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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m내 약국만 10곳…처방전 1500건 두고 혈투

  • 김지은
  • 2017-07-01 06:15:00
  • 외래처방건수 대비 문전약국 밀집도 높아…약국 구조조정 계획도

[4] 약국 밀집지역 탐방-동대문 경희의료원 편

"문전약국 수로만 보면 빅5병원 그 이상이에요. 병원 외래 처방전은 계속 감소하고 1500건을 왔다갔다 하는데 10곳 약국이 나눠먹고 있으니, 그야말로 혈투죠."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경희의료원은 경희대캠퍼스 내 위치해 병원 정문쪽으로는 약국 이외에도 음식점, 카페, 화장품, 옷가게 등 일반 상권이 밀집돼 있다.

이중 현재 경희의료원 외래 처방전의 영향을 받는 약국을 있는 문전약국은 10곳. 병원 정문과 응급센터, 주차장 주변으로 전방 200~300m 내 모여있다.

이곳 문전약국가는 의약분업 이후 18년 동안 지속적인 부침을 겪으며 재편돼 오고 있었다.

브로커들의 천국…언제 또 들어올줄 모르는 약국

약국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보다 인근 상권이다. 경희의료원은 병원이 대학가에 위치하다보니 주변 상권이 발달돼 있고, 그만큼 약국의 진입이 다른 대형병원 문전약국가보다 용이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의 경우 인근에 상권이 한정돼 터줏대감 문전약국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그 숫자도 크게 변하지 않는 것과 차별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의약분업 초기 4곳에서 시작한 것이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며 현재 10곳으로 늘어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최근 2~3년 내에만 신규 약국 3곳 이상 늘었고, 최근에도 병원 정문쪽에 약국 한곳이 신설됐다.

병원 인근에 일반 상점이 많다보니 업종 변경으로 약국을 개설하려는 건물주와 브로커들의 물밑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병원 문전약국 특성상 보증금과 권리금, 브로커 수수료 등 초기 비용을 비롯해 월 임대료도 타 지역 약국들에 비해 월등히 높지만, 보장된 처방전을 꿈꾸며 이곳 약국자리 진입을 준비 중인 약사가 적지 않다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이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간혹 약국 임대 문의도 있는데 약국자리의 경우 지역 부동산을 통한 거래보다 물밑에서 전문 브로커들에 의해 건물주와 다이렉트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워낙 보증금이나 임대료, 권리금 규모가 크다보니 브로커 수수료도 수천에서 많게는 억대를 넘어가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여기는 전문 브로커들의 천국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며 "이 정도면 약국은 포화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높은 임대료를 조건으로 건물주를 설득해 약국을 넣으려는 브로커들이 활개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외래처방 1500여건…약국, 재정절감 위해 구조조정 검토도

여러 영향으로 상권이 재편되고, 신설 약국 수가 늘면서 긴장하는 것은 기존 약국 약사들이다. 병원 외래 처방건수는 한정되거나 오히려 줄고 있는 상황에서 약국 개설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약국 경영에 적지 않은 압박을 가져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희의료원의 하루 평균 외래환자, 외래 처방 건수에 있다. 병원과 주변 약국들이 추정하는 이 병원의 하루 평균 외래환자는 3000여명, 외래 처건수는 1500~2000건 정도다.

대형 병원 특성상 외래 처방의 20~30%가 외부로 흘러나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 1200~1600건 정도의 처방전을 병원 인근 약국들이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10곳의 약국이 1000여건의 처방전을 나누는 구조다보니 약국들이 겪는 경영 압박도 상당하다.

이중 상대적으로 위치가 좋고 규모가 큰 약국 4곳 정도가 1000여건의 절반 이상 처방전을 흡수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약국은 하루 평균 100건 이하 처방전을 수용하고 있는 구조다.

하지만 이곳 약국들의 경우 다른 약국보다 소요되는 제반비용은 몇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대형병원 인근에 위치해 있는 만큼 임대료만 위치에 따라 월 2000만원에서 4000만원대까지 형성돼 있다. 여기에 약국 규모상 근무약사, 직원 등에 따른 인건비를 감안하면 일부 약국은 적자 경영을 감수할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지역의 한 약사는 "이미 몇 년 전 폐업을 한 약국도 있고, 최근 수십억대에 매물을 내놓은 약국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이곳 약국들은 초기에 투자한 비용이 워낙 크다보니 경영이 어렵거나 적자여도 쉽게 빠져나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병원 상황을 봤을때 더 나아질 기미는 없고, 모든 약국의 경영상태가 하향 평준화 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약국들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일부 약국은 내부적인 구조조정을 계획하는가 하면, 건물주에 임대료 재책정을 요구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

조제 이외 매약 매출을 더 늘릴 수 있는 방안을 고심 중인 약국들도 있다. 지역의 한 약사는 "전반적으로 여기 약국들 모두 조제수입이 떨어진 상황인 만큼 구조조정에 따른 인건비 절감이나 임대료 조정 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당장 최근에 근무약사 2명이 나갔는데 충원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약사는 "그나마 대학가에 위치해 있다보니 타 문전약국보다 매약 매출이 나오고 있는 편"이라며 "조제료 수입이 계속 줄고 있는 만큼 상담을 통한 매약 매출 활성화 방안 등을 고민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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