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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띄어앉기·가림막...심장학회, 긴장감 속 개막

  • 안경진
  • 2020-07-03 12:53:52
  • '2020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 경주 하이코서 개최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응지침' 제작...방역지침 철저

3일 경주 하이코에서 <2020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가 개막했다.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15일 이내 해외방문 또는 유흥주점, 종교집회 등 실내외 밀집지역에 다녀온 적이 있으신가요?"

오전 7시, '2020 춘계심혈관통합학술대회' 참석차 경주로 향하는 대한심장학회 회원들에게 1통의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행사장 출입가능 여부를 점검하기 위한 문진표다. 사전등록을 완료했더라도 학회가 열리는 3일과 4일 모두 건강상태 자가진단 결과를 문자메시지로 제출해야만 행사장 입장자격이 주어진다. 사전에 우편으로 수령한 네임텍이나 문자로 받은 등록바코드를 출결체크 기계에 태그하면 아침에 참석한 건강상태가 확인되는 형태다.

행사장 출입구에 전신소독분사기와 열화상카메라 등이 설치된 모습
학회 개막일 아침 경주 화벡컨벤션센터(하이코)는 예년과 사뭇 달랐다. 입구와 출구를 각각 1개씩만 개방하고 나머지를 봉쇄하면서 1번 게이트 앞에 입장을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앞사람과 거리를 유치한 채 1번 게이트 앞에 도달하면 영화상카메라로 발열을 체크하고, 전신소독 분사기를 통과하고서야 비로소 학회장 전경이 펼쳐진다. 입장스티커 부착 후 진행요원의 안내에 따라 기념품수령처에 도착해 손소독을 마치고 나면 학회 관련 브로셔와 마스크, 일회용장갑이 담긴 패키지가 제공됐다.

1층~3층까지 강의장과 전시관 곳곳에는 방역안전요원과 손소독제, 소독스프레이가 비치돼 있다. 제약사 부스는 평소보다 한결 간소해진 분위기다. 담당직원수는 현격히 줄었고 부스에서 제공되던 기념품 대신 손소독제가 자리잡았다. 행사장 곳곳은 마스크를 착용한 청소직원들이 수시로 출입문 손잡이, 테이블, 스위치 등을 소독티슈로 닦고, 바닥소독 작업을 하면서 분주한 모습이다.

전시부스, 기념품수령처 등 곳곳에 소독제가 비치된 모습. 마스크 미착용자는 출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예기치 못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학술대회 풍경을 확연하게 바꿔놨다. 대규모 학술대회가 온라인이 아닌 컨벤션 장소에서 개최던 것 자체가 생소할 정도다. 대부분의 의약계 학술단체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매년 4~5월 진행하던 춘계학술대회를 무기한 연기하거나 온라인 행사로 전환했다.

이번 심혈관통합학술대회도 개최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4월 17일~18일 양일에 걸쳐 경주 하이코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2개월가량 미뤄졌다. 대한심장학회뿐 아니라 대한부정맥학회, 대한소아심장학회, 대한심부전학회,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심장대사증후군학회, 한국심초음파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등 여러 학술단체가 모이는 행사라는 점에서 학회 운영진들의 고민은 더욱 깊었던 상황이다.

김기식 대한심장학회 이사장 이하 학회 운영진은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자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면서 철저한 사전준비를 감수했다. 유관학회와 협의를 통해 6월말~7월말까지 행사개최가 가능한 장소를 물색한 끝에 7월 첫째주 경주 HICO로 확정한 다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대응지침'을 만들었다. 진료현장 일선에서 근무하는 학회 회원들을 비롯해 의과대학 학생과 제약회사, 전시업체 직원 등 많은 인원들이 전국에서 모이는 만큼 세분화된 방역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궁극적으로는 코로나19 2차유행 등 유사사태 발생 시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도 반영됐다.

강의실 입장 시에도 한번 더 체온을 측정한다. 강의실 내 좌석은 테이블당 1명씩 배정됐다.
대한심장학회와 심장학연구재단이 발간한 지침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개요 ▲학회장 도면 및 입장 관리 체계 ▲학회장 주변 환경 관리 ▲학회 진행 요원 관리 ▲회원 참석자 예방 수칙 및 학회 운영 ▲전시업체 직원 관리 및 운영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학회 회원을 비롯해 전시업체 직원, 학회 진행요원 등 참석자들 가운데 의심환자 또는 확진자 발생 시 진행프로세스와 연락체계도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의심환자를 별도 마련된 격리공간으로 이동조치하고, 보건당국에 연락을 취한 다음 이동경로를 파악해 참석자들에게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검사 결과에 따라 학회를 중단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이 같은 대응책을 세운 다음 행사 개최 2주 전(6월 14일)까지 사전등록자에 한해서만 행사참석이 가능하다고 공지한 결과, 1700명이 넘는 회원이 등록을 완료했다.

런천심포지엄은 강의 후 지정된 식사장소로 이동해 식사하는 방식으로 대체됐다.
달라진 강의장 모습도 인상적이다. 평소 3~4명씩 앉던 긴 테이블은 거리두기 차원에서 1명씩 띄어앉도록 자리가 배치됐고, 좌장과 토론 참석자들 사이에도 비말차단을 위한 투명 가림막이 설치됐다. 강의장을 출입할 때도 마찬가지로 진행요원 안내에 따라 한번 더 체온을 측정하고 정상체온 확인 시 스티커가 제공된다. 일회용 생수, 캔음료 외에 행사장 내 식음료 제공은 금지다. 식사를 하면서 강의를 듣던 런천심포지엄은 쿠폰 소지자에 한해 지정된 식사장소에서만 도시락이 제공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식사는 투명 가림막이 설치된 테이블에서 제한된 시간동안만 가능하다.

행사장에서 만난 학회 관계자는 "모처럼만에 학술대회가 개최된 데다 운영진들이 사전방역에 힘을 쏟았다는 소식에 학회 참석을 결정했다. 달라진 학회 분위기가 어색하지만 철저하게 준비된 느낌이어서 안심이다"라며 "이틀간 확진자 발생 없이 행사가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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