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연화의 관점] 약의 메시지는 뇌에서 어떻게 처리될까(2)
- 데일리팜
- 2022-09-26 1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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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매일 폭포처럼 쏟아지는 메시지를 모두 다 (완벽하게) 처리할 수 없다. 어떤 메시지는 깊게 생각하고 처리하지만, 어떤 메시지는 순간적인 기분에 따라 혹은 별생각 없이 처리하기도 한다. 1981년 리처드 페티(Richard E. Petty)와 존 카시오포(John T. Cacioppo)는 사람들이 인지적 노력의 정도에 따라, 두 가지의 경로로 메시지를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경로는 많은 인지적 노력을 기울여 정보를 처리하는 중심 경로(central route), 다시 말해, 체계적으로 메시지를 분석하는 경로이다. 두 번째 경로는 최소한의 노력 혹은 자동적으로 메시지를 처리하는 주변 경로(peripheral route), 쉬운 말로 대충 생각하는 경로이다. 이러한 경로를 실험적으로 증명하며 두 저자는 정교화 가능성 모델(Elaboration likelihood model: ELM)로 메시지 처리 과정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보자. 약국에 들어가서 파스를 살 때, 파스의 특징을 범주화하여 자신의 상태에 가장 맞는 파스를 고르기 위해 머리가 깨질 듯한 인지적 노력을 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은 3분 안에, 약사의 추천 혹은 광고 및 지인의 추천 혹은 사전 경험으로 구매를 결정한다. 정보를 주는 사람에 대한 신뢰, 제품의 브랜드가 즉각적인 판단의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주변 경로를 활용한 메시지 처리 방식이다. 반면, 몇십만 원 이상의 영양제를 구매하는 경우 혹은 수술 여부처럼 내 생명에 밀접한 일을 결정해야 할 때는 메시지의 질(argument quality)에 따라 설득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사람들은 풍부한 근거, 메시지의 논리성, 주장의 타당성들을 토대로 찬찬히 생각하고 결정하려 한다. 이것이 중심 경로를 활용한 메시지 처리이다.
우리는 자신을 [언제나, 항상] 중심 경로로 메시지를 처리하는 합리적, 이성적 인간이라 평가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사회심리학자 존 바그(John A. Bargh)와 타냐 샤르트랑(Tanya L. Chartrand)은 인간을 "The Unbearable Automaticity of Being" 말 그대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자동성(즉각적 반응)에 의존하는 존재라고 평가했다. 사실 우리는 매사, 별로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 인지 능력은 앞서 말한 대로 한정적이어서 그것을 절약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인간은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로 불리기도 한다.
게다가 중심 경로를 통해 메시지를 [제대로] 처리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동기, 둘째는 능력이다. 다시 말해 나랑 상관있는 주제여야 한다. 그래야 그 메시지를 체계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생각(동기)이 든다. 아울러 그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메시지일지라도 그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면, 체계적 사고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심 경로를 활용하지 못한다.
그래서 의약 메시지를 체계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 아무리 동기가 충만해도 중심 경로로 메시지를 처리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자신들이 이해할 수 있는 혹은 입맛에 맞는 [생생한 근거, 논리적인 구조를 가진 가짜 뉴스]에 더 열광한다. 심지어 사실이 아닌 메시지를 중심 경로로 정보를 해독했다고(찬찬히 열심히 읽었다!) 착각하기 때문에 더 믿는다.
정리하면, 인간은 웬만하면 인지 능력을 아끼고, 메시지를 대충 처리한다. 동기가 충만하고, 능력이 뒷받침될 때만 메시지를 이성적, 체계적으로 처리한다. 내 메시지가 이성적으로 해석되길 바란다면, 상대의 능력을 높여주고, 동기를 고양해야 한다. 혹은 타인이 내 메시지를 [내 의도대로] 잘 처리해 줄 거라 기대하지 말고, 메시지 자체를 [자동적으로 이해될 수 있을 정도로] 잘 도출해야 한다. 찰떡같이 말해야, 마음에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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