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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무너진 수가협상 전 유형 타결…의·치 건정심행

  • 이혜경
  • 2018-06-01 06:30:42
  • 약사회, 처음부터 인상률 1등 수치 받으며 마지막까지 '골인'
  • 병협, 1시간 40분 넘게 막후 협상했지만 0.1% 인상 벽 못넘어

3년 만에 전 유형 수가협상 타결은 깨졌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최종 내년도 수가인상률로 각각 2.8%, 2.0%를 제시 받자 '결렬'을 선언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행을 택했다.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이 수가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적정수가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의협과 치협의 수가협상 결렬 속에 대한약사회는 3.2%라는 수가인상률에 최종 합의하고 도장을 찍었다. 1년 만에 다시 수가인상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일찌감치 수가협상 타결 의지를 보였던 대한한의사협회는 최종 3%를 제시 받아 1일 오전 12시 15분 경 첫 번째로 타결 소식을 전했다.

이번 수가협상에서 변수는 다름아닌 대한병원협회였다. 1년 전 의협이 1시간이 넘도록 건보공단과 줄다리기를 했다면, 이번엔 모든 공급자단체들이 떠나고 1시간 40분이 넘도록 남아있던 단체는 병협이다.

박용주 병협 상근부회장이 최종 수가협상을 마치고 협상장을 나오고 있다.
병협이 최초 제시 받은 수가인상률 수치는 1.0%였으며, 막후 협상을 통해 2.1%까지 끌어올렸다. 1시간 40분 동안 2.1%에서 2.2%로 0.1%를 인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점유율이 높은 병협의 0.1% 수가인상은 벤딩 223억원 투입을 의미하는 만큼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설득이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문재인케어 동반자, 병협 낙점됐나

이번 수가협상에서 지켜봐야 할 점은 병협이 6년 만에 수가인상률 2%대를 넘겼다는 것이다.

병협은 2013년 2.2%의 수가인상률을 기록한 이후 2014년 1.9%, 2015년 1.7%, 2016년 1.4%, 2017년 1.8%, 2018년 1.7%를 거쳐 내년도 수가인상률로 2.1%를 확정 지었다.

협상결과를 놓고 보면 병원의 경우 1.7% 인상률이라고 해도 벤딩의 48%를 점유, 총 9758억원의 벤딩 중 4683억원을 가지고 갔다. 다른 유형과 달리 1%의 차이가 그 만큼 커서 0.1% 인상에도 벤딩 폭이 수백억원을 좌우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병협의 2%대 수가인상률 탈환은 정부가 보장성 강화대책으로 인한 '적정수가'의 첫 동반자로 병원을 택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가인상률 1, 2위를 기록한 약사회와 한의협은 병협에 비하면 일찌감치 수가협상을 타결했다.

약사회의 1위 독주는 처음부터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건보공단으로부터 최초 1.7%를 제시 받으면서 1위로 출발한 약사회는 마지막까지 가뿐히 1위를 유지하면서 최종 3.2%에 도장을 찍었다.

수가협상 1, 2위로 타결을 선언한 박인춘 약사회 상근부회장(오른쪽)과 김경호 한의협 보험부회장.
한의협 또한 건보공단이 한의 보장성 강화 대책을 부대조건으로 걸면 바로 도장을 찍겠다고 공언하면서 수가협상에 임해왔다. 당초 31일 오후 9시 쯤 수가협상을 완료할 수 있다고 했지만,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회의가 길어지고 타 공급자단체 등의 '팀플레이' 요청으로 자정까지 협상을 진행해 최종 3.0%에 타결했다.

궐기대회로 '찍힌' 의협, 최종적으로 2.8% 제시 받아 결렬 선언

의협은 처음 건보공단에 7.5%를 제시했었다. 하지만 돌려 받은 최종 수치는 2.8%였다. 의원 벤딩 규모로 보면 2934억원인데, 병원의 4683억원과 비교하면 턱 없이 낮은 수치다.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은 "협상이 아닌 구걸을 하다 나온 기분이다. 국민의 생명권, 건강권을 구걸해야 하는 협상 같지 않은 협상"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방 상근부회장은 "지난해 대통령이 적정수가를 보상하겠다고 했지만, 그 말이 거짓인지 복지부와 공단이 대통령의 뜻을 어기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고 결렬을 선언했다.

의협의 수가협상 결렬은 2013년 이후 6년 만이다. 의협과 병협의 희비가 교차한 때도 2013년인데, 이번에도 수가 타결과 결렬 사이에서 또 다시 희비가 엇갈렸다.

주목되는 대목은 2013년 수가협상 결렬 또한 의협이 건정심 '탈퇴'를 선언한 이후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수가협상 기간에 건정심 탈퇴를 선언했고, 결국 결렬된 채로 8일 열리는 건정심에서 의원 수가를 논의하게 된다.

1.1% 시작으로 2.0%에서 끝난 치협, 보장성 강화 협조 난항 예상

치협은 건보공단으로부터 처음 인상률 수치를 제시받은 이후부터 난항이 예상됐다.

마경화 치협 상근부회장은 "처음 1.1% 제시를 받았다. 수가협상장을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0.1%씩 올랐다. 13년 동안 수가협상을 했지만 이렇게 수치가 안움직인 적은 처음"이라며 "연구용역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수가협상을 진행하면서 치협과 한의협이 서로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났다.
치협이 마지노선으로 예상한 협상 가능한 수가인상률은 3.0% 수준이었다.

마 상근부회장은 "보장성 강화정책에 협조해서 볼륨이 늘었는데, 볼륨이 늘었다고 수가를 안주면 누가 정책을 따라가겠느냐"며 "앞으로 보장성 강화를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했다.

공단, 수가제도 개선 방안 모색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은 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공단에서 주는 수가에 도장을 찍거나, 말거나 결정하라"고 발언했는데, 이와 관련 강청희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마지막까지 수치 격차를 줄이지 못해서 결렬된 부분은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하지만 수가협상을 진행하면서 그런 표현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강청희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수가협상을 마치고 간단히 브리핑을 진행했다.
강 이사는 "가입자 뿐 아니라 공급자도 민원인이라 생각을 하고 있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은 전파되지 않아야 하는데, 협상 과정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려고 한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보장성 강화 정책에 앞장선 치협이 최종 2.0% 수치를 제시받고 결렬을 선언한 부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강 이사는 "치협이 문재인케어에 앞장선 부분은 정부 측에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공단 입장에서는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충실히 반영해서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며 "원하는 수치에 도달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 환산지수 협상을 보장성 강화로 연결하지 말고 매년 계약되는 단가를 결정하는 것으로 봐달라. 적정수가 산정을 위해 공단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내년도 보험수가가 평균 2.37% 인상된다. 추가소요금액(벤딩)은 9758억원 규모로 추계됐다. 유형 중에는 약국이 3.2%(3.1%와 환산지수 같음)로 인상률이 가장 높았다. 다음은 한방 3%, 병원 2.1% 였으며, 의원과 치과는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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