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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i 치료제 전성기, 우리 올릭스가 이끈다"

  • 안경진
  • 2017-12-05 06:14:59
  • 플랫폼 기술을 찾아서 [3] 홍선우 올릭스 연구소장

유럽심장학회(ESC 2017)에서 차세대 지질치료제로 급부상한 인클리시란(inclisiran)의 개발사 앨라일람(Alnylam), 베링거인겔하임과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생명공학기업 디서나 파마슈티컬즈(Dicerna Pharmaceuticals), 지난 9월 일동제약과 신약 공동개발 계약을 맺은 #올릭스.

이들 세 회사의 공통점은 '#RNA 간섭(RNA interference, RNAi)'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개발에 도전장을 냈다는 것. RNA 간섭이란 세포 내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RNA가 특정 유전자의 발현 등에 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말한다.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기 때문에 소분자 약물이나 항체가 접근할 수 없었던(undruggable) 타깃의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

홍선우 연구소장
그 중에서도 올릭스는 세포 내 단백질 합성 과정에서 DNA 유전정보를 단백질로 옮기는 '메신저 RNA'에 주목했다. siRNA 세포 내 전달에 관한 특허기술(cp-asiRNA)을 갖췄고, 국소투여 질환에 집중하는 전략을 통해 RNAi 치료제의 개발장벽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올릭스의 RNAi 원천기술이 접목된 비대흉터 치료제(OLX101)는 자체개발 RNAi 물질 가운데 아시아 최초로 임상진입에 성공했으며, 유럽 임상 신청을 목전에 뒀다. 폐섬유화 치료제(OLX201)와 황반변성 치료제(OLX301) 역시 내년 글로벌 임상진입을 준비 중이다. 2020년까지 OLX101의 상용화에 성공한다는 계획.

지난 10월에는 기술보증기금과 나이스평가정보로부터 기술성평가 A등급을 받아, 내년 초 코스닥 상장을 노리고 있다. 데일리팜은 홍선우 연구소장과 만나, 한국의 제넨텍을 꿈꾸는 핵산치료제 개발기업 올릭스의 전망을 살펴봤다.

- 우리나라에서 RNAi 기술이 주목을 받은 건 얼마되지 않은 듯 한데, 회사 연혁이 어느 정도 됐는지 궁금하다. 올릭스란 이름에도 특별한 뜻이 있나?

2010년 창립 당시에는 RNA 간섭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질병에 대한 신약을 개발한다는 뜻에서 BMT(BioMolecular Therapeutics)로 출발했다. 올릭스란 이름을 갖추게 된 건 2014년 10월부터다. Oligonucleotide(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와 Accelerate의 첫 발음 차음인 'X'를 합성한 말로, 이동기 대표(CEO)가 고민 끝에 기업명을 면경했다.

- 크레이그 멜로(Craig Cameron Mello)와 앤드류 파이어(Andrew Zachary Fire)가 'RNA 간섭' 현상을 규명한 공로로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시기가 2006년 아닌가. 10년이 지나도록 성과가 나오지 않은 이유가 있는지?

크레이그 멜로와 앤드류 파이어가 RNAi 현상 자체를 발견한 때가 1998년이었다. 2000년대 들어 외부에서 sRNA를 합성한 다음 체내 세포에 넣으면 부작용 없이 유전자 억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는데, 치료제 개발의 장벽이 하나둘 발견되기 시작했다. 첫 째는 표적유전자를 억제하기 위해 세포 내에 도입된 siRNA가 면역반응을 유발하거나 비표적유전자를 억제하는 등의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다는 오프-타겟 효과(off-target effect)다. 두 번째는 siRNA를 원하는 세포나 장기로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 어렵다는 전달 문제였다. RNA는 세포벽을 통과하기에 크기가 큰 데다 세포벽과 반발력을 갖는 음전하를 띄고 있어 RNA의 구조적 특징 때문에, RNA를 세포내부로 전달하기 어렵다. 혈액 내에 존재하는 핵산분해효소 때문에 표적에 도달하기 전에 분해되기 쉽고, 전신투여할 경우 표적장기 또는 조직에 정확히 전달되지 못한다는 점이 신약개발의 큰 허들로 작용한 것이다.

현재 올릭스의 안과 자문을 맡고 있는 자야크리시나 암바티(Jayakrishna Ambati) 교수(버지니아주립대학 비젼사이언스센터)의 논문은 가장 큰 위기였다. sRNA 분야 혁신신약으로 기대를 모았던 황반변성 치료후보물질이 혈관 또는 면역계에 예기치 않은 이상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 네이쳐지(Natuare 2008;452:591-597)에 실리면서 3상임상이 중단됐고, RNAi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던 빅파마들도 대거 떠나갔다.

- 그렇다면 올릭스는 RNAi 치료제 개발의 장벽을 어떻게 극복했나?

올릭스는 RNAi 치료제 개발의 난제를 자체 개발한 플랫폼 기술로 해결했다. 올릭스의 독자적인 유전자 억제기술인 비대칭형 RNA(asiRNA)는 기존 siRNA와 동등한 유전자 억제 효율을 가지면서도, 각종 면역반응과 비특이적 유전자 조절 부작용 등의 문제점을 나타내지 않는다. 구조특허를 통해 대부분의 RNAi 신약개발에 사용돼 왔던 작은 간섭 RNA(siRNA)의 오프-타겟 효과를 극복한 것이다.

올릭스가 보유한 RNAi 구조의 일부
두 번째 siRNA를 세포 내부로 전달하는 기술은 cp-asiRNA(cell penetrating asiRNA)로 해결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업체들은 리포좀이나 폴리머 전달체를 이용해 siRNA를 감싸는 방법으로 RNA의 음전하를 상쇄시켜 RNA가 세포벽을 통과하는 효율을 높여주고자 했다. 하지만 전달체들이 세포벽에 흡착돼 독성을 나타내거나 체내 단백질들과 상호작용을 통해 원치 않는 물질(complex)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cp-asiRNA는 비대칭 RNA구조에 간단한 화학적 변형을 도입함으로써 세포 투과율을 높였다. 별도의 전달체 없이도 세포벽을 바로 통과하고, 높은 유전자 억제 효율을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이 동물실험에서 입증됐다. 피부와 눈 같이 혈중 안정성에 구애 받지 않는 부위를 선정함으로써 혈액 내 분해(degradation) 문제를 돌파한 것도 올릭스만의 독자적인 전략이다.

- 비대흉터와 황반변성 치료제를 우선 개발 중인 것도 국소 투여질환이기 때문인가? 그렇다. 올릭스가 보유한 13개의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중 가장 상용화가 임박한 건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지원과제로 선정됐던 비대흉터 치료후보물질(OLX101)이다. 자체개발한 RNAi 물질로 임상1상을 개시한 아시아 최초 사례로, 상용화된 흉터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시장성도 높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전 세계 흉터 치료시장은 150억 달러로 전망된다. 임상에서 검증된 표적을 선정해 실패 확률을 최소화 했고, 내년 상반기 임상1상이 종료될 예정이어서 아시아 지역의 시장선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올릭스가 보유한 파이프라인
다음으론 60세 이상 노인의 주요 실명원인으로 꼽히는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후보물질(OLX301)이 유망하다. 고령화로 인해 유병률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노인성 황반변성의 85~90%를 차지하는 건성 황반변성 분야에는 치료제가 없다. 황반변성 분야 세계적 석학인 암바티 교수의 기술자문을 받고 있는 OLX301은 루센티스나 아일리아처럼 안구에 직접 투여하는 방식이다. 전임상 단계에서 뛰어난 맥락막신생혈관 생성억제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내년 FDA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을 앞두고 있다. 그 외에도 특발성폐섬유화증 영역에선 OLX201을 흡입 제형으로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3년 전 보건복지부로부터 폐섬유화 억제 신약개발에 대한 '한-싱가포르 R&D국제공동연구지원 사업'으로 선정돼 3년간 18억원을 지원받았는데, 흡입 제형 개발 및 효과검증에 성공할 경우 다양한 호흡기질환으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물론 흡입제 외에도 척수강내 투여 등 환자에게 보다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제형, 기기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 아까보니 회의실 이름이 제넨텍이더라. 혹시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회사 이름인건지?

정확히 보셨다. 한국의 제넨텍이 되자는 게 올릭스의 비전이다. 제 3세대 신약개발 플랫폼이라 불리는 RNAi 기술은 세계적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초기 단계라 기술격차가 크지 않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소수 기업들이 독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RNAi 원천특허를 보유한 올릭스가 세계 시장을 리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 자세히 보시면 암젠, 리제네론 등 회의실 이름이 다 독특하다.

- 향후 RNA 치료시장의 전망은 어떤가? 올릭스의 도약시기도 궁금하다.

앨라일람이 최근 트랜스티레틴 매개성 아밀로이드증(TTR amyloidosis) 치료제의 3상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내년 초 FDA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2013년 아이오니스가 안티센스(antisense)를 활용한 미포멀슨(miposersen)을 동형접합 가족성고콜레스테롤혈증(HoFH) 치료제로 FDA(미국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았고, 바이오젠의 척수성근위측증 치료제 스핀라자(뉴시너센)가 출시 2분기만에 분기당 매출 2억 달러를 달성하는 등 상업성도 입증받고 있다. 향후 3~5년 이내 다수의 유전자조절 핵산치료제가 FDA 승인을 받고 시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면 관련 시장이 어마어마하게 커질 것이다.

현재는 앨라일람과 아이오니스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국소투여 질환에 집중한다면 올릭스 역시 글로벌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가장 진도가 빠른 비대흉터 치료제(OLX101)는 2020년까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고,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임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임상1상 종료가 가능할 것이다. 플랫폼 기술을 갖추고, 현실성 있는 표적을 선정했다고 가정할 때 이 만큼 단기간 내 저비용을 들여 다수의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분야는 흔치 않다. 올릭스는 지난 10월에 기술성평가 A등급을 부여받아 6개월 이내 상장청구를 하기 위해 주관사와 청구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플랫폼 기술을 갖췄으니 캐시카우까지 확보되면 올릭스의 성장동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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