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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약국 포화' 미사신도시...수억 적자에 폐업도 속출

  • 정흥준
  • 2020-01-17 19:51:37
  • 신축 상가에 약사 모시기 계속...18평 분양가 23억 호가
  • 미사역 4월 개통에 기대감..."빚내서 개국했다 피해 누적"
  • 북부‧중앙‧남부 등 3곳으로 나뉘어 26곳 이상 분포

왼쪽부터 북부, 중앙, 남부 상업지구의 약국 분포 모습.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미사강변신도시는 올해 4월 개통 예정인 미사역으로 인해 상권 활성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지역 약국들은 수년간 누적되는 적자로 인해 표정이 밝지 않다.

미사신도시의 상업시설이 모여 있는 지역은 크게 북부와 중앙, 남부 등 3곳으로 나뉜다. 17일 현장을 찾아가 본 결과 세 곳의 상업지구에는 총 26곳의 약국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가장 먼저 상권이 형성된 북부에는 8곳, 중앙과 남부에는 각각 12곳, 6곳의 약국이 운영 중에 있다. 모든 상업지구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들이 에워싸고 있는 모습으로 소위 말하는 항아리상권의 특징을 갖추고 있었다.

현재 미사 지역에 가장 큰 이슈는 5호선 미사역의 개통이다. 올해 4월을 예정에 두고 공사 막바지에 들어가면서 상권에 활기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개통 시점이 또다시 늦춰질 수 있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지하철이 들어오는 중앙상권의 약국들은 하루빨리 개통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약 2년 전 중앙상권에 약국을 분양 받아 들어온 A약사는 매월 적자가 누적되고 있어 억대 손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4월 개통 예정인 미사역 출입구.
A약사는 "아직 주거시설들도 한창 공사 중이다. 거주민들보다 공사 관계자들이 더 많다. 지하철이 운행을 해야 주변에 사람들도 모일 텐데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당초 2018년 말에 개통된다던 지하철이 수차례 연기되다가 올해 4월로 미뤄졌는데, 최근엔 또 연장될 거란 얘기도 나온다"면서 "2년 전에 투자 개념으로 빚을 내 약국을 시작했는데, 그동안 억대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이번에는 부디 예정대로 지하철 개통이 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상권에 형성되는 주거시설은 올해 8월과 9월, 내년 7월 예정 등으로 한창 공사를 하고 있다. 약 2만 세대를 수용하는 주거단지와 지하철 개통 등이 맞물리면서 중앙상권에 기대가 집중되는 것이다.

지역 약사들은 미사역 개통 뒤에는 미사신도시 3곳의 상업지구 중에서 중앙이 가장 큰 수혜를 보게 되고, 나머지 상권은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역 B약사는 "북부 상업지구가 가장 먼저 개발된 곳이라 병의원이 먼저 들어가서 운영 중인데, 만약 지하철이 들어오면 중심상권으로 많이 몰릴 것이다. 작년만 해도 중심상권에 약국이 많이 늘어났다. 북부는 주차의 불편함이 있기도 하고, 아무래도 다른 편의시설들이 중심에 몰리면 지금보다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북부와 남부 상업지구에는 신축 상가건물이 늘어나면서 분양대행사들의 약국장 모시기는 계속되고 있었다.

신축 상가들에 약국 분양이 계속되고 있다.
분양 관계자들에 말에 따르면, 1층 약국의 분양가는 14억에서 23억까지 차이가 있었고 임대를 할 경우 월세는 약 6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책정돼있었다.

다만 병의원 입점이 확정됐다는 내용의 ‘선임대’를 내세워 분양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약사들의 주의가 필요해보였다.

북부 상업지구의 한 상가 분양 관계자는 "전용면적 18평에 23억으로 분양중이다. 임대는 보증금 2억원에 월세 900만이다. 소아과, 이비인후과, 비만클리닉, 피부과가 들어올 예정이다. 약 100평 규모의 큰 병의원들이 입점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면서 "향후 중앙상권과 남부로 사람들이 분산될 것이라는 우려는 할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부에는 미사보건센터가 올해 4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당초 보건소 이전으로 추진이 이뤄졌었지만, 원도심 반발 등으로 보건센터로 격하되면서 처방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 이 과정에서 약국을 매매했던 모 약사는 폐업을 했고, 결국 해당 약국은 매매가 14억으로 부동산 시장에 나오기도 했다.

층약국‧병의원 갑질로 폐업 줄줄이..."그래도 약국 계속 늘어요"

지역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중앙과 남부 상업지구는 아직 상가 공실률이 높고, 운영 중인 상가들도 주민들의 이용률은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지역 수요와 상관없이 약국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었다. 행정안전부 인허가 데이터를 살펴보면, 2019년 미사신도시에만 약국 10여곳이 개설 허가를 받았다.

또 신축 상가에 분양되고 있는 약국과 새롭게 지어지는 건물들을 모두 포함하면 약국은 계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았다.

최근 폐업을 한 약국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역에서는 층약국이 들어오며 폐업을 한 사례, 병의원의 갑질 등으로 약국 문을 닫은 사례 등이 알려지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약국 임대 및 분양 열기는 식지 않았다.

지역 C약사는 "특히 남부 상업지구는 상가 이용률이 낮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에 비해 약국은 많다. 대로변이 아니라 안으로 깊숙한 곳의 상가건물에도 한 개 병원과 약국이 세트로 들어가고 있다. 아무래도 브로커들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빈 상가에는 전부 약국을 넣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건물에는 약국과 병의원만 상업시설로 입점해있고, 대부분의 점포가 공실인 곳도 있었다.

이와 관련 부동산 컨설턴트는 "같은 건물에 있는 병의원의 처방을 받기 때문에 신축 상가에 약국이 들어오는 것이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상 인근 새 건물에 약국이 생겨버리면 몇 퍼센트라도 새어나갈 수밖에 없다.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도 차이가 생긴다"고 말했다.

또 이 컨설턴트는 "미사 북부의 경우에는 이미 약국은 포화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금도 계속 새로 지어지는 건물들에 병의원 확정을 내걸고 분양하고 있지만, 확정여부에 대해선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쉽게 믿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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