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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식약처, 규제기관 본연의 역할 아쉽다

  • 김민건
  • 2019-08-19 12:29:56

[데일리팜=김민건 기자]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와 둘러싼 식약당국의 대응을 곱씹을 때마다 영화 '부당거래'(2010년작)가 떠 오른다. 영화에서 주인공 중 한 명인 검사 주양(류승범 분)의 명대사는 지금도 화제다.

주양은 "경찰이 불쾌하면 안 되지. 아, 내가 잘못했네. 대한민국 일개 검사가 경찰을 아주 불쾌하게 할 뻔 했어…(중략)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알아"라며 휘하의 수사관을 질책한다.

지난 18일 KBS 추적60분에서 '가짜 약의 탄생 그리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방영됐다. 이날 방송은 인보사 허가 과정의 의혹을 제기하고 투약 후 환자 부작용 문제, 식약처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등을 중점으로 다뤘다.

방송에 따르면 인보사 소송에 휘말린 식약처는 소신 있는 정책과 규제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인보사 안전성에 대한 식약처의 말 바꾸기가 규제기관으로서 위상을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식약처장은 지난 6월 5일 "인보사 사태와 관련 허가와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하지 못 해 심려를 끼쳤다. 진심으로 죄송하다. 현재까지 인보사 안전성에는 큰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한 달 뒤 열린 코오롱생과와의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처분 집행 정지 소송에서 식약처는 종양 유발 가능성을 인정했다.

이후 식약처는 추적60분 취재진에 "인보사 제품 안전성에 대해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다. 주사부위 통증 등 보고된 부작용이 경미한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까지 안전성에 큰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추적60분은 "식약처가 법원에서와 달리 다시 입장을 바꿨다. 식약처 답변서는 믿을 수 없는 말 뿐"이라고 지적했다.

식약처 답변은 종양 유발 가능성은 있지만 중대한 보고가 없었던 점을 보면 안전성을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였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일관되지 못한 규제기관 행보는 국민 혼란을 가중시키고 정책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킨다.

코오롱생과가 식약처에 신장세포 존재를 알린 건 지난 3월 22일이다. 식약처는 이로부터 1주일이 지난 31일에야 '자발적 유통·판매 중지'를 발표한다. 식약처는 "코오롱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하며 최종 보고를 기다렸다"고 밝혔지만 일각의 입장은 달랐다.

식약처가 즉각 판매 중지를 취하지 않은 기간 인보사를 맞은 환자는 27명으로 알려졌다. 환자들은 "알았다면 맞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해서 식약처는 규제기관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 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쓴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식약처가 세계 최초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 허가 등 산업육성에 집중하고 안전성을 간과한 결과 작금의 사태가 터졌다는 것이다.

이형기 교수는 "미FDA는 의약품 개발 조력자이자 심판관이고 선수는 제약·바이오기업이다. 식약처는 가끔 심판관, 불편 부당한 존재라는 것을 잊고 그라운드로 나온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제약산업계도 해외 글로벌 제약사의 독점적 영향을 벗어나 신약 개발, 기술수출 성과로 제약강국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식약처는 현재의 행보가 향후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향방을 좌우하는 기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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