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르탄 손해배상' 제약사들, 법적대응 카드 만지작
- 천승현
- 2019-08-02 06:20:14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건보공단, 이달 중 구상금 청구서 발송 예정...일부 업체 방문 추진 일정 소개
- "손해배상 납부 거부 방침" 분위기 확산...법무법인 등과 대책 논의
- PR
- 전국 지역별 의원·약국 매출&상권&입지를 무료로 검색하세요!!
- 데일리팜맵 바로가기
정부로부터 21억원 규모 발사르탄 손해배상 청구가 예고된 제약사들이 대책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아직 구상금 청구서가 발송되지 않아 구체적인 대응 방법을 모색하기엔 이르지만 향후 불거질 법정다툼을 미리 준비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제약사마다 “손해배상 청구는 부당하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어 문제 해결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최근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을 판매한 제약사 69곳에 2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의 안건을 건강보험정책심위원회에 보고했다. 지난해 발사르탄 파동의 발생 이후 환자들에 기존 처방 중 잔여기간에 대해 교환 조치를 해주면서 투입된 21억1109만원을 제약사들로부터 돌려받겠다는 취지다.
대원제약, 한국휴텍스제약, LG화학, 한림제약, JW중외제약, 한국콜마 등에 1억원 이상이 청구될 예정이다. 건보공단은 이달 중 제약사별로 구상금 결정을 고지할 방침이다. 한달 가량의 납부기한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제약사들이 구상금을 내지 않으면 건보공단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손해배상 청구 대상 제약사의 선택지는 두 가지다. 청구된 구상금을 기한 내 납부하거나, 구상금을 내지 않고 버티는 경우다.
구상금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제약사들은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들어올 경우를 대비해 대응책을 검토하는 상황이다. 이미 일부 법무법인에서는 손해배상 청구 대상 업체들을 상대로 수임 제안서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착수금과 성공보수를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을 유도하는 법무법인도 있다.
제약사들은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의 경우 제약사들의 고의 과실이 없었다”라는 논리를 들어 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사실 제약사들은 “구상금 청구를 납득할 수 없다”라는 거부감이 압도적이다. “규정을 위반한 적이 없다”라는 이유에서다.
발사르탄 파동에서 검출된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은 애초에 발사르탄 원료에서 규격기준이 없는 유해물질이다. 정부와 제약업체 모두 발사르탄 원료에서 NDMA 검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복지부는 발사르탄 손해배상 근거로 제조물책임법을 제시했다. 제조사의 제조물 및 안전성 결함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 제조물책임법에 따라 제조물 결함 사유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제조업자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은 자에게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라는 내용의 제조물책임법 제3조에 근거했다.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 당시 정부와 제약업체 모두 발사르탄 원료에서 NDMA 검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시 과학기술 수준으로 결함을 발견할 수 없었다’라는 면책사유가 인정된다는 게 제약업계 주장이다.
최종적으로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의 유해성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도 제약사가 거세게 반발하는 배경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말 NDMA가 검출된 화하이 발사르탄 사용 완제의약품을 실제로 복용한 환자의 개인별 복용량과 복용기간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추가로 암이 발생할 가능성은 무시할 만한 정도의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미 제약사들이 발사르탄제제의 판매금지로 적잖은 손실을 입은 터라 정부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거부감이 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손해배상 대상 제약사 69곳의 올해 상반기 판매금지 발사르탄 의약품의 원외 처방실적은 96억원으로 전년동기 589억원보다 83.7% 감소했다.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의 판매가 금지되면서 69개 업체가 상반기에만 493억원의 처방손실을 입었다.
가장 많은 2억2275만원 손해배상 청구가 예고된 대원제약의 경우 발사르탄제제 엑스콤비의 상반기 처방실적은 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43억원이 사라졌다. 한국휴텍스제약은 엑스포르테의 처방금액이 작년 상반기 45억원에서 99.7% 축소됐다.
LG화학의 노바스크브이는 작년 상반기 처방액 39억원이 올해에는 0원으로 기록됐다. JW중외제약, 한림제약, 한국콜마, 명문제약, 동광제약, 아주약품, 삼익제약, 씨엠지제약, 바이넥스 등도 발사르탄제제의 판매금지로 상반기에만 처방실적이 10억원 넘게 줄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여야 하는 부담 때문에 법정다툼까지 이어지는 것을 꺼려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구상금 청구 규모가 소액일 경우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소모적일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손해배상 청구 대상 업체 69곳 중 절반에 육박하는 31곳의 구상금 규모가 1000만원에도 못 미친다. 청구 규모가 5000만원이 넘는 업체는 10곳에 불과하다. 구상금 청구 금액이 많은 업체가 주도적으로 납부를 거부하면서 법정다툼에 돌입하면 나머지 업체들도 합류할 가능서이 크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아직 구상금 청구서를 전달받지 않은 상태라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는 않았다”면서 “구체적인 통보를 받게 되면 다른 업체들과 함께 대책을 모색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21억 발사르탄 손배' 제약사들, 상반기 처방손실 500억
2019-07-25 06:10:55
-
"또 제약사 책임인가"...발사르탄 손해배상 반발 확산
2019-07-24 06:20:55
-
정부, 발사르탄 판매제약사 69곳 대상 손해배상 청구
2019-07-19 16:14:03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상장 바이오 추정 순이익 '껑충'...비교군 한미약품 '최다'
- 2고환율에 복잡한 약가인하...사업계획 엄두 못내는 제약사들
- 3완강한 약무정책과장..."플랫폼 도매 허용 동의 힘들어"
- 4"웰컴"...K-약국, 해외관광객 소비건수 1년새 67% 증가
- 5[2025 결산] 급여재평가 희비...건보재정 적자터널 진입
- 6"대통령, 중대사고 엄벌 주문…제약업계도 대비해야"
- 7"근무약사 연봉 1억"...창고형약국, 파격 급여 제시
- 8플랫폼 도매금지법 간담회, 편파운영 논란…"복지부 협박하나"
- 9사노피 '듀피젠트', 아토피피부염 넘어 천식 공략 눈앞
- 10[기자의 눈] ‘깜깜이’ 약가인하 혼란, 언제까지 반복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