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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경희의료원 일처방 1500건…약국 10곳 '무한경쟁'

  • 이정환
  • 2019-06-14 15:43:01
  • 약국 3~4곳 외래환자 집중...부동산 시세도 하락세
  • 약국 간 부동산 분쟁에 '두 지붕 한 약국' 촌극도 빚어져

"경희의료원도 나름대로 병원 경영환경을 살리려 애쓰는 모습이긴 하지만 어렵습니다. 몇 년째 마른수건 짜내는 기분이에요. 일부 약국들은 부동산 분쟁마저 휘말렸습니다."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소재 경희의료원 문전약국 밀집지가 침체 늪을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는 양상이다.

10개가 넘는 약국이 일평균 1500건 가량 외래환자 처방전 경쟁에 골몰하는 현상이 수 년째 반복된다.

14일 경희의료원 문전약국가에 따르면 유입 환자 수도 미미하게나마 감소세에 접어든데다 인근 상권마저 변동이 커 신규 약국이 생길 가능성은 커진 상태다.

김기택 경희대의료원장 겸 경희대 의무부총장은 최근 의료기관 이원화로 병원 경영이 비효율적이란 문제의식을 토대로 경희의료원과 강동경희대병원을 합쳐 '경희대의료원'으로 단일화하는 결정을 내렸다.

병원의 체질개선에도 문전약국가는 별다른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고정된 외래환자와 가라앉은 상권으로 사실상 큰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건물주와 월 임대료 조정 절차까지 거쳐가며 '존버(끝까지 견디고 버틴다는 뜻의 비속어)'중이라는 게 문전약국가 분위기였다.

실제 경희의료원 일평균 외래환자 수는 3000여명, 처방환자수는 1500명~2000명에 그친다. 문전에는 약 10개 약국이 빽빽히 들어섰다.

넉넉치 않은 처방전을 10개 약국이 나눠 소화하려다 보니 웃을 수만 없는 촌극도 빚어진다.

병원 정문 바로 앞 한 약국은 같은 건물 1층에만 2개 약국을 운영중이다. 약국명은 동일한데, 약국점포를 2개로 나눈 형태로, 언뜻 봐서는 전혀 다른 약국이 따로 운영되는 것 처럼 보일 정도다.

문전약국장들은 그만큼 환자 유입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말한다. 어떻게든 환자에게 눈에 띄어야 약국경영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문전 A약국장은 "최근에는 한 약국이 권리금을 받고 약국 점포를 양도양수 한 뒤 근처 다른약국을 재인수해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경희의료원 문전약국가는 침체 속 경쟁이 살벌하다"고 귀띔했다.

A약국장은 "10개 문전약국 중 3~4개 약국으로 처방전 대부분이 몰리고 나머지로 분산된다. 그러다보니 약국 부동산 가격도 많이 떨어졌다"며 "일단 환자 수 자체가 3년 넘게 큰 변화가 없다보니 조제수익으로 먹고사는 문전약국도 몇년 째 큰 재미를 보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B약국장도 "경희의료원을 찾는 단골환자들이 꾸준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처방환자가 적다. 최근 병원도 경영활로 모색을 위해 체질개선을 결정하지 않았나"라며 "아직까지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하긴 어렵다. 실제적으로 입원, 외래환자 볼륨 자체가 늘어야 가라않은 분위기가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B약국장은 "대다수 문전약국들이 경영적 어려움을 호소해 건물주와 임대료 조정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안다. 그렇지 않으면 덩치 큰 문전약국 유지가 불가능하다"며 "특히 경희대 상권은 갖혀있는 상권이라 새롭게 부상하거나 외부 인구가 새로 유입될 확률도 낮아 약국마다 생존전략을 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희의료원 문전약국가는 경희대 상권과 맞물려있는 탓에 언제든 새로운 약국이 들어설 점포가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터줏대감격 문전약국 10곳도 경영활로 모색에 어려움을 겪는터라 막대한 자본을 들여 약국문을 새로 열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지 부동산 전문가에 따르면 현재 운영중인 약국 중 매물로 나온 점포는 없었다.

부동산 전문가는 "병원 정문 바로 앞은 이미 대형 약국들이 자리잡은 상황이고 300m 가량 내려와 골목으로는 매매 점포가 여럿있다"며 "1층 20평 점포는 대체적으로 보증금 6000만원, 월세 300만원, 바닥 권리금 1억원 가량이 시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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