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7 08:02:38 기준
  • 진단
  • #GE
  • 인력
  • 제약
  • 글로벌
  • 신약
  • #복지
  • #약사
  • CT
  • #염
네이처위드

"신약후보물질 발굴에 집중...R&D 차별화로 승부"

  • 김진구
  • 2020-06-25 06:15:46
  • 최성구 일동제약 부사장(연구개발본부장)
  • 파이프라인 대거 정리…항암제·CNS·안질환 등 5개 분야로 재편
  • “후보물질, 속도·스토리가 관건…특허내고 2년 내 IND까지”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일동제약이 신약개발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환골탈태하고 있다. 새 연구소장이 왔고, 새 비전이 선포됐다. 조직이 대대적으로 재정비됐으며, 프로젝트팀이 신설됐다. 연구 인력·예산이 크게 늘었고, 포트폴리오는 대거 정리·재편됐다. 최근 2년 안에 벌어진 일들이다.

얼마 전에는 공개적으로 신약개발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28일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주최로 열린 '제약바이오 사업개발연구회(K-BD-Group)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에서 서진식·최성구 일동제약 부사장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앞으로 신약 개발을 잘 하는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런 방향을 설정하고, 여기에 맞춰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중심에는 최성구 부사장(연구개발본부장)이 있다. 2017년 12월 일동제약에 합류했다. 그는 일동제약의 변화를 한 마디로 정리했다. “안 되는 건 버리고 잘 하는 건 더 잘하게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일동제약 본사에서 그를 만나 최근의 R&D 전략 변화의 이유와 방향 등을 물었다.

-일동제약이 최근에서야 본격적으로 신약개발에 뛰어든 모습이다. 어떤 배경에서인가.

2017년 말 일동제약에 합류했다. 처음 왔을 땐 사실 조금 놀랐다. 예전에 일했던 얀센과 연구소 문화가 달랐다. 조직은 경직된 편이었고, 부서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인프라와 예산도 넉넉하진 않았다.

분위기부터 만들고자 했다. 연구소다운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가장 먼저 미션과 비전을 설정했다. ‘We Change, Life Changes’라는 미션을 만들었다. 단순히 만들고 선포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모두에게 서명을 받았다. 윤웅섭 사장도 직접 서명했다. 연구소 로비와 회의실에 커다랗게 걸어뒀다. 자신의 서명이 들어간 미션과 비전을 매일 보도록 했다.

최성구 부사장이 일동에 합류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미션과 비전을 만드는 것이었다(사진 위). 최 부사장은 연구소 직원의 서명을 받아 자주 볼 수 있도록 로비와 회의실에 걸어뒀다.(사진 일동제약)
-취임하자마자 연구소장실을 다른 팀에게 넘겼다고 들었다.

그 다음은 공간이었다. 창의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선 공간이 매우 중요하다. 회의목적에 맞는 자리 배치와 공간구성이 필요했다. 권위를 상징하던 연구소 로비에는 카페테리아를 만들었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은 직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됐다.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던 연구소장실을 일반 직원들에게 넘긴 이유도 같다. 나에겐 그렇게 큰 방이 필요 없다. 더 열정적으로 일하는 직원들에게 필요한 공간이다. 나는 지금 구석의 창고를 개조한 방에서 지낸다.

이어 조직을 재정비했다. 벽을 무너뜨리고 싶었다. 여기에 신규조직을 만들었다. ‘iLEAD’, ‘CIIC’, ‘HARD’라고 이름 붙였다. 특정 프로젝트만을 수행하는 일종의 별동대 같은 조직이다. 예산과 인력을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했다. 당연히 퍼포먼스가 좋다. 새로 만들어낸 후보물질 대부분이 이 팀에서 나왔다.

-파이프라인을 대대적으로 정리한 점도 눈에 띈다. 애써 연구한 파이프라인을 정리하는 게 쉽진 않았을 텐데.

일동제약의 주력 치료군은 무엇일까. 없다는 게 결론이다. 개발에 성공한 2개 이상의 치료군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이 크거나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곳에 집중하기로 했다.

가능성이 낮거나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것은 전부 쳐냈다. 5개로 정리된 파이프라인을 토대로 주력사업을 선정했다. 그렇게 정리하다보니 남은 것이 암, 비알코올성간질환(NASH), 중추신경계(CNS), 안질환, 메타볼릭증후군이다. 여기에만 집중해서 가자고 생각했다.

일동제약의 파이프라인.
-최근 몇 년간 업계에선 유행처럼 NRDO(No Reaserch Development Only) 모델이 확산됐다. 그러나 앞선 발표에서 일동제약은 ‘후보물질 발굴에 집중하고 개발은 다른 회사에 맡기겠다’고 했다. 유행과는 반대다. 후보물질 발굴에 자신감을 보이는 근거가 있나.

NRDO는 신약후보물질을 직접 발굴하지 않고, 오직 개발에만 집중한 뒤 되파는 사업모델이다. 일동제약이 나아가고자 하는 길은 그와 반대다. 오직 신약후보물질 발굴에만 집중하고, 개발에선 손을 떼는 것이다.

우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자 해서 내린 결론이다. 지난 2년여간 파악한 바로는 일동제약의 장점은 신약후보물질 발굴에 있다. 분자설계 등 특정 분야에 천재적인 직원이 몇몇 있다. 이들을 iLEAD, CIIC, HARD팀에 배치했다. 이들로부터 지금도 매일 아이디어가 쏟아진다. 일동 내에서도 아이디어가 많아 처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NRDO 회사처럼 후보물질을 살 필요가 없다.

여기에서 필요한 게 스토리다. 이 연구를 왜 해야 하는지, 이 후보물질이 왜 가치가 있는지 논리와 명분부터 찾아야 한다. 연구의 모델링과 스토리라인을 잡을 수 있도록 컨설팅을 받도록 하고 있다. 컨설팅은 일동제약 자회사인 애임스 바이오사이언스가 담당한다.

-후보물질 발굴에 집중하는 모델의 성공을 위해선 뒤를 이을 개발업체 선정이 중요할 텐데.

그렇다. 좋은 개발업체를 모으기 위한 관건은 속도다. 연구 속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우리 목표는 후보물질 발굴로 특허를 낸 뒤 2년 안에 IND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 후보물질을 사서 개발할 업체에겐 속도는 큰 메리트다. 2년 안에 IND 들어갈 경우, 개발에 5~7년이 걸린다는 가정 하에 특허기간만 최소 13년이 보장된다. 여기에 임상시험 기간이 존속기간 연장으로 인정받으면 20년 넘게 특허를 방어할 수 있는 약물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개발업체도 좋고, 일동 역시 매년 받는 로열티가 많아서 좋다.

속도를 내기 위해 후보물질 발굴 이후 개발 직전까지 세팅하는 작업을 외주에 맡긴다. 아이디어를 내고 설계하는 것까지는 일동이 담당하고, 직접 합성하고 실험하는 작업은 외부 업체가 담당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최대 규모의 CRO와 손을 잡았다. IND를 위한 서류작업과 시험용의약품 생산 역시 글로벌 최고 업체와 함께한다.

-앞서 일동이 보유한 후보물질을 공개하며 공동개발 혹은 인수할 파트너사를 적극 물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최근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Bio International Convention, 바이오USA)’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홍보했다. 관심을 보인 업체가 있었나.

바이오USA 전까지 26개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 중에는 글로벌 Top20 업체도 적지 않다. 특정 질환군에 특화된 글로벌 제약사와 벤처캐피탈도 있었다.

이번 바이오USA에는 솔직히 홍보에 큰 힘을 들이지 않았다. 15분짜리 홍보영상을 올렸을 뿐이다. 올해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동이 보여줄 후보물질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쏟아진다. 그럼에도 10개사가 면담을 요청해왔다.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후보물질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현재 임상1/2상 중인 'IDX1197'이 있다. 위암을 타깃으로 개발 중이다. 일동이 보유한 파이프라인 중에는 진척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르면 올해 말 미국에서 2상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암의 경우 아직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2상이 끝나자마자 승인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2년간 임상2상을 진행한다는 가정 하에, 2024~2025년이면 미국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머지는 대부분 전임상 단계다. 그중에 녹내장 치료 후보물질에 주목하고 있다. 녹내장은 언멧니즈가 큰 시장이다. 또, 임상시험이 굉장히 간단하다. 점안제이기 때문에 할 게 별로 없다. 약물의 양도 매우 적다. 같은 양이라도 경구제에 비해 굉장히 경제적이다. 지금은 IDX1197이 가장 많이 진척돼 있지만, 녹내장 치료제의 개발속도도 매우 빠르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