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졸겐스마' 약가 줄다리기와 책임감
- 정새임
- 2022-06-28 0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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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겐스마는 지난해 5월 국내 허가된 유전자 치료제다. 척수성 근위축증(SMA)이라는 중증 희귀질환에 쓰인다. 이 병은 SMN1 유전자가 태생적으로 결핍되거나 변이돼 근육이 점차 위축되는 병이다. 가장 심각한 유형인 SMN 1형을 기준으로 미치료 시 6개월 내 운동신경세포가 95% 이상 손상되고, 90%가 만 2세 전에 사망에 이른다.
졸겐스마 이전에도 스핀라자, 에브리스디 등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가 존재했지만 환자 입장에서 졸겐스마의 의미는 남다르다. 계속 약을 투여해야 하는 타 치료제와 달리 졸겐스마는 한 번 투여로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치료제들이 백업 유전자에 관여해 SMN 단백질 생성을 높이는 반면, 졸겐스마는 결핍된 SMN1 유전자를 기능적으로 대체해 원샷으로 단백질을 계속 생성할 수 있도록 한다.
문제는 약값이다. 미국에서 졸겐스마 투여 비용은 약 25억원에 달한다. 그나마 가격이 낮은 국가도 일본으로 약 19억원 수준이다. 지금까지 수억원에 달하는 약은 여럿 있었지만 20억원을 상회하는 약은 졸겐스마가 처음이다. 물론 졸겐스마는 단회 투여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비용은 다회 투여인 타 약제들과 비슷할 수 있다. 하지만 약가 25억원이 주는 상징성을 무시할 순 없다. 특히 다회 투여해야 하는 초고가 약제가 계속 등장할 예정이어서 정부는 초고가 약제에 적용할 새로운 약가 모델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었다.
여러 논의가 이어지면서 졸겐스마는 허가급여평가연계제도를 통해 급여를 신청한 지 약 1년 만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상정돼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사전승인, 성과기반 위험분담, 총액제한 등을 적용한다는 조건으로 이달 초 약가협상 단계에 진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노바티스는 내달 25일까지 두 달 간 졸겐스마 약가협상을 진행한다.
이제부터 진짜 줄다리기다. 정부는 OECD 주요 국가 중 최저가 수준으로 가격을 설정하고자 한다. 정부가 염두에 둔 기준은 일본의 19억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반면 제약사는 신약의 가치를 최대한 인정받고 싶어한다. 한국 약가를 참조하는 국가가 많아진 점도 마냥 약값을 내릴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한다.
결국 양측이 얼마나 빨리 입장 차이를 좁히느냐에 따라 졸겐스마의 급여 등재 시계가 당겨질 것으로 관측된다. 협상이 수월하게 이뤄지지 않아 협상 기한이 연장되는 경우도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협상이 지지부진하면 애타는 건 환자들이다. 올해 초 척수성근위축증 환우 부모들은 국회에 졸겐스마 급여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전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부모는 "아이가 온몸에 근육이 안 생기고 입으로 뭘 먹지 못해 산소호흡기로 연명하고 있다. 졸겐스마를 맞는 것이 희망이지만 '그림의 떡'이다. 논의가 길어질 수록 우리 아이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고 호소했다.
한 번 투여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꿈의 치료제'를 애타게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 양측이 서로의 입장만 내세우며 약가협상 연장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환자 입장에서 반드시 기한 내 협상을 완료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길 바란다. 결국 급여제도나 신약 모두 환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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