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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쑥, 마, 오디"…천연물 제제는 동아ST 성장 엔진

  • 이탁순
  • 2018-01-22 06:14:59
  • 스티렌 특허만료로 처방약 시장 부진…신약 기술수출 '호재'

동아ST가 천연물의약품으로 과거 처방약 시장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지난주 동아ST는 2가지의 좋은 소식을 전해왔다. 미국에서 임상2상을 완료한 천연물 유래 당뇨병성 신경병증치료제 'DA-9801'의 기술이전 소식과 마찬가지로 천연물유래 치매치료제 'DA-9803'의 양도계약이 그것이다. 지난 18, 19일 연이틀 계약소식이 들려왔다.

계약 상대방은 동일하다. 미국 하버드의대 신경과전문의사인 로이 프리만(Roy Freeman) 박사가 공동 설립한 뉴로보 파마슈티컬스.

미국에서 임상3상을 준비중인 DA-9801의 경우 뉴로보가 글로벌 임상 개발 및 허가, 판매를 담당한다. 동아ST는 이 대가로 계약금 200만 달러와 뉴로보 지분 5%를 받게 된다. 향후 단계별 개발 성공에 따라 받는 마일스톤까지 합치면 최대 1억7800만달러.

한국에서 전임상을 마친 DA-9803도 뉴로보가 글로벌시장에서 본격 개발하게 된다. 양도금액으로 동아ST는 500만달러와 뉴로보 지분 24%를 수령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동아ST가 받는 계약금은 700만달러(약 75억원)로, 소위 말하는 빅딜은 아니다. 다만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해당 질환군 시장의 니즈를 고려할 때 경제적 가치는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 국산 천연물의약품의 해외진출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동아ST는 천연물의약품을 통해 전문의약품 시장을 선도해왔다. 그 중심에는 애엽(국화과의 황해쑥 또는 산쑥의 잎 및 어린줄기를 말린 약재) 추출물을 성분으로 한 '스티렌'이 있다. 2005년 위염치료제로 허가받은 스티렌은 한때 800~900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동아ST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사 통틀어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의약품이었다. 스티렌은 동아ST의 든든한 버팀목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2013년 제조방법을 달리해 특허를 회피한 약물들이 나오면서 독점적 시장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2015년 7월에는 특허만료로 제네릭약물이 무더기로 진입하면서 스티렌의 처방실적은 급감했다. 작년 원외처방 시장(출처:유비스트)에서 스티렌은 130억원으로 전년대비 45.4%나 실적이 하락했다. 위안거리라면 복용방법이 개선된 스티렌 투엑스가 81억원으로 전년대비 52.9% 성장했다는 점.

간판품목 스티렌이 흔들리면서 처방약 전문인 동아ST 실적도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동아ST의 2017년 전체 원외처방액 실적은 2651억원으로 전년대비 10.9% 하락했다. 상위 10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두자리수 하락했다.

동아는 스티렌 특허만료 대안으로 모티리톤, 스티렌투엑스 등 다른 천연물의약품을 내세우고 있다. 모티리톤이 작년 204억원, 스티렌투엑스가 81억원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예전 스티렌 실적과 비교해본다면 성에 차지 않는다.

이번 뉴로보와의 계약으로 천연물의약품은 다시금 동아ST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당뇨병성신경병증치료제 DA-9801은 산약과 부채마가 주성분인 약제다. 산약은 마(科)과에 속한 덩굴성 참마 또는 마의 덩이뿌리를 말하며, 부채마는 산지에 자라는 덩굴성 여러해살이풀이로 알려졌다.

미국 임상2상을 진행한 로이 프리만 교수는 DA-9801의 뛰어난 진통 및 신경재생 효과에 매료돼 자기간 설립한 벤처로 기술이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매치료제 DA-9803은 DA-9801과 로이 프리만 교수의 인연이 확장된 케이스. 또한 DA-9803도 로이 프리만 교수가 소속된 하버드대에서 공동연구를 진행해왔다.

DA-9803은 상심사와 복령피의 혼합 추출물로 알려져 있다. 상심자는 뽕나무의 열매, 즉 '오디'로 잘 알려져 있는 물질이다. 복령피는 구멍장이버섯 껍질로, 두 약재 모두 한방에서는 치매치료로 사용돼 왔다.

동아ST는 두 천연물소재의 가장 적정한 배합비를 도출해냈고, 동물실험에서 인지기능 향상작용과 신경보호 및 질환개설 효능을 검증해왔다. 특히 하버드대학교와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미국 임상을 위한 현지 네트워크도 구축해놓은 상황이다.

DA-9801이나 DA-9803이 아직 미국FDA 승인을 장담하기는 이르지만, 동아ST의 천연물의약품 연구 노하우가 해외시장에서도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하고 있다. 동아는 파킨슨병치료제 후보인 DA-9805(목단피, 시호, 백지 추출물)에 대한 미국임상 2상도 추진하고 있다. 과연 스티렌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동아ST의 천연물신약은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를 누빌수 있을지, 다시금 회사의 간판 품목으로 캐쉬카우 역할을 수행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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