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벌크 마스크 현장 불만, 방관할 일 아니다
- 데일리팜
- 2020-04-13 0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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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수준이 높아지면 국민 의식수준과 니즈 또한 높아지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보장성이 높아지고 보건의료에 대한 의식과 요구가 높아지면서 이 분야, 특히 요양기관의 질적 수준은 양적 팽창에 비례해 온 게 사실이다. 근 몇년 내 개원·개국한 요양기관의 면면만 보더라도 처방·투약의 질적 서비스 향상뿐만 아니라 그 공간 안에 있는 모든 물품도 마치 백화점의 그것처럼 깔끔하고 화려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벌어진 마스크 (수급)대란은 이와는 조금 별개로 전개됐다. 국가 비상으로 번진 감염병 사태에 전세계에 동이 난 건 비단 진단키트와 손소독제만은 아니었다. 그나마 다른 나라들에 비해 사정이 나은 우리나라는 가격 폭리와 매점매석 등을 우려한 정부의 공적마스크 대책이 일찍 시행됐고, 최대 유통망인 약국의 협조 덕에 조기에 안착됐다. 내로라 하는 선진국들의 대응 행태만 보더라도 이는 약국과 소비자 모두가 공동체라는 인식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공적마스크는 값 싸고 품질 좋은 예방용 마스크를 최대한 빠르고 고르게 분배하기 위해 정부가 콘트롤타워를 자처해 생산과 공급을 주도했다. 그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는 계속됐고 그 분위기 속에서 공급이 수요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약사들은 보건의료 최전방에선 자신의 약국을 이른바 '도떼기시장'으로 내어줬다. 밝고 깔끔하고 청결한 이미지의 약국을 이렇게까지 내어준 것에 시장논리는 배제돼 있는 것이다. 국가 비상사태 가운데 약사들은 제 할 일을 다 했다.
소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매일 쓰고 버리는 소모품이어서 일주일에 고작 2장으론 매우 부족했지만 자신의 것을 나누고, 가족의 것을 보태어 부족함을 기꺼이 감내했다. 추운 날씨, 약국 앞에 기다란 행렬이 줄을 이어도 갈등 한 번 없이 묵묵히 제 차례를 지켰다. 공장은 쉼 없이 돌아갔지만 싼 가격과 빠른 배송을 유지하려면 일부 '벌크 마스크' 유통이 불가피 했다. 이런 일련의 맥락에서 약국과 소비자 모두 마대에 실려 배송되는 벌크 제품을 그럭저럭 수용했다.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기조를 보이고 공적마스크 생산·유통도 늘어나면서 비상사태의 긴장감은 한층 누그러졌다. 마스크 만큼은 그렇단 얘기다. 그런데 이제는 다른 문제가 골치다. 공급이야 한 숨 돌렸다 치더라도 소비자의 높은 니즈는 다시 살아났다. 나라가 온통 마스크 대란으로 난리통이었을 때는 온 이목이 수급이었기 때문에 불만이 있어도 감내했지만, 이제는 다르다는 얘기다. 소분과 개별포장 제품이 뒤섞여 나오는 부분에 소비자들은 품질을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이다.
제품명과 인증표기도 제대로 되지 않은 10매 이상 벌크 마스크부터, 마스크가 오염된 상태거나 심지어 이물질이 검출된 사례도 제보되고 있다. 덕용이다보니 일부 포장에는 한두개가 모자라는 수량부족 불량포장도 발견된다. 예전엔 어떤 물건을 담았을 지 모르는 마대나 자루에 뒤엉켜 배송되는 마스크를 일일이 배분하느라 약국은 불필요한 갈등에 맞서고 시간을 허비한다. 이에 불만을 품은 어떤 소비자는 약국에 환불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보건소에 민원까지 넣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졌다.
마스크 대란이 수그러든 만큼, 벌크 마스크 소분 포장 제품은 이제 소비자에게도 약국에도 짐이 돼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는 현재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감염병 목적의 공적마스크에 대한 국민적 요구 수준은 점점 높아질 것이다. 1인 구매 수량만큼의 개별포장 출하 의무화 또는 마대 포장 근절, 생산·유통 단계에서의 위생관리 등 현장의 목소리가 시급히 반영돼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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