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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1400억 주식 취득...한미 1대주주의 남다른 존재감

  • 차지현
  • 2025-01-02 12:00:07
  • 한양정밀 포함 지분율 22%, 지주사 유일 두자릿수 지분 주주
  • 한미 지주·주력사 이사회 모두 입성, 그룹 좌지우지 실세 등극
  • 주식 매매 차익에 주식 배당도 쏠쏠…추가 자금 조달 여력도 충분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개인주주로는 한미사이언스의 압도적 1대주주로 올라선다.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 모녀 지분에 이어 장남 지분까지 사들이면서다. 작년 한 해 신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1400억원. 거래 이후 그의 지분율은 20%에 육박한다.

단순히 지분율만 높은 게 아니다. 그는 한미약품그룹 경영 최일선에도 등장했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기타비상무이사에 올랐다. 신 회장은 4인 연합 중 유일하게 지주사와 간판 계열사 이사회에 동시 입성한 인물이다. 창업주 고향 후배가 한미약품그룹 투자 14년 만에 그룹 내 최고 실세로 떠올랐다.

신동국, 임종윤 주식 5% 매입…거래 이후 신동국·한양정밀 지분율 22%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24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205만1747주를 759억원에 장외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거래일은 오는 27일이다.

이로써 신 회장이 지난해 초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 발발 이후 한미사이언스 주식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총 1403억원으로 확대됐다. 한양정밀이 모녀 측 지분 인수에 투자한 금액까지 합하면 2403억원으로 늘어난다. 한양정밀은 신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앞서 신 회장은 작년 7월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주식매매계약과 의결권 공동행사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라 신 회장은 송 회장의 매도 주식 중 174만1485주를 644억원에 취득했다.

또 한양정밀이 송 회장 주식 220만2702주와 임 부회장 주식 50만주를 총 1000억원에 매입했다. 당초 신 회장 혼자 모녀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었으나 계약 변경을 통해 매수인에 한양정밀을 추가했다. 한양정밀의 한미사이언스 주식 취득은 이때가 처음이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임종윤 사장과 거래 종료 이후 신 회장은 압도적인 지분을 지닌 1대주주로 등극한다. 신 회장이 지분 17.97%를, 한양정밀이 지분 3.95%를 보유하게 된다. 한양정밀 포함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21.92%로 올라간다.

신 회장은 한미사이언스에서 두 자릿수 지분율을 보유한 유일한 단일 주주가 될 전망이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구성을 보면 작년 초까지만 해도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1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해 1월 말 기준 신 회장의 지분율은 12.14%로 오너일가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상속세 납부 등을 위해 오너일가가 연이어 주식을 처분하고 이를 신 회장이 사들이면서 이들간 지분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이번 거래 종료 이후 오너일가 지분율은 송영숙 회장 4.99%, 임종윤 사장 4.47%, 임주현 부회장 9.15%, 임종훈 대표 9.27%로 계산된다. 신 회장의 지분율은 오너일가 4인의 지분율을 합한 27.89%와 맞먹게 된다. 주식 대차 계약, 환매조건부 계약 등을 제외하고 의결권 있는 주식 수를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다.

든든 지원군 된 창업주 깐부 신동국, 오너가 상속세 해결·분쟁 종식

신 회장과 주식매매계약으로 모녀와 장남은 수백억원대 상속세와 주식담보대출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이 별세한 후 송영숙 회장과 세 자녀가 부과받은 상속세는 총 5400억원 규모다. 이들 오너일가에게 남아 있는 상속세는 1700억원가량이다.

신 회장과 임종윤 사장은 이번 주식매매계약을 맺으면서 ▲경영권 분쟁 종식 ▲그룹 거버넌스 안정화 ▲전문경영인 중심 지속가능한 경영 체제 구축 등의 합의도 도출했다. 신동국·송영숙·임주현·킬링턴 4인 연합과 임종윤 사장은 상호간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 고발도 모두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오너일가 입장에서 신 회장은 상속세 재원 마련에 도움을 준 조력자이자 오너일가 분쟁의 해결사인 셈이다.

신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매입한 단가 역시 일관되게 3만7000원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7월 모녀 측과 체결한 계약과 이번 장남과 체결한 계약에서 동일한 가격을 제시했다. 지난달 30일 한미사이언스 종가보다 약 26% 높다.

이는 킬링턴 유한회사가 모녀 측 지분을 사들일 때 1주당 매입가인 3만5000원보다도 2000원 높다. 킬링턴은 사모펀드 라데팡스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기관으로 모녀 측 백기사 역할을 맡고 있다. 킬링턴은 작년 11월에도 한미사이언스 주식 95만주를 시간외매매로 신규 취득했는데 당시 1주당 매입 단가도 3만5000원이었다.

신 회장은 지분 확대에 더해 경영 전면에도 등장하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 직함을 통해서다. 지난해 6월과 11월 각각 열린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신 회장은 4인 연합에서 유일하게 지주사와 간판 계열사 이사회에 동시 입성한 인물이다. 임주현 부회장이 양쪽 어디에도 등기이사에 오르지 못한 것과 대비된다.

신 회장이 한미약품그룹에 투자를 시작한 건 2010년이다. 임 회장의 권유를 받아들여 지분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고 임 회장의 고향 동생이자 통진종합고등학교 후배다. '깐부' 인연으로 투자에 나선 지 14년 만에 그룹 전체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최고 실세로 부상했다.

한미 주식 매매차익·배당 현금 곳간 두둑…알짜 개인회사 활용법도 눈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신 회장의 막강한 영향력은 풍부한 현금 곳간에서 나온다. 장기간 투자한 한미약품그룹 주식과 탄탄한 개인 회사 등이 뒷배다.

이번 임종윤 사장과 거래를 포함해 신 회장과 가족, 한양정밀 등이 한미약품그룹 주식 취득에 투입한 자금은 3715억원이다. 주식 매도로 총 478억원을 현금화했고 현재 보유 주식 가치는 총 7700억원으로 투자액의 2배 이상 늘었다.

신 회장은 이번 거래를 포함해 2010년부터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주식 매수에 투입한 자금은 총 2545억원이다. 신 회장은 주식 일부 처분으로 총 451억원을 회수했다.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한미사이언스(2만9450원)와 한미약품(28만500원)의 주가를 적용하면 신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각각 3620억원과 2773억원이다. 주식 매도 금액을 포함하면 투자 금액 대비 보유 주식의 평가액이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계산된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은 2015년 초대형 기술수출 호재로 주가가 급등했다.

한양정밀은 2014년 4월부터 한 달 동안 총 156억원 규모의 한미약품 주식을 취득했다. 현재 18만2396주(1.42%)를 보유 중이다. 한양정밀의 한미약품 주식 평가액은 511억원이다. 한양정밀은 지난 7월 취득한 한미사이언스 주식과 함께 보유 중인 한미약품그룹 주식 평가액은 총 1308억원이다. 신 회장의 부인 이숙자 씨는 2014년 4월 14억원 규모 한미약품 주식을 매수했고 일 년 후 27억원에 매도했다.

신 회장과 한양정밀은 2015년부터 지난 3월까지 총 370억원가량 배당금도 챙겼다. 한미사이언스는 2017년을 제외하고 2015년부터 매년 배당을 실시했다. 기술수출 성과를 올린 2015년에는 보통주 1주당 5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같은 해 한미약품은 보통주 1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단행했다. 이외 한미약품도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현금배당을 진행했다.

한양정밀도 든든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다. 한양정밀은 지난해 순이익이 60억원에 달하는 알짜 업체다. 설립 이래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매년 순이익이 쌓이면서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이 불어났다. 이에 한양정밀은 2020년 1130억원 규모 배당을 실시했고 이는 전부 지분 100% 보유한 신 회장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신 회장은 추가 자금 조달 여력도 충분하다. 보유 주식 상당수가 담보로 묶여 있는 오너일가와 달리 신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중 담보 대출이 없다. 금융기관마다 다르지만 통상 보유 주식 평가금액의 약 70%를 담보대출로 활용 가능하다. 이를 고려하면 25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모을 수 있다.

한양정밀 배당을 활용할 여지도 존재한다. 한양정밀은 적잖은 배당을 풀고도 작년 말 기준 이익잉여금이 1287억원이나 남아 있다. 신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양정밀 비상장 관계사 한양에스앤씨 역시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 규모가 334억원이다. 또 다른 관계사 가현의 경우 155억원의 이익잉여금이 있다. 가현은 신 회장과 그의 아들 신유섭 한양정밀 사장이 지분 100%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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