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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적응증 별 인력 배치...고객 맞춤형 조직변화에 성공"

  • 닉 호리지 한국로슈 대표이사
  • "제품 별 인력배치 탈피…애자일트랜스포메이션 적응기 거쳐 안착"
  • "티쎈트릭 최적 처방 되도록 의료진과 협조...한국, 신약 접근성 높였으면"

닉 호리지 대표
[데일리팜=어윤호 기자] 다국적 제약사들은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한다. 활발한 인수합병과 분할 뿐 아니라, 신약 개발의 트렌드에 따라 다양한 조직을 축소하거나 확장하며 부서 통합이나 개편에도 주저함이 없다. 효율과 생존을 위한 진화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로슈 역시 마찬가지다. 항암제 전문기업 이미지가 강했던 이 회사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면서도 타 질환에 대한 관심을 늘려 나가고 있다.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의 후속작 '조플루자'를 내놓았으며 중추신경계(CNS) 질환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내부 조직 변화도 크다. 이 회사는 본사 차원에서 조직의 업무 방식과 운영 모델을 신속하고 유연하게 만드는 '애자일트랜스포메이션(Agile Transformation)'을 추진했다. 이는 일반적인 제약사 직원들이 제품 별 담당을 정하는 것과 달리 질환, 즉 특정 적응증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한국로슈 역시 2018년부터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이를 적용했다. 그 과정에서 적잖은 인력 조정 및 이탈 이슈가 발생하기도 했다.

로슈 한국법인의 이 같은 행보의 중심에는 닉 호리지(Nic Horridge) 대표이사가 있다. 그는 2018년 10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약 4년 간 로슈 한국법인을 이끌고 있다. 데일리팜이 닉 호리지 대표를 만나, 달라진 로슈와 앞으로의 로슈에 대해 들어 봤다.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 구상 후 2년이 지났다. 시행 후 어떠한 장점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은 글로벌 차원에서 시작된 조직 문화 혁신이다. 헬스케어 기술과 의료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로슈의 포트폴리오 역시 새로운 치료 영역으로 성장하며 꾸준히 진화했다. 과거의 비즈니스 방식이나 운영 모델로는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최고의 결과물을 신속하게 전달하겠다는 로슈의 목표를 이뤄내기 어렵다고 판단, 추진한 게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이다.

지금은 치료 영역 또는 환자군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환자의 치료 여정에서 필요한 실질적인 니즈를 파악하고 최적의 의사 결정을 내리는 조직으로 진화했다. 알츠하이머, 안과질환 등 로슈에게 생소한 분야에서 진단과 치료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빠르게 파악해야 했는데,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 이후 신속하게 파악, 이해하고 비즈니스 전략을 짤 수 있었다.

-변화의 과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실제 임직원들이 느끼는 분위기는 어땠는가?

=적응의 과정을 거쳐 이제 서서히 열매를 맺고 빛을 발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느꼈던 가장 큰 어색함은 자율적인 의사 결정 체계였던 것 같다. 스스로가 리더로서 '국내 의료 생태계에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답을 찾아야 했던 셈이다.

회사를 떠난 직원도 있었다. 로슈에 몸담았던 이들이 다른 자리에서 헬스케어 업계의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무척 긍정적이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자신에게는 맞지 않는다고 표현했던 사람들이 있었고, 이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지만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자 하는 몇몇 직원들과는 아쉽게도 이별하게 됐다. 또 한편으로는 이 과정에서 젊은 직원들이 새롭게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됐고 로슈의 비전 달성을 돕는 신선하고 새로운 관점들이 성공적으로 조직에 녹아 들 수 있었다.

-'티쎈트릭'의 폐암 1차 치료 급여 확대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급여 등재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 및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PD-L1 양성 및 EGFR 또는 ALK 유전자 변이가 없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등 특정 환자군의 1차 치료에 티쎈트릭이 확연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료진과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 옵션이 많아 지는 것 자체도 큰 가치가 있으며 의료진들도 역시 이러한 점에 대해 동의하고 계신다.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단순히 의약품의 허가와 보험급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약품에 대한 의료진의 이해도를 높이는 것도 포함된다. 궁극적으로 최적의 환자에게 티쎈트릭이 안전하게 처방될 수 있도록, 한국의 의료진들과 협조하며 필요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다.

-작년 상반기에 폴라이비의 급여를 신청했는데, 아직 특별한 소식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조부께서 림프종으로 돌아가셨고, '맙테라' 이후 특별한 치료제가 등장하지 않아 관심이 높은 영역이다. 폴라이비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최근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폴라이비 사용 환자들의 전체생존기간(OS)이 기존 요법 대비 유의한 개선을 보였고 최근 1차 치료에서도 20여년 만에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해 EMA에서 승인, 새로운 옵션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사용되고 있는 만큼 국내 환자들에게도 임상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로슈가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 중인 '간테네루맙(Gantenerumab)'이 있다. 아두헬름 등 많은 제약사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고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로슈가 개발 중인 간테네루맙은 베타(β)-아밀로이드 표적 항체치료제로 환자들의 뇌세포를 사멸시키는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줄여 증상을 개선하는 기전이다. 올 해 하반기에 3상 임상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는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더불어 알츠하이머 치료 영역에서 로슈는 치료제의 개발 뿐 아니라 환자의 조기 발견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에서 환자에게 치료제를 처방할 경우, 이미 벌어진 뇌 손상의 재생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간테네루맙의 임상 연구 결과가 성공적이라는 전제 하에, 이러한 로슈의 접근 방식은 환자들에게 아주 가치 있는 해결책을 제공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로슈 대표로 부임한 지 4년째다. 그동안 국내 헬스케어 생태계에 어떤 인상을 받았는가?

=4년여 간 애자일 트랜스포메이션 등 한국로슈의 여러가지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재임 기간 동안 전례 없는 팬데믹 상황을 겪으며 우리의 일상과 업무에 많은 변화가 생겼지만, 다행히 한국 정부의 훌륭한 리더십으로 주변국에 비해 타격이 적었다고 생각한다. 매우 인상 깊었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신약 접근성은 35%로 미국(87%), 영국(59%), 일본(51%) 등에 비해 크게 낮다. 급여 등재까지 평균 601일의 시간이 소요되고, 약제비 지출 중 신약이 차지하는 비중도 20% 내외에 불과하다.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한참 못 미친다. 국가 재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전체 약제비를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도 혁신 의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정부의 관련 공약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로슈는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다.

-최근 헬스케어 정책 변화를 예고한 새 정부에 제약기업의 수장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새 정부가 내세운 헬스케어 정책에 대해서는 기대가 크다. 로슈의 경우 다수의 희귀중증 질환 관련 혁신 의약품을 개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속 등재 제도 등 한국 국민의 신약 접근성 제고를 위한 정부의 의지가 매우 반갑다. 혁신 신약에 대해 보다 신속하고 폭넓은 접근성 확대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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