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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현 경영진과 R&D 매진...'포스트 임성기' 준비하는 한미

  • 천승현
  • 2020-08-11 06:20:28
  • 고 임 회장 부인 송영숙씨 신임 회장 추대
  • "현 경영진과 신약개발 매진" 다짐
  • 후계자 승계작업 마무리도 숙제

[데일리팜=천승현 기자] 한미약품이 묵묵히 ‘포스트 임성기 시대’ 준비에 나섰다. 고인의 부인을 그룹 신임 회장으로 추대하며 갑작스러운 변화보다는 경영 안정화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현 경영진이 진행해온 신약 연구개발(R&D)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안정적인 승계 작업도 이끌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고 임 회장 부인 송영숙씨 신임 회장 추대...변화보다 안정 추구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신임 회장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은 송영숙 가현문화재단 이사장(72)을 신임 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

송 신임 회장은 고 임성기 전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부인으로 2017년부터 한미약품 고문(CSR 담당)을 맡았다. 지난 2일 고 임 회장의 타계 이후 8일만에 단행된 첫 경영진 변화다. 장례를 치른 이후 고인의 의지에 따라 그룹 회장을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은 숙명여대 교육학과를 졸업했고 2002년부터 19년째 가현문화재단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사진 작가 출신인 송 회장은 문화계에서 거물급 인물로 평가받는다. 송 회장은 2003년 국내 첫 사진전문미술관인 한미사진미술관을 설립했다. 2017년에는 한국 사진의 국제화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프랑스 문화예술 공로훈장 슈발리에장을 받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고 임 회장의 부인의 그룹 회장 추대를 이례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고 임 회장의 유족으로는 부인과 함께 장남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48),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부사장(46), 차남 임종훈 한미헬스케어 대표(43) 등 3명의 자녀들이 있다. 이중 후계구도 1순위로 꼽히는 임종윤 대표가 그룹 전반을 총괄하는 위치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그룹 회장은 공식적인 직책은 아니다. 고 임 회장이 수행했던 그룹내 역할을 이어받는다는 상징성을 알리기 위해 신임 회장으로 추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송 회장이 직접 경영에 참여하면서 그룹내에서 고 임 회장과 같은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관측된다.

송 회장은 직접적인 기업 경영 경험은 없지만 한미약품그룹 및 계열사 설립, 발전 과정에서 임 전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회사 성장에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경한미약품 설립 당시 한국과 중국의 정치적 문화적 차이 때문에 발생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 국내 공장 및 연구소 설립과 확대, 주요 투자 사항 등에 대해서도 임 전 회장과 논의하며 판단을 도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 임 회장의 경영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부인에게 고인의 업무를 수행토록 하면서 안정적인 경영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송 회장 "현 경영진 중심으로 신약개발 매진"...경영진 교체 없을 듯

이날 송 회장은 “임성기 전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중단 없이 계속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해외 파트너들과의 지속적 관계 증진 등을 통해 제약강국을 이루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현 경영진과 함께 고 임 회장이 추진한 글로벌 R&D 전략의 성공적인 수행이라는 임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다.

'현 경영진'을 강조하면서 임 회장의 작고 이후에도 경영진의 교체 없이 현재 진행 중인 R&D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회사 경영권이 후계자에게 넘어갈 경우 기존 경영진이 교체되는 사례는 종종 발생하는데, 사실상 경영진 교체는 없다는 점을 공표한 셈이다.

실제로 고 임 회장은 생전에 현 경영진 체제를 일정 기간 지속해야 R&D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경영 전략을 강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부터 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얀센, 제넨텍 등과 초대형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후 일부 과제가 반환되면서 글로벌 R&D 전략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역대 최대 규모 계약금 기록을 보유 중인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도 개발 중단 위기에 놓인 상태다. 사노피는 2015년 계약금 2억유로(약 2600억원)를 주고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기술을 넘겨받았지만 지난 5월 권리 반환 의향을 통보했다. 최종적인 권리반환 여부는 계약조건에 따라 120일간 협의를 거쳐 확정된다.

한미약품은 최근 얀센으로부터 돌려받은 비만당뇨치료제를 MSD에 비알코올성지방간염치료제로 기술수출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이 아테넥스와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오락솔'과 '롤론티스'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앞두고 있다. R&D과제의 글로벌 성과를 위해 해외 파트너사들과 지속적인 관계 증진이 절실한 시기다.

왼쪽부터 이관순 부회장 권세창 사장 우종수 사장
고 임 회장과 함께 이관순 부회장, 권세창 사장, 우종수 사장 등 신약 기술수출을 성공적으로 이끈 주역들이 아직 핵심 경영진에 포진해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84년 한미약품의 연구원으로 입사한 이후 34년 동안 재직하면서 연구소장을 거쳐 2000년부터 2017년 3월까지 7년 동안 대표이사를 지냈다. 이 부회장은 2017년 자발적으로 대표 자리를 내려놓고 상근고문을 맡았지만 이듬해 부회장으로 승진되며 다시 R&D 전선의 전면으로 돌아왔다.

2017년부터 공동 대표이사를 맡은 권세창 사장과 우종수 사장은 각각 신약개발과 경영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권 대표는 연구소장 출신으로 이 부회장과 함께 한미약품의 신약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한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우 대표는 국내 최고의 의약품 제제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한미약품의 최근 실적 상승세를 이끈 복합제 제품들이 모두 우 대표 손을 거쳐 개발됐다. 권 대표는 2023년 3월, 우 대표는 2022년 3월에 각각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고 임 회장이 고인과 함께 한미약품 기술수출 신화를 써낸 현 경영진이 현재 산적한 숙제도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송 회장이 가교역할을 맡아달라는 당부를 건넨 것으로 해석된다.

이관순 부회장은 지난 7일 고 임 회장의 추모사를 통해 “제약강국을 향한 회장님의 꿈, 우리가 반드시 이뤄내겠다”라며 고인의 신약개발 임무 완성을 다짐하기도 했다.

◆임종윤 사장 유력하지만...승계작업 완성 임무 숙제

송 회장은 성공적인 후계구도 완성이라는 임무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 임 회장의 역할을 넘겨받고 현 경영진과 함께 R&D 과제의 주요 현안을 처리한 이후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한미약품그룹은 2010년부터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 제이브이엠, 온라인팜, 에르무루스, 일본한미약품 등 자회사들을 지배하는 지주회사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보유 지분이 많을수록 그룹에 대한 지배력이 높아지는 구조다.

고 임 회장은 지난 6월말 기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34.27%를 보유 중인 최대주주다. 고인이 생전에 지분 상속을 통한 후계자 선정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고 임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많이 상속받은 자녀가 후계자로 지목된다는 얘기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
표면적으로는 2010년부터 한미사이언스의 대표이사를 역임 중인 임종윤 사장이 후계자 1순위로 꼽힌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 10년간 한미사이언스 사령탑을 맡으면서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임종윤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3.65%로, 임주현 부사장(3.55%), 임종훈 대표(3.14%) 등 형제들과 큰 차이가 없다.

임주현 부사장과 임종훈 대표 역시 상당 기간 경영수업을 받으며 후계자 역량을 쌓아왔다. 향후 임주현 부사장과 임종훈 대표가 후계자로 지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고 임 회장이 지분 상속에 대한 별도의 유언을 남기지 않았다면 부인인 송 회장이 최대주주가 된다. 송 회장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율은 1.26%에 불과하지만 법정상속비율에 따라 지분을 넘겨받으면 유족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유족들간 협의된 유언장이 없을 경우 법정상속분은 배우자 1.5, 나머지 3자녀들은 1의 비율로 나눠 갖게 된다. 상황에 따라 송 회장이 후계자 낙점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아직 고 임 회장의 지분 상속 여부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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