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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비싸져도 환자 복용 의지 커"…전문가 한 목소리

  • 김진구
  • 2025-11-13 06:20:00
  • 선별급여 전환과 처방현장 반응
  • 급여 축소에도 “부담 감수한다” 환자↑…‘필요 약제’ 인식 여전
  • “뇌기능 건기식 풍선효과 우려…미검증 대체제 확산할 수도”

(왼쪽부터)이찬녕 고대안암병원 교수, 앙영순 순천향대병원 교수, 문연실 건국대병원 교수, 최호진 한양대구리병원 교수, 김건하 이대목동병원 교수(이상 신경과)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선별 급여 전환 이후에도 임상 현장에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의 복용 의지가 여전히 높다는 전문가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정부의 급여 축소가 오히려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소비 확대를 부추겨 의료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일리팜이 최근 주최한 ‘콜린알포세레이트 전문가 좌담회’에선 최호진(한양대구리병원)·양영순(순천향대병원)·이찬녕(고대안암병원)·문연실(건국대병원)·김건하(이대목동병원, 이상 신경과) 교수가 선별급여 전환 이후의 임상 현장 변화와 재평가 논란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추가 비용 감수하며 복용 지속…환자 거부감 크지 않다”

정부는 지난 9월 말부터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선별급여로 전환했다. 경도인지장애(MCI) 등 비치매 환자의 본인부담률이 30%에서 80%로 인상됐다. 이 과정에서 해당 환자의 한 달 약값 부담이 1만5000원가량 늘었다.

(왼쪽부터) 김건하 교수, 이찬녕 교수, 문연실 교수
급여 축소를 앞두고 일각에선 처방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환자들의 복용 지속 의지가 강하게 확인되고 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이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치매 예방과 인지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약제라는 환자들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최호진 교수는 “앞서 아세틸-L-카르니틴 제제의 급여가 삭제됐을 때와는 사정이 다르다. 당시엔 반발이 심했지만, 이번엔 선별 급여로 전환된 것이라 대부분 복용을 이어가고 있다”며 “처방량이 조금 줄었다고 전해 듣긴 했으나, 체감상 변화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건하 교수는 “영향이 거의 없다. 이미 복용 중인 약이라, 대부분 환자가 계속 복용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찬녕 교수 역시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본인 부담에 대한 저항이 거의 없다”며 ”다만 다른 진료과에서 처방되던 사례가 신경과로 넘어오는 사례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양영순 교수는 ”결국 임상재평가가 관건일 것“이라며 ”이번엔 급여 삭제가 아니라 선별급여 전환이라서 저항이 크지 않았다. 환자들은 ‘치매 예방을 위해 약을 먹는다’는 인식이 강하고, 오히려 선별급여 전환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급여 축소 정책, 건기식 시장 확대 풍선효과 우려"

전문가들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에 대한 급여 축소 정책이 단기적인 재정 절감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국민 전체의 의료비 부담을 높이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복용을 중단한 수요가 ‘뇌 기능 개선’을 표방한 각종 건기식으로 이동하고, 결국 의학적 검증이 부족한 대체제가 확산될 것이란 우려다. 나아가 환자들이 적절한 치매 진단·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양영순 교수(좌), 최호진 교수
최호진 교수는 “포스파티딜세린 등 건기식은 효과가 콜린알포세레이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진다. 그럼에도 ‘뇌기능 개선’ 등 기능성을 표방하며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며 “급여가 축소되면 이런 건기식으로 수요가 옮겨가 국민 부담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최호진 교수는 이어 “건강보험 재정은 줄어들 수 있지만, 개개인이 부담하는 의료비와 건기식 구매비용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찬녕 교수도 “선별급여 전환 이후 일부 환자들이 ‘약 대신 영양제를 먹겠다’고 말하는 사례가 있다”며 “의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대체제 확산은 사회 전체의 비용을 오히려 늘릴 수 있다”고 거들었다.

장기적으로는 재정 절감이 국민건강 악화로 이어지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치료 시기를 놓치면 향후 치매로의 전환율이 높아져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게 될 것이란 우려다.

최호진 교수는 “건기식만 믿고 병원 진료를 미루다가 조기 치매 진단이 지연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며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양영순 교수는 “급여 축소의 취지는 재정 효율화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의료 시스템 밖에서 관리되지 않는 소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국민이 스스로 건강을 책임지도록 방치하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 경험 무시한 재평가 구조 개선해야” 한 목소리

전문가들은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재평가 과정에서 전문가 의견과 의료현장의 오랜 경험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최호진 교수는 “20년간 신경과 전문의들이 환자를 통해 효과를 확인해 온 약을 단 한 번의 임상재평가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임상 현장의 경험과 전문적 판단도 평가의 일부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영순 교수는 “급여재평가위원회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현장 의료진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며 “각 과 전문의가 참여하는 평가 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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