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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약사-한약사 문제 성숙한 대응을

  • 김민건
  • 2020-06-25 17:07:17

[데일리팜=김민건 기자]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When in Rome, Do as the Romans)는 말이 있다. 그런데 법이 애매하게 돼 있어 사람마다 각자의 해석이 맞다고 주장한다면 그 사회는 어떨까. 현재 약사와 한약사 간 직능갈등의 현주소가 이렇다.

지난 1993년 한의사와 약사 간 한약 조제권을 놓고 벌어진 한약분쟁은 아직까지 한방의약분업이라는 문제로 남아있고, 이는 한약사 제도라는 불씨를 낳아 약사와 한약사가 20년 넘게 면허범위를 놓고 다투게 만들었다.

한약사 업무범위를 한약과 한약제제로 규정하면서도 약국개설권자에게 일반약 판매 권한을 명시한 지금의 약사법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셈이다. 약국과 한약사 개설약국을 분리하고, 면허범위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벽에 부딪치다 사라지고 마는 메아리가 된 지 오래다.

결국 약사와 한약사는 상호 비방을 넘어 인신공격까지 하고 있다. 근래에는 약사와 한약사가 서로 손님인척 몰래 촬영하고 불법 행위를 했다며 보건소에 민원을 넣고 있다. 한쪽이 파괴되어야만 한다는 상당히 공격적인 행위이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통해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글은 물론 욕설까지도 서슴치 않는다. 특정 약사와 한약사에 대한 신상털이까지 나서 '공공의 적'으로 만들기까지 했다. 악성 댓글과 신상노출이라는 공격 앞에 무방비로 노출된 약사와 한약사는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우울증을 앓고 자살까지 하게 만드는 우리 사회의 크나큰 문제다.

국가 보건의료 한축을 담당하며 사회를 이끌어가는 오피니언 리더인 양 직능은 비난(非難)과 비방(誹謗)이 아닌 비판(批判)으로 성숙한 대응을 해야 한다. 비판은 비평할 비(批)에 판가름할 판(判)자를 쓴다. 옳고 그름을 판단한다는 뜻이다. 비방은 남을 비웃고 헐뜯는 행위, 비난은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는 것을 말한다. 비난과 비방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없다.

약사와 한약사 분쟁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상대방의 오류를 명확히 짚어내면서 대안을 제시할 줄 아는 비판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지난 2월 24일 한시적이지만 비대면 처방과 조제, 복약지도를 허용했다. 사실상 원격의료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정부의 원격의료 정책 대응에 집중이 필요한 시기다.

지금처럼 소모적 싸움으로 시간을 소비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4차산업시대를 대표하는 카쉐어링, 숙박공유 등 공유경제는 단 몇 개월 만에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약사와 한약사가 싸울 동안 지난 24일 대한한의사협회는 첩약급여 시범사업 추진을 결정했다.

성숙한 자세로 한약사와 분쟁을 이끌어나갈 시기다.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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