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약사] 약사는 왜 약사랑만 놀까?
- 데일리팜
- 2022-10-11 18:48:03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정상원 약사
- PR
- 전국 지역별 의원·약국 매출&상권&입지를 무료로 검색하세요!!
- 데일리팜맵 바로가기

약사들이 약사끼리만 논다고 하면 “아닌데? 나 친구 많은데?”라고 하실 수 있겠습니다. 사실 제가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점은 노는 것이 아니라 ‘약사의 시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약대 입학 전에는 약사 지인이라고는 거의 없던 제가 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시작하면서 대부분 지인이 약사가 됐습니다. 동기나 선후배 결혼식을 가면, 우스갯소리로 여기 있는 약사 다 모으면 신약 하나 나와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약사끼리는 말하지 않아도 아는 교차점이 많고, 고충을 나누기도 좋습니다. 어딜 가서 힘들다고 해도 “너는 전문직이니 말도 마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니까요. 그 편안함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더 어려워지는 건지 점점 약사들끼리의 교류가 늘어나게 됩니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
약사들과 만나면 약계 현안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대부분이 약사의 처지를 우선하기 때문에 의견이 부딪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혹여 다른 의견이 있다고 해도 말하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친구 사이라면 상관없지만, 관계가 두텁지 않은 상태에서는 더더욱 다른 의견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이미 답이 정해진 듯 당연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 ‘우리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약사님들의 카톡방에서도 다른 의견에 대해 민망할 정도로 밀어붙이는 장면을 보면 가슴이 철렁합니다.
동질성은 강하지만 토론이 어려운 문화, 다른 의견은 ‘적’으로 치부되는 살벌한 문화 속에서 과연 직능의 확장과 발전을 가져올 내부 비판마저 실종되는 것은 아닐까요. 그것이 과연 우리에게 유익할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너무 약사의 시선에 몰두해서 바깥의 시선이 냉담한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약사가 아닌 분들과 약계 현안에 관해 이야기할 때면 약사 내부에서는 탄탄하던 논리가 여지없이 무너져 버리는 일이 많았습니다. 배경지식과 이해가 달라서 그랬겠지만 제 논리가 스스로 궁색할 때도 정말 많았습니다.
‘다른 것’과 부딪혀야 합니다
약대에 입학해서 어느 순간 의사가 ‘적’이 되어 있는 우리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물론 직능 간의 마찰, 중복되거나 위임될 수 있는 역할 등 고려할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본질은 ‘면허’입니다. 약사에게 면허라는 배타적인 권한이 부여되는 것은 배타적인 권한을 더욱 강화해나가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다른 전문 직업군과도 협업하고 소통해 국민을 위해 일할 때 배타적 권한이 권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배타성은 주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사회적 인정을 위해 역량을 쌓고, 다른 직능 및 국민과 소통, 경청, 협업, 토론하며 직능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너무 이상적인 걸까요.
물론 직능 간의 권력을 무시할 수는 없으므로 약대생 때라도 학부 시절 다양한 학과와 교류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필수로 한다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보건의료계열의 전공 학생들끼리 환자 중심으로 토의하며, 각자의 직능을 깊이 이해하고 상호 존중할 수 있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이렇게 편견이 없었던 시간은 졸업 이후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며, 협력과 연계에 익숙한 약사로 성장하는 데에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저의 경우 한약제제를 더 깊이 공부하고 싶어, 한의사분들과 모임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모임을 통해 단순히 본초 및 방제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직업에 대해 잘 몰랐거나 오해하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도 한의사와 한의원의 역할 및 기능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약국과 한의원과의 협업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글을 마치며 약사님들께서 약사가 아닌 색다른 직종의 분들과의 모임을 하나 가져보실 것을 제안합니다. 변호사, 금융업 종사자, 교사, 간호사, 의사, 수의사, 공인중개사, 세무사 등 어떠한 직군이든 좋습니다. 이러한 모임 속에서 약사에 대한 시선을 느끼고, 그 속에서 약사의 미래를 소통해 보면 어떨까요. 거기서 나온 영감과 아이디어들이 모여서 불안하지만 희망이 있는 약사의 미래에 대한 실마리를 발견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자체가 약사 직능에 대한 홍보가 될 것입니다.
수많은 모임 속에서 린치핀과 같은 역할을 하는 약사님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삼육대학교 약학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건강증진교육학과 석사과정 NSCA 상급 스포츠 영양코치, SNS마케팅 전문가 1급 중독상담 전문가 2급, 심리상담사 1급, 반려동물관리사 1급 보건의료인 도핑방지교육과정(일반, 심화) 수료
정상원 약사 이력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복지부, 1월 약가인하 4천품목 리스트 곧 사전 공개
- 2오름, 1450억 CPS 투자 유치…"TPD 임상 가속"
- 3임무 종료 위임형 제네릭 한국 철수…올메액트 허가 취하
- 4생존의 문제 '탈모'...급여 시급한 중증 원형탈모치료제
- 5위더스제약, 차세대 다중표적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속도
- 6의협, 건보공단 특사경 반대 국회앞 1인 시위
- 7'2천억 조달·해외 진출 고삐'...카티스템, 얼마나 팔렸나
- 8모더나 RSV 예방백신, 식약처 신속심사 통해 허가
- 9이연제약, 130억 투자 뉴라클 신약 북미 1/2a상 완료
- 10"신약 파이프라인 10배로"...정부, AI바이오 전략 발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