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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약 처방 받기 해보니...7000원에 일반약도 배달

  • 강혜경
  • 2022-05-25 16:51:49
  • [기자체험] A플랫폼 이달 중순부터 '원하는 약 처방' 베타테스트
  • '왜 복용하냐' 의사 질문 없이 소비자 선택대로 1분 만에 처방전 발행
  • PTP상태 약은 사용 주의사항도 없어…새벽배송으로 대면 수령도 불가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비대면 진료, 약 배달 플랫폼이 서비스를 시작한 '원하는 약 처방받기'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약을 장바구니에 넣으면 의사가 해당 약을 처방하고, 퀵이나 택배 방식으로 약을 받는 방식인데 의사의 진료보다는 전문약도 셀프 케어 개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데다 일반약까지 처방을 통해 배달하다 보니 건보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의·약사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데일리팜이 직접 '원하는 약 처방받기'를 통해 약을 처방 받아 봤다.

선택한 약 가운데 의사와의 진찰을 통해 피나온정을 제외한 3가지 약이 처방전에 기재돼 나왔다.
장바구니에 담은 약은 ▲지르텍정10정*3통 ▲멜라토닌서방정10정*2통 ▲베아제정10정*1통 ▲피나온정1mg 30정*1통이었다.

'진료 후 약 받기' 버튼을 누르자 '진료가 접수되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라는 메시지가 떴고 의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의사 자동 매칭…'왜 먹느냐' 묻지 않는 의사= 다른 진료와 달리 의사를 선택하는 기능 없이 의사가 자동 매칭됐다. 의사는 '플랫폼에서 전화드리고요'라면서 비염이 있냐고 물었다. 피나온정은 남성들을 위한 것이라 여성한테는 처방을 해드릴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약을 빼고 지르텍과 멜라토닌, 베아제정을 처방해 드리겠다고 얘기했다. 통화에 소요된 시간은 1분 남짓이었다.

이후 알림톡으로 진료 접수일과 시간, 병원명 등이 안내됐고 '받으신 처방전을 가까운 약국으로 전송하세요. 조제약 배달 및 방문 수령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알림톡이 전송됐다. '약 배달받기' 버튼을 눌렀더니 새벽배송과 택배배송 가운데 선택할 수 있었고 새벽배송이 추천된다고 적혀 있었다.

새벽배송을 선택하니 '제휴약국에 처방전을 보내시겠습니까? 확인을 클릭하면 처방전이 전송됩니다'라는 메시지가 떴고 '제휴약국으로 처방전이 전송됩니다. 처방약 가격을 확인한 후 푸시알림으로 알려드릴게요', '제휴약국 처방전 확인 중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이후 '전송하신 처방전의 가격이 설정되었습니다. 결제를 진행해 주세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조제비 1만8700원과 배송비 2000원, 진료비 5000원이 결제됐다.

어떤 약국에서 조제가 이뤄지는지 대한 안내는 없었다. 'A플랫폼 제휴약국'으로만 안내됐고, 전화걸기가 있어 전화를 걸어 봤지만 연결이 되지는 않았다.

알림톡을 통해 '꼭 확인해주세요! 의약품은 대면 수령이 원칙으로 기사님 전화를 꼭 받아주세요! 주소 오설정 및 부재(연락불가) 등 고객 귀책·손실 책임은 당사에서 책임지지 않습니다'라고 안내됐다.

의약품은 대면 수령이 원칙이며, 귀책·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새벽 3시 배송이 이뤄졌다.
같은 날 밤 10시경 070으로 시작하는 장문의 문자메시지가 왔다. 내용은 '안녕하세요. 고객님의 소중한 약을 처방 받은 약국입니다. 유선복약지도 안내차 연락드렸습니다. 저희 약국 업무시간 중 연락주시면 복약지도 안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업무시간은 평일, 주말 9시부터 19시까지 이니 참고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이었다.

통화 목록을 찾아 보니 070으로 온 부재 중 전화가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배달전문업체로부터 약이 도착해 있다는 메시지가 와 있었다. 약이 도착한 시간은 새벽 3시경으로 '상품 분실의 위험이 있기에 빠른 수령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안내돼 있었다.

◆상자도 첨부문서도 없이 PTP째 배달돼 온 멜라토닌= 약은 검정색 에어캡 비닐로 포장돼 있었으며 배송 약국명과 주소가 적혀 있었다. 배달전문약국으로 익히 알려진 약국에서 약이 배달돼 온 것을 약을 수령한 단계에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약국에서 배달돼 온 의약품들.
포장을 뜯어 보니 약과 복약안내문이 들어 있었고 '통화를 시도하였으나 부재 중이라 서면 복약지도로 전달드립니다. 각 약품에 대한 설명을 잘 읽어봐 주세요'라는 메모가 함께 들어 있었다.

지르텍과 베아제의 경우 상자째 완통으로 배달돼 왔지만 멜라토닌서방정의 경우 상자도 첨부문서도 없이 PTP 포장째 2개의 PTP 상태로 배달돼 왔다. 복약안내문에는 '1회 1알 20일분, 취침 전 복용'이라는 안내 이외에 유효성분이나 효능·효과, 용법·용량, 사용 상 주의사항, 사용기한 등안내는 별도 명시돼 있지 않았다.

상자나 첨부문서 없이 배달돼 온 멜라토닌은 구체적인 사용방법이나 효능효과, 사용기한을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1일 1회 1정을 식사 후 취침 1~2시간 전에 경구 투여하며, 최대 13주까지 투여할 수 있다'는 용법·용량은 제약사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이 가능했다.

결국 약국에서 손쉽게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을 5000원의 진료비와 2000원의 배송비를 내고 구입하게 된 것이다. 일반약의 택배 배송은 코로나19 한시적 비대면 공고와 무관하게 불허한다는 게 복지부 측 입장이었지만, '처방'이라는 단계를 넣음으로써 집으로 일반약이 배달됐다.

또 '이 약의 경우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근처 약국에서 상담을 받아보실 수 있다'는 조언은 한 마디도 구할 수 없었다.

해당 플랫폼 업체는 '본 설명은 의약품에 대한 광고가 아니며, 설명서의 내용을 전달한 것일 뿐 자세한 약의 설명에 대해서는 의사-약사와의 상담을 추천드려요'라고 밝히고 있지만, 장바구니에 담긴 의약품 내역에 따라 사실상 그대로 처방전을 발행하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피나온정의 경우 '모든 연령층의여성에게 복용을 금지하는 약물'이라는 안내에 따라 가이드가 지켜지기는 했지만 소비자가 의약품을 선택하고, 장바구니에 담고, 더 담는 방식은 의료쇼핑이 아닐 수 없다는 부분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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