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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계 쥴릭 노조, 프랑스대사관 앞 피켓시위...왜?

  • 안경진
  • 2017-11-21 06:14:54
  • 쥴릭 노조, 20일부터 1인시위…대표이사·임원진 퇴진 요구

쥴릭파마 노조가 일주일간 프랑스대사관 앞에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고발하는 1인시위에 돌입했다.
"프랑스인 크리스토프 피가니올은 더이상 직원들을 개·돼지 취급하지 말고 한국의 노사문화와 국내 노동법을 존중하라." 전국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진 20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서대문구 소재의 프랑스대사관 앞에선 이 같은 피켓시위가 벌어졌다. 피켓을 든 사람은 #민주제약노조 박기일 #쥴릭파마지부장이다.

11월10일자 데일리팜 보도와 같이, 쥴릭파마코리아는 지난달 30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위원회로부터 "기본급 3.1% 인상에 일시타결금 150만원을 지급하라"는 조정안을 받았지만 회사 측 거부로 임금협상이 결렬됐다. 이와 관련 8일 오후 열린 정기총회에서 조합원(115명)의 97.2%가 찬성표를 던지며, 임금협상 교섭 결렬에 대한 쟁의행위가 가결된 상태다.

박기일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협상 의지를 보여주지 않아 행동으로 보여주기로 했다"며, "오늘(20일)부터 일주일간 프랑스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하는 한편, 이번주중 크리스토퍼 피가니올 대표이사 자택 앞에서 쟁의행위에 돌입할 계획이다. 영업부는 출근거부 투쟁까지도 감행할 각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금협상안보단 사장·임원진 교체 원해"

그런데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스위스계 의약품 유통회사인 쥴릭파마가 스위스대사관이 아닌, 프랑스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를 감행한 연유는 무엇일까.

노조 측은 "노동자들의 인권이 잘 보장돼 있다고 알려진 프랑스 출신의 사장이 한국에선 7년째 실정법을 어겨왔다. 한국 직원들을 존중하기는 커녕 말을 바꾸고 조합원들끼리 분열시키는 대표이사의 퇴진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박기일 위원장에 따르면 9월 집중교섭 당시 노조 측이 기본급 평균 3.1% 인상에 일시금 200만원을, 사측이 기본급 3.1% 인상에 150만원을 제안했다. 일시지급금 50만원 차이로 격차가 크진 않다. 문제는 교섭에 임하는 사측의 태도였다.

노조 측이 한걸음 물러서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정작 대표이사 승인을 받아오겠다던 협상단이 지노위 조정위원들 앞에서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지노위에서 "3.1% 인상과 150만원 지급이란 논의조차 오간 적 없다"고 발언하는 바람에 협상 당시 녹취록을 공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단다. 구체적인 임금협상안을 넘어, 대표이사와 임원진들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버린 이유다.

박 위원장은 "단돈 몇십만원이 문제가 아니다. 매년 순이익, 영업이익 등 경영지표를 바꿔가며 원칙없이 임금협상에 임하더니 이젠 국가기관 앞에서도 말을 바꾸는 경영진들의 태도에 지쳐간다"며, "한국지사의 불합리한 처사를 본사에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표이사를 포함해 인사 및 운영부 책임자들의 퇴진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실제 쥴릭파마코리아는 올해로 6년째 임금협상안에 합의하지 못한 채 쟁의행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이맘 때 용산LS타워 사옥 앞에서 비정규직에 대한 부당노동행위와 조합원 차별대우를 문제삼고, 대규모 규탄대회를 벌이기도 했다.

비정규직 6명이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최근에는 영업지원팀 직원이 무려 108시간에 달하는 초과근무를 사유로 제기했던 소송 결과 물류센터 임원이 벌금형을 구형받았다.

회사 측은 "노사간 지속적인 임금협상을 진행 중"이며, "근로자지위확인소송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초과근무에 대해서는 고발인이 고발 취하한 상태로, 직원 및 노조와 함께 조율하고 있는 단계"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내일(21일)부터 조합원들 대상으로 사장 간담회가 예정돼 있지만 전원 거부하기로 했다. 영업부는 이번주 출근거부 투쟁에 돌입하고, 최악의 경우 파업까지도 고려한다"고 밝혔다.

6년째 묵혀온 문제인 만큼 장기전도 불사한다는 계획인데 쥴릭파마코리아가 오랜 갈등을 극복하고, 노사화합 분위기로 전환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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