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7 17:47:36 기준
  • 의약품
  • #MA
  • 신약
  • #약사
  • 글로벌
  • 제약
  • #질 평가
  • CT
  • #제품
  • 대원제약
네이처위드

화이자 '13조 통큰 투자' 어레이바이오파마 매력은?

  • 안경진
  • 2019-06-20 06:20:53
  • 면역항암제 '바벤시오' 잇단 임상실패...새로운 항암제 파이프라인 확보 필요성 대두
  • 브라프토비·멕토비 병용요법, 흑색종·대장암 등 고형암 분야 확장가능성 주목

화이자가 13조4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인수합병을 단행했다.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인수대상인 어레이 바이오파마(Array BioPharma)의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커졌다.

지난 17일(현지시각) 화이자는 어레이 바이오파마(Array BioPharma)를 114억달러(약 13조4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현지시각) 어레이 주식 종가에 약 62%의 프리미엄을 더하면서 주당 48달러의 인수금액을 책정했다. 지난 2016년 메디베이션(Medivation)을 140억달러에 인수한지 3년만의 빅딜이다.

화이자 입장에선 새로운 항암제 파이프라인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매력적인 신약을 장착하기 위해 통큰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화이자와 독일 머크(Merck KGaA)가 공동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바벤시오(아벨루맙)'가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면역항암제 후발주자로 개발 중인 바벤시오는 주요 암종에 대한 후기 임상시험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초 항암화학요법을 시행받은 전력이 있는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대상의 임상시험에서 생존기간 연장에 실패했고 위암, 난소암 등에서도 유효성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BMS·오노의 '옵디보(니볼루맙)'에 비해 시장진입이 늦은 데다 차별화 요소가 없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테리 크리소말리(Terry Chrisomalis) 바이오텍 전문 애널리스트는 미국 투자전문매체 씨킹알파(seeking alpha)에서 "MSD의 키트루다는 지난해 70억달러가 넘는 매출을 냈다. 폐암 등 주요 시장에서 키트루다, 옵디보에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이라며 "면역항암제가 아닌 새로운 영역을 공략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어레이바이오파마의 연구개발 파이프라인 일부(자료: 어레이바이오파마)
어레이바이오파마가 보유한 파이프라인은 충분히 시장에서 매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레이바이오파마는 미국 콜로라도주 소재의 생명공학기업으로, 미충족수요가 높은 암종에 관한 저분자 표적항암제 개발에 집중해 왔다.

지난해 6월 전이성 흑색종 환자에 대한 병용요법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BRAF 저해제 '브라프토비(엔코라페닙)'와 MEK 저해제 '멕토비(비니메티닙)'가 어레이사의 대표 파이프라인이다.

브라프토비와 멕토비는 상업화 이후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5월 어레이사 발표에 따르면 브라프토비와 멕토비 2종의 최근 분기매출은 3510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분기보다 54% 증가했다. 올해 2월 일본에서 BRAF 변이를 동반한 흑색종 환자 대상으로 시판허가를 받았고, 최근 파트너사인 피에르파브르(Pierre Fabre)가 스위스 지역 허가를 추진 중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매출 상승세를 관측하는 시선이 많다.

물론 당장의 수익보다 중요한 건 확장가능성이다. 어레이사는 현재 브라프토비+멕토비 병용요법 관련 30여 건의 임상 프로그램을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RAF V600E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전이성 대장암 환자 대상으로 진행 중인 BEACON 3상임상은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어레이사는 지난 5월 EGFR 저해제 얼비툭스(세툭시맙)와 브라프토비, 멕토비 3제 병용요법이 기존 표준요법 대비 객관적반응률(ORR)과 전체생존기간(OS)을 개선시켰다는 중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연내 최종 분석을 완료하고 FDA 허가신청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어레이사는 브라프토비, 멕토비 2종 외에도 바이엘,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등 다수 제약사와 협업을 통해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크리소말리 애널리스트는 "30건의 임상시험이 전부 성공한다고 장담할 순 없지만 브라프토비와 멕토비가 다른 항암제와 병용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정 돌연변이를 타깃한다는 점에서 개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고, 면역항암제에 비해 경쟁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인수결정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세툭시맙과 같은 EGFR 저해제와 병용효과가 확인되면서 활용범위가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Albert Bourla) 최고경영자(CEO)는 M&A 발표 직후 성명서를 통해 "유방암, 전립선암 등 화이자가 전문성을 가져온 분야를 대장암 분야로 확장하게 됐다. 이번 거래가 자본을 효과적으로 배치하고 주주들의 가치를 제고하려는 의지를 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장암은 미국에서 성인 남녀를 통틀어 3번째로 호발하는 암종이다. 매년 14만명의 환자가 결장암 또는 직장암으로 진단받고, 그 중 5만명이 사망한다. BRAF 돌연변이는 전체 대장암의 15%를 차지하는 유형으로, 예후가 나쁜 편에 속한다.

미국의 투자기관 밸류인베스터(The Value Investor)는 최신 보고서를 통해 "이번 인수합병은 거래 규모가 상당함에도 주주들의 반대 없이 순탄하게 이뤄졌다. 항암제 분야 새로운 파이프라인 확보가 필요했다는 방증"이라며 "어레이사가 연매출 1억달러가 넘는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라는 점에서 그만한 지불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