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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RK 융합 양성이면 'OK'…'비트락비' 효과와 과제

  • 첫 NTRK 표적 치료제…소아에서도 성인과 동일한 효과 강점
  • 희귀 유전자 변이로 인식 낮아…암종별 효능도 검증 필요
  • 5월 암질심 통과, 첫 암종 불문 항암제로 급여 등재 관심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암종을 불문하고 NTRK 유전자 융합 양성을 보이는 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바이엘의 '비트락비'가 그 주인공이다.

NTRK 유전자는 TRK 단백질을 통해 신경계 생리, 발달, 기능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와 관련없는 유전자가 합쳐지는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NTRK 유전자 융합이라 불리는 이 현상이 일어나면 융합 TRK 단백질을 만들어 비정상적인 신호를 전달하게 된다. 결국 하류 경로가 과활성하면서 세포 성장과 생존에 문제를 일으키며 암으로 이어진다.

모든 암은 NTRK 유전자 융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지만 암종별로 빈도의 차이가 있다. 흔히 알려진 비소세포폐암이나 직결장암에서 NTRK 유전자 융합이 일어난 경우는 0~2%로 매우 적다. 반면, 분비성 침샘암, 분비성 유방암, 유아형 섬유육종 등 주로 희귀암에서 NTRK 유전자 융합이 자주 발견된다.

지금까지는 NTRK 유전자 융합을 타깃하는 치료제가 전혀 없었다. 지난해 5월 바이엘의 '비트락비(성분명 라로트렉티닙)'가 허가되면서 한국에서도 NTRK 유전자 융합 양성 환자의 치료 길이 열렸다.

비트락비는 NTRK 유전자 융합만을 타깃으로 개발된 표적항암제다. NTRK 유전자 융합 양성을 보이는 환자에서 모두 쓰일 수 있는 '암종 불문 항암제'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매년 약 50명 이하의 암 환자가 NTRK 유전자 융합 양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NTRK 유전자 융합 양성 환자에게서 비트락비는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 지난해 국제 학술지 '란셋(Lancet)'에 발표된 159명 환자에 대한 임상 결과, 객관적반응률(ORR) 79%,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 35.2개월을 기록했다. 약 3년간 치료 효과를 보인 셈이다. 완전관해(CR) 환자도 24명(16%)을 기록했다. 발표 시점에서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44.4개월,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28.3개월로 나타났다.

비트락비는 성인뿐 아니라 소아 환자에서도 효과를 보였다. 해당 임상에서 1살 미만 환자도 24명이 포함됐는데, 성인과 차이없이 동등한 효능을 보였다. 이에 비트락비는 성인과 소아 상관없이 쓰일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오도연 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갑상선암을 앓는 6살 소아 환자에서 비트락비를 처방해본 결과 폐로 전이된 암 덩어리가 영상 소견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좋은 효과를 얻었고, 우려했던 부작용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라며 "4년째 약을 복용 중인데, 지금까지 효과가 잘 유지되고 있어 굉장한 약이라고 느껴진다"고 처방 경험을 전했다.

비트락비가 넘어야 할 산은 데이터다. 일단 의료진도 NTRK 유전자 융합 양성에 대한 인식이 그리 높지 않다. 또 암종마다 일관된 효과가 나올 지도 미지수다. 오도연 교수도 "암종별로 보면 환자의 모수가 매우 적어서 암종마다 ORR 80%가 유지될 수 있을지 판단하기 힘들다"라며 "시간이 지나 모수가 더 많아지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현재 암종마다 정립된 표준 치료 사이에서 언제 비트락비로 치료할 지 논란이 많다"라며 "비트락비를 써본 입장에서는 NTRK 유전자 융합 양성이 발견된다면 다른 치료에 앞서 비트락비를 쓰겠지만, 의료진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다. 점점 데이터가 쌓이고 NTRK 유전자 융합에 대한 의료진의 인식이 올라간다면 보다 초기에 비트락비를 쓰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비트락비의 급여 등재도 또 하나의 산이다. 비트락비는 같은 NTRK 표적 치료제 로슈의 '로즐리트렉'과 함께 지난 5월 첫 관문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바이엘은 경제성평가 면제 트랙으로 빠른 등재를 추진 중이다. 아직까지 암종 불문 항암제가 급여 등재된 사례가 없어 비트락비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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