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00년 전 이명의 흔적 "소 떼가 우는 소리"
- 이재근약사
- 2020-06-04 09: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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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근 약사(조선대 약대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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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명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을 괴롭혀온 증상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명은 여전히 약국은 물론 병원, 한의원에서도 치료가 까다로운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원인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고, 아직 완전한 치료법 또한 정립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고령층뿐 아니라 필자 또래의 젊은 층에서도 이명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더더욱 마음이 쓰인다.
이들 환자를 대하며 우선 고려하는 것은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하는 응급질환은 아닌지, 증상의 경중은 어떤지 등 전반적인 상태를 살피는 일이다. 내이를 손상할 수 있는 이독성(耳毒性) 약물의 부작용은 아닌지도 검토한다. 이독성 약물은 아미노글리코시드 계열 항생제, 고용량 아스피린, 진통소염제 등으로 제법 많은 편이다.
그간 어떤 약을 먹었는지도 중요한 요소다.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중에도 실비도, 은행잎제제처럼 이명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품들이 있다. 하지만 각각의 주성분이 다르고 용량, 용법, 약물 상호작용, 부작용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하므로 약사의 전문적인 상담이 동반돼야만 적절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
무엇보다 이명 환자의 괴로움에 공감하고, 정신적인 힘겨움을 함께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필자가 이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도 한 환자에게서 들었던 “당신은 내가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는 체념한 듯한 말이 여운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타인은 듣지 못하고, 증상을 쉽사리 이해하기도 어려운 이명의 특성이 그 환자를 더 외롭고 힘들게 했던 것이다. 이후로는 약사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언제나 환자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곤 한다. 광해군에게는 기자헌이 그러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기자헌은 선조가 세자 광해군을 폐하고 영창대군을 후사로 삼으려 하자 적극 반대해 광해군이 즉위하는 데 공헌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왕세자 시절 광해군에게 맹자를 가르쳤던 것도 그였다고 한다. 기자헌의 다섯 번째 사직서를 본 광해군이 이를 반려하며 “나와 현재의 어려움을 구제하라”고 말한 것은 이러한 두터운 신뢰에서 나왔을 것이다.
상투적으로 보일지라도 필자는 때로는 어떤 약보다 공감에서 우러난 따뜻한 말 한마디가 환자에게 기운을 불어넣는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믿는다. 이명을 겪는 지인이 있다면 살갑게 말을 건네며 잠깐이나마 이명의 불쾌한 소리를 잊도록 도와보는 건 어떨까? 적어도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걸 알려주면서 말이다. 공교롭게도 선조 또한 이명증 때문에 치료를 받았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며 이명 환자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할 지 광해군은 알고 있었을까 궁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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