 형태가 그렇듯, 일반 상점들도 옛날 상권과 현재 상권이 공존하고 있다.

지역 약국 관계자는 "이전에는 흑석동에만 40개 로컬약국이 있었으나, 중대병원이 들어서며 대형 문전이 들어서고 그 수가 19개로 줄어들었다"며 "지금은 로컬 형태 약국과 문전약국이 이웃해 위치하기도 한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앙대 문전이라 해도 수십년 된 동네 단골 대상 약국이 있고 처방전 중심으로 전형적인 문전약국도 있다"며 "불과 몇 미터를 사이에 두고 이런 약국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고 분석했다.

약국 영업시간은 따라서 중대병원 진료시간에 영업시간이 좌우되는 약국과 그렇지 않은 곳으로 나뉘기도 한다. 평일 오후 7~8시, 토요일 오후 2시 이후면 주변 약국의 약 60~70%가 영업을 마친다. 그렇지 않은 30% 가량의 약국이 로컬약국으로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주변 부동산 관계자는 "일반 상점은 (매물로) 나온 게 많지만 약국이 더 들어설 자리는 없다"며 "약국도 매물로 나온 곳이 없어 더 새로운 약국이 들어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물 나온 약국 없고 월세는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 선"

흑석동에만 현재 19개 약국이 있는데, 이중 약 15곳 약국이 중앙대 문전에 몰려있다. 의원이 26곳, 특히 치과가 많다.

주변 약국 관계자는 "서울에서 노인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 이 흑석동"이라며 "치과가 많은 건 노인 인구가 많은 탓이고, 여기 더해 중앙대에 다니는 20대 젊은 학생들이 많아 약국들이 세대별 품목을 종합적으로 다 갖춰놓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약국 월세는 격차가 큰 편으로, 보통 약 1000만원 선으로 집계됐다.

제7지구 재개발 공사 현장.
약국 관련업체 관계자는 "중앙대병원 문전은 처방전이 한두곳으로 몰리는 게 아니라 많이 분산된다. 메인 문전약국과 메인이 아닌 문전약국 간 월세 격차도 크다"며 "일반적인 문전약국에 비하면 그래도 중앙대병원 앞이 그나마 월세가 싼 편이라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처방전 분산이 많은 탓에 약국 간 경쟁도 심한 편이다. 아예 한 두곳으로 편중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유입되는 처방전 수가 달라지면서 불법 행위도 종종 목격된다.

주변 약국 관계자는 "좁은 지역에 약국들이 빽빽히 몰려있다 보니 물을 흐리는 일부 약국들이 불법으로 손님을 끌어들여 항의를 받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개발이 완료돼 유동인구가 다시 많아지면 약국가도 변화가 있지 않겠느냐"며 "불법행위 없이 공정하게 경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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