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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의 새로운 10년, 카나브 이은 새 엔진은 항암제"

  • 김진구
  • 2021-02-04 06:15:10
  • 김영석 보령제약 ONCO부문장 상무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보령제약이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ONCO(항암)부문'이 있다. 지난해 5월 전문의약품 부문 산하에 있던 조직을 별도 부문으로 독립시켰다. 본격적으로 항암제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신호탄이었다.

회사는 새로 꾸려진 부문을 이끌 인물로 김영석 상무(50)를 낙점했다. 그는 데일리팜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카나브가 보령제약을 이끌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항암제가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보령제약 ONCO부문장 상무
◆위기에서 찾아낸 돌파구 '항암제'…2007년 첫 조직 구성

김영석 상무는 서울대 수의학과 졸업 후 1996년부터 25년간 보령제약 한 곳에서 일한 '보령맨'이다. 누구보다 회사의 전통과 이념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김영석 상무는 보령제약에서 항암사업이 태동하던 시기를 2007년으로 기억했다. 그는 "당시 항암사업 전담팀이 처음으로 꾸려졌다. 카나브가 나오기 전이었다. 회사 내외부의 위기감이 증폭되던 시기였다. 변화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보령제약은 의약분업 이후 카나브가 출시(2011년 3월)되기 전까지 어려움을 겪었다. 기존에 회사를 떠받치던 라이선스 품목들이 계약 만료로 떨어져나갔다. 위기감이 증폭됐다. 경영진은 결단해야 했다. 앞으로의 먹거리가 무엇이냐를 고민했다. 다수 글로벌제약사가 항암신약 개발에 뛰어들던 시기였다. 항암제에서 미래를 봤다. 동시에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조직의 쇄신이 필요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사 대부분은 병원영업·의원영업·약국영업 정도로 마케팅·영업 조직을 운영했다. 보령제약은 이를 순환기·항생제·항암제 등 질환별 조직으로 개편했다. 학술마케팅으로의 변화를 꾀했다. 김영석 상무는 첫 항암유닛장(마케팅·영업 총괄)을 맡았다.

◆10년 넘게 이어진 '저널클럽'…항암사업 내공의 비결

김영석 보령제약 ONCO부문장 상무
그러나 임상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학술마케팅이 그리 만만한 분야는 아니었다. 의사들과 대화 자체가 쉽지 않았다. 어렵게 잡은 미팅에서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고 오기 일쑤였다.

돌파구를 찾았다. 기초에 충실하고자 했다. 팀원과 매주 한 번씩 최신 논문을 살피는 '저널클럽'을 만들었다. 이 모임은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김영석 상무는 보령제약이 항암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던 이유를 이 저널클럽에서 찾는다.

그는 "국내사 중에 항암사업이 별도 부문으로 꾸려진 곳은 보령제약이 유일하다. 다른 제약사도 별도 조직을 만들 순 있겠지만, 당장 보령만큼의 역량을 발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랜 기간 항암제 시장에 대한 최신 지식을 습득하면서 내공을 쌓았다. 우리 제품의 장단점은 무엇이고, 경쟁제품과 차별점은 무엇인지 내손보듯 파악하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저널클럽을 중심으로 10년 이상 내공을 쌓은 끝에 별도 부문을 꾸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리지널 제친 '제넥솔'·국내판권 인수 '젬자' 등 보유

보령제약은 현재 국내사 중 항암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보령제약이 10년에 걸쳐 꾸준히 다져온 입지와 영업력은 '탁솔'과 '제넥솔'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탁솔은 BMS의 파클리탁셀 성분 항암제다. 난소암·유방암·폐암·위암 등에 널리 쓰인다. 국내에선 1996년 허가를 받은 뒤, 2008년부터 보령제약이 판매했다. 보령제약은 2017년까지 탁솔을 파클리탁셀 성분 시장점유율 1위로 성장시켰다. 50억원이던 매출이 150억원 규모로 커졌다.

2016년 보령제약은 탁솔과 결별했다. 대신 삼양바이오팜의 제넥솔 판매를 맡았다. 탁솔과 같은 파클리탁셀 성분 항암제였다. 제넥솔 판매 2년차인 2018년부터 오리지널인 탁솔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2019년엔 매출 격차가 2배로 벌어졌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19년 탁솔 매출은 105억원, 제넥솔 매출은 242억원이다.

젬자 제품사진.
보령제약은 지난해 항암부문 독립 이후 일라이릴리로부터 '젬자'의 국내판권을 사왔다. 젬시타빈 성분의 이 항암제는 췌장암·비소세포폐암·방광암·유방암·난소암 등에 쓰인다. 젬자의 2019년 매출은 143억원에 이른다.

이밖에도 보령제약은 캠푸토, 옥살리틴, 네오플라틴, 디탁셀, 글리마, 벨킨, 아나스토, 팔제론, 데비킨, 비자다킨, 알림시드 등 항암제와 메게이스, 나제론, 온세트론 등 항암보조요법 치료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녹십자 뉴라펙, 로슈 젤로다 등의 국내판권도 보령제약이 갖고 있다.

◆"제2의 젬자 물색 중…장기적으론 항암신약 독자개발"

김영석 상무는 젬자와 제넥솔을 중심으로 항암부문 매출을 2025년까지 2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중기 목표를 제시했다.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보령제약의 자체개발 항암신약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제2의 젬자'를 찾는 것이 당장의 목표다. 젬자와 마찬가지로 150억원 내외의 실적을 내면서, 특허가 만료된 항암제가 대상이다. 현재 포트폴리오만으로는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김영석 상무는 "제2의 젬자를 찾기 위해 현재 3~4개 품목을 후보로 올려놓고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당장 계약이 임박한 것은 아니다. 올해는 계약 전 단계까지 추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자체개발 항암신약을 구상 중이다. 바이젠셀에 투자한 것도 그 일환이라는 설명이다.

보령제약은 지난 2017년 바이젠셀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바이젠셀은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NK/T세포 림프종이라는 희귀혈액암 치료제로 'VT-BBV-201'을 개발 중이다. 2017년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고 현재 2상이 진행되고 있다.

김영석 상무는 "새 제품을 찾아야 한다. 젬자처럼 판권을 사오거나, 완전히 새로운 항암신약을 개발해야 한다"며 "연구개발을 위해선 자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당장은 영업·마케팅을 극대화하고, 여기서 나온 자금을 신약 개발에 투입하는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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