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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올리고' 원료약, 에스티팜 적자탈출 구원투수 될까

  • 김진구
  • 2020-08-28 06:15:53
  • 글로벌제약사, 세포 아닌 RNA 작용기전 '올리고핵산치료제' 연구↑
  • 작년부터 원료 본격수주…올 상반기까지 누적 1천억원 규모 계약
  • "수요 더 커진다" 307억원 들여 반월공장 증설…글로벌 2위 성큼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세포가 아닌 RNA에 직접 작용하는 신개념 치료제인 '올리고핵산치료제(Oligo Nucleic Acid-based Therapeutics)'가 에스티팜의 영업손실을 타개할 구원투수가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에스티팜은 지난 27일 경기도 안산의 반월공장에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의약품 생산설비를 증설한다고 공시했다. 투입금액은 307억원으로, 에스티팜 자산규모의 10.1%에 해당한다.

◆총 1009억원 규모 수주…증설 완료 시 글로벌 2위 껑충

에스티팜이 자산규모의 10%를 들여 공장을 증설하는 이유는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의약품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oligonucleotide)'의 수요 증대 때문이다.

에스티팜은 최근 2년간 실적이 좋지 않았다. 가장 큰 원인은 주력 생산품목이었던 C형간염치료제 원료약의 수요 감소다.

2017년 2028억원에 달하던 회사 매출은 2018년 977억원으로 수직하락했다. 지난해엔 933억원으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 역시 2018년 156억원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한 뒤, 올 상반기까지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에스티팜이 꺼낸 카드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다. 당장의 실적악화를 개선하는 동시에 차세대 먹거리가 될 것이란 기대다.

에스티팜의 제약부문 사업소개. 올리고 신약 API를 신규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8년 6월 반월공장에 올리고핵산치료제 전용공장을 완공했다. 그해 11월엔 시생산을 마쳤고, 2019년 4월부턴 임상3상용 원료의 본생산이 시작됐다.

공장 신설 직후부터 수주물량이 쏟아져 들어왔다. 올 상반기까지 수주한 계약은 총 9건으로, 금액은 총 1009억원에 달한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6월 22일 스위스 소재 글로벌제약사와 2534만 스위스프랑(약 331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20년 6월 기준 에스티팜의 올리고 API 수주현황(단위 천 달러, 천 스위스프랑)
글로벌제약사의 수요가 몰리면서 이미 한 차례 공장을 증설한 상태다. 지난해 8월 에스티팜은 105억원을 들여 킬로랩을 신설했다. 이번 증설은 두 번째다.

에스티팜이 연간 최대로 생산할 수 있는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는 800kg 규모다. 이 규모만으로 현재 아시아 1위, 글로벌 3위 수준의 생산설비라는 것이 에스티팜의 설명이다.

내년 말 증설이 완료될 경우 생산량은 지금의 2배 수준인 1600kg으로 증가한다. 동시에 글로벌 2위 수준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약 CDMO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나아가 2024년까지 글로벌 올리고핵산치료제 시장점유율을 4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제약사 연구 집중하는 '올리고핵산치료제'란?

올리고핵산치료제는 차세대 치료제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저분자치료제나 항체치료제가 몸속 세포에 작용해 질병과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식이라면, 올리고핵산치료제는 유전물질인 DNA·RNA에 직접 결합해 병리적인 유전정보를 차단한다.

2006년 관련 논문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뒤로 글로벌제약사들이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초고가 신약으로 관심을 받은 척수성근위축증(SMA) 치료제 '스핀라자(Spinraza)'가 대표적이다. 이밖에 7종의 치료제가 시판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에는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로 시도됐다. 최근에는 항암제, 항바이러스제, 만성질환 치료제 등으로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당장 올 연말엔 노바티스의 고지혈증치료제 '인클리시란(Inclisiran)'이 시판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2024년까지 동맥경화증·B형간염·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 분야 올리고핵산치료제의 연이은 상업화가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올리고' 원료약 수요 급증

올리고핵산치료제를 이용한 의약품 개발이 희귀질환에서 만성질환으로 넘어가면서 원료의약품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희귀질환의 경우 개발에 들어가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의 양이 연간 수 킬로그램(kg)에서 수십 킬로그램 수준인 데 비해, 만성질환의 경우 톤 단위로 원료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인클리시란을 예로 들면, 노바티스는 고지혈증 환자 5000만명을 타깃으로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원료만 30톤에 달한다는 것이 에스티팜의 설명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또한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 수요를 늘리고 있다. 일부 코로나19 백신에 들어가는 '아쥬반트(Adjuvant, CpG 면역증강제)'에 같은 원료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에스티팜은 매년 6억~12억 개의 아쥬반트를 생산한다는 가정 하에 1.8~3.6톤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가 필요할 것으로 계산한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의약품 수요가 크게 늘었다. 향후 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선제적으로 케파를 늘려 더 많은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이번 증설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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