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재고 있나요?"...약사들은 지금 앵무새가 됐다
- 강혜경
- 2022-10-27 11: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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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래 제약사에 매일같이 확인...업체는 "없습니다" 되풀이
- 7군데 제약사 문의했지만 2군데서만 소량 주문 성공
- "환자 응대보다 재고 확인·주문에 시간 더 많이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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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작은 마스크였다.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인해 공적 마스크가 도입됐고, 입고와 동시에 동 나 버리는 마스크를 찾는 수없이 많은 환자들에게 '마스크 없습니다'를 반복해 왔다. '내가 이 약국을 몇 년이나 다녔는데 따로 챙겨둔 거 없냐'는 핀잔에 몇 차례나 '죄송합니다'를 반복하며 마스크 앵무새로 수개월을 보냈다.
이후에는 타이레놀 앵무새가 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과 맞물리며 타이레놀은 명약이 됐고 동일성분약이 있더라도 타이레놀 없는 약국으로 억울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올 초 오미크론이 대유행하고 7월에 BA.5 변이가 유행하면서 사실 코로나에 대한 감흥(?)도 사라진 지 오래다. 우리 약국 근무자들도 한 차례 씩 확진되고 나니 특별히 확진환자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도 사라진 지 오래다.
최근에는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게 품절이다. 매일 제약사에 '재고가 있느냐'고 묻고, 거의 항상 '없다'는 답변을 듣지만 실낱 같은 희망을 안고 확인 도장을 찍는다.
코로나19 증세에서 후각 상실 대신 콧물과 인후통이 주요 증상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접했다. 코로나 증상 추적 앱인 조에(ZOE)가 백신 2차 접종 확진자를 기준으로 상위 5개 증상을 분석한 결과 인후통과 콧물, 코막힘, 지속적인 기침, 두통 등이 나타났다고 한다.
재빠르게 약국 재고와 온라인몰 상황을 살펴봤다. 상대적으로 노즈라인은 재고가 확보돼 있는 반면 코프라인은 가지고 있는 재고가 넉넉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래 제약사들에 연락을 돌렸다. "감기약, 진통제 남은 것 없습니다. 들어오면 좀 보내 드리겠습니다." "감기약 주문이 밀려 있는 상태인데, 영업사원당 할당이 나와서 원하는 수량만큼 맞춰드릴 수 없습니다. 우선 리스트에 올려 두겠습니다." "올해는 재고가 안 들어올 것 같습니다." "12월에 입고될 예정입니다. 현재는 품절입니다." "현재 품절 상태입니다. 주문 걸어 놓겠습니다." "다음달 초에 입고될 예정에 있습니다." "이번 주에 입고될 듯 합니다."
총 7군데 제약사에 연락을 했고, 2개 제약사에서 소량이지만 감기약을 조금씩 주문할 수 있었다.
1만명대 수준으로 떨어졌던 확진자가 다시 3, 4만명까지 증가하고 있고 일교차로 인해 감기 증세를 호소하는 소비자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거의 찾는 이가 없던 코로나 키트가 다시 판매되기 시작한 걸 보았을 때 트윈데믹 현실화는 시간문제다.
올 초부터 시작된 품절약 문제가 1년째 지속되고 있다. 일일 확진자가 60만명을 넘어섰던 3, 4월에는 실제로 약이 없어서 수량 제한을 두기도 했고, 환자를 돌려보낸 적도 있다.
하지만 '약국에 약이 없다'는 얘기를 쉽사리 꺼낼 수 없기에 영업사원들을 졸라본다. 요즘은 환자를 응대하는 시간보다 재고를 확인하고 주문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언제까지 품절이 약국만의 문제여야 하는지 장담할 수 없어 더 답답할 따름이다. 수급 불안정 대책으로 '가격 인상' 하나만 내놓고 약국과 제약사에게만 책임을 지우려는 게 아닌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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