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한국은 중요 거점섹터...소통경영 펼칠 것"
- 어윤호
- 2018-12-11 06: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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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김상표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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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제약사의 존재감이란, 결국 신약이다. 지난해 내성잡는 폐암 표적항암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아스트라제네카는 생각보다 상징적인 포트폴리오가 많은 제약사다.
심혈관계 혜택 입증을 통해 주목받고 있는 당뇨병약 SGLT-2억제제의 퍼스트 인 클래스(First in class) '포시가'와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는 항혈소판제 '브릴린타'를 개발했다.
한때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를 위협했던 스타틴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 국내에서 최초로 NSAIDs와 PPI제제 병용급여 이슈를 해결한 '비모보(나프록센+PPI)', 제형 변화와 성분 추가를 통해 호흡기 영역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ICS·LABA복합제 '심비코트' 등 약물들이 모두 아스트라제네카의 제품이다.
탄탄한 기반 위에 이 회사는 항암제 파이프라인 강화가 한창이다. 타그리소 외에도 지난해 난소암치료제 '린파자(올라파립)'를 등재시켰고 최근 PD-L1저해 기전의 면역항암제 '임핀지(더발루맙)'이 국내 허가됐다.
한국아스트라제네는 지난 2월 새로운 도약의 기류 가운데 새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최초 한국인 국적 CEO인 김상표(48) 사장은 직전까지 MSD에서 항암제사업부를 이끌었다. 그의 영입에 대한 회사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데일리팜이 10개월 차 대표이사, 김상표 사장을 만나 봤다.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대표이사 취임 후 어떤 부분에 집중했는가?
=대표이사 역할이 처음이라, 회사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이 꽤 걸렸다. 다른 회사에 오래 근무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아스트라제네카만의 시스템과 문화를 이해하는데 많은 시간을 썼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과 스웨덴의 합병 기업이라 아무래도 미국계 회사와는 문화나 마케팅 프로세스에서 차이가 있더라(웃음).
또한, 한국 국적을 가진 첫 대표인 만큼, 직원들이 최고 경영자와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기회를 많이 갖기 위해 노력했다. 직접 만나서 대화를 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제약 출입 기자로서도, 미국계와 유럽계 차이를 많이 느낀다. 아무래도 미국 제약사들이 '공격적'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같은 맥락에서, 아스트라제네카를 보면 '상징성 있는 파이프라인에 비해 매출은 약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일정부분 공감한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는 오랫동안 R&D에 꾸준히 투자를 하는, 누가 뭐라해도 '과학'이라는 한 우물만 파는 기업이다. 우리는 늘 '근거 기반의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
카리스마가 있는 리더가 이끌어가는 문화이기보다는 협력을 우선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단,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때는 외부에서 느끼기에 더디고 조금 부족한 인상도 있을 수 있다. 내 역할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좋은 문화를 이어가면서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의료계, 환자들과 균형을 어떻게 맞춰 갈 수 있을 지 고민하고 회사가 가지고 있는 R&D 역량과 환자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보유 약물을 효과적으로 소개하는 것이다. 가장 큰 과제라 생각한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제 파이프라인이 두드러지고 있다. 원래 있었지만 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호흡기, 순환기, 내분비도 제품군이 많은 회사인데, 앞으로는 역량을 항암에 집중한다고 봐야 하는 것인가?
=그런 것은 아니다. 최근 'AZ2025'라는 글로벌 비전과 캠페인이 시작됐다. 대부분의 기업이 성공 가능성(probability)이 보장되지 않으면 과감히 포기하기도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환자를 최우선으로 한다(patient first)'는 기업 가치가 매우 강하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다국적사들은 호흡기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는 계속 투자 하고 있다. 또, 대부분 제약사들의 R&D 트렌드가 항암 쪽에만 집중되어 있지만, 아스트라제네카는 당뇨병, 신장병 분야에서 계속해서 신제품이 개발되고 있고, 호흡기 분야에서도 COPD 환자를 위한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R&D 얘기가 나왔으니, 더 들어가 보자. 아스트라제네카의 매출 상당 부분(17%)이 R&D에 투자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임상 3상에 한정돼 투자하는 경향이 있는데, 기초 임상에 투자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직접 개입되지 않은 부분도 있고, 연구 분야에서는 기밀유지가 요구하는 부분도 있다. 다만 큰 틀에서 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다국적사 중에서도 한국의 잠재력을 가장 높게 보고 가치를 인정하는 것 같다.
참고로 회사의 글로벌 리더는 중국에서 나고 자란 토종 중국인이다. 아시아계 헤드가 리서치 분야 등 유럽과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 비즈니스를 책임지고 있는 것은 쉽지 않은 경우다. 아시아 시장에 대한 회사의 인식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글로벌 리더는 한국의 정책과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국내법인 리더십의 가장 큰 과제는 한국을 잘 셀링해서 투자를 받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국적제약사의 한국인 CEO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부분에 공감한다. 그런데 최근 추세를 보면 재작년부터 토종 법인장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아쉽기도 하다. 한국인 CEO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개인적으로 한국 국적의 첫 CEO라는 사실에 부담이 컸다.
하지만 대부분의 글로벌 제약사의 문화는 매트릭스 구조인 반면 아스트라제네카는 각 나라에 권한을 주는 문화를 가지고 있어 매력을 느꼈다. BUD(business unit director), Finance(재정), Medical(학술), HR(인사) 등이 모두 법인장에게 보고하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규모가 있는 회사에서는 거의 유일한 사례지 않을까 싶다.
다수의 본사들은 국가별 사회적인 이슈에 긍정적인 면보다는 글로벌 스탠다드 하에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아스트라제네카가 인상적이었다. 즉 한국의 목소리를 듣는데 열린 회사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가진 능력과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가진 잠재력을 본사에 좀 더 잘 전달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본사가 있는 나라의 관습이나 문화 중심이 아닌 다양성에 관용도가 높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 6번의 대표이사 면접 과정에서 영국이나 미국인은 한 명도 볼 수 없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본사 CEO는 프랑스 사람이고 인사 총괄은 이탈리아 사람이다.
단순하게 MOU 체결해 이를 PR에 이용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투자를 통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도 아스트라제네카의 문화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역할에 일조하고 싶다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단순히 약가(Pricing&Reimbersment) 업무를 떠나, 최근 국내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Market Access'에 대한 중요도가 상승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타그리소 등재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급여 등재 이슈, 어떻게 생각하는가?
=다국적제약사들은 보통 일관된 '약가' 정책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한국 정부는 재정 영향에 대한 고민이 많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신흥시장(emerging market)에 대한 포용력이 좀 더 있는 편이다. 질문에서 언급한 타그리소 협상이 하나의 표본이라고 본다. 글로벌에서도 많은 서포트가 있었던 사례다. '환자를 최우선으로 한다(patient first)'라는 기업 가치 아래 현지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많은 노력하고 있다.
단순하게 약가 협상 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는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출시된 항암제가 많지 않지만 많은 환자를 지원하고 있고 보험을 받지 못한 오래된 제품에 대해서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약가협상이 타결돼 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적인 사정이나 정부 협상 과정 외 환자의 접근성을 고려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현 제도 상, 위험분담제가 항암제, 희귀의약품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는데 제약업계와 정부가 함께 범위를 넓혀서 신약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으면 한다.
-민감할 수도 있는 질문이다. 항상 제약산업에서는 '환자'가 중심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지금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높아진 지식수준, 인터넷 발달 등의 요소들로 인해 정부부처(복지부, 심평원 등)에 직접적인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또 환자가 직접 나서 약제의 급여 필요성을 호소하는 방송이나 신문기사도 적잖다. 이를 놓고 정부는 제약사의 주도 하에 이뤄진 액션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어려운 질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를 포함해 많은 회사들이 '환자를 최우선으로 한다(patient first)'라는 기업 가치를 갖고 있다. 그러나 보험 제도 틀 안에서 이해 당사자 간의 조율은 당연히 어렵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많다.
신약을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회사도 정보를 주고 싶은 순간이 많지만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오해나 혼선을 불러올 수 있기에, 조심스럽다. 이 부분은 면역항암제를 담당하던 전 직장(MSD)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사회적 합의와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신력이 있는 단체, 즉 제3자의 객관적으로 목소리를 들어보는 위원회가 있었으면 한다. 미국은 환자옹호그룹 (patient advocacy group)에는 KOL, 환자 대표, 전직 관료 등이 포함돼 있었고, 각자가 역할들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투명한 사회적 시스템이 만들어져 있다.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제약사가 환자 모집(Recruiting)도 할 수 있다. 보험 관계자들은 투명한 소통 안에서 환자단체에서 피드백도 받아보고 전략도 세울 수 있는 서로가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시스템이 있었다.
국가 보험 재정 안에서 한계가 있겠지만 우리나라도 사회적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환자 중심의 단체들이 노하우도 쌓고 사회적 합의도 이루는 단체가 있었으면 한다. 한쪽의 일방적인 목소리가 아닌 정부에 아이디어도 제시하고 제약사들의 어려운 점도 대변하고, 제약사들은 가격이나 환자 접근성에 대해서 조언하는 활동들은 꼭 필요하다.
-가이드라인, 고려해 볼만한 얘기인 듯 하다. 보험급여 등재에 필수적으로 걸리는 시간이 있고, 허가부터 급여까지 걸리는 시간이 있는데, 환자들을 이해시켜야 한다. 약이 고가일수록, 어려운 상황이다.
=각자의 입장에서 할 이야기는 많을 것 같다. 정부와 협상을 하면서 느낀 것은 제약사 입장에서는 우리나라 복지부나 관료 분들이 누구보다 애국자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 재정의 문제나 전문성(technical)의 갭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눠보고 싶다. 문케어의 사후 평가도 이런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국에 맞는 맞춤형 제도가 도입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일 힘든 점은 한국이 약가가 낮다는 점도 있지만 그보다도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예측 가능성이 좀 있었으면 한다. 이 부분도 역시 같이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글로벌 회사의 시각에서는 한국이 이미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정부와의 갭이 있는 것 같다. 서로가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임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직은 신뢰를 쌓아나가는 단계이고 신뢰를 강화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똘똘 뭉친 조직이 훨씬 큰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2년 전 조직 개편이 있었고 올해 초에도 여러 가지 조직 개편이 있어, 협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
오픈된 마음으로 건전한 피드백이나 건설적인 토론을 기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신경을 많이 쓸 것이고 직원들도 그런 부분에서 좀 더 와 닿는 이야기를 했으면 한다.
얼마전 파마컵(다국적제약사 축구대회)에서 점심 먹으며 직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중에는 웃으면서 "아직 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완벽하게 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직원도 있었다. 열린 마음으로 봐주기를 바란다.
가능한 많은 직원들이 하나의 목적을 향해 함께 갈 수 있도록, 가진 잠재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직원들을 설득하고 같이 갈 수 있도록 상처 받은 직원들도 보듬어 줘야 될 것 같다. 과거보다 미래를 지향하는 아스트라제네카인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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