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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벨빅' 허가 당시 FDA 아닌 EMA 따랐더라면

  • 2013년 EMA, 동물실험에서 종양 유발 등 승인 반대
  • 미FDA 2012년 6월 승인…국내는 2015년 2월 일동 품목허가
  • 2018년까지 누적 판매액만 500억…암발병 우려 라벨반영은 작년에

식욕억제제 <벨빅>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식약처가 지난 14일 판매금지를 내린 식욕억제제 '벨빅'(성분명 로카세린, 일동제약)을 놓고 허가 당시 유럽EMA의 결정을 따라 불승인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

유럽EMA는 동물실험 등에서 나타난 부작용을 이유로 승인 반대 의견을 내면서 개발사가 허가신청을 자진 철회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FDA는 심혈관 위험성 등에 대한 시판후조사를 조건으로 지난 2012년 6월 승인했다.

벨빅은 국내에서 지난 2015년 2월 수입사인 일동제약을 통해 품목허가 됐다. 이어 작년 4월에는 서방정인 '벨빅엑스알정'이 추가 승인됐다.

벨빅은 국내 허가 당시 재심사 대상에 지정돼 2015년 2월부터 2021년 2월까지 6년간 시판후조사를 명령 받았다.

미국 아레나 제약이 개발한 이 약은 미국 판권은 에자이가, 유럽 및 아시아 지역 판권은 아레나가 소유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12년 일동제약이 아레나와의 계약을 통해 판권을 획득했다.

식약처는 지난 15일 로카세린 제제에 대한 미국FDA의 철수명령을 참고해 국내에서도 판매중지 및 회수명령을 내렸다. 미국 판매사인 에자이는 미국에서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내 판매사인 일동제약도 허가 반납을 통해 시장에서 철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중 유통되는 품목은 전량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벨빅이 문제가 된 건 암 발병 위험성 때문이다. 미국FDA는 에자이가 진행한 임상시험 'CAMELLIA-TIMI 61'을 검토한 결과, 치료기간이 증가할수록 위약 투여군 대비 암 발생률의 차이가 증가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5년간 과체중 또는 비만환자 중 심혈관계 고위험 환자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로카세린 투여군 462명(7.7%)에서 520건, 위약 투여군 423명(7.1%)에서 470건의 원발암이 진단됐다. 특히 위약 투여군에 비해 로카세린 투여군에서 췌장암, 대장암, 폐암 등 일부 암 종류의 발생률이 높았고, 로카세린 치료 기간이 증가할수록 위약 투여군 대비 암 발생률의 차이가 증가했다.

사실 벨빅의 부작용 쟁점은 심혈관계 질환에서 안전하냐는 것이었다. 그전 비만치료제 시부트라민 제제가 '심혈관계' 질환 부작용으로 시장에서 퇴출됐기 때문이다.

미국 판매사 에자이 역시 심혈관계 안전성에 중점을 두고 시판 후 조사를 진행했다. 'CAMELLIA-TIMI 61' 임상시험 결과, 심혈관계 사건(MACE) 연간 발생률의 경우 벨빅 투여군(로카세린 10mg, 1일 2회 투약)이 2.0%, 위약 투여군이 2.1%로 나타나 벨빅이 심혈관계 위험성이 적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예상하지 않았던 암 발병이 결국 발목을 잡게 된 것이다.

이에앞서 유럽EMA는 지난 2013년 1월말 동물시험에서 종양 유발, 심장판막 장애, 정신질환 분야 부작용 등을 이유로 벨빅 승인을 반대했다.

지난 1월 16일 FDA에서 암발병 문제를 검토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식약처도 안전성 서한을 배포해 국내외 허가현황과 사용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물실험에서 암 발생률이 증가했다는 정보는 허가사항에 반영돼 있고, 현재까지 인체와의 관련성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동물실험에서 암 발생률이 증가했다는 정보는 2015년 2월 허가받은 벨빅 허가사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작년 허가받은 '벨빅엑스알정'에 포함돼 있다.

만약 식약처가 미국FDA가 아닌 유럽EMA 결정을 귀 기울여 허가심사 했었더라면 위험 가능성 약물이 환자에게 사용되지 않았을 것이다.

벨빅은 국내에서 2015년 1분기 출시돼 그해 아이큐비아 기준 136억원, 2016년 150억원, 2017년 122억원, 2018년 98억원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500억원 이상 판매할 동안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조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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